최근 조선대 내에서 시립화와 관련된 이야기로 분위기가 달아 오르는 모양새다. 지난 2010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후보로 나온 진보신당의 윤난실 후보가 공약으로 들고 나왔을 때 까지만 해도 선심성 공약을 의심하는 몇몇 시선들이 존재 하였지만, 최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다시 그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시립화에 대한 논의가 수면위로 또 한번 떠오르는 양상이다.
무엇보다도 조선대의 시립화를 가장 반기는 분위기가 학생들 사이에서 점점 번지고 있다. 과거 7080 시절 이른바 '3대고시'에서 선전하며 사회 각계에 알차게 아웃풋을 내놓았던 과거에 비해, '몰락'으로 보일 정도로 현재의 평가는 많이 하락 되었다. 더구나 매년 등록금은 인상을 거듭하고 있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시립대로 전환하게 된다면 학교의 경쟁력제고-등록금하락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올해 편입학을 하여 타 대학에 진학하긴 하였지만, 필자 역시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조선대를 다니며 부모님의 등록금 눈치를 보던 학생이었다. 어쨌든 조선대의 시립화는 가능할까?
일단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최근에 정이사 선임이 완료 되었고, 재단의 안정화가 점점 진행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당사자인 조선대는 시립화 전환 여부에 대해 딱 잘라 반대 의사를 보였고, 광주시 또한 재정상의 문제로 반대 근거를 밝혔다. 시립화를 하기엔 광주시의 재정자립도가 낮다는 점, 그 상태에서 조선대를 끌어 안기엔 학교가 너무 비대하다는 점 등 외에도 시립화 전환을 위한 장애물은 한두개가 아니다.
시립화를 이루려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 내야 한다.
광주시의 재정자립도가 낮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현재의 그러한 상태에서 조선대를 시립대로 전환한다면 학생들이 기대하는 등록금 인하는 일단 어렵다고 봐야한다. 당연히 경쟁력제고 또한 이루어지긴 힘들다. 현재 조선대는 공룡처럼 비대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교육부 통계자료(첨부파일 참조)에 따르면 2010학년도 기준 조선대의 입학 정원은 계명대, 영남대에 이어 전국 3위(4,840명)를 기록하였고, 재적생 수(학사과정)는 2009년을 기준으로 30,915명을 기록하였다. 과거의 영광은 일단 접어 놓고 불편하게 이야기 하자면, 현재는 '개나소나 다 받는 대학'이 되버린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입학 정원과 비례하게 학과 수 역시 전국 최다 수준이다. 영문과-영어과, 기계공학과-기계설비공학과, 독어교육과-독일어과 등이 실제로 불필요하게 공존하고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 많은 것들을 떠 안기엔 학교가 너무 비대하다는 맹점이 존재한다.
가장 핵심인 경쟁력과 등록금 측면에서 시립대의 모범 사례로 들 수 있는 서울시립대의 경우, 같은 지역내의 국립대인 서울대보다 낮은 입학정원과 재적생 수를 유지 하고 있다. 현재의 광주광역시의 재정자립도와 대학으로서의 구색 등을 고려했을 때 조선대가 시립대로 전환하려면 서울시립대 재적생 수(12,000 여명)의 1/4 이하의, 시쳇말로 정말 깨알같은 규모로 축소 되어야한다. 그 1/4에 해당하는 3,000여명의 재적생 수로 줄이려면 현재 조선대의 몸집에서 수치적으로 90%를 잘라 내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말이야 쉽게 몸집을 줄일 수 있지만 10을 완전한 1로 줄이기 위해선 엄청난 고통이 뒤따른 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것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강 가늠해도 최소 10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몸집 줄이기를 끝냈을 시점엔 현재 재직중인 교직원들 또한 길바닥에 내몰리게 되는것이다. 쉽게 말해 시립대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재학생들이 졸업하기 전까지 시립화 전환 부대효과를 누릴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글이 두서 없이 길어졌는데, 작년까지 조선대에 몸담았던 학생으로서 모교가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보고 싶지 않다. 조선대의 빠른 정상화를 기대한다.
첫댓글 '개나소나 다 받는 대학'이 되버린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입학 정원과 비례하게 학과 수 역시 전국 최다 수준이다. 영문과-영어과, 기계공학과-기계설비공학과, 독어교육과-독일어과 등이 실제로 불필요하게 공존하고 있다.
이 단락이 제일 좋네요,하지만 실상 조대를 재학중인 학생 본인들은 이러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게 참 안타까울 뿐입니다.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를 막기위해서는 조선대내의 학생의 움직임도 많아야한다고 봅니다. 실상적인 저는 신입생으로도 많은 부담을 느끼며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과연 시립대가 될 수 있을지... 그러려면 관련 예산은 얼마나 늘어야할지... 시립대는 조금 힘들듯 합니다.
토론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제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제가 이미 결론을 지어버렸네요;;; 어쨌든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저도 조선대를 다니는 학생이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