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캄보디아 여행기
6월 29일 - 출발
어제 참내과에 들러 오늘 출발하는 태국과 캄보디아 여행을 위해 링거 주사를 맞았다. 한시간 가까이 주사바늘을 꼽고 있다. 의사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쓰러졌을 때 위내출혈이 원인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공항에서 사야할 것 들을 적어 놓는다. 필름, 건전지, 담배, 남방 등. 메모용 수첩은 어젯밤 딸에게 얻어놓았다.
아침에 머리 감고 있는데 아내의 휴대전화로 이 씨가 전화를 해왔다. 우산을 가져오라고. 친절도 하지. 어제 저녁에는 귀국하여 힘도 없어 영양탕 먹으려고 가고 있는데 삼계탕으로라도 몸을 보신하라고 전화하질 않나!
6월 29일 06:39 집에서 차를 타려고 내려 가보니 무식하게 큰 차가 우리 차를 막고 있어 경비 아저씨와 힘을 써야 했다.
06:50 잠실역에 도착하여 606번 리무진 버스 앞으로 차를 대고 아내에게 안녕하고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았다. 운전사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듯 요금을 달란다. 정말 멍청해졌나보다. 요금도 안 내고 자리에 앉아 여유를 부리다니. 아마도 며칠째 전세 버스만 탔던 것이 버릇이 됐나보다.
06:52 버스는 출발한다. 하늘은 장마의 영향인지 흐리다. 어젯밤엔 시차 부적응으로 거의 한숨도 자지 못 했다. 잠이 들지 않아 03:29 카페에 귀국 신고와 더불어 출국 신고를 했다.
잠실 운동장 -삼성동 코엑스- 청담동 우리은행 앞- 리버사이드 호텔 - 글로리아 백화점 - 압구정 현대 아파트 - 미성아파트 - 안내 방송이 나온다. 소요시간은 50분이고 안전띠를 잘 매고 등등
로마에서는 어찌나 더운지 똥구멍 주위에 땀띠가 났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동작 큰 다리에는 지하철과 자동차라는 기계들이 움직이고 한강에 떠 있는 저 보트는 이 새벽에 누가 왜 움직일까?
며칠전 내린 큰 비에 한강 물이 불어난 모양이다. 한강철교의 다릿발 보강기초 꼭대기까지 물이 차서 흐른다.
여의도 63빌딩아래 축구장에서는 동네 조기축구 회원들이 비를 맞으며 뛰고 있다. 대~한민국.
이번 여행은 조금은 덜 쓰자고 생각했는데 손은 습관처럼 뭔가를 쓰고있는 내가 안쓰럽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비오는 비에 젖은 풍경이 좋다. 선유공원 앞 둔치에는 때 이른 코스모스 군락이 꽃 피어 있다.
유럽 여행 중 어디를 가더라도 일본의 위세에 쪼그라드는 마음이 이번에는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다. 유럽여행이 끝나고 새로 생긴 증후군이 있다. 터널로 들어서면 어지럽다.
유럽- 나라와 나라간에 철조망도 없고 배나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다닐 수 있으니 서로 오가는 것을 막는 것도 보지 못했다. 말도 사투리 정도의 차이가 있으니 5개국어는 5개 방언이라 해야 옳다.
오늘도 바다는 썰물이다. 하늘과 바다와 개펄이 모두 같은 재색이다. 퉁퉁마디는 보라빛으로 살아있음이 구분된다. 인천국제공항철도의 많은 부분이 공사가 진척되어 있다. 콘크리트 침목위에 레일이 깔리고 자갈을 포설 중이다. 전차선을 위한 철주도 하얗게 빛난다. 가는 길에 해양경찰 학교 표지판이 있다.
08:00 공항에 도착했다. 물건을 사고 만남의 장소인 k와 l사이로 가고 있으니 친절한 이 씨가 배낭을 짊어지고 손을 흔든다. 어디서 만나느냐고 물으니 자기도 잘 모른단다.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물건을 더 사려고 가게로 들어갔다. 이 선생은 팩 소주를 사려는데 내가 속이 좋지 않아 많이 못 마신다고 했더니 네병을 골랐다. 나도 뱃속을 달래려고 전복죽 한 통을 골랐더니 저 앞에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단다.
대강 아침을 해결하고 시간도 되어가니 모이는 곳으로 갔다. 서쪽 9번 데스크에 롯데관광이랑 참 좋은 여행사 등 네 개의 데스크가 있다. 우리는 어디에서 모이는 줄 몰라 쭈뼛거리다가 겨우 태국행 라인을 찾았다. 앞으로는 한 군데에서 여러 방향의 관광을 추진한다면 행선지를 표시해서 구분을 한다면 훨씬 좋을 것이다. 비행기 표와 짐 꼬리표, 태국 출입국신고서 작성 견본 등을 받고 매우 친절하고 상세하지만 지루한 설명을 듣고 항공권 발권을 위해 k? 라인으로 갔다.
표를 보니 비즈니스라는 스탬프가 찍혀 있어 롯데관광은 모두 비즈니스 석으로 주나보다 하며 비즈니스 발권 쪽으로 가려는데 이 씨는 속도 모르고 이코노믹 줄에 선다. 상당히 어렵게 항공권을 받으니 좌석번호는 77A(나), B(이씨)이고 타는 곳은 Gate 32이다. 출발시간인 11시 보다 50여분 빠른 10시 10분까지 대기하란다.
09:30 보안검색과 이민과를 통과하여 윗층으로 올라가 면세점에 들러 긴 팔 옷을 찾았으나 없도다. 필름을 사려니 한통에 3000여원 인데 4통들이 한 묶음에 8천원 정도라 한다. 갈등생기네! 갈등은 무슨 갈등, 네통들이를 사려는데 이씨 아저씨도 하나 더 집어든다. 카드로 결제하니 16210원이다. 이씨는 보드카를 사고 싶어 이리 저리 보더니 블루 Vodka를 16$에 한병 샀다.
게이트 32에서 기다리는데
9R 602 11:00 방콕 Bangkok 曼谷 バンコク
EF 371 13:25 가오슝 Kaoshing 高雄
KE 705 18:40 도쿄/나리타 Tokyo/Narita 東京/成田 이라는 전광판 자막이 흐른다.
우리가 타려고 하는 비행기 9R 602는 생각도 못 해 보았던 Phuket Air(푸켓 항공)이다.
10:50이 되자 많은 이들이 빠져나가고 개찰구가 조금은 한산해졌다. 우리도 들어가자고 하며 탑승하여 77A를 찾으니 계단을 통해 올라가란다. 출입구에서도 가깝고 자리도 넓고 비즈니스 클래스의 맛이 나는구먼. 우리가 탄 비행기의 호출 부호는 HS-VAC이다.
비행정보를 알려주는 CRT화면에는 인천 - 방콕 3659km라고 나온다. 트랩이 분리되고 안내 방송이 나온다. 이어서 후진한다. 안내방송은 니콜라스 기장을 비롯하여 사무장과 2명의 한국인 승무원은 여러분의 편안한 여행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내용인 듯 하다. 방콕동방국제공항이라고 하는 것 같아 태국 스튜어디스에게 확인을 하니 Thong Muan이라고 써준다.
방향을 전환하고 대기하는 시간에 안전에 관한 안내가 이어진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Boeing747-300 기종이다. 11:20 전진하여 활주로를 찾아 헤매다 가속과 동시에 이륙했다.
11:50 시속 909km/h, 고도 8800m이다.
안전안내 할 때 in your Bag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앞좌석과 떨어져 있어 안내 책자가 없었는데 유리창 쪽을 보니 포켓이 있고 그 안에 설명서가 들어 있다.
이 비행기의 제원을 살펴보니 Number of fleet : 2
Engines: JT90-7R4G2
Maximum Speed : 920kph(0.92mach)
Range : 10,545km
Seat Capacity : 454이다.
꺼졌던 좌석 벨트 착용 램프가 켜진다. 제주에서 동지나해 구간인데 기류가 불안정한 모양이다. 12:20 기내식이 나온다. 쇠고기 덮밥과 생선덮밥 중에서 쇠고기를 주문했다. 반찬으로는 김치와 샐러드, 고추장 등이 나온다. 커피까지 얻어 마시고 화장실에 갔다. 일을 다보고 나오려는데 누군가 문을 마구 두드린다. 상당히 뚱뚱하고 나이든 여자가 서있어서 한번 째려보았다. 남녀 화장실 구분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 자리에 앉으니 하얀색 태국 출입국 신고서가 놓여져 있다. 기념으로 한 장 더 달라고 하여 보관해 놓았다.
13:15(현지 시간 12:15?) 대만 타이베이 옆을 지나 동지나해로 나아간다. 14:40 중국 하이난도 옆을 지나는 가보다. 한국인 승무원은 Y.H. Park이다. 14:50간식으로 샌드위치를 주는데 나는 받지 않았다. 15:10 지도상으로 베트남 국경을 통과하여 Nakon(Rocho) Siao쯤으로 진입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