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Story 해외 관광산업 엿보기
한국관광공사
청사초롱
2018. 11 vol. 497
‘해외
관광산업
엿보기’에서는
관광대국의
선진
사례를
통해 한국 관광의
현황과
문제점을
되짚어봅니다.
아울러
향후
한국
관광의
나아갈
방향과
신사업
발굴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명할 예정입니다.
JAPAN
한국형 DMO가 나아갈 길
최근 관광산업에서는 관 주도 성장에서 벗어나 지역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관광 수요를 견인하는 DMO(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 지역 마케팅 기구)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다. 2015년 DMO 도입 이후 성공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알아봤다.
최근 일본의 인바운드(해외 여행객의 국내여행) 성장세가 무섭다. 일본의 인바운드 외래객 수는 2017년 2800만명으로 이미 한국의 2배를 넘으며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 한국 인바운드 시장 사정은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찾아오고 있다고 해도 일본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역전 현상은 2015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일본 인바운드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1980년대 고도성장을 겪은 일본은 자국인의 해외여행을 장려하면서 ‘탈아입구(脫亞入歐)’를 강조했다. 이때부터 일본인의 국내여행은 이미 활성화되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금까지 이어져 요즘 젊은이들 역시 굳이 해외여행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국내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수요로 다져진 일본의 탄탄한 관광 구조는 자연스럽게 외국인에 대한 환대로 이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내국인을 받아들이는 구조에서 자연스럽게 외국인을 환대하는 구조로 바뀌다 보니 언어적 문제를 제외하고는 수용태세에 별문제가 없다. 1980년대부터 해외를 다녀본 경험이 있는 국민들이 외국인 환대 정신까지 몸에 익힌 것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1960년대부터 시작된 인바운드 시장은 오로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으며 인트라바운드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 차츰 이러한 관 주도의 성장이 점점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그 해결책으로 DMO 운영이 강조되고 있다.
DMO는 유럽·미국 등에서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성공적으로 도입·운영 중이다. 일본 관광청은 아베 정부 지방창생(創生·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DMO 육성 및 활성화를 적극 시행 중에 있으며, 2020년까지 외래 관광객 4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교토의 작은 항구 마을 이네쵸(伊根町) 역시 DMO가 관광 수입의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관광안내소가 DMO의 역할을 담당한다. 지역 관광단체들은 관광안내소에 모여 관광 정책을 만들고 각 협회의 일을 중재하여 추진한다. 또 정부의 단기 DMO 활성화 정책으로 받은 약 2억엔의 보조금으로 내외국인 환대시설 정비에 나서거나 홍보물 등을 제작한다.
도쿄에서는 롯폰기와 마루노우치가 대표적이다. 두 지역은 MICE 시설을 기반으로 지역이 상생할 수 있도록 숙박·쇼핑·음식 등이 DMO 조직으로 뭉쳐 발전하고 있다. 이들의 시너지 효과는 실로 상당하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 없을 만큼 시장이 활성화됐다. 특히 마루노우치 DMO가 개최하는 거리 축제는 MICE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과 시민까지 참여할 정도로 그 열기가 뜨겁다.
이에 비하면 한국형 DMO 사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여수나 고령 등지에서 관광진흥법에 의한 협의회가 차츰 생겨나고 있지만, 일본만큼 활성화된 사례는 드물다. 게다가 RTO, 관광두레 등 관광 관련 지방조직이 여러 갈래로 생겨나고 있어 DMO의 역할이 불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일본 이네쵸와 도쿄의 DMO 운영 사례는 분명한 시사점이 있다.
England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한 1인 가이드 제도 도입
방한 외래객 1300만 시대. 그 중 82.8%가 개별 여행객이다. 그만큼 경험의 깊이를 추구하는 선택 관광이 활성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필요한 건, 다름 아닌 관광통역안내사의 역할 다변화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행법상 일반여행업 등록업체에 소속된 관광통역안내사만이 영리활동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제도가 시장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우리는 영국의 국가 공인 가이드 제도를 통해 해결 방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edit 박은경
write 서지연(국내온라인홍보팀), 양혜정(관광인력교육팀),
이은선(기획조정팀), 박진(청년취업지원팀)
photograph Shutterstock.com
영국에서는 누구나 가이드 활동을 할 수 있고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 모두에게 가이드라는 직업이 열려 있지만, 국가 공인 가이드 제도만의 이점이 분명 존재하고, 고도화된 과정을 통해 국가 공인 가이드를 배출한다.
영국의 국가 공인 가이드 제도는 블루배지-그린배지-화이트배지 등 총 3단계로 구분된다. 가장 높은 단계인 블루배지는 광역 단위로 활동하며 2년간 대학 수준의 교육 이수와 응급처치 자격 취득, 최종 가이드 자격시험을 거쳐 선발한다. 연간 30명 수준으로 선발하여 희소성이 있으며 웨스트민스터 사원, 세인트폴 대성당 등 영국의 상징적인 관광지에서 내부 해설 독점권한이 부여된다. 또 협회 정식 회원이 되면 보험 가입이 되어 영리활동 중 발생하는 안전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도 있다. 반면 블루배지 가이드의 아래 단계인 그린배지는 도시 단위의 관광지 안내가 가능하며, 가장 아래 단계인 화이트배지는 자원봉사
형태로 지정된 관광지 안내만 허용된다.
1인 가이드 제도를 합법화했을 때 고려해야 할 요소는 △안전 △상품 생산 △유통이다. 그 중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안전’이다.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규정을 철저하게 마련하고, 협회는 실제 운영을 지원하며, 가이드는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정부는 영국 제도를 차용하여 1인 가이드 사업자 등록 시 응급처치·CPR 등 안전 관련 자격증을 필수 요건으로 지정해야 한다. 협회는 영국 가이드협회처럼 회원 대상으로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여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1인 가이드의 무분별한 저가 상품 운용 방지를 위해 상품 개발 및 안내 기술
향상을 위한 실무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또 기존의 공공 채널이나 민간 플랫폼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정식 관광통역안내사 상품’임을 표기하여 무자격 가이드 상품과의 차별화를 도와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전문’과 ‘일반’ 분야로 이원화해야 한다. 이때 전문 가이드는 일정 기간 교육 이수를 통해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가이드 자격 취득자 중 시험을 치르고, 고도의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최종 시험에 합격한 이에게 부여하는 게 옳다. 예를 들어 교육 과정 중 지역특화 과정을 선택하면 지역 전문 가이드로, 한류관광 과정을 선택하면 한류관광 전문 가이드로 활동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자격 취득 난이도가 높은 만큼, 영국의 블루배지와 같은 독점적 특권을 부여해야 한다.
1인 가이드 제도는 국내 관광 일자리 창출과 변화하는 관광 패턴에 대비하여 반드시 합법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는 제도다.
정부는 관광 대국의 선진 사례를 분석하여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제도의 법제화를 실현하고, 협회는 보험 가입 등 운영에 대한 세부적인 실행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1인 가이드는 정부와 협회가 결정한 제도를 준수하며 가격 경쟁을 통한 상품 판매를 최소화해야 한다. 결국에는 제도를 도입하는 정부, 실행하는 협회, 이용하는 개인이 상호 협력할 때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