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베이컨과 부드러운 자화상〉, 캔버스에 유채, 1941, 61.3×50.8cm, 스페인 피게라스 갈라-살바도르 달리 재단
여기 평생 동안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예술을 추구해온 화가가 있다. 사람들은 한동안 그를 가리켜 "광인(狂人)
같다"고 했다. 이런 사람들의 말에
그는 태연하게 되받아쳤다.
"내가 미쳤다고?
그런데 미친 사람과 내가 유일하게 다른 점은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지.
" 그는 상식을 깨는 예술을 추구했지만,
그렇다고 삶 전체가
비정상적으로 취급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초현실주의 미술이 어떤 것인지 매우 친절하게 안내한 화가 달리의 얘기다.
1917년 시인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1880~1918)가 처음 사용한 초자연주의(supernaturalism)라는 말에
서 태동한 초현실주의(superrealism)는
이성(理性)의 지배를 받지 않는 공상과 환상의 세계를 다루는 문학과 철학 그리고 예술 운동을 일컫는다.
미술에서 초현실주의는
다다이즘(Dadaism)에 뿌리를 둔다.
다다이즘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일어난 기성의 전통과 질서에 대한 파괴운동으로써,
비합리성과 비윤리성을 강조한다.
초현실주의의 기원을 좀 더 먼 곳에서 찾는다면
아마도 피카소로 대표되는 입체주의가 아닐까 싶다.
현대 미술에 지각변동을 가져온 스페인의 두 거장 피카소와 달리는
입체주의와 초현실주의라고 하는 미술 사조를 통해 예술의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흘러갈지를 통찰한 선지자였다.
상식과 이성을 깨고 현실을 초월하는 화가의 자화상은 어떤 모습일까? 초현실주의 화가의 자화상 가운데 가장 많이
회자되는 작품이 달리의 자화상이다. 〈구운 베이컨과 부드러운 자화상〉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달리의 자화상은 보
는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린다.
이 그림은 언뜻 그림만 봐서는 자화상이라고 하기 곤란하다. 그림 하단에는 'SOFT SELF PORTRAIT'(부드러운 자화
상)이라는 활자가 새겨져 있지만 오히려 더 혼란스러울 뿐이다.
도대체 이렇게 기괴한 형체를 사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과장과 비약이 지나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이 달리의 자화상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직접적인 요소가 있으니 바로 '콧수염'이다.
달리의 인상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위로 날카롭게 말아 올라간 콧수염이다.
그는 평생 이 콧수염을 고수했다.
〈구운 베이컨과 부드러운 자화상〉은 달리가 화가로서 절정기에 그린 작품이다. 달리는 이 그림을 그릴 당시 잠재의
식 속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위해 '편집광적 비평'이라고 스스로 이름 붙인 방법으로 자신의 몸에서 환영을 뽑아냈다.
그가 그린 꿈의 세계에서 보통의 사물은 이상하고 비합리적인 방식에 의해 새롭게 배열되고 변형된다. 〈구운 베이컨
과 부드러운 자화상〉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 나무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는 얼굴은 일그러져 있고 아래
로 부드럽게 녹아 흐른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구운 베이컨 한 조각이 놓여 있다. 추상적이고 단순화한 이 자화상은
마치 설치미술과 흡사하다.
세간에 숫한 화제를 뿌린 작품들
첫댓글 예술은 미쳐야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행복한 하루가 되세요.
작가의 넘쳐나는 기발한 상상력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