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42:1]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나의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신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공의를 베풀리라..."
나의 종...나의 택한 사람 - 이 두 용어는 동격으로 사용되었으며, 특히 전자는 구약에서 아브라함이나 모세 혹은 다윗과 같이 하나님께로부터 부여된 사명을 감당함에 있어 걸출한 활약을 보였던 인물들에게 자주 사용되었다. 본절에서 이 인물은 하나님의 신을 받은 자로 묘사되고 있는데 본문의 문맥상 이상적인 통치자 곧 메시야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다윗 계통의 왕에게 동일한 신이 임할 것을 예언한 바 있다.
[사 42:2]
그는 외치지 아니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로 거리에 들리게 아니하며..."
그 소리로 거리에 들리게 아니하며 - '외치지 아니하며'와 마찬가지로 본 구절 역시 격렬한 분쟁 중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크고 분에 찬 목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본절이 묘사하고 있는 왕은 칼과 창으로 신바벨론 제국을 멸망시키고 페르시아 제국을 건설했던 고레스와는 그 모습이 전혀 다르다. 즉, 이분의 통치 방식은 세속적인 정복자의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
[사 42:3]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리로 공의를 베풀 것이며...."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 여기 '갈대'는 늪이나 습기가 많은 지대에서 서식하는 연약한 줄기 따위를 의미하는데, '상한 갈대'란 바람 때문에 그 연약한 줄기가 상처를 입지만 꺾이거나 뽑히지는 않는 갈대를 말한다. 본문은 마치 상한 갈대와 같이 연약하고 결점투성이인 인생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은혜로써 강하게 세워주시는 메시야의 구원 사역을 말한다.
[사 42:4]
그는 쇠하지 아니하며 낙담하지 아니하고 세상에 공의를 세우기에 이르리니 섬들이 그 교훈을 앙망하리라...."
섬들이 그 교훈을 앙망하리라 - 문자적인 뜻은 '섬들이 그의 법을 고대한다'인데, 이것은 1, 2절이 묘사한 분의 의로운 통치를, 열방을 포함한 온 세계가 바란다는 뜻이다.
[사 42:5]
하늘을 창조하여 펴시고 땅과 그 소산을 베푸시며 땅 위의 백성에게 호흡을 주시며 땅에 행하는 자에게 신을 주시는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호흡을 주시며...신(神)을 주시는 - 하나님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신다는 뜻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온 만물에 대한 통치권을 갖고 계신 하나님이 그의 특별한 목적을 위하여 특정 인간을 취하여 중개자로 삼으신다는 점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6절 이하에는 하나님의 종의 사역에 대해 다룬다. 결국, 본절은 창조주이시고 모든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그 종의 사역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암시한다.
[사 42:6]
나 여호와가 의로 너를 불렀은즉 내가 네 손을 잡아 너를 보호하며 너를 세워 백성의 언약과 이방의 빛이 되게 하리니...."
백성의 언약 - 종의 사역 중 하나가 소개된다. 그 내용은, 종의 사역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간의 언약 관계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짐을 암시한다. 즉, 메시야는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더불어 맺으신 언약을 회복, 완성시키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사역과 관련하여 그리스도의 새 언약의 의미를 상기해야 할 것이다:"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
이 새 언약은 혈통적 이스라엘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은혜를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모든 사람들 곧 영적 이스라엘을 위한 것이다. 이방의 빛 - 본 사역은 종의 구원이 땅 끝까지 이르게 하는 것, 곧 열방에 생명의 축복을 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그리스도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
그를 찾아온 헬라인이방인 과 나눈 대화 속에서 밝혀졌다:"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노라" 초대 교회 당시 그리스도의 이러한 취지를 가장 활발하게 받든 인물은 바로 바울 사도였다. "베드로에게 역사하사 그를 할례자의 사도로 삼으신 이가 또한 내게 역사하사 나를 이방인에게 사도로 삼으셨느리라"
[사 42:7]
네가 소경의 눈을 밝히며 갇힌 자를 옥에서 이끌어 내며 흑암에 처한 자를 간에서 나오게 하리라...."
소경의 눈...갇힌 자...흑암에 처한 자 - 종의 사역을 설명하는 본절에서 등장하는 이 용어들은 종의 사역의 내용을 깨닫게 한다. 얼핏보면, 이 용어들은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포로된 상태에 대한 암시로 생각된다. 특히 '갇힌 자', '흑암에 처한 자'는 바벨론에 포로된 상태에 대한 비유적 표현으로 생각될 수 있겠다. 그러나 '소경의 눈'은 포로 상태와 아무 상관이 없다.
이 표현은 본서에서 영적 무지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쓰이고 있다(43장). 본문의 종의 사역도 영적 무지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문맥에서 이해해야 한다. 즉, 메시야의 놀라운 계시로 말미암아 흑암과도 같이 캄캄한 무지 상태로부터 찬란한 구원의 빛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