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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의 미래세상] 메타버스가 뭐길래 우리의 삶을 바꾼다고 하는가?(하편)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메타버스 대중화의 열쇄는 헤드셋 편리성에 달려있다■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는 쉽게 말해 내가 만든 아바타가 앱 안에서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고 게임도 하고 일도 하는 것을 말한다. 먹고 마시는 건 함께 할 수 없지만, 그 외의 사회 생활은 가능하다는 의미다. 최근엔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나 팬 미팅도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메타버스 활용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어떻게 경험해볼 수 있을까? 가장 빠른 방법은 VR 헤드셋을 착용해보는 것이 아닐까. 초창기 VR 기기는 무겁고 어지럽다는 평이 많았다. 머리에 기기를 착용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고, 눈이 침침해지는 느낌까지 들었다. 5분 정도는 신기함에 두리번거리며 체험을 이어갔지만, 그 후론 멀미가 나기 시작해 이내 기기를 내려놓기 일쑤였다. 이런 느낌은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VR사업이 아직까지 대중화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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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가장 진화된 새로운 올인원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Oculus Quest2)
(동영상=구글 검색창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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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가장 진화된 새로운 올인원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Oculus Quest2)
(사진=구글 검색창 캡처)
새롭게 진화된 오큘러스 퀘스트2 헤드셋을 사용해본 소비자의 반응에 의하면 VR기기에 대한 편견을 거의 지워버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큘러스가 평가하는 것처럼 '현존하는 가장 진화한 올인원 VR 헤드셋'이라는 표현에 고개가 끄떡여졌다고 사용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사용자의 평가는 이렇다. "무게는 503g으로 전작(571g)보다 가벼워졌으며, 해상도도 약 2배 증가했다. 프로세스 성능은 퀄컴의 VR·AR 전용 AP인 스냅드래곤 XR2를 탑재해 전작보다 약 2.5배 가량의 성능을 낼 수 있게 개선됐다. 무엇보다 가격(64GB 기준 41만4천원)이 저렴해지면서 본격적인 VR기기 대중화와 메타버스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는 생각이다"고 평가했다.
오큘러스 퀘스트2 VR 헤드셋으로 업무와 게임(주로 운동) 그리고 동영상 시청 등을 메타버스를 통해 체험한 또 다른 사용자 경험을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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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게임 '라켓퓨리'를 구매해 오큘러스 퀘스트2 헤드셋을 쓰고 가상현실 탁구 게임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구글 검색창 캡쳐)
먼저 오큘러스 퀘스트2는 PC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 헤드셋이다. 스마트폰은 오큘러스에서 구동할 앱을 다운로드 받기 위해 사용하며, VR 기기에 구겨 넣지 않아도 된다. 카메라는 4개 달려 있고, 이와 컨트롤러를 통해 사용자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가상의 울타리를 칠 수 있다. 만약 이 공간을 벗어나면 카메라가 주변 환경을 보여주면서 알림이 온다.
오큘러스 퀘스트2를 착용하는 순간 메타버스에 입성한 느낌이다. 메인 화면에 머무를 때는 바람 소리가 '쉬쉬' 나면서 가상현실 세계에 나 홀로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빨리 앱에 접속해 이 외로움을 없애리라. 운동을 위해 가장 먼저 탁구 게임인 '라켓 퓨리'를 구매했다. 오른쪽 컨트롤러는 탁구채로 변했고, 왼손 컨트롤러를 이용해 공을 제어했다. 다소 무서운 모습을 하고 있는 AI가 사용자의 서브를 기가 막히게 받아 낸다. 이미 사용자가 어느 방향으로 서브를 넣을지 알고 있는 것처럼. 5분 정도는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고, 10분 정도 되니 어느 정도 대결이 가능해졌다. 땀도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공을 치는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순 없지만, 귀에서 공이 튀기는 소리가 나기 때문에 직접 치고 있는 것 처럼 실감 났다. 마치 고요한 체육관 안에서 집중한 상태로 탁구를 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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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큘러스 퀘스트2 헤드셋을 쓰고 미국 NBA농구를 관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구글 검색창 캡쳐)
미국 NBA 농구 경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사용자가 부모님에게 퀘스트2를 씌워드렸다. "엄마, 아빠! 이게 바로 메타버스야."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메타버스를 실제로 경험해보시라고 했다. 평소 기계와 친하지 않은 부모님도 조작법을 쉽게 익히고 NBA농구 경기를 즐겼다. 해외에 있는 동생과 오큘러스 안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부모님이 크게 반가워했다.
사용자가 2주간 퀘스트2를 계속 써보니 화질과 입체감이 전작보다 뛰어난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고 토로한다.. 가벼워지는 동시 휴대성도 좋아졌고, PC가 없어도 와이파이 환경 안 어느 곳에서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고 버벅거림이 전혀 없이 게임이나 동영상 구동도 잘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핸드 트래킹 기술로 컨트롤러가 없어도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신기하다고 했다. 다만 무게감 때문에 장시간 쓸 때 이마 등 얼굴이 눌리는 불편함이 있었고, 눈의 피로감도 동반됐다고 토로한다. 이에 대해 오큘러스 측은 조만간 v28 업데이트를 통해 에어링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뛰어난 와이파이 환경만 구축해 있다면, 80달러(약 9만원)인 USB-C 코드 없이도 PC와 연동이 가능하며 PC에서 할 수 있는 기능을 오큘러스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게 되고, 스팀에서 구매한 VR 게임도 할 수 있으니 오큘러스 기기 사용자들의 기대가 클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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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페이스북)의 메타버스 총괄 임원 비샬 샤
메타(페이스북)의 메타버스 총괄 임원인 비샬 샤는 전 세계에 1000만 이상의 가상현실 메타버스 사용자가 등장할 때가 메타버스의 급격한 성장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예상하는 이유는 가상현실(VR)의 사용자가 1000만 이상이 되면 콘텐츠와 가격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제공 회사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가상현실(VR) 헤드셋은 2023년이면 연간 10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오큘러스 퀘스트2 사용자 체험에서 보듯이 여전히 장시간 헤드셋을 사용하면 벗고싶은 신체적 고통이 여전함을 알 수 있듯이 헤드셋을 벗어던지고 안경식의 스마트글라스가 상용화되어야 폭발적인 대중화가 이루어 질 것으로 판단된다. 오큘러스 퀘스트2 VR 헤드셋으로는 메타버스 대중화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안경식 스마트 글라스(AR글라스)상용화 예상 시기는 소문만 무성하지 아직 구체적 실증이 없다. 현재까지 예상으로는 2023년 애플이 출시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는 정도다. 그러나 이것도 완전한 스마트 글라스 제품으로 가는 중간 정도 진화된 제품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완전한 스마트 글라스 상용화 시대는 스마트폰 넥스트 시대를 가져오는 대전환 시대로 들어설 것이다. 그 때까지는 무거운 VR헤드셋으로 메타버스를 구현하거나 3차원(3D) 그래픽으로 구현되는 메타버스에 만족하거나 진화된 가볍고 저렴한 중간 정도의 스마트 글라스로 만족하며 스마트폰 넥스트 스마트폰 시대로 진화되어 가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 가볍고 저렴해지는 스마트 글라스가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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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글라스의 현주소
(사진=구글 검색창 캡쳐)
중국 샤오미는 지난 9월14일 유튜브 채널에 ‘눈앞에 펼쳐진 디스플레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스마트 글라스 콘셉트 제품을 공개했다. 일반 안경과 비슷하게 생긴 이 스마트 글라스는 무게가 51g에 불과하다.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의 알림을 표시하고 전화를 걸 수 있으며 전면에 사진 촬영용 카메라도 있다. 외국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보여주거나 길을 안내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콘셉트 제품치고는 제품 사양이 구체적이어서 IT 업계에서는 “곧 출시할 스마트 글라스 예고편이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샤오미는 지난 9월 9일 페이스북과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이 함께 만든 스마트 선글라스 ‘레이밴 스토리’를 출시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자사 스마트 글라스 홍보 영상을 내놓았다.
스마트 글라스가 스마트폰·스마트워치에 이은 차세대 기술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메타(페이스북)가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샤오미·애플·삼성도 이르면 내년부터 스마트 글라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2019년 20만대 수준이던 스마트 글라스의 전 세계 판매량은 2024년 411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스마트 글라스의 원조인 구글은 2012년 첫 제품을 내놓았지만 몇 년 뒤 제품 개발을 중단했다. 일상적으로 쓰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무겁고 큰 데다가 가격도 비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타(페이스북)의 레이밴 스토리처럼 최근에 나온 스마트 글라스는 일반 안경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가벼워졌고, 스마트폰의 기능을 그대로 흡수해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였다. 레이밴 스토리는 버튼을 눌러 사진과 30초 영상을 촬영해 메타(페이스북) 등에 곧바로 업로드할 수 있고, 블루투스 스피커가 탑재돼 음악과 팟캐스트 재생, 전화 통화도 가능하다. 가격은 299달러(약 35만원)로 고급 선글라스와 거의 차이가 없다.
메타(페이스북)는 레이밴 스토리를 발표한 직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하드웨어 사업부 책임자이자 레이밴 스토리 개발을 주도한 앤드루 보스워스를 임명했다. 미국 CNBC는 “보스워스(SNS 기업인)의 승진은 메타(페이스북)가 하드웨어를 우선 순위로 삼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메타(페이스북)가 스마트 글라스를 주력 사업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아마존 역시 스마트 글라스인 ‘에코 프레임’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 글라스는 장소에 상관없이 가상·증강 현실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나 화상 회의 시장이 커지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스마트 글라스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도 몰리고 있다. 중국 스마트 스타트업 엔리얼은 일본·스페인에서 내놓은 시제품이 큰 인기를 누리며 최근 1억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IT 업계는 스마트폰 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내놓을 스마트 글라스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9월 26일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애플워치처럼 아이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의 AR 헤드셋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애플은 스포츠 중계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시장에서 스마트 글라스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5월 가상 현실 전문 스타트업 ‘넥스트VR’을 인수한뒤, VR(가상 현실)과 AR(증강 현실) 기능이 있는 스마트 글라스와 헤드셋 관련 특허를 꾸준히 등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스마트 글라스의 일종인 ‘삼성 AR 글라스 라이트’를 개발하고 있다. 제품 소개 영상에는 쓰는 것만으로 눈앞에 거대한 영화관이 펼쳐지고, 화상 통화를 하거나 홀로그램(입체) 영상까지 관람할 수 있는 기능이 소개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등과 함께 증강 현실 글라스, 선글라스형 글라스 등 다양한 스마트 글라스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기서 이야기하는 스마트 글라스는 현재의 스마트폰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넥스트 스마트폰 기능을 소화하고 VR·AR 기능까지 완벽히 구현할 수 있는 가볍고 저렴한 상용화 단계의 스마트 글라스에 도달하는 중간 과정의 스마트 글라스를 의미한다. 대체적으로 빠르면 2022년, 늦어도 2023년이면 우리 앞에 출시될 것으로 분석된다.
■신제품 확장현실(XR) 헤드셋의 출현■
XR(확장현실)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MR)을 포괄하는 초실감형 기술을 일컫는다. AR와 MR는 현실과 가상이 혼재된 형태인데, AR는 현실에서 가상 정보를 부가하고 MR는 반대 개념이다. 모두 기존 스마트폰 앱에서 접한 게임, 스트리밍, SNS, 전자상거래 등의 2차원적 가상 경험을 3차원으로 구현하는 기술로도 풀이할 수 있다. 등장한 시기도 오래됐고 주목받았던 기술이지만 제대로 조명받기 시작한 건 불과 작년 3월부터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세계는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급작스런 비대면 일상에 적응해야만 했다.
작년 초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2020년대는 스마트폰 대신 증강현실(AR) 글라스가 보편화된 스마트 기기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폰 등장부터 10년간 스마트폰에 익숙해졌듯 이제는 AR글라스가 대체하며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거란 분석이다. 2019년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에 이어 작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비대면 일상이 보편화되면서 확장현실(XR)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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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AR글라스 홀로렌즈2를 활용해 실습 위주 교육의 한 사례인 외과 수술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마이크로소프트(MS)]
예를 들어 세밀하고 복잡한 정보를 전달하려면 영상통화로는 충분치 않다. 한 곳에 모여 진행했던 공동 프로젝트 수행이나 실습 위주 교육은 물론 원격의료나 기기 점검·수리 등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또 법적 효력 발생이나 정보보안 또는 특별한 의미 부여나 만족을 얻기 위해 꼭 직접 만나서 전해야 할 것도 많다. 아무리 디지털화가 됐다 하더라도 우리의 생활 양식은 여전히 대부분 현실에서의 행동을 바탕에 두고 있는 까닭이다. 단순한 연결을 넘어 한 공간에서 실제로 함께하고 있다고 믿겨질 정도의 가상 XR가 주목받는 이유다.
XR 중에서 일반에게 가장 빠른 대중화가 예상되는 기술은 AR이다. 현실에서 가상을 구현하는 방식을 고려하면 평소 일상에서 더 실용적인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 VR에 비해 구현에 필요한 성능이나 비용 부담도 덜하다. 최근 미세공정이 5나노(㎚)까지 정교해지면서 AR글라스도 점차 가볍고 작아지는 추세다. 대표적인 AR글라스 제조사로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매직리프, 오큘러스 등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출시만 안했을 뿐 이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XR 기업 인수로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애플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AR 글라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오큘러스를 보유한 메타(페이스북)도 이탈리아 안경업체 룩소티카와 새로운 AR 선글라스 '오리온'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은 모두 정보기술(IT) 기업이면서 XR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AR글라스 교체기를 가늠하며 기민하게 대처하는 모습이다. 교체기가 언제가 될 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지난해만 하더라도 업계는 스마트폰-AR글라스 교체기로 오는 2024년을 예상했다. 이 시기는 5G 전환이 대부분 완료되고 2나노 미세공정 설비가 준비되는 시점으로, 수요·공급이 안정돼 AR글라스에서도 가격을 포함한 큰 변화가 있을 거란 전망에서다.
현재 AR글라스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건 가격이다. MS '홀로렌즈2'만 보더라도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에 최소 다섯 배에 달한다. 일반 소비자들이 접하기엔 여전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앞서 언급된 기업에서 출시한 AR글라스 중 대부분은 현재 기업용으로만 판매되고 있다. B2C 시장 진입이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듯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새로운 형태의 AR글라스가 속속 등장하며 이런 흐름과 전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내년 메타(전 페이스북),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신제품 확장현실(XR) 헤드셋을 연이어 출시하며 메타버스(가상세계) 성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애플이 내년에 처음으로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 가운데 과거 VR 기기를 출시한 이력이 있는 삼성전자는 XR 기기 보다는 AR 스마트 글래스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에 출시 예정인 XR 헤드셋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통합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이 큰 변화다. 기존 VR과 AR 헤드셋에서 연산능력 강화, 저장용량 확대, 몰입감 확대를 위한 디스플레이 화질 개선, 센싱 카메라 및 3D 센싱 모듈 수 증가 등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메타(페이스북)는 내년 상반기에 XR 헤드셋 '프로젝트 캠브리아'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헤드셋은 지난달 28일 메타(메타버스)의 콘퍼런스를 통해 미리 공개됐다. 주요 스펙은 4K 디스플레이, 5개 카메라(전방 2개, 시선감지 2개, 3D Lidar 1개), 카메라가 내장된 조이스틱 등이다.
메타는 사명을 변경할 정도로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메타는 이미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출시했으며, 올 1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XR(VR & AR) 시장에서 점유율 75%를 차지하며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능이 혼합된 확장현실(XR) 헤드셋 시장은 VR과 AR의 독립형 제품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 중에서 증강현실(AR) 헤드셋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봐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XR 시장 출하량은 대부분 VR헤드셋 출하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그 중에서 오큘러스 퀘스트 제품이 75%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메타(페이스북)의 XR 기기 출하량은 2021년 약 900만대에서 2022년 약 1천750만대, 2023년 약 2천500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니는 내년 하반기 2세대 VR 헤드셋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세대 출시 이후 약 6년만이다. 소니는 자사의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에 VR 기기를 접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2세대 VR 헤드셋은 기존 2D 형식과 VR 형식을 모두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첫 소비자용 AR 헤드셋 '홀로렌즈'를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산업·전문가용 AR 헤드셋 '홀로렌즈2'를 공급하며 AR 시장에서 점유율 90%로 독주하고 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용 AR 헤드셋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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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XR 헤드셋 예상 이미지(사진=애플 인사이더)
애플은 처음으로 XR 헤드셋 시장에 진출한다. 업계에서는 애플은 독자 개발한 'M1맥스' 시스템온칩(SoC)이 탑재된 XR 헤드셋을 내년 하반기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4~8K 마이크로 OLED 또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총 13개의 카메라모듈(3D 센싱 3개, 카메라모듈 4개, 시선감지 6개)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은 1천달러~2천달러선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 2025년에는 XR을 지원하는 '애플 글래스'를 출시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밖에 중국 바이트댄스에 인수된 피코, 파이맥스, 밸브 등도 내년 새로운 XR 기기를 출시할 전망이다. 피코는 중저가 XR 기기로 중화권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과거 VR 기기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XR 헤드셋이 아닌 스마트 글래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2019년에 이어 지난 10월 미국 XR 업체 디지렌즈에 추가로 투자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글래스는 애플 글래스처럼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오큘러스 VR과 협력해 2014년부터 스마트폰을 연결(도킹)해서 사용하는 방식인 VR 헤드셋 '기어 VR'을 출시해 왔으나, 2018년부터 신제품 출시를 중단한 상태다. 오큘러스 퀘스트2와 같이 독립형 VR 헤드셋이 강세인 시점에서 스마트폰 삽입형 VR은 강점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삼성전자는 자체 VR기기를 출시했던 만큼 향후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빠른 침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며 "주요 사업자로 자리잡기에는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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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분기 XR 시장 점유율(자료=카운터포인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XR시장은 2019년 78억9천만달러(약 9조3천180억원)에서 오는 2024년 1천368억달러(161조5천608억원)로 연평균 76.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 또한 XR 시장이 향후 5년동안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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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 전망
(자료=스태티스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를 460억 달러(약 53조원), 2025년에는 2800억 달러(약 322조원)로 전망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컨설팅(PwC)는 메타버스 핵심 기술인 가상융합기술(XR) 시장이 2025년 4764억 달러(약 548조원)로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XR 헤드셋’과 ‘메타버스 시장’은 엄연히 다른 범주다. 우리가 메타버스를 얘기할 때 흔히 드는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 제페토나 이프랜드 같은 플랫폼은 XR과는 무관하다. 단순히 ‘XR 헤드셋’과 등치하기엔 범위도 넓고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시장이다. 메타(페이스북)나 스페이셜 같은 기업이 VR나 AR 기반의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이는 메타버스란 큰 생태계의 일부일 뿐이다.
SA와 함께 등장하는 PwC 자료는 그나마 수치는 정확히 인용하고 있지만, 이 역시 ‘메타버스 시장’으로 치환하기엔 무리가 있다.
2025년 전세계 AR·VR 시장 규모는 4764억 달러에 이르며, 이 가운데 AR가 3381억 달러, VR는 1383억 달러 규모를 차지할 전망이다.
‘메타버스 시장’이 아니라 ‘AR·VR 시장 전망치’라고 정확히 표기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 전망치가 조사 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의 전망치가 나옴으로써 기업들의 미래전략을 세우는데 혼선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터넷 시대에서 메타버스 시대로 진화해 가고 있으며 진화의 속도는 도구의 상용화 속도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변화와 혁신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라고 부르는 현상 안에는 AR, VR,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다양한 기술들과의 관계가 존재하며 영향을 미치는 산업의 스펙트럼 또한 매우 넓다”라며 “메타버스 관련 산업의 시장규모는 어떻게 범위를 정의하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고 너무 광범위하기에 사실상 이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메타버스의 미래를 우리는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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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서비스 사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소셜형 ‘제페토’], [게임형 ‘마인크래프트’], [산업활용형 ‘가상공장’], [경험확장형 ‘증강도시’]
(이미지=네이버Z 모장)
2021년 9월, 지구의 가장 뜨거운 지점은 디지털 지구, ‘메타버스’일 것이다. 개인부터 학교, 관공서와 기업까지 저마다 ‘현실의 확장판’으로 불나방처럼 뛰어들고 있다. 어느 유명 래퍼는 메타버스 공연으로 단 3일 동안 1년치 수입의 3분의 1을 벌었다고 하고, 비대면 시대를 맞아 졸업식과 입학식을 메타버스에서 열기도 한다. ‘로블록스’와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를 모르면 유행에 뒤처지는 사람 취급받는다. 당장이라도 네이버Z ‘제페토’나 SK텔레콤 ‘이프랜드’에 사무실 하나쯤은 만들어둬야 할 기세다.
메타버스는 뜨거운 화제인 동시에 새로운 금맥이다. 게임 공간부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혼합현실(XR)까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게임을 아우르는 거대한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언론 보도도 연일 쏟아진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매트릭스'에서 인공 두뇌는 인간을 지배하려고 가상현실을 만들었다. 메타버스를 특정 기업이 장악하면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메타버스가 제공하는 환상에 사람들이 깊게 빠져들수록 그 기업의 힘은 막강해진다. 메타(페이스북)와 구글 등 거대 플랫폼처럼 개인정보를 빨아들이면서 이를 이용해 돈을 쓸어 담을 수도 있다. 이를 뻔히 알면서도 우리는 페북과 구글링을 포기하지 못한다.
메타버스의 흡입력과 중독성은 포털이나 SNS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메타버스가 인류에게 '디스토피아'가 아닌 축복이 되게 하려면 지금부터 데이터를 관리·통제하는 지배구조를 잘 짜야 한다. 포털이나 SNS처럼 공룡 플랫폼 기업이 과점이나 독점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짜뉴스와 개인정보 오용, 음란물과 폭력물 같은 부적절한 콘텐츠 생산 등 부작용을 막기 어렵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정치,사회,경제 문제로 인해 현실 세계는 더 점점 어렵고 더 힘든 세계로 빠져들고 있는 사이, 현실과 유사하지만 더 근사하고 완벽한 메타버스의 세계는 점점 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물리적, 시공간적 제약없이 자유로운 내(아바타)가 되어 사회, 경제 걱정없이 현실 세계의 '메타포'를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다려 본다.
이동호 동영상 아바타
<동영상설명>
이동호의 동영상 아바타.
상해에서 '에니방'을 운영하는 지인께서 선물한 나의 동영상 아바타이다.
<사진설명>
이동호의 아바타.
상해에서 '에니방'을 운영하는 지인께서 선물한 나의 아바타이다.
메타버스가 구현할 가상현실은 더 매혹적이고 정교해질 것이다. 인류의 유익한 도구로 활용하기 위한 '메타버스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이제 시작된 메타버스 세상은 결국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자로 만들어서는 나라와 정체성이 모두 사라지는 세상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아니지 않을까. 진정 고민하면서 나의 분신인 아바타 하나는 만들어 놓고 메타버스 세상을 맞이해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머지않아 <이동호의 메타버스 속으로>가 출시될 지도 모를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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