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풀 위의 급수 버튼을 3초간 눌러 전원 ON”
제목이 길지만 행사의 의미가 잘 담겼다. ‘극예술 실험집단 초’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작업이다. 단원들의 능력을 모아내 작품을 발굴하고자 하는 자체 공동창작 희곡 낭독회다. 나는 어제(29일) 저녁 그들의 작업을 관람하며, 연극을 향한 반짝이는 눈빛들을 볼 수 있어 환한 마음이었다.
AI를 소재로 <히키코모리(방탈출)>, <시뮬라크르>, <E I ther> 세 작품이 낭독되었다. 세 작품의 공통점은 인간의 시선으로 미래에 태어날 AI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거나 불안함 같은 것들이었다.
‘인간의 시선’이라 함은 AI가 인간과 똑같이 감각하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AI와 인간적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세 작품에서 드러나는 AI 인간은 마치 장애를 가진 것 같다. 인간처럼 태어났지만 인간과 같지 않은 기계적 존재임을 깨닫게 하는 결말에 이른다.
그렇다면, ‘AI의 시선’은 어떨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컴퓨터가? 기계가? 인형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은?
성장과 파괴! 대다수의 사람들은 AI의 개발이 미래를 향한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과거를 향한 파괴라는 생각이다. 산업혁명의 과정이 육체적 노동을 착취하여 인간을 파괴했다면, AI가 가져오는 혁명은 정신적 노동을 착취(파괴)하여 인간을 파괴하는 것에 이를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기 때문이다. 근대사가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일어났던 폐해를 극복하고자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고 희생을 치렀던가? 산업혁명이 세계대전을 불러온 중요한 이유라는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어쩌면 AI가 가져오는 혁명이 다시 한 번 세계대전을 불러올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 현실을 보자. 반도체를 두고 일어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우경화, 국수주의, 극단주의... 어쩌면, 반복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다시 한 번 인간 스스로에 대한 파괴와 파멸을 극복하기 위해 엄청난 생명의 희생을 감당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오늘은 글이 길군, 할 말은 많지만 여기까지만...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어준 ‘극예술실험집단 초’의 작업에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