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숨기시는 하나님의 영광, 일을 살피는 성도의 영광
잠언 25:2, 일을 숨기는 것은 하나님의 영화요 일을 살피는 것은 왕의 영화니라
찬송가 325장(예수가 함께 계시니)
오늘 본문 말씀에 보면 일을 숨기는 것은 하나님의 영화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전지하시고 전능하셔서 사람들 앞에서 얼마든지 그의 위엄과 그의 능력과 그의 사역을 온전히 드러내어 알게 하시고 사람들로 깜짝 놀라게 하시고 그가 하실 일들을 알고 두렵고 떨리며 굴복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거의 모든 일들을 은밀하게 행하시고 하시는 일을 감추시고 일부에게만 나타내 보여주시곤 하십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그의 사역을 숨기시는 일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은 그의 위엄과 능력을 비천한 신분 속에 감추십니다. 나사렛 동네의 목사의 아들로 자기를 숨기십니다. 그의 기이하고 놀라운 영광과 위엄을 낮고 천하고 무식한 신분으로 자기를 감추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실 때에도 그의 뜻과 가르침을 비유로 감싸 말씀하시어 하나님의 말씀을 알쏭달쏭하여 깨달을 수 없는 자는 깨닫지 못하고 알아듣는 자들은 더 깊은 감동으로 잊지 못하도록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실 것에 대하여 제자들에게만 분명히 알려주셨고, 다시 부활하셨을 때에도 믿지 않는 자들에게는 나타나 보여주지 않으셨고 미리 증인으로 택정함을 받은 자들 곧 열두 제자에게와 나사렛 신자들과 여인들에게만 자기의 부활의 사실을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그 당시의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과 패역한 예루살렘 주민들에게 영광 중에 자신을 드러내시면 두려움으로 믿을 수 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사도들과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부활의 몸을 보여주셨습니다.
영혼을 구원하시는 방식 역시 평범한 복음 전도의 방식을 사용하십니다. 연약한 자들을 택하여 전도하게 하시어 그들로 핍박을 당하여 이리 저리 쫓겨다니면서 복음을 전하고 순교하게 하시면서 복음이 전파되게 하셨습니다. 천사들의 호령과 나팔 소리 한번이면 더 큰 효력이 나타날 텐데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조용히 평범한 주의 백성들을 통하여 영혼들을 구원하시는 방식을 취하셨습니다.
하나님을 다스리는 방식에서도 그러합니다. 하나님께서 악인들을 당장에 불벼락을 내리시고 악을 행하면 즉시로 심판하시면 하나님의 통치하심을 온 세상이 눈으로 보고 깨달아 겁을 집어먹고 돌아설 것이지만, 하나님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섭리의 보이지 않는 손길에 세상의 통치를 맡기십니다. 그리하여 악인이 악을 행하여도 더 잘 살고 더 잘 나가고 그들의 세력은 더 번성하게 허락하십니다. 그리하여 그 악인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힘을 떨치고 약하고 눌린 자들은 더 위축되도록 내버려두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악인의 교만해질 때에 자기 함정에 빠지게 하십니다. 악인들이 서로 손을 잡고 세력을 형성하지만 그들로 머지않아 함정에 빠지도록 하고, 서로 동맹을 맺었던 악한 자들이 서로를 헐뜯고 공격하여 자멸하게 만듭니다. 시간은 걸리지만 철저하게 망하도록 하십니다.
물론 자기의 백성들이 충성되지 못하고 세상을 사랑하고 불의한 일을 범할 때에 하나님은 당장 치시지 않고 기다리십니다. 그리고 그들을 낮추시고 약해지게 하고 무력하게 만들 때에도 보이지 않는 손길로 행하십니다. 좀이 옷을 겨우내 야금야금 먹어 썰어서 옷을 다 망가뜨리듯이 하나님을 믿던 손을 외면하고서 스스로 높아져서 나는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만하던 자들로 주저앉고 수치를 당하게 하시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가만히 계시는 것 같지만 이 모든 과정 이면에 모든 일들을 다 사용하십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높이시고 영화롭게 하는 일에도 그렇게 역사하십니다. 야곱의 아들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되고 자기 가족을 온전히 봉양하는 데 이르기까지도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중에 조용히 일하십니다.
그래서 모세도 신명기 29:29 말씀에서 이르기를
“감추어진 일들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
라고 하였으며, 사도 바울도 로마서 11:30 말씀에서 찬탄하기를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사야 18:4 말씀에 보면, 하나님께서 구스 나라를 두고 말씀하시기를
“내가 나의 초소에서 조용히 감찰함이 쬐이는 일광 같고 가을 더위에 운무 같도다”
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조용히 세상의 모든 나라와 사회와 가문과 개인의 삶을 감찰하시고 운행하시는 것이 마치 햇살이 조용히 들판을 내려 쪼이듯 하며 가을 더위에 안개가 조용히 걷히듯 그렇게 일상의 나날처럼 자연스럽게 행하시는 것이기에 하나님의 손길의 움직임을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존재와 다스림은 감추어진 비밀 사역과 같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조용히 일하시기 때문에 그것을 깨닫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존재와 그의 통치와 자기 백성을 위하여 일하시는 신실하신 사역을 깨닫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일로 인하여 악한 자들과 불신앙자들은 교만하게 되고 하나님을 우습게 여기고 자기들의 악한 계획이 잘 이루어질 것을 호언장담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진실한 백성들은 하나님의 이러한 사역들을 믿음으로 깨달아가기 때문에 고난 중에도 인내하며 감사하며 소망 중에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고난 중에도 더욱 더욱 찬양하며 신앙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 자녀들과 우리의 나라와 교회 속에서도 하나님의 이러한 보이지 않는 손길을 믿음으로 인정하며 받아들이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행하심을 알 수 있도록 제시해주신 것이 곧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신명기 29:29 말씀에
“감추어진 일들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 나타난 일은 영원히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속하였나니 이는 우리에게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행하게 하심이니라”
고 하였습니다. 모세와 선지자들과 우리 주님과 주님이 세우신 사도들의 모든 말씀들을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의 실존을 더욱 확신하게 되고 그의 존재, 그의 성품, 그의 통치, 그의 장차의 행하실 일들을 다 깨닫게 됩니다. 또한 주님께서 그의 백성들에게 보내주신 성령께서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그의 행하심을 깨닫게 해주십니다. 그래서 성령 충만하여 기도할 때에 우리는 하나님의 행하실 일들을 깨닫게 됩니다. 육신의 눈에는 현재 보이지 않아도 귀로 들리지 않아도 손에 잡히지 않아도 믿음으로 하나님의 행하심을 짐작하게 되고 믿게 되어집니다. 유라굴로 폭풍 속에서 열나흘이나 배가 폭풍우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헤매던 배에서 오직 사도 바울만이 소망을 가지고 내일 한 섬에 걸릴 것이라면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밥을 먹도록 격려했고 그 말씀대로 그대로 이루어졌던 일이 바로 하나님의 감추어진 일들을 볼 수 있었던 하나님의 사람의 열매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에
“일을 숨기는 것은 하나님의 영화요 일을 살피는 것은 왕의 영화니라”
고 하였으니, 오늘날 우리도 은밀하고 조용히 행하시는 하나님의 일들을 말씀과 기도 속에서 성령으로 밝히 깨달아져서 고난 중에도 기뻐하며 역경 중에도 소망을 품고 즐거워합시다. 또한 고난에 처한 자들, 어찌할 바 몰라 당황하고 주저앉은 자들을 말씀과 기도 속에서 격려하고 굳건하게 다시 세워주는 복된 성도들이 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