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일본 고쿠라(小倉)에 갔던 날 저녁을 먹으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결국은 버거 한 개 달랑 사들고 호텔에 들어가서 먹었던 그 모스버거가 한국에도 있다길래 찾아보니 광화문에도 있어서 사러갔지요. 가는 길에 광화문 시위자리가 어떤지 보려고 그리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습니다.
광화문 광장에 붙은 현수막들에는 "일본과 맺은 군사협정 폐기하라" "국정교과서 폐지하라" "사드배치 철회하라" "황교안 내각 물러나라"는 글귀들이 써있었습니다. 이쯤이면 언론들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만도 하고, 그게 국가체제 전복까지는 아니더라도 결코 국가에 이익이 되게 하자는 소리는 아니라는 것을 알텐데, 조갑제씨 말마따나 기자정신의 반대가 맨정신이라면 기자들이 모두 정신이상이라서 그런 현수막들을 보고도 파악이 안 되는 건지.
광화문 앞에 오자 대형 스크린이 있고 그 아래에 "시민과 함께 김제동 다시 광화문"이라고 크게 써있었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광화문 광장의 현수막들이 뇌리에 겹쳐지면서 전율을 느꼈습니다.
左냐 右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지요, 진보냐 보수냐도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 나라는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사실이고, 우리는 그 체제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게 안 될 것 같다는 예감에 전율을 느낀 겁니다. 시일야방성대곡을 쓴 이유가 뭔지 생각해야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나도 뱀다리 하나,
거리를 재어보니까 광화문에서 시청역까지 폭이 75미터, 길이가 1,300미터더군요. 97,500평방미터가 되지요. 평수로는 3만평 정도가 되는데, 1평방미터에 몇 명이나 설 수 있을까?
성희롱한다는 소리를 들어도 어쩔 수 없을 정도로 꽉 끼어 선다고 해도 1평방미터에 4명? 10만평방미터 x 4명 = 40만명,
대개는 1평(3.3제곱미터)당 6명을 잡지만요.
시위가 계속되는 시간 동안에 지하철에서 내린 인원을 따진다네요. 그 시간 동안에 시청, 광화문, 종각, 을지로입구역 등에서 100만명이 내린다?
깐죽거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