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초순, 부산지방검찰청 지검장과 서울동부지검 지검장을 지낸 석동현 변호사는 추미애의 무소불위 칼춤을 비판하며 "과거에 종종 있었던 평검사 회의를 열자는 곳도 어떻게 전국 50여 개 지검, 지청 중 단 한 곳이 없나, 그런 일에 앞장섰다가 불이익을 받으면 얼마나 받겠나. 까짓것 옷 벗고 나오면 변호사 할 수 있는데”라고 언론을 통해 후배 검사들을 향해 일갈했다. 석동현 변호사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이었던 1999년, 당시 석동현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주임검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 해는 대전 법조비리사건이 터졌고 김태정 검찰총장 부인이 연루된 옷 로비 사건도 터졌다. 옷 로비 사건 청문회는 고위층 부인들의 행각이라는 점에서 크게 관심을 받아 전국에 생중계될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세간에는 청문회가 남긴 것은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본명이 김봉남이라고 밝혀진 것이 전부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이때 김태정 검찰총장 사퇴를 주장하며 연판장을 돌린 장본인이 바로 석동현 변호사였다. 연판장 이후, 김태정 총장은 임기 도중 사퇴했다.
이처럼 연판장이란 여러 사람의 주장이나 의견을 나타내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연명으로 작성하고 서명 날인 하는 문서를 말한다. 연판장은 과거 평검사 회의를 통해 주로 작성되었다. 2012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검찰총장은 한상대였다. 한상대 총장이 최재경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심재륜 고검장이 부당한 감찰이라며 한상대 검찰총장 사퇴를 주장했고, 이것이 발단이 되어 일어난 것이 검사들의 집단항명 사태였다. 이른바 검란(檢亂)이었다. 물론 한상대 총장도 임기 도중에 사퇴했다.
검찰 내부통신망이 이프로스(e-pros)다. e는 이매일의 약자이고 ‘프로스’는 영어 검사 (prosecutor)의 약자다. 이-프로스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구성원들만 접속이 가능하며 외부인의 접근은 엄격하게 제한되는 폐쇄된 통신망이다. 지난달 2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는 제하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제주지검에 근무하는 이환우 평검사였다. 내용은 추미애가 인사권, 수사지휘권, 감찰권을 남발한다며 직설적으로 강력하게 비판한 글이었다.
이 글을 본 추미애는 즉각 반응했다. ‘커밍아웃해라 개혁만이 답’이라며 보복하겠다는 속 좁은 아녀자의 치졸한 내심을 숨기지 않았다. 전직 장관이었던 조국도 가세했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이라는 작자가 평검사의 직언 직설도 너그럽게 수용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발칵 대응하는 그의 깃털처럼 가벼운 치졸함과 인간 기본 품성 결함에 일반 국민의 인상도 심하게 찌그러졌다. 그러자 보다 못한 춘천지검 최재만 검사도 추미애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커밍아웃하고 나서자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동인으로 작용했다.
최재만 검사의 결기는 휘발성 강한 전파력을 타고 이내 300여명의 동조 검사를 불러내는 동기가 되어 추미애 비판 대열에 가세하기에 이르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조회수도 5만 3천여 건을 넘겼다고 하니 대단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전국의 검사 중 보직을 맡은 간부 검사와 유학 중이거나 파견 검사, 신임검사들을 제외하고 앞으로 추가될 검사까지 더해진다면 추미애를 비판하는 검사는 평검사의 절대다수가 될지도 모른다, 이러니 법조계에서는 검란(檢亂)에 버금가는 사이버 연판장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일 것이다,
특이한 것은 과거의 연판장은 검찰총장이 주 대상이었다면 이번 평검사들의 사이버 커밍아웃은 장관을 상대로 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케이스가 분명하다. 더구나 추미애 아들의 황제휴가 의혹을 수사했던 검사도 추미애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동참했고, 윤미향를 수사했던 검사도 동참했으니 추미애의 체통은 그야말로 추락할 대로 추락한 꼴이 되고 말았다. 추미애는 검찰을 개혁한답시고 특수부와 공안부를 축소하고 형사부와 공판부를 크게 늘렸다. 하지만 추미애를 비판하고 나선 평검사들 상당수가 형사부와 공판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으니 추미애 표 엉터리 개혁에 대한 역습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검사들 사표를 받으라는 글에 강성 친문 지지자들이 떼거리로 몰려오자 추미애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답변하고, 이낙연, 김태년 등이 평검사의 커밍아웃을 반성 없는 개혁 저항세력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그 허접한 소리에 속을 정도로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법조계에서는 누구 좋아라고 사표를 내느냐며 평검사의 결기를 응원하고 있고 진중권은 추미애는 곧 피의자가 되어 조사를 받을지도 모르는데 왜 사표를 내느냐며 격려까지 보냈다. 정작 사표 써야 할 사람은 평검사들이 아니라 추미애이기 때문에 ‘추미애 피의자’ 같은 조롱성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첫댓글 추미애가 사표를 낼 인간도 아니지만 문재인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사표를 수리하지도 않을게 불 보듯 뻔합니다. 똑 같은 종북좌파인데 제 죽을 짓을 하겠습니까.
추미애를 보면 내리막 길을 가고 있는 정권의 막바지가 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