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한해를 마무리하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코앞에 다가왔다. 가족·친구들이 함께하는 모임이 잦고, 기념할 만한 일이 많은 요즘 식상한 빵케이크 대신 쌀케이크를 이용해 보면 어떨까.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처럼 특별히 기념할 만한 날에는 언제나 쌀케이크를 이용합니다. 쌀케이크는 빵케이크보다 왠지 정성이 많이 든 것 같고, 품위가 있어 주고받는 사람을 모두 흡족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윤혜영씨(38·서울 강동구)가 이처럼 쌀케이크를 자주 이용하게 된 것은 3년 전. 시댁 어른의 생일을 맞아 대형 마트의 빵 코너에 들른 윤씨는 우연히 발견한 쌀케이크를 구입, 반신반의하며 잔칫상을 차렸다. 결과는 예상밖으로 대박이었다. 시부모님이 “요즘 쌀케이크가 다 있었냐”면서 아주 반가워하며 흡족해 한데다 아이들까지 잘 먹었기 때문이다.
전통요리 연구가 김성숙씨는 “대부분 사람들은 평소 즐겨 먹던 음식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쌀 요리를 매일 먹으며 자랐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쌀케이크를 선물해도 실례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쌀케이크는 우리의 떡 문화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예로부터 아기 백일이나 첫돌에 백설기를 만들어 친척과 이웃들과 나눠 먹는 풍습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멥쌀가루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순백색의 백설기를 만들어 먹었던 것은, 아기가 순수하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는 소망을 담은 것이다.
요즘 쌀케이크는 날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자색고구마·딸기·당근 등의 천연색소를 이용해 흰색 위주에서 핑크색·코발트색·초록색 등 형형색색의 케이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케이크의 크기도 어른 손바닥만한 2호부터 대형인 5호까지 다양하다. 또 한번 먹기에 적당한 컵케이크까지 있어 모양과 크기가 정말 가지각색이다.
쌀케이크의 변신은 끝이 없다. 건강을 챙기려는 웰빙족이 급증하는 데 발맞춰 부재료는 대추·단호박·호두 등 몸에 이로운 것 위주로 바뀌고 있다. 이들 농산물은 저마다 천연색소를 함유하고 있어 케이크의 아름다운 색상을 연출하는 데 제격이다.
경기 과천에서 떡 전문점을 운영하는 배상범씨(41)는 “소비자들이 케이크의 외관뿐만 아니라 우리쌀을 사용했는지, 부재료는 어떤 것인지 등을 물어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특히 고구마와 단호박 등으로 맛과 색상을 돋보이게 한 쌀케이크의 인기가 좋다”고 귀띔한다.
쌀케이크의 주요 소비층이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20~30대까지 넓어진 것도 요즘 풍속도다. 쌀로 빚은 케이크는 대부분 수입하는 밀가루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데다, 색상과 맛이 다양한 것이 젊은층들에게 먹혀들고 있다. 이에 따라 빵케이크 전문점에서도 쌀케이크를 판매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요리학원에도 취미나 가족 건강을 위해 떡과 함께 쌀케이크를 만드는 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유리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주임은 “떡 요리를 배우려는 사람들의 연령층이 다양해지고, 특히 젊은 남녀 수강생이 눈에 띄게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또한 은박지나 종이컵에 쌀가루와 팥 등을 섞어 넣고 찌면 될 정도로 요리가 간편한 쌀컵케이크가 인기다.
주부 김해자씨(44·경기 부천시)는 “아침 출근시간에 쫓겨 밥 대신 컵케이크를 이용한다”면서 “쌀케이크는 순 우리 농산물로만 만들 수 있고 다양한 부재료를 넣으면 맛이 색다르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댓글
검색 옵션 선택상자
댓글내용선택됨
옵션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