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중국 상하이를 상징하는 초고층 건물들. 사진 오른쪽의 가장 높은 건물은 올해 완공 예정으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상하이타워이다. 상하이타워 왼쪽이 진마오타워이며 그 뒤에 병따개를 연상시키는 상하이세계금융센터가 보인다. 최현진 기자 |
# 101층 492m SWFC
- 상층부 빈 공간 '병따개' 별칭
- 가장 높은 전망대 기네스 인증
- 완공 후 주변 집값 20% 상승
# 88층 421m 진마오타워
- 가운데 뻥 뚫린 호텔 숙박 인기
- 척추·탑 모양 외형 관광객 눈길
- 설계·시공 부의 상징 8과 연관
# 121층 632m 상하이 타워
- 나선형 모양… 외벽공사 한창
- 9개 수직 존 고급 상가 등 입주
- 친환경 시스템 '공해 왕국' 희석
상하이는 중국에서 초고층건물이 가장 많은 마천루의 도시다. 미국 고층건물도시거주위원회(CTBUH)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200m 이상 초고층건물은 모두 49개다. CTBUH는 또 상하이가 세계에서 12층 이상의 고층건물 수가 가장 많은 도시라고 밝혔다.
상하이를 대표하는 초고층건물은 상하이세계금융센터(SWFC), 진마오타워, 상하이타워 등 '상하이 초고층 삼총사'와 쉬마오 국제플라자, 화이트 마그놀리아 플라자, 플라자66 등이다.
■중국의 자존심 SWFC
101층 492m인 상하이세계금융센터(SWFC)는 완공된 건물 가운데 중국에서 가장 높다. 아시아에서 두 번째, 세계에서 네 번째이다. 해운대 엘시티 시공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가 시공을 맡았다. 1997년 착공해 2008년 완공된 센터는 중국을 대표하는 마천루다. 건물 상층부에 네모 형태의 빈 공간이 있어 '병따개 건물'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 네모 형태의 빈 공간은 원래는 원 모양으로 설계됐다. 그런데 이 원 모양이 일본을 상징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뒤늦게 안 시행사 측이 설계를 변경하면서 현재 모형을 갖추게 됐다. 건축 기간이 11년 걸린 것도 중간에 설계를 변경하면서 공정이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센터 안에는 호텔과 금융업체, 전망대가 자리 잡고 있다. 100층에 있는 전망대는 지상에서 474m 지점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로 기네스 인정을 받았다. 이곳에 올라가면 상하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는 유명한 둥팡밍주(동방명주)탑과 진마오타워가 발아래 펼쳐진다.
이 전망대는 상하이에 오는 관광객이 반드시 찾는 곳 중 하나가 됐다. 바닥이 유리처럼 투명한 재질로 돼 있어 발아래를 쳐다보면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전망대 운영업체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관람객은 평일 3000~4000명, 주말이면 1만 명에 육박한다. 전망대가 상하이 관광객 유치에 일등 공신인 셈이다.
87층 파크하얏트 호텔 식당은 야경 코스로 유명하다. 은은한 조명 아래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식사를 하면서 상하이의 야경을 보는 재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곳 지배인은 "일주일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 야경 보기에 좋은 창가 좌석은 2주 전 예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만난 중국건축공정총공사 룽이 해외사업부 부사장은 "2008년 이 건물이 들어선 뒤 현재 주변 집값이 20%가량 상승했다. 잘 지은 초고층건물은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고 평가했다.
■부의 상징 진마오타워
| |
| 상하이 초고층 빌딩들이 화려한 야경을 연출하고 있다. 최현진 기자 |
진마오타워는 상하이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1999년 문을 연 이 건물은 88층 421m 높이다. 중국에서 여섯 번째, 세계에서 열세 번째 높은 마천루다. 타워에는 호텔과 사무실, 쇼핑몰, 회의실, 연회시설 등이 있다. 53~87층에 자리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객실 555개)은 관광객이 가장 묵고 싶어하는 숙박시설이다.
이 호텔 내부는 아름다운 구조를 자랑한다. 가운데는 뻥 뚫려 동굴 같은 모양이 고, 바깥으로 복도가 원을 그리며 배치돼 있다. 88층의 전망대는 1층에서 한 번에 올라갈 수 있어 편리하다. 이 전망대는 중국에서 가장 큰 전망대로도 유명하다. 관람객 1000명 이상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다. 각종 첨단시스템이 도입돼 중국 개방정책의 상징적인 건물로 꼽힌다. 다양한 각도에 형성된 유리창을 통해 주변 풍광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건물 내부를 이동하다 보면 마치 해가 자신을 따라 오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
진마오타워는 독특한 외형으로도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건물은 사람이 팔을 내뻗어 몸을 안정하려고 양손으로 깍지를 끼는 모습을 하고 있다. 수직으로 살펴보면 가운데 부분은 척추 모양이고 꼭대기는 왕관 모양이다.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면 중국의 전통적 탑 모양 같기도 하다. 설계는 해운대 엘시티 작업에 참여한 미국의 SOM사가 맡았다.
건물 건립에는 총 5억 달러(약 7000억 원)가 들었다. 건물은 온통 숫자 8과 관련돼 있다. 층수 88층, 높이와 너비의 비 8대 1, 외곽 복합기둥 8개, 준공 기념식 1998년 8월 28일 등이다. 중국인들이 부를 상징하는 숫자 8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타워 이름인 '진마오(金茂)'도 중국어로 '돈 많은 고급스러움'을 뜻한다.
■상하이의 미래 '상하이 타워'
높이 632m의 상하이 타워는 현재 건물 골조는 완성됐고, 외벽 공사가 한창이다. 건물 외곽이 독특하다. 건물 외곽선이 위로 갈수록 등불처럼 휘는 나선형을 띠고 있다. 어떻게 이런 높이에 이런 모양을 낼 수 있는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외벽은 건물 꼭대기에서 타워크레인을 이용해 올리다 보니 공사 속도가 느려 보였다.
세계적 건축 설계 기업 겐슬러(Gensler)가 설계를 맡았다. 9개의 수직 존으로 구성된 독특한 공용공간을 갖췄다. 9개의 원통형 빌딩이 상부에 겹겹이 쌓인 9단 케이크의 모습을 갖고 있다. 올라갈수록 수직으로 비틀어지는 독특한 곡선 외곽을 형성한다.
외부벽과 내부벽 사이에 9개의 아트리움 스카이 가든이 들어선다. 고급 사무실, 상가, 럭셔리 호텔, 문화 공간 등으로 구성된다. 맨 꼭대기 층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를 설치한다. 타워 포디움은 주요 이벤트 공간이자 고급 상가로 이용될 것이다. 지하에는 상하이 도시철도와 연결한 상가가 들어선다. 승강기는 미쓰비시가 설계해 세계 최고 속도를 낼 예정이다. 시공은 지역 기업인 상하이타워건축개발(STCDC)이 맡았다.
각종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해 '공해 왕국' 중국의 이미지를 희석하는 점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전체 건축자재 비용이 5800만 달러나 절약된다고 한다. 투명한 내외벽으로 자연광을 극대화해 전기 조명 사용을 줄이고 나선형 난간은 빗물을 모아 타워의 냉난방 시스템에 사용된다. 겐슬러 창립자인 아트 겐슬러는 "상하이타워는 도시를 새롭게 정의하고 창조하는 건축물"이라며 "차세대 초고층 빌딩의 기준을 한층 더 높였다"고 말했다.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 "초고층은 도시의 얼굴,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엘시티 분양 좋은 반응"
■ 왕샤오펑 CSCEC 부회장
중국에 가면 고층건물 건립 공사장에서 CSCEC(중국건축공정총공사)라는 회사 이름을 흔하게 볼 수 있다. CSCEC는 중국을 대표하는 국영 건설사다. 200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세계에서 매출액이 가장 많은 건설사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던 부산 해운대 관광리조트 사업의 시공을 맡으면서 국내에도 이름을 알렸다. 이 회사는 세계에서 초고층건물 실적이 가장 많다. 그만큼 초고층건물 건립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국외 사업을 총괄하는 왕샤오펑 부회장을 최근 상하이 현지 사무실에서 만났다.
-상하이에서 초고층건물은 어떤 위상을 갖고 있나.
▶도시의 얼굴이다. 상하이 경제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진마오타워와 상하이세계금융센터(SWFC)에 이어 상하이타워마저 올해 완공되면 상하이는 명실공히 마천루 도시가 된다.
-초고층건물은 지역 경제에 어떤 도움을 주나.
▶상하이에서 초고층건물을 분양하면 빠른 시간 내에 끝난다. 그만큼 인기가 있다. 괜찮은 기업은 초고층건물에 서로 들어가려고 기를 쓴다. 초고층건물이 들어서는 곳은 고급 거리가 형성돼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 관광객이 늘어 관련 산업도 함께 발전한다.
-중국건축공정총공사는 초고층건물을 얼마나 많이 건립하고 있나.
▶중국 내 모든 초고층은 우리 손을 거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자존심 상하이세계금융센터(SWFC)를 시공했다. 이 건물은 중국 건축 기술이 모두 들어간 우리 회사의 자부심이다. 이에 성공하면서 홍콩국제상업센터(118층, 484m), 광저우TV타워(610m)를 잇달아 완공했다. 선전 핑안국제금융센터(115층, 680m), 우한그린랜드센터(125층, 608m), 텐진 골딘파이낸스117(117층, 570m), 광저우 이스트 타워(116층, 530m)를 시공 중이다.
-부산 엘시티에 대한 상하이 시민 반응은 어떤가.
▶사실 투자이민제가 적용되는 561실의 레지던스호텔은 분양 걱정을 하지 않을 정도다. 중국에서는 분양 마케팅을 한국처럼 대규모로 하지 않는다. 1 대 1 상담 방식을 취한다. 반응이 좋다. 상하이의 반값에 좋은 호텔을 소유할 수 있고, 영주권까지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부산은 상하이보다 기후가 좋아 더욱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