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중 분산보다 부상과 피로 예방 효과가 더 커
이미 산꾼들 사이에서 등산용 스틱의 효용성은 잘 알려져 있다. 스틱을 사용하면 먼 거리를 이동할 때 체중과 짐의 무게를 분산시켜 체력소모를 줄이고 속도를 높이며, 허리와 무릎 등의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 부상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또한 미끄럽거나 불안한 지형에도 균형 잡기 쉽고, 위급 시에는 자신을 방호하는 무기나 낚싯대, 텐트폴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의 기원은 20세기 초에 고안된 스키폴에서 시작된다. 당시 스키는 폴이 하나였는데 그것이 발전하면서 두 개의 호두나무로 만들어진 폴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후 호두나무 폴은 속이 비고 강도가 비교적 우수한 대나무 폴로 대체됐고, 1948년에 최초의 금속으로 만들어진 폴이 선을 보였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키폴의 형태를 갖춘 것은 1970년대 알루미늄 파이프를 재료로 사용하면서부터다. 현재 스키폴을 비롯하여등산용 스틱의 소재는 진일보하여 카본파이버나 티타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이것들은 가격이 비싸서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중량대비 강도나 전체적인 전체적인 완성도 면에서 두랄루민으로 만든 폴 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고 평가된다.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여러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사실 제대로 사용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훈련과 적응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등산용스틱의 원리는 노르딕스키에서 폴을 이용해 균형을 유지하고 추진력을 얻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두 개의 스틱을 고루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지 않으면 균형을 유지하는 지팡도 이상도 이하도 아닌 애물덩어리가 되고 만다.
등산용 스틱은 양손에 하나씩 두 개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물론 아침운동으로 뒷산 약수터까지 가는 가벼운 하이킹이라면 스틱 하나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무거운 배낭을 지고 종주산행을 하거나 트레킹 시에는 효과적인 체중분산과 균형유지를 위해서는 두 개를 사용한다.
스틱을 자신의 신장에 알맞은 길이로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틱의 길이는 지형에 따라 달라지는데, 평지에서는 선 자세에서 손잡이를 잡았을 때 팔꿈치가 직각이 되도록 하고, 하산 때는 그보다 조금 길게, 오르막길은 조금 짧게 조정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하루종일 비슷한 지형을 걸어야 하는 히말라야 트레킹이 아닌 이상 그때 그때 지형에 따라 스틱의 길이를 조절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다.특히 우리나라처럼 기복이 심한 지형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스틱 중단에손잡이를 설치, 여러 자세에서도 손쉽게 손잡이를 바꿔 잡을 수 있도록 한 제품도 있다.
선택형 충격흡수장치 선보여
등산용 스틱은 보통 2단이나 3단으로 되어 있는데, 대중적인 것은 3단짜리다. 파이프 안에 볼트와 너트를 삽입하여 등산이나 트레킹시에 휴대가 용이하게끔 안테나식으로 길이를 줄이거나 늘이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
길이 조정은 스틱의 몸체를 돌려서 풀고 조이며 조작한다. 상단부의 몸체를 잡고 하단부를 돌릴 때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조여지고, 반대방향은 풀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과정이 귀찮은 소비자를 위해 일부 제품은 스위치를 이용해 한번에 길이를 조절하는 제품도 나와 있다.
요즈음에는 이 조인트 부분에 충격흡수용 스프링을 장착한 것이 출시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제품에 ON/OFF 시스템을 채택하여, 오를 때에는 쿠션이 없고, 하산시에만 쿠션이 작동하도록 할 수 있다.
그립은 우레탄 고무나 플라스틱, 압축성형 코르크로 만드는데, 기능상의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코르크 그립이 땀을 잘 흡수하고 사용이 용이하지만 좀 비싸다. 최근에는 무게도 가볍고 땀 흡수력이 좋은 고압축 발포 스폰지로 만든 그립이 출시되었는데, 기능은 좋으나 가격이 비싸고 내구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이다.
그립을 잡을 때는 스키폴을 잡을 때처럼 우선 손목을 스트랩의 아래에서 위로 통과시켜 스트랩과 그립을 동시에 잡는다. 그래야 철난간이나 바위 등을 잡을 때 불편함이 없다.
지면과 접촉하는 부분인 팁(Tip)은 고강도 소재로 되어 있다. 대부분은 텅스텐 카바이드를 사용하며,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가공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국산제품과 외제의 가장 큰 차이가 이 팁의 품질. 외국산은 몇 년을 사용해도 탈이 없지만, 국산은 바위산을 한 번만 다녀와도 심하게 마모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팁의 윗부분에는 둥그런 모양의 바스켓이 붙어 있다. 이것은 동계 적설기 뿐만 아니라 험로를 등반할 때 스틱을 땅속으로 깊이 들어가지 않게 하여 부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바스켓은 상황에 따라 교환해서 사용한다. 겨울철 신설이 많을 때는 대형을, 평소에는 소형을 장착한다. 일부 제품은 바스켓을 제거하고 스틱을 결합해 눈사태 사고시 탐침봉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등산용 스틱은 올바른 보행법의 사용 여부에 따라 효과에 큰 차이가 있다. 스틱을 이용한 보행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사실 바위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원칙에 충실하며 평지에서부터 자주 반복 연습해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습득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평지에서는 팔을 적당히 벌리고 내딛는 발의 반대쪽 스틱을 앞으로 짚으며 진행한다. 약간 오르막 경사에선 평지 보행법을 따를 수 있으나, 경사가 심하면 스틱을 앞에 짚고 끌어당기듯이 오른다. 두 개의 스틱을 동시에 앞에 놓을 수도 있고, 하나는 앞에서 당기고 하나는 뒤에서 미는 동작을 취하기도 한다.
사면을 내려갈 때는 스틱을 멀리 밀듯이 짚어 무게와 충격을 흡수한다. 이때 그립의 머리부분을 움켜쥐는 것이 조작이 편하다.
걸음 당 4.4%의 충격량 흡수
스틱은 뭐니 뭐니 해도 보행 보조구로서의 역할이 가장 크다. 곧고 빠르게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무릎과 장딴지, 허벅지, 엉덩이 등 하체의 부상을 예방해준다. 관절이 약한 사람들도 스틱을 이용하면 관절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여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하중 분산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는데, 스틱을 이용하면 최대 30%의 하중을 분산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하지만 사실 그 정도 무게를 스틱에 싣기 위해서는 매 걸음마다 상당히 부자연스런 보행을 감수해야할 것이다. 최근 이 부분에 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미국 위스콘신과 매사추세츠 대학 등의 공동조사단의 발표에 따르면, 일반적인 걸음걸이를 기준으로 한 걸음마다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의 4.4% 가량을 등산용 스틱이 흡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적은 양처럼 보이지만, 그 충격량을 며칠 동안 계속해서 스틱이 덜어준다면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이 연구 결과 스틱의 사용은 신체의 피로감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단순히 하체의 부담을 덜어줘서가 아니라, 스틱을 이용한 보행이 팔과 다리 등 몸 존체를 유기적으로 사용하는 결과를 낳아 피로가 덜 하다는 것이다.신체를 골고루 사용하는 운동이 피로감도 덜 하다는 결과다.
스틱을 오랫동안 사용하려면 몇 가지 유의해야할 정들이 있다. 사용 도중 가장 많이 망가지는 경우는 스틱의 길이를 한계선 이상으로 잘못 조정했을 때다. 그러면 사용 도중 연결부위나 조임 나사가 부러질 위험이 있다.
스틱 내부에 차는 습기는 알루미늄을 산화시켜 원활한 길이 조정을 어렵게 만든다. 강물을 건넜을 때나 우중에 사용했을 시에는 스틱의 각 마디를 모두 분리해 완전히 건조시켜야 한다. 하얀 가루가 떨어지는 것은 녹이 아니니 크게 염려할 것은 없다. 마디를 여러 번 넣었다 뺐다 반복하면 움직임이 훨씬 좋아진다.
가끔 조절부위나 스프링 쿠션을 점검, 부식여부를 확인하고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청결을 유지해준다. 특히 산과 염분에 약한 알루미늄 몸체가 바닷물이나 배터리액 등에 노출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스틱이 너무 뻑뻑해서 조절이 힘들다 해도 기름칠을 해서는 절대 안된다. 스틱의 마디는 내부의 플라스틱 제동기와 몸통의 마찰력으로 고정되는 시스템이 대부분이다. 이런 마창 부분에 한번 기름이 닿으면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등산용 스틱을 오랫동안 사용하면 고정 시스템의 핵심인 플라스틱 제동기가 마모되거나 변형되는 경우가 있다. 매주 심하게 사용하는 경우에는 매년, 어쩌다 한번 사용할 때는 2~3년에 한번씩 교체하는 것이 좋다. 스틱 하단에 지면과 닿는 뾰족한 부분인 팁이 파손되기도 한다. 이 부분도 대부분의 제품이 교체가 가능하므로 제조사나 구입한 장비점에 수리를 맡겨 정비하면서 사용한다.
스틱 표면이 미세하게 찌그러졌거나 휘었을 경우에는 길이 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럴 때는 문제가 있는 마디만 교체하면 새것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손잡이와 손목걸이 등도 따로 수리할 수 있으므로 제때 손을 봐두면 등산용 스틱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티타늄과 카본파이버 등 신소재 등장
스틱을 구입할 때도 유의해야할 점들이 있다. 가장 먼저 회전식 잠금장치의 견고성을 확인해야 한다. 스틱의 길이를 사용에 적당하게 조절한 뒤 자신의 몸무게를 완전히 실었을 때 조금이라도 미끄러지는 것은 피한다. 손목걸이의 편암함도 중요하다. 평소 사용하는 것처럼 스트랩에 손을 넣고 앞뒤로 흔들어보아 줄이나 장식 고리에 손목이 쓸리지 않아야 한다.
딱딱한 플라스틱 그립은 좋지 않다. 그립이 눈이나 비에 젖으면 미끄러운 생선처럼 손에서 잘 빠져나간다. 그립 재료는 코르크 재질이 가장 뛰어나다. 티타늄이나 카본파이버 등 첨단 소재의 제품은 가볍고 탄력이 좋으며 성능도 우수하다. 속보를 즐기거나 먼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은 고려해볼 만한 제품이다.
스틱을 짐속에 꾸려 다니는 일이 많은 사람들은 접었을 때 길이도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길어도 80m는 넘지 않아야 한다. 겨울이나 적설량이 많은 혹한지역에서 사용할 요량이라면 그립의 재질과 바스켓의 크기도 고려해야 한다. 코르크나 나무재질의 그립보다 보온성능이 좋은 발포수지 그립이 훨씬 따뜻하다. 바스켓은 지름이 8~10cm 이상되는 설상용을 준비한다.
시판되는 등산용 스틱에는 국산과 수입품이 있는데, 외관상 차이가 거의 없다. 디자인과 내구성에서 있어 수입품이 조금 앞서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초보자들은 저렴한 국산제품을 이용해 본 뒤 외제품에 눈을 돌리는 것이 좋겠다.
국산품 등산용 스틱은 에코로바, 동진레져, 코베아, 라이프 등에서 생산 판매 중이고, 수입품은 베스트셀러인 독일 레키를 비롯해 미국의 블랙다이아몬드, 콤페텔, 코알라, 에델리드, 샤르레모제 등이 수입되고 있다.
*참조:등산장비집중연구
참조:등반용스틱
참조:월간<산> 2002년 6월호 창간33주년 기념 별책부록
첫댓글 잘 읽고갑니다
좋은정보 감사 합니다
좋은정보로 인해 많은 사람이 편해집니다.
잘 보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