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달맞이꽃 향기와 함께 엄마의 태속에 한 생명이 깃들면서 화자인 태아가 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한 미혼모의 고단한 삶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생명경시 풍조를 일깨우고 태아도 엄연한 한 인간임을 전하고자 한다. 나이를 초월하여 모든 사람들이 함께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동화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20대 초반인 울엄마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어린 나이에 도시에 올라와 공장에 다니면서 밤에는 야학에서 공부를 한다. 울엄마가 아빠를 만난 것은 야학에서였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마음이 약해진 할아버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은 울엄마는 할아버지를 간호하기 위해 시골로 내려가기로 결심하고, 아빠를 만나 시골로 내려간다는 말만 하고 두 사람은 헤어진다.
읍내 병원에서 간경화라는 말을 들은 울엄마는 할아버지가 아픈 것이 마치 엄마 때문인 것 같아 아빠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혼자 괴로워한다. 드디어 나를 가진 걸 알게 된 울엄마는 나쁜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다가 교도소에 간 아빠 를 찾아간다. 그러나 아빠는 아기를 책임질 수 없으니 헤어지자며 엄마를 더욱 힘들게 한다. 어느 날 울엄마는 나와 헤어지려고 산으로 올라가 하염없이 운다. 그때 지나가던 할머니가 이쁜 아기가 태어나는 건 잘된 일이라며 위로한다.
이제 다시는 아기와 헤어지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울엄마는 또다시 자리에 누운 할 아버지를 서울 큰 병원으로 옮기고 식당과 가정 도우미 일을 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감당할 수 없는 병원비 걱정에 할아버지는 시골로 내려가고, 할아버지는 자신의 병을 고칠 수 없다는 걸 알고 울엄마에게 생명은 소중하다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서울로 올라온 울엄마는 동생들을 돌보고 아기를 낳아 키우기 위해 공장에서 열 심히 일한다. 배가 불러오는 걸 눈치챈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과 처녀가 아기를 가진 데 대한 사회의 냉대와 수모를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보조일을 하던 영숙이 아줌마를 통해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미혼모의 집을 소개받아 드디어 소중한 한 생명이 태어나고, 평소 이웃 마을에서 울엄마를 좋아하던 경수 아저씨인 새아빠와 새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 행복하게 살아간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특히 사람 생명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을 만치 존엄하다.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사람 생명은 비록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수태되는 순간부터 그 무엇에 의해서도 훼손당해서는 안 되는 지고한 존엄성을 지닌다는 진리를 종교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 생명이 경시되고 무시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배아라고 해 실험실 연구 대상으로 조작되고, 낳고 싶지 않다고 공식 통계로만 연간 30~40만 태아가 낙태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명 경시 풍조가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배아와 태아를 함부로 살해하는 데서 빚어지는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달맞이꽃 울엄마」는 스무살 처녀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기를 가진 후 미혼모가 돼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명은 소중하다'는 사실을 깊이 받아들여 마침내 아기를 낳기까지 과정을 엄마 뱃속에 있는 아가의 눈으로 그린 동화다.
'나'는 엄마 뱃속에 있는 아가다. 지난해 가을 내가 아직 엄마 뱃속에 들어오기 전,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야학을 다니던 엄마는 아빠를 만났고 내가 마침내 엄마 뱃속에 들어왔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반대로 엄마는 아빠와 헤어져야 했고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할아버지가 병이 나자 엄마는 공장을 그만 두고 시골에 내려와 집안일을 하면서 할아버지를 보살펴드리고 두 삼촌을 뒷바라지를 한다.
이렇게 시작하는 동화는 뱃속 아가의 눈을 통해 미혼모인 엄마가 수많은 고뇌와 번민 속에서도 '생명은 좋은 것' '생명은 소중한 것'이라는 깨달음으로 미혼모임을 무릅쓰고 마침내 아기를 낳기까지 과정을 사실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그려 나간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생명 경시 풍조를 일깨우고 태아도 존엄한 인간임을 전하고자 한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지은이 공선옥(마리아 막달레나)씨는 "다른 사람의 생명뿐 아니라 자신의 목숨도 쉽게 버리는 생명 경시 풍조는 근본적으로는 태아 생명을 경시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면서 "태아 생명을 비롯해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만 사람들 관계도 좋아지고 사회도 밝아지리라는 생각에서 작품을 쓰게 됐다"고 말한다.
어른을 위한 동화이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라면 나이에 상관 없이 누구나 읽을 수 있다.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로움, 태교의 중요성까지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신심서적 33권 읽기-8월 선정도서 2006-07-23 | [가톨릭 신문]
태아가 부르는 생명의 노래 어느날 달맞이꽃 향기와 함께 엄마의 탯속에 한 생명이 깃들면서 화자인 태아가 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한 미혼모의 고단한 삶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생명경시 풍조를 일깨우고 뱃속의 태아도 엄연한 하나의 인간 존재임을 따뜻한 목소리로 전해준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낙태가 성행하는 우리 사회에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외치는 교회와 뜻 있는 이들의 목소리는 편의주의와 이기심, 생명경시의 의식 속에 묻혀버리고 있다.
이처럼 뱃속의 태아가 하나의 온전한 생명이며,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한껏 생명을 꽃피우도록 보살피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잔잔하게, 하지만 힘 있게 설득하고 있다. 세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저자는 후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아이를 낳아서 엄마가 된게 아니라 아이들이 자라면서 나를 엄마로 만들어주었다.” 또 이렇게 말한다. “모든 생명은 생명을 받기 전부터 이미 이 세상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받고 있어야만 한다.”
공선옥 1963년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1991년 소설 [씨앗 불]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소설집에 [피어라 수선화], [붉은 포대기], [수수밭 으로 오세요] 등이 있으며, 산문집에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가 있다. 지금은 전주에서 세 아이를 키우며 글을 쓰고 있다.
김옥순 성바오로딸수도회 수녀님 수녀님은 성서잡지와 책에 삽화와 표지를 그렸으며, 계속해서 여러 동화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수녀님이 그린 책에 [완이의 기도] [새롬이의 기도] [바닷마을 이야 기] [아기 예수님의 생일] [춤추는 미리암] [하느님이 만들었지]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