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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기업과 개인, 그이념과 비전의 공유
진정한 실업은 청춘을 바친 직장에서 쫓겨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위해 하고 싶고, 할 수 있
는 일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당신은 평범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위대한 사람들 역
시 모두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던 시절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이 장을 시작하며
좋은 기업은 확고한 이념과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돈과 수익과 숫자 이상의 것이며, 시
간을 넘어 계승되는 것이며, 기업의 모든 활동이 기준이 되는 것이다. 어ㅐ려운 시절에도 포기하
지 않고 지켜지는 것이며, 더욱 다져가는 것이다.
기업 이념은 창업주의 가치관과 신념에 뿌리내린 것이다. 그러므로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것이
다. 그러나 조직 구성원들이 공유하기 위해서는 보편적이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전력과
전술처럼 상황과 고객의 요구에 따라 항상 바뀌어야 하는 대목이 아니다. 따라서 통시적인 가치
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비전은 이념에 기초한 생상하고 위대한 미래의 모습이다.
당신 역시 개인으로서, 그리고 1인 기업의 겨영인으로서, 어떤 일을 하든 확고한 신념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 당신은 욕망에 따라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의 신념에 위배되는 일은 서슴없이 포기하라. 신념이란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며,
그것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이다. 당신은 개인이며 동시에 공인이다. 그러므로 스스로에게 책임
을 져야 하며, 또한 조직과 사회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타이레놀 사건과 추적 60분
1982년, 미국의 존슨 앤드 존슨(Johnson & Johnson)사는 이른바 ‘타이레놀 사건’에 휘말리
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그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한 저신 이상자가 타이레놀 속에 독극물을 투
입하여 다섯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존슨 앤드 존슨사의 전직원은 또 다시 독극물이 투입될 가능서이 있는 타이레놀 전량을 수거하
는 일에 나섰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틀 후, 문제의 타이레놀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다시 발견
되었다.
제임스 버크(James Burke)회장은 30분마다 TV 기자회견을 자청하였다. 그리고 모든 정보를
이란에게 공개하였다. 이들은 전국의 유통망을 통해 타이레놀의 전량을 수거하였다. 독극물이
투입된 두 개의 타이레놀이 추가로 발견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이 회사기 입은 경제적 손실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그러나 버크 회장은 “
우리 회사가 귀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 사건을 경찰의 손에만 맡기지 않았다. 자신들이 스스로 정한 회사의 기본 원칙과 비
전을 지키려고 애썼다.
그들의 다음과 같은 경영 원칙은 단순히 회사의 벽에 걸려 있는 액자 속의 장식이 아니라, 경
영자와 직원의 마음속에 살아 있는 행동 원칙이었다.
우리는 의사를 비롯한 모든 의료인은 물론, 병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과 그들의 어머니, 그리고
우리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선적인 책임이 있음을 믿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원칙과 비전을 지켜야 할 대목에 이르렀을 때,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를
지키려고 애썼다. 바로 타이레놀 사건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그들은 이 원칙에 충실하였다.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은, 당시 월 스트리트의 증권 분석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존슨 앤드 존슨사
의 미래의 경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사건 직후 타이레놀의
시장 점유율은 절반 정도 떨어졌지만, 3년 후인 1985에는 전체 진통제 시장의 35퍼센트 정도의
과거 점유율을 회복하였다.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는 이익에 민감하다. 따라서 버크 회장처럼 행동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1985년, 독일의 자동차업체인 아우디(Audi)는 자동차의 가속 장치 결함
으로 일곱 명이 사망하고 400여명이 부상당했다는 문제 제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60분’
(60minutes)이라는 미국의 TV 프로그램은 아우디의 자동차가 주차 도중 별다른 이유 없이 급가
속이 붙어 벽을 뚫고 나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하여 아우디는 자체 조사를 실시하여, 이는 운전자의 조작 실수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판매량은 ‘기술상의 하자 없음’정도로 만회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1985년 당시 7만 4천 대에 달하던 판매량은 불과 2년 만인 1987년에는 2만 6천 대로 떨어졌다.
심지어 주차장의 주차 요원들이 아우디에 대한 주차 서비스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발생하였다.
아우디는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운전자의 실수’로 사건의 원인을 몰아
감으로써 고객들로 하여금 심한 모멸감과 배신감을 느끼게 하였다. 고객들은 아우디가 책임을 모
면하기 위해 뻔뻔하고 교활한 술책을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아우디 자동차는 위험하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 하에서도 아우디는 부인으로만 일관하였으며,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결
국 미국 정부의 압력에 의해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의 구조를 개선하게 되었고, 마침내 이 자
동차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급가속 사고’도 자취를 감추었다.
영향력 있는 정부 관리를 매수하고, 돈을 뿌려 이권을 따내는 것이 바로 경영이라고 알고 있는
기업가들이 한국에는 꽤 많은 듯하다.그들은 이것을 관행이라고 말하며,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당하게 되는 불이익을 과장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존슨 앤드 존슨의 버크 회장처럼 행동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존슨 앤드 존슨처럼 고객 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회사가 아니고서는 무한
경쟁 속에서 고객의 신뢰를 결코 얻지 못한다.
지금의 기업 환경 속에서 고객 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기업은 더 이상 발을 붙일 곳
이 없다. 그리고 그런 기업의 뒤를 보아주는 정부의 관리도 더 이상 안전할 수 없다.
좋은 기업은 원칙을 가지고 있고, 이를 존중한다. 그들은 편법을 쓰지 않는다. 좋은 기업은 고
객을 인간으로 인식한다. 생각하고 느끼고 감동하며, 신뢰에 보답하는가 하면, 자신을 배려하지
않음에 분개하고 불평을 토하는 생활인으로 규정한다.
이것이 바로 좋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 특징이다. 그들은 원칙을 통한 경영을 존중하며,
직원을 통해 고객에게 감동을 전하는 비법을 알고 있다.
액자 속의 비전, 인문학적 감수성의 부족
비전이 없는 기업은 많지 않다. 그들의 비전은 근사한 액자에 담겨 사장실 뒤쪽 벽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걸려 있다. 각각의 회의실에도 걸려 있다. 조그맣고 예쁜 나무판에 새겨져 모든 직
원의 책상 위에 놓여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곧 그 회사가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되지는 못한다.
직원의 마음속에 살아 있지 않은 비전이란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개인의 미래와 연결되지
못하는 조직의 비전은 죽은 것이다. 그것은 직원을 고무하고 격려하여 미래의 창조에 함께 하도
록 이끌지 못한다.
도대체 ‘서기 2000년까지 매출액의 2배 성장’이라는 회사의 비전이 직원 개인의 미래와 어떻게
관련되는 것일까?
그리고 협동, 화합, 창조 따위의, 초등학교 급훈 같은 사훈이 어떻게 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비전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비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싱가포르에 가본 사람들은 그 곳이 아름다운 정원 속의 도시라는 것을 단박에 느끼게 된다. 거
리는 깨끗하고, 모든 건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웬만큼 비가 와도 젖지 않고 인근의 건물로 걸
어갈 수 있다. 같은 모형의 건물은 거의 없다. 숲은 거리의 어느 곳이나 무성하고 잘 가꾸어져 있
으며, 적당한 곳에 아름다운 벤치들이 놓여 있다.
이러한 깔끔한 인상은 이미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갖게 된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승객들은
먼저 푹신한 카페트 위를 걷게 된다. 어느 훌륭한 호텔에 도착한 듯하다. 그들의 면세점은 도착하
는 승객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공항에서 시내로 운행하는 공항버스의 구조는 ‘그래,
바로 이거야!’하는 느낌을 주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우선 버스의 문이 넓다. 그리고 무거운 짐을 쉽게 들어 올리고 내릴 수 있도록 입구의 설계가
시원하다. 짐은 버스의 입구에 놓을 수 있도록 시렁을 만들어 놓았다.
이 버스가 주요 호텔 여러 곳을 경유하는 셔틀 버스라는 속성을 감안할 때, 짐을 버스 입구에
놓아두어 승객이 언제나 쉽게 혼자 들고 내릴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매우 편리하다. 이러한 아이
디어들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또 이런 아이디어를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대응력과 실천 의
지는 또 어디서 오는 것일까?
1997년 4월 10일, 아침 일찍 나는 싱가포르 에어라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제1청사
를 통해 입국했다.
입국 절차는 태극 마크가 그려져 있고, 환영의 전단이 흩날리는 한식 대문이 반쯤 열려져 있는
그림이 정면 벽에 그려져 있는 좁은 계단을 통과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입구는 언제나 창
고 같았다. 소형 실내 청소차와 짐차가 어지러이 입구를 막고 있는 그 좁은 계단을 지나오며, 나
는 심한 자괴감에 빠졌다.
이 공항을 설계한 사람들은 이 건물이 어떤 목적으로 쓰이게 될 것인지에 대해 생각이 있었을
까? 한국을 찾는 모든 세계인이 맨 처음 느끼는 한국이 바로 여기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이 공
항을 설계하였을까? 그들은 이 공항 건물에 대한 생생한 미래의 그림을 가지고 있었을까?
너무 과거에 지어졌기 때문에 지금의 기준으로 이를 보면 유치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고 반박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현실적인 반박일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위대
함 대신 평범하며, 그저 그렇고 그런 현재를 갖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픔 같
은 무거운 무엇이 가슴을 눌러옴을 느꼈다.
내가 정말 화가 난 것은 공항을 나와 택시를 잡을 때였다. 택시는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몇 사
람이 다가와 내게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 항상 한두 사람은 그렇게 물어왔었다. 나는 그저 택시를
타는 푯말이 붙어 있는 곳에 가서 서 있었다.
이상하게도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은 거의 없었다. 20여 미터 떨어져 길게 늘어서 있는 택시들
은 손님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차례로 와서 태워주지 않았다. 한 사람이 다가와서 흥정을 걸었다.
2배 이상이 되는 금액을 요구하였다. 그들은 아침나절에 그곳에 와서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다가, 공항 승객들에게 2배 가량의 돈을 받고 실어다 주었다.
이것은 한동안 잘 보이지 않던 현상이었다. 그러다가 1997년 들어 다시 생겨나기 시작한, 1970
년대의 어둡고 가난한 시절의 무지한 작태의 재발이었다. 모두 앞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는 다시
30년을 후퇴하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결국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작태는 부패한 일상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었음이 증
명되었다. 그 해 말부터 단계적으로 IMF의 금융 지원을 받음으로써, 우리는 1970년대의 어둡고
어려운 시대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어느 나라에 가든,택시나 버스 운전사를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그것은 그 사
회를 들여다보는 가장 손쉽고도 정확한 방법이다. 그들은 사회의 가장 개방된 곳에서 쉽게 만나
는 사람들이다. 도로는 또한 가장 간단한 약속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녹색 불과 빨간 불,
도로 가운데의 황색 선과 보행자 횡단 보도 같은 것으로 이루어진 약속이며, 모든 사람이 예외
없이 지켜야 하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 곳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택시나 버스기사를 보면 그 사회를 알 수 있다. 참으로 놀랄
만큼 정확하게 그 사회의 전반적 성숙도와 일치한다. 한 번 실험해보라. 놀라울 것이다.
일본에 가서 택시를 한 번 타보라. 말이 통하지 않지만, 그들은 얼굴과 몸짓으로, 혹은 의사 전
달이 될 리 없는 일본어로 다가온다. 언어는 매우 이상하다. 그 뜻을 알 수는 없지만, 그 사람의
감정은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들은 질서를 지키며, 천천히 조심스럽게 운행한다. 바가지라는 것은
없다. 믿을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거리가 자신들의 일터라는 것을 잘 안다. 조심스러운 운행과 양해를 구하는 손짓으로
복잡한 거리를 넓게 쓴다. 차선 하나를 바꾸는 데도 여러 번 손을 올려 양해를 구한다. 한 번은
옆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올리고, 두 번째는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또 손을 들어 올
리고, 목례를 한다. 세 번째는 다 들어왔으니 양보해주어 고맙다고 한 번 더 손을 올려준다.
싱가포르의 운전사들은 보다 다이나믹하다. 이들은 대체로 유쾌하다. 말을 걸고, 떠들어 댄다.
관광객을 상대로 한 익숙한 제스처들이다. 그러나 그들도 결코 난폭한 운행은 하지 않는다.
거리의 아무데나 차를 세우고 손님을 태우거나 내리게 하지 않는다. 도로 곁에 바짝 세우거나,
뒤차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곳에서 조심스럽게 정차한다. 달리다가 정해진 속도를 초과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경쾌한 경고음이 흘러나온다. 통제와 관리가 엄격한 이 사회의 하나의 단면이다.
미국에서 나는 택시를 많이 타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한 시골 마을에서 50분 가량
떨어진 공항까지 이동하는 동안, 택시를 불러 탄 적이 있다. 그때 내가 느낀 감정은 그들이 매우
예의 바르다는 것이다.
그는 50세쯤 된 백인이었다. 그는 내 짐을 트렁크에 실어 주었고, 나와 말을 할 때마다 ‘서’
(Sir)라고 존칭을 썼다.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나는 급하게 살 것이 하나 생각나서 근처의 슈퍼마
켓에 들러야 했는데, 그는 개의치 않았다. 천천히 기다렸고, 싫은 기색이 전혀 없었다. 여유로움이
돋보였다.
내리면서 나는 슈퍼에서 소비한 약 5분 정도의 서비스에 감사하며, 팁으로 그에게 5불을 주었
다. 그는 매우 정중하게 고맙다고 했다. 그 사람이 특별히 정중한 사람인지, 아니면 일반적으로
콜 택시 운전사들이 그렇게 교육 받았는지는 잘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그런 서비스가 이루어
지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미국 사회를 미루어 짐작할 때, 그의 태도가 예외적인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그들은 비
즈니스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보수
적 성향이 강한 사회이다.
호주에서 나는 참으로 유쾌하게 웃었던 적이 있다. 시드니의 외곽에 있는 맨리 비치 호텔에는
공항으로 가는 유료 셔틀 버스가 경유한다. 나는 하루 전에 그 버스를 예약해 놓았다. 시간이 되
어 브스에 오르자-그것은 한20명 가량 탈 수 있는 승합 버스였다-나 혼자였다. 공항까지는 약1시
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동안 내내 혼자였고, 나중에 안 일이지만 한 사람이라도 그
시간에 이용할 사람이 있으면 운행한다고 한다.
운전사는 뉴질랜드 원주민이었다. 나이는 아직 서른이 안 된 것 같아 보였다. 부모가 모두 뉴질
랜드에 있고, 애인도 그곳에 있다고 했다. 호주가 그곳보다 벌이가 좋아 여기서 돈을 벌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호주와 뉴질랜드에 대해 많은 이유기를 해주었다.
공항에 도착하여, 혼자 타고 온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친절한 대접에 고맙기도 하고 해서, 약간
의 팁을 주었다. 그는 받지 않았다. 대신 그는 내게 영수증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가능하냐고 했
더니, 걱정 말라고 했다. 그리고 백지에 자기 이름과 금액을 쓰고, 사인을 해서 준다. 그게 영수증
으로서 제대로 인정받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의 성의를 고마워했다. 그는 별로 배운 것도
없고, 비즈니스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열심히 일하고, 자기가 한 것만큼의 보상을 기대한
다. 푸른 바닷물 처럼 순박하게 느껴졌다.
최근 들어 나는 한국의 대중 교통 운전기사들이 도를 이미 지나쳐 있다는 것을 느낀다. 보행자
신호가 끝나기 전에 지나가는 것은 예사가 되었다. 또 보행자 신호에 일단 정지하는 것도 무시된
다. 차는 길 한가운데서 갑자기서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길가로 조금 더 얼마든지 붙일 수 있는
데도, 가다가 그저 선다. 뒷차가 알아서 서야 한다. 그것도 못 하면 차를 타고 거리로 나오지 말
아야 한다. 합승은 당연한 것이다.
경우에 따라 고속 버스 정류장 같은 특정 지역에서는 밤늦게 되면, 빈 차는 즐비한데도 사람들
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합승을 잡으려고 애를 쓴다. 모두 특정한 방향으로 가는사람들을 기다리
고 서 있는 택시들이다.
나는 몇몇 기사들에게 왜들 그러는지 물어보았다.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것저것 사정
다 봐주고 지킬 것 다지키다 보면, 회사에 입금시키고 가져갈 돈이 안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나는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사회적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
를 쓰는 기사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그런 분들을 존경한다).
사회가 함께 지키기로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아도 될 이유가 통용되는 사회는 덜된 사회이다.
부패한 사회이며, 공공의 질서가 문란한 사회이며, 원활한 배분이 이러우지고 있지 않은 사회이
다. 서로 신뢰가 이루어지지 못하며, 타인의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 곳이다. 이런 사회는 비전이
없는 사회이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위험으로 가득 찬 사회이다.
싱가포르가 세워지기 전, 그곳은 그저 나무가 울창한 밀림이었거나, 잡초가 우거진 황량한 벌판
이었을지도 모른다. 싱가포르를 만든 지도자들은 그곳에 지금의 싱가포르를 위한 그림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그림대로 이 도시를 만들어왔다. 생생하고 위대한 미래의 그림
--우리는 이것을 비전이라고 부른다.
비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건축물을 연상하는 것이 가장 완벽한 동질성을 부여한다. 비
전은 ‘미래의 청사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나는 그 생각에 강하게 반대한다.
그것을 청사진이라고 해석하는 데에서부터 우리는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청사진은 전문가들을 위한 것이다. 보통 사람은 청사진을 보고 그 건물의 전체 모습을 떠올릴
수 없다. 그것은 판독하기 어려운 수치와 기호일 뿐이다. 비전은 이해 관계자 모두가 쉽게 그 모
습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어야 하며, 그 모습의 아름다움 때문에 마음이 설레어야 한다.
따라서, 비전은 오히려 건물의 조감도와 흡사하다. 건물의 유려한 자태와 자재의 질감이 느껴져야
한다. 그리고 그 건물 속의 한 부분을 줌 업(zoom up)시키면, 그 속에 앞으로 자신이 거주하고
생활할 새로운 공간이 보인다.
이 건물이 만들어지면 이 아름다운 건물로 이사오게 될 것이다.
어둡고 추운 지금의 공간에서 벗어나 밝고 따뜻한 남쪽으로 난, 창이 넓고 전망이 좋은 공간
속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다.
개인이 조직의 비전으로부터 자신의 비전을 연결시킬 수 있어야만, 이 비전은 살아 있는 진정
한 비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만일 개인이 조직의 비전으로부터 자신의 미래를 연결
시킬 수 없다면, 그것은 비전이 아니다. 왜냐하면 조직의 구성원들의 도움 없이는 이 비전은 이루
어질 수 없는 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들이 리더가 보여주는 비전으로부터 자신의 미래를 그려내지 못한다면, 그들은 이 위대
한 비전의 창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위대한 비전일수록 위대한 과정을 통해 구현된다. 만일 이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설레이는
가슴으로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 위대한 곳으로의 여정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그
러므로 살아있는 비전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것은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는‘신비롭고
도 구체적인’ 무엇인가가 되어야 한다.
조직 비전의 개인적 의미
리처드 C. 화이틀리(Richard C. Whiteley)는 고객 서비스 분유의 경영 혁신에 관한 전문가이다.
그는 각 개인에게 조직의 비전은 각기 다른 개인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
람이다.
그는 두 가지 차원의 비전이 서로 연관되어 어우러지는 경우의 예를 몇가지 열거한 적이 있는데,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되어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1960년대에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을 때의 이야기다. 어느 날 한 방문객이 경
비원에게 “당신이 여기서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
답했다. “나는 사람이 달에 가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그는 삶에 진지한 사람이며, 인류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쉽
게 추측할 수 있었다.
고객 중심적 경영을 지향하는 조그만 회사에서 직원의 복지를 담당하는 부서가 다음과 같은 부
서의 비전을 세웠다고 가정해보자.
우리의 고객은 직원 모두이다. 우리는 그들의 복지를 다루고 있으며, 복지는 인간의 문제이다.
우리는 서류의 빈 칸을 채우고, 수표의 금액이 제대로 쓰여졌는지를 담당하는 부서가 아니다. 우
리는 직원(고객)이 아플 때 돌보아주고, 그들이 곤란을 겪을 때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들은 직원의 복리 후생 제도의 행정 과정과 일의 처리 절차에 대하여 말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이 직원을 위해 해줄 수 있는 도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들은 고객 중심을 경영 원칙과
방향으로 제시한 회사의 비전과 자신의 부서의 비전을 일치시키고 있다. 이 비전을 통해 그들은
직원들을 위해 월등한 서비스를 제공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며, 업무의 최우선적 가치가 어
디에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가지게 되었다.
만일 당신이 비행기의 부품을 만드는 기업의 생산 근로자라면 어떠한 비전이 당신의 비전으로
적합하며, 고객 중심 경영을 원칙으로 내세운 회사의 비전과 일치할 수 있을까?
나의 아내와 아이들이 안심하고 탈 수 있는 비행기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비전은 당신의 업무에 의미를 부여하며, 가치를 더해줄 것이다. 당신은 완벽하고 꼼꼼한
부품 생산 기술자이며, 어떠한 부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만든 부품은 곧 가족
의 생명과 같은 것이다.
기업 내에서 숫자를 다루는 재무 담당자들은 딱딱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출근하여 아침부터 밤
까지 숫자를 다룬다. 그들에게 비전이 없다면, 그것은 지루하고 신경쓰이는 짜증나는 일이다. 일
생을 그 일만 하면서 산다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당신은 왜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어떻게 대답할 것인지 생각
해보라. 바로 그 대답이 당신의 비전일 수 있다. 만일 당신의 부서 동료들과 함께 고생고생하여
다음과 같은 비전을 만들었다고 가정하자.
우리는 아무도 모르는 정보를 처리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진정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
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 경영자들이 요구하는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시장 내에서 경쟁 우위
를 확보할 수 있는 정보를 판매할 것이다.
이것은 시처럼 유려하여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비전은 되지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다루는 숫자는 정보가 되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당신은 경영자가 요구하는 자료를 원하는 시간까
지 만들어주기 위해 밤을 새워야 하는 고달픈 월급쟁이의 모습이 아니다.
당신은 기업 내의 정보를 다루며, 그것은 시장 내에서 당신의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아무
도 모르는’비밀인 것이다. 당신은 숫자를 통해 기업의 성과를 분석하고 해석한다. 직장의 상사가
아니라 당신과 당신의 동료들이 만든 이 비전을 통해, 이제 당신은 스스로 지켜야 될 규약을 만
들어 내었고, 당신들이 하는 일에 새로운 의미와 방향을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만일 당신이 광고 회사에서 그래픽이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비전은 어떨
까?
기업의 핵심을 그림으로 파착하라.
나는 한 대학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듣고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주인공은 훌륭한 교수도 아니
고, 재기 발랄한 그 학교의 젊고 아름다운 학생도 아니었다. 그는 나이 들고 초라한 그 학교의 수
위였다. 그는 학교의 가로등이 고장나면 직접 이것을 고친다. 벤치가 필요한 곳이 있으면 벤치를
만들어 그 자리에 놓아둔다. 잔디가 길면, 직접 이것을 깎는다.
그는 학교 안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안전에 문제가 있는 모든 설비와 시설을 점검한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학생들이 안심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는 초라한 수위가 아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넓게 규정함으로써 스스로를 ‘수위라
는 직무’로부터 해방시켰다. 그는 이를 통해 존경받는 사회의 ‘어른’(senior citizen)이 되었다.
이것이 비전의 힘이다. 이것은 꿈이기도 하고, 희망이기도 하며, 삶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기도 하
다. 짐 쿠지스(Jim Kouzes)와 포스너(Barry Posner)는 리더쉽에의 도전 이라는 책을 썼다. 그 속
에서 그들은 레이쳄사의 시설부 관리자였던 필 터너(Phil Turner)가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시설부의 직원은 보통 다음과 같은 전화를 받는 것으로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터너 남
자 화장실에 물이 넘칩니다. 고칠 수 있는 사람을 보내 주세요. 또는 에어컨 시설이 고장 났습니
다. 찜통이에요. 빨리 수리해주십시오.
터너 직원들이 보통 불평을 토해 낼 때 스는 목소리의 톤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우선 짜증스
러운 목소리다. 그 목소리에는 시설부가 시설관리를 제대로 못 한 책임을 묻는 뉘앙스가 묻어 있
었다. 커너와 그의 부서 직원은 항상 열심히 일했지만 그들이 동료들로부터 받는 일상의 요구는
이처럼 불평으로 시작한다.
그는 직원들이 감사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직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공간 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우리 부서에 대하여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아이디어는 부사장님으로부터 얻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그 분이 제 사무실에 들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 어깨에 손을 얹고는 터
너 내 사무실 창 밖에 꽃을 심어 주어서 고맙네 꽃을 보니 기분이 좋더구먼 하시더군요 그때 저
는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바로 다른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일이라는 것을 말
입니다.
비전은 일상 생활에서 실천됨으로써 비로소 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실천은 추상적인 생각이
일상에서 구체화되는 과정이다. 터너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비전은 사회적으로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 예를 들어 대통령, 시장, 최고 경영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든 개인에게 비전은 중
요하다. 그리고 개인은 비전을 통해 스스로를 훌륭한 리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비전의 힘
많은 사람들이 비전의 힘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나는 이에 대하여 남캘리포니아 대학의 경영
학과 교수인 버트 나누스(Burt Nanus)의 견해를 좋아한다. 그에 따르면 좋은 비전은 다음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올바른 비전은 참여를 이끌어 내며 활기를 불어 넣는다.
직원의 참여를 얻어내기 위해 우리는 종종 금전적 이익을 주는 방안을 강구한다. 모든 인센티
브 제도는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이것은 참여를 돈으로 사는 것을 말한다.
용병만으로 우리는 전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나아가자 조국의 아들이여, 이제야말로 영광의 그
날이 왔다.....로 시작되는 프랑스의 국가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를 부르는 젊은이들 없이
는 프랑스는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 연합군 앞에서 조국 프랑스와 혁명을 지키지 못했을 것이다.
비전은 사람들을 고무시켜 눈앞의 현실적인 이익을 초월하게 한다. 그리고 진정으로 가치있는
어떤 것에 자발적으로 전심전력을 다하여 기꺼이 만든다.
올바른 비전은 직원의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앞에서 든 몇 가지 사례를 통하여 우리는 비전이 사회가 특정이나 집단에게 부여한 직위를 뛰
어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자신의 생각에 정열을 가지게 됨으로써 인간은
스스로의 지위를 만들어 가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조직 내에서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자신을 판매 사원이나 자재 취급 담당자가 아니라 가치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팀의 일원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올바른 비전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고, 그리고 과거를 존중한다.
비전은 미래에 우리가 다다르려고 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것은 현재를 통해 구현된다. 우리는
항상 일상적인 작업에 얽매여 있으며 자질구레한 현재의 업무 때문에 항상 바쁘다.
계획된 일정 내에 판매 목표액을 맞추어야 하며 예정된 날에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도 있다. 경비를 줄이라고 닦달당하고 수익률을 높이라는 압력을 받는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서 장기적인 관점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품질을 높이고 새로운 운영 방식을 발견해 내고 기술
을 신장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여야만이 경영자와 직원 그리고 투자자의 진정한 공통적 이해
관계가 충족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올바른 비전은 현재 조직에서 매일매일 일어나는 것과 미래에 구축하기를 바라는 것 사이를 연
결해 준다. 따라서 비전은 스스로의 구현을 위해 강화시키고 권장할 필요가 있는 바람직한 현재
의 활동을 강조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비전은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에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의 무엇을 보존하고 무엇을 과감히 없앨 것인지에 대한 지침서의 역할을 한다.
올바른 비전은 또한 과거의 위대한 순간을 상기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한다. 지
금 관료주의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은 과거 기업의 초창기에 가졌던 직원의 몰입과 신속성을 강조
함으로써 가까운 미래에 다시 그러한 장점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독산동의 열악한 근로 환경 속에서 근면과 정열을 통해 성장한 의류업체가 강남에 아름다운 사
옥을 짓고 이사를 했다. 이사한 후 그들은 한 해를 보냈다. 한국 사회가 총체적 불경기에 시달렸
고 의류 산업은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어 갔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한 중역은 직원들이 과거에
가졌던 근면과 정열이 와해되고 스스로를 아름다운 사옥과 어울리는 귀족 사원으로 착각하고 있
다고 개탄하였다. 그의 개탄과 아마 과거의 그 탄탄한 마음가짐을 미래에도 견지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이처럼 비전은 과거의 장점과 교훈까지 그 속에 담아둠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미래와 연결시키
고 있다. 바로 미래의 관점에서 오늘을 보게 하고 과거의 영광을 미래에 재생할 수 있도록 고무
한다.
새로운 비전이 필요한 시기
언제나 우리는 비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정말 비전을 새롭게 정의해야 할 시기가 있게 마련
이다. 예를 들어 조직의 구성원이 스스로에 대하여 자부심을 느끼지 못할 때 우리는 서둘러 비전
을 재정립해야 한다.
잘 관찰해보라. 직원들이 진정한 참여 의식을 가지고 일하고 있지는 않은가. 혹시 그들은 급여
만을 위하여 일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들이 스스로를 이류라고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보
라. 당신은 그런 직원들과 함께 일류의 자리를 만들어갈 수 없다.
또 조직이 외부의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할 때 우리는 새로운 비전을 필요로 한다. 고객이나
의뢰인 혹은 투자자나 주주 같은 중요한 조직 외부의 사람들이 당신 조직이 쇠퇴하고 있다고 말
한 적은 없는가 혹은 기술적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을 받은 적은 없는가.
구태 의연한 경영으로 새로운 경쟁자가 시장의 주도적 위치를 장악해 가고 있지는 않은가
먹거리는 가장 자연스러운 습관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서구화되어 가지만 그 동안 고집스럽게
한국인들이 집착하고 있던 것이 바로 먹거리였다. 시원한 국물이 있는 음식, 개운하고 매콤한 음
식은 외국을 여행하는 한국인 누구나가 니글거리는 비위를 가라않히기 위해 그리워하는 것이다.
미국이 가는 곳이 가장 먼저 진출하는 맥도날드가 우리 나라에 들어오는 것이 그렇게 늦었던
이유도 우리의 촌스럽고 고집스러운 입맛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입맛조차 급격하게 변하
고 있다. 군대에 간 아들을 위해 부모가 싸가지고 가는 것은 이제 떡이 아니라 햄버거이며 아이
들의 도시락 반찬에서 김치가 빠져 나가고 있다.
최근 일본의 직장인들과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다카라지마(보물섬)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이 곳은 한국 음식을 파는 곳이다. 갈비는 가루비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비빔파는 비빔밥, 나
무루는 나물, 굽파는 국밥을 말한다. 우리나라에도 일본식 우동집이 많이 생기는 것을 생각하면
일본에 한국식 식당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의 일본 음식점들은 맛뿐만
아니라 좌석 배치 분위기 내부장식까지 그대로 베껴 온다.
그러나 그들은 요리의 이름과 맛은 그대로 가지고 갔지만 운영 방식은 완전히 바꾸어 경영한
다. 예를 들어보자.
우선 혼자서도 갈비를 시킬 수가 있다. 적어도 2인분은 시켜야 한다고 당연한 듯 말하는 한국
의 갈비집 종업원들과는 다르다. 안심 등심 갈비를 조금씩 섞어 시켜도 환영한다. 아이들을 위해
소시지 옥수수 쇠고기 세트등도 함께 있어 입맛이 섞여 있는 가족 단위 외식에 안성 맞춤이다.
거기다 값도 싸다. 갈비 세트가 1인분에 1000엔 각종 나물이 곁들여진 도시락 세트는 800엔이다.
일본의 음식 가격이 우리의 보통 2배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머지
않아 가루비와 비빔파가 우리에게 수입될지도 모른다.
과거에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많은 문물을 들려와 우리에게 맞게 고치고 개선해 왔으며 일본은
우리를 모방하기에 힘썼었다. 지금 그들과 우리는 입장이 바뀌어 가고 있다. 우리는 그저 모방하
기에 바쁘고 그들은 받아들이고 개선하고 바꾸어 가고 있다.
지금은 정말 새로운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이 참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그들의 발 빠른 적응
을 약삭빠름으로 탓하기 전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실수 변화를 만들어 가고 이속에서 보
다 나은 것을 추구해가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보아야
한다. 이때 바로 비전이 필요하다.
또한 조직 내에 유언비어가 판을 치고 풍문이 유일한 정보의 수단이 되어갈 때 또한 새로운 비
전이 필요하다고 경영자는 중역을 진심으로 신뢰하고 따르고 있는가. 만일 그렇지 않다면 지금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고무시켜야 한다.
경영이라는 것은 상징적인 활동이다. 그것은 직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이전에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을 중요한 것으로 여기게 하고 여기에 전념하게 만드는 것이다.
설득이란 합리적인 만큼 또한 매우 정서적인 것이다. 비전은 바로 경영자가 직원들로 하여금
다시 미래를 믿도록 만들기 위해 제시하는 합리적이고도 정서적인 신념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필수적인 경영 요소인 것이다.
좋은 비전의 예
비전은 조직이나 개인에게 있어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미래에 대한 정신적인 모델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미래에 대해 꿈을 가지게 되며 현재의 어려움을 넘어 스스로를 쇄신하고 변혁할 수 있
도록 격려한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우리에게는 꿈이 있다고 소리 높여 외칠 때 그 말 속에는 사회의 하부 집
단으로 천대받고 움추리고 추하고 더러운 흑인의 모습이 담겨 있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밝고 화
려한 꿈이 없이 어떻게 우리는 더 나아갈 수 있으며 당당한 주역으로서 일익을 담당할 수 있겠는
가?
디즈니랜드를 만들어낸 월트디즈니의 비전을 생각해 보자.
디즈니랜드의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이 곳은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행복과 깨달음을 발견하는
장소이다. 부모와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교사와 학생들은 보다 나은 이해
와 교육 방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이든 세대들은 지나간 나날들에 대해 향수를 다시 느낄
것이며 젊은이들은 미래에 대한 도전을 맛 볼 것이다.
이 곳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연과 인간에 대한 경이를 느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디즈니
랜드는 미국을 창조했던 이상과 꿈을 보여 줄 것이다. 또한 미국의 꿈과 현실을 독특하고 극적으
로 표현함으로써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 용기와 영감의 원천이 되게 할 것이다.
디즈니랜드는 박람회장이 되고 전시장이 되고 운동장이 되고 지역 사회의 센터가 되고 생생한
사실들의 박물관이 되며 아름다운과 마술의 공연장이 될 것이다. 디즈니랜드는 우리의 세상을 성
취와 즐거움 그리고 희망으로 가득 채워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 곳에서 이러한 경이로움을 삶
의 한 부분으로 만드는 법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말속에는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만일 당신이 사업가로서 오직 돈을 벌기 위해 디즈니랜즈의
시설과 설비만을 베껴 온다면 반드시 실패한다, 당신은 오히려 월트디즈니가 가지고 있던 좋은
의도를 치부를 위한 상업적 수단으로 전락시킨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당신은 부모와 아이들이 모처럼 낸 하루의 휴일을 망친 책임을 져야 하며 교사가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새로운 교육 방법을 망쳐버린 책임 또한 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꿈과
모험대신 각박한 상혼과 피폐한 탐욕을 보게 만든 책임 또한 져야 할 것이다.
사업가로서 당신이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은 바로 디즈니랜드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꿈과
비전이다. 이것은 개인적인 진실의 문제이며 삶이며 또한 미래인 것이다.
빌 게이츠는 먼 미래의 기술이 갖고 있는 실용적인 유용성을 예견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컴퓨터를 통한 미래의 발전된 모습을 상상할 때 항상 다음과 같이 자문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어떠한 수요를 창조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1975년에 그는 이미 PC의 미래를 예견하고 있었다. 그는 모든 책상과 가정에 PC를 이라는 엄
청난 비전을 만들어 냈다. 그로부터 16년 후 아직도 그의 경쟁자들이 여전히 전통적 PC 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동안 그는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냈다. PC에서 모든 것을 이비전은 그로 하여금
음악, 영화, 정지화면, 택스트를 통합하는 멀티미디어 컴퓨터에 수백만 불을 투자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새로운 비전은 그로 하여금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어떻게 빼앗아 올
수 있는가에 대한 것만 생각하고 있게 만들지 않았다. 그는 이미 텔레비젼, VCR, CD플레이어 등
의 가전 제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들이 자신의 주요 경쟁자가 될 날을 이미 내다보고 있었다.
그는 꿈을 꾸고 있었다. 그리고 그 꿈ㅁ에 자신의 모든 재산과 노력을 투입시킴으로써 마이크
로소프트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제시하였던 것이다.
빌 게이츠는 자기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다른 사람과 다르게 이를 해석 할 수 있는 능력
을 가지고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참으로 적다는 것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매우 위대한 사람이다. 비록 성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을지
모르지만(그와 관련된 농담 중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막 신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빌 게이
츠의 처에게 기자들이 신혼 첫날 밤이 어땠는지 물었다. Micr&Soft 나는 이 농담의 진위에 대해
서는 책임을 질 수 없다.)
빅터 프랭클(Victor E. Frankl)박사는 유태인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죽음의 수
용소에서 살아 나온 사람 중의 하나이다. 그 후 그는 이 수용소에서 직접 체험한 경험과 인간적
반응을 환자의 심리 치료에 직접 적용함으로써 심리 치료법에 일대 변혁을 가져오게 되는 로고테
라피(Logoteraphy)라고 불리는 방법론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이 치료법의 의미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어 프로이트와 아들러 이후의 가장 커다
란 성과라고 말한다.
수용소에서 모든 개인적 역사를 상실한 채 하나의 번호로 불리다가 한 사람으로 살아 돌아오게
된 그의 이야기는 한 개인이 가지고 있던 비전의 힘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의 책 의미를 찾는 인간에는 그가 경험한 수용소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 중
에 하나를 소개한다.
언젠가 한 번은 매우 추운 날이었는데 우리는 숲 속에서 수도 파이프를 묻기 위해 땅을 파고
있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땅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그때 나는 이미 신체적으로 매우 약해져 있었다. 어느 순간 뺨이 붉은 작업 반장이 다가왔는데
정말 돼지의 얼굴과 너무나도 흡사했다. 나는 그가 탐나는 두툼한 장갑을 끼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내 앞에 서서 한동안 내가 일하는 것을 지켜 보았다. 나는 직감적으로 문제가 생겨나고 있
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내 앞에는 내가 구덩이에서 파낸 흙이 쌓이고 있었는데 그
양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적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그자가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이런 돼지같은 새끼! 한동안 널 지켜보았다. 이 새끼 그것도 일이라고 하고 있는거야? 이빨로
흙을 파게 만들어 줄까? 너 같은 자식은 이틀도 되기 전에 돼지처럼 죽여 줄 수 있어. 알아? 일
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새끼구먼. 너 뭐하다가 왔어, 이 돼지 같은 새끼야! 사업가였나?”
나는 조심해야 했다. 그러나 그가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대처해야 했다. 나
는 허리를 펴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의 눈을 똑바로 보고 말했다.
“나는 의사였소.”
“뭐? 의사? 개새끼, 사람들의 등을 쳐서 돈 꽤나 울거냈겠군.”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고 치료해 주었소.”
그러나 그때 그는 이미 너무 많은 말을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내게 달려들어 미친듯이
소리치며 때리기 시작했다. 나는 의식을 잃었다.
내가 이 작은 에피소드를 여기에 소개하는 이유는 분노가 죄수를 더욱 견디기 어렵게 하는 순
간이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잔인함이나 고통에 대한 분노말고 이것과 얽혀 있는 모멸
감에 대한 분노말이다.
그때 나는 정말 피가 거꾸로 흐르는 듯했다. 왜냐하면 내 인생에 대해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그와 같은 인간이 내 인생을 평가하는 것을 그냥 들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일이 있은 후에 내 동료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고 그 말이 내게 아이와 같이 유치한 위
로를 주었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그 녀석은 정말 너무도 천하게 생겨먹어서 아마 내 간호사는 그를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하지
도 않았을거야.”
빅터 프랭클은 수없이 많은 육체적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그가 아우슈비츠에 있는 죽
음의 수용소에 처음 도착하여 나치가 시키는 대로 입고 있던 옷과 시계 반지를 벗어버려야 했을
ㄸㅒ 이미 그는 자신의 모든 개인적 역사를 잊어야 했다. 아내, 아이들, 그리고 친구들과의 모든
끈은 끊어지고 그는 하나의 인간에서 하나의 번호로 불려졌다.
그는 자신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감정들과 반응을 기억하고 기록하였다. 그는 자신이
이 죽음의 수용소로부터 살아 나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리고 대학의 강의실에서 지금 겪고 있
는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희망 때문에 그는 생으
로부터 떠나갈 수 없었다. 살아야 했다. 결국 그는 살아서 자기가 꿈꾸었던 것-사람들 앞에서 하
나의 번호에 삶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의 의미를 찾아내려고 애썼다. 한 개인으로서 무력하기 짝이 없는
그는 이미 벌어진 사실. 즉 ‘수용소의 한 죄수’라는 상황을 바꿀 수가 없었다. 절망이란 더
이상 어쩔 수 없을 때 생겨나는 것이다. 상황을 바꿀 수 없을 때, 우리는 절망한다.
그러나 그는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이 상황을 해석하는 자신의 관점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는 고난의 의미를 찾기 시작
했다. 후에 그는, 자신이 겪은 이러한 변화의 힘을 환자의 치료에 적용하였다.
예컨대 그는, 아내의 죽음과 이로 인한 성실감에 시달린 한 노인을 치료하게 되었다. 그는 환자
를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만일 선생님이 먼저 돌아가셔서, 아내가 지금 혼자 남아 생을 살아야 한다면, 그분은 어떻게
살아갈까요?”
“그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나는 제 처가 혼자 남아,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절망을 겪게
할 수는 없습니다.”
“선생님의 고통은 그렇다면, 아내의 고통을 대신한 고통입니다.”
그 환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빅터 프랭클의 손을 꼭 잡은 후 돌아갔다. 그는 자신의 고
난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이다. 비록 아내가 죽었다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바꿀 수는 없었지만, 그
는 ‘희생’이라는 자신의 고난의 의미를 알게 됨으로써 환자에서 한 명의 꿋꿋한 인간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나는 이것을 단순한 마음의 위로라고 여기지 않는다. 무기력한 사람들을 위한 정신적 위로라고
여기지 않는다. 마음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것은 석가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그리고 세상은
실제로 그런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져 왔고 이해되어 왔다. 그렇지 않은가?
빅터 프랭클은 고난만이 우리로 하여금 인생의 의미를 알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하지 않
는다. 고난은 피할 수만 있다면, 그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일부러 고난을 찾
아가는 것은 마조히즘일 뿐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생활, 청춘을 바친 직장에서의 내몰림, 혹은 치명적인 암, 사랑하는 사람
의 죽음 등과 같이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절망적 상황조차도 그 의리를 발견함으로써 상황을 재해
석할 수 있다. 스스로를 변화시킴으로서 절망적 상황을 바꾸어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가 고난을 재해석함으로써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었다
는 점이다. 그는 자신이 겪고 있는 고난을 객관화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고난에
대한 관찰자가 되었다.
그는 살아서 수용소를 나와야 했고, 이 체험을 알려야 했고, 이 체험을 통해 환자를 치료해야만
했다. 그는 도저히 그 곳에서 죽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이것을 감히 그의 비전이라고 부른
다.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인생의 의미가 있다고 믿지 않았다. 사람마다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그리고 같은 사람이라도 날마다, 시간마다 인생의 의미는 달라진다고 믿었다.
마치 우리가 바둑을 둘 때, 객관적으로 ‘가장 훌륭한 수’란 없는 것과 같다.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서, 그리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느냐에 따라 가장 훌륭한 수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도 이와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생의 추상적 의미를 알아내려고 애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구체적인 것이다. 어느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으며, 되풀이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주어진 것이 바로 당신의 인생인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은 바로 도전이며, 당신이 풀어야 할 문제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인생이 무엇인지 물어보지 마라. 그 대신, 인생으로 하여금 당신에게 당신의
인생이 무엇인지 물어보도록 해야 한다. 임종의 자리에 누워, 당신은 인생에게 당신의 삶이 어떠
했는지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누구와 함께 살아왔으며, 무슨 일을 했는지, 그리고 그때 그 일은
참으로 잘한 일이었고, 그때 그 일은 두고두고 가슴 아픈 후회였다고 말해주어야 한다.
이 구체성이 바로 당신의 인생이며, 광대무변한 우주 속에서 오직 당신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
무이함이다.
참으로 진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신 옆에 있는 그 사람들, 아내, 딸, 혹은 남편과 아들, 안
아무개, 송 아무개 같은 몇 안 되는 치구들, 이미 흘러가 만날 수 없는 사람들, 바로 이런 사람들
이 당신 인생의 순간순간을 함께 한 사람들이다. 당신의 인생은 그들과 함께 한 시간과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것이 바로 당신 인생의 정체인 것이다.
비전은 바로, 아직 살아 있는 당신이 남은 미래를 위해 짜놓은 황홀한 각본이며, 이것은 진지한
깨달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살아 있는 공유 가치
나는 비전을 개발하는 방법들에 대하여 회의적이다. 버트 나누스는 자신의 책 『비전을 통한
리더십 The Visionary Leadership』에서 이 방법론을 제공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나는 그의 노력
이 리더십의 이론과 실천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방법론을 제공했다고 믿지는 않는다.
비전은 그가 말한 대로 어떤 통찰에서부터 온다. 직관적 통찰은 충분히 설명될 수 없다. 그것은
종종 경험, 상상력, 열망, 가능성, 그리고 알 수 없는 신비한 직감에서 온다. 대체로 이러한 통찰
은 논리적 판단의 힘을 받아 형태를 잡아간다. 그러나 아직 충분히 설명될 수 없는 ‘그 무엇’
의 상태에 있다.
훌륭한 비전은 종종 세상에 대한 색다른 시각에서 온다. 그러므로 비전을 가진 훌륭한 리더는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색다르고 빈틈없는 관찰자들이다. 월트 디즈니나 빌 게이츠, 그리고
빅터 프랭클은 그런 면에서 모두 공통적이다. 그들은 그러한 특이한 시각을 어디서에서 얻어 왔
을까? 어머니로부터? 아니면 신의 특별한 계시를 통하여? 아니면 어느 날의 갑작스러운 우연한
깨달음으로부터?
한 회사의 사장은 개혁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참으로 자신의 조직을 ‘고객 중심적이고, 직원
모두가 힘써 일하는 활력 있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개혁이 뒤따라
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또한 많은 일상적 상황을 처리해야 했다 달마다 또 분기마다 채워야 하는 목표액
을 맞추어야 했다. 단기적으로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물량을 밀어내야 할 경우도 있었다.
중역들은 언제나처럼 자신이 대표하는 부서의 입장에서 모든 일을 해석하고 있었다. 따라서 ‘
고객 중심’,‘엠파워먼트’,‘팀워크’,‘신속한 회사 차원의 의사 결정’,‘시장에서의 승리’같
은 가치들은 공허하고 관념적인 것이었으며, 현실 생활의 지배 원리로 작용하지 못했다.
그는 이러한 현실을 개혁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혁의 방향이 필요했다. 회사의 모든
힘을 한 곳으로 몰아, 몇 년 후에 당도해야 할 ‘아름다운 그곳’이 있어야 했던 것이다.
그는 어느 날, 모든 중역들에게 며칠 시간을 낼 것을 주문했다. 회사의 비전을 만들기 위한 모
임이었다. 오랜 숙의 끝에 나온 비전은 ‘우리는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너무도 평범한 문구였다.
그는 그러나 여러 중역과 함께 회사의 기본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했으며, 그래
서 이 평범한 문구를 회사의 ‘비전 스테이트먼트’(Vision statement)로 선택하였다. 포스터를
만들어 회의실마다 붙이게 했고, 관리자 회의를 통해 이를 주지시켰으며, 사내 방송을 통해 이를
직원에게 설명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사람은 회사의 비전에 대해 잊게 되었다. 아니, 애초부터 이 비전
은 직원 누구의 마음도 감동시키지 못했다. 중역들 역시, 고객 만족보다는 이 달의 매출액, 이 달
의 목표액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중역 회의의 기본 주제는 여전히 숫자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었다.
고객의 목소리는 비현실적인 과도한 요구로 치부되고, 돈과 회사의 목표, 그리고 직면한 문제의
해결에 대한 1회적 지침만이 회의의 주제가 되었다.
직원들은 중역과 관리자의 지침에 따른다. 보수적인 관리 중심의 기업일수록 이러한 지시 체계
는 엄격하다. 며칠만 지나면, 영리한 직원들은 중역과 관리자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것이 무엇인
지 금방 알아차린다.
그들은 고객 만족을 말하지만, 사실은 고객의 주머니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보다는 1회적 거래의 중요성이 우선한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이
다.
실제로 이 회사의 직원들 역시 이중 가치 체계,‘고객의 만족을 위해, 고객의 주머니를 터는’
거래를 일상적 거래의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들은 고객의 사업을 이해하고 그 요구를 분명히 구체화시켜 이를 해결해줄 뿐 아니라 미래의
설계를 도와줌으로써 고객과의 장기적 경영 파트너가 되는 일은 그저 이상적인 꿈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경영자에게 경영은 인생이다. 화가에게는 그림이 인생이고, 작곡가에게는 음률과 곡조가 인생인
것과 같다. 그리고 경영은 돈만이 목적이 아니다. 좋은 경영자는 기업 속에 자신의 인생을 담아
놓고 싶어한다. 자신이 죽더라도 자신의 원칙이 살아 숨쉬는 기업을 만들고 싶어한다.
토마스 왓슨 2세(Thomas Watson, Jr)는 IBM의 핵심 가치를 아버지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고 말한다. 그는 『사업과 신념 The Business & Beliefs』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에게는 그 가치들이 바로 삶의 법칙이었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지켜야 하는 것이며, 모든 직원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며, 다음 경영자가 누가 되더라도 받아들
여야 하는 것으로 일생을 통해 양심적으로 다라야 하는 원칙이었다.
제약 회상인 머크(Merck & Company)의 사내 경영 지침서에는 ‘인류의 생명을 지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이 회사의 사명이며, 사업의 성패는 이것을 얼마나 잘 지키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휴렛패커드의 전 회장이었던 존 영(John Young)은 1992년에 가졌던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
이 말했다.
HP의 창립 이념은 창립자가 그 이념을 세운 이래 변하지 않고 지켜져왔다. ...... 이익이란 그 자
체로 기업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 대문에 휴렛패커드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
리는 이익보다 더 중요한 것 때문에 존재한다는 입장을 언제나 분명하게 지키고 있다.
존슨 앤드 존슨의 짐 버크(Jim Burke)전 회장은 1943년에 로버트 존슨 2세가 만들어 놓은 ‘우
리의 신념’을 전파하는 데 자기 시간의 40퍼센트를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일과 관련
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의 경영 활동은 매일매일 이익을 맞추는 데 집중되어 있다. 이것은 업계에서 살아 남기 위
한 수단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하다보면 우리는 단기간의 수치에 집착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신념’은 종업원들에게 ‘잠간 기다려, 그건 해서는 안 돼’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이러
한 신념으로 회사를 운영해주기를 바라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마땅히 이 일을 하지 않을 수 없
다.
이익이 없이 기업은 존속할 수 없다. 그러나 이익만을 위해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
은 자신의 존재 이유가 뚜렷하고, 그것을 엄격히 지킬 수 있을 때, 비로소 고객에게 유익한 경영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익은 그 대가이며, 그 결과일 분이다. 이익이 목적인 기업은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없
다. 왜냐하면 고객은 기업의 이익이나 챙겨 주기 위해 존재하는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치와 실적 사이에서 고민하는 기업은 매우 많다. 이것은 어쩌면 매일매일의 경영 활
동 속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어려움일 것이다. GE의 잭 웰치 회장도 그 어려움을 다음과 같
이 털어 놓았다.
실적도 좋고, 가치 체계에 부합하는 이들이 제일 좋다. 실적은 낮더라도 가치 체계에 부합하는
사람들은 그 다음이다. 실적도 낮고, 가치 체계에도 부합하지 못하는 이들은 최하위이다. 그러나
정말 문제는 실적은 좋으나, 가치 체계에 부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들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분명한 것은 좋은 기업은 언제나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가지고 있고, 변하지 않는 핵심적 가
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성공을 위해 경영 전략과 전술을 어느 기업보다도 빨리, 쉴
사이 없이 바꾸어 왔다. 앞으로도 더욱 빠른 속도로 바꾸어 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어떤 유용한 전략과 전술이라도 기본 가치체계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적
합한 전략과 전술로 바꾸어 갈 것이다. 만일 그렇지 못한다면, 그들은 더 이상 좋은 기업이 아니
다. 고객과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이다. 고객 없는 이익이란 없다. 이것처럼 분명한 경영의
전제는 없다.
아픈 사람들은 머크사가 ‘질병과 싸우고, 사람들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일을 돕는다'는,
위대한 일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지켜가기를 바랄 것이다. 내 아이들은 앞으로 생길 자신의 아
이들을 위해 디즈니랜드가 ’모든 이들에게 행복을‘이라는 가치 체계를 지켜가 길 바랄 것이다.
가정을 이룬 사람들은 GE가 ‘기술과 혁신을 통하여 생활에 풍요로움을 주는 일’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사업을 하는 내 친구들은 메리오트 호텔이 ‘집을 떠난 사람들에게 친구와 함께
있는 편안함을’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응용 기술의 혁신을 통해 소니가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즐거움과 혜택’을 계속 줄 수 있
기를 내 딸의 친구들은 바라고 있다. 그리고 월마트가 ‘보통 사람들에게 부자들과 똑같은 물건
을 살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제공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또한 한국의 기업이 IMF 시기를 지나는 동안, 세계인들에게 뚜렷한 핵심
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기대와 바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고객이
다. 그들을 실망시키는 것은 경영자가 해서는 안 될 제일의 원칙이다.
나는 세계의 훌륭한 기업들 중에서 살아 있는, 핵심적 기업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은 기업은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비전은 이러한 가치와 신념과 사명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
서 비전을 개발하는 방법이 따로 있지 않다. 오직 뼛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절실한 것을 찾
아 명문화하는 것이다.
가장 우선적인 것은 바로 경영의 신념을 가지는 것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 우선적 가치를
준수할 것이라는 믿음이 없이는, 어떠한 비전도 비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영속 기업 Built to Last』이라는 책을 쓴, 스탠퍼드 대학의 경영학 교수들인 제임스 콜린스
(James C. Collins)와 제리 포라스(Jerry I. Porras)는, 핵심적 가치는 반드시 합리적일 필요는 없
으며, 대외적으로 정당화되어야 할 이유도 없다고 말한다.
그것은 시류에 따라 달라지는 유행이 아니다. 항상 변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다이나믹하게 변해야 하는 전략이나 운영 지침, 특별한 목표와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근시안적인 기대치나 경제적 이익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경영자가 세상을 보는 특별한
태도에서 생겨난다.
그러므로 비전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돈을 내고 컨설팅을 받을 필요는 없다. 그것은 누군가의
철학을 빌려 온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빌려 온 철학은 신념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신념이
없는 가치관은 지켜지지 않는다.
스스로 지키기 어려운 것을 직원에게 설득시킬 수 없다. 바로 이것이 많은 기업이 비전을 개발
하여 제시하고 있지만, 벽에 걸린 액자의 가치 이상이 되지 못하는 이유이다.
경영자는 먼저 자신이 기업을 경영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직원
과 공유할 가치는 없다 왜냐하면 돈은 공유할수록 조금 가져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
념은 공유할수록 강력해진다.
돈은 경영의 목적은 아니다. 그것은 경영의 결과일 뿐이다. 그리고 경영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들
어준다. 어느 게임도 스코어에 집착하면 잘 풀리지 않게 되어 있다. 정신을 다하여 게임에 열중할
때, 결과가 좋게 나온다. 좋은 스코어는 팀의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한 연습의 양과, 게임 당일의
몰두 결과이다.
그러므로 비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창업자나 이를 계승한 경영자가 확실한 경영의 목적
과 신념을 정리해야 한다. 자신이 이 기업을 그만두고 떠나 한적한 세상을 즐기는 한 노인이 되
더라도, 자신의 신념과 가치가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조직을 보고 싶다면, 조직 속에 자신의 가치
를 심어두어야 한다.
비전은 경영자의 개인적 가치관으로부터 시작한다. 개인적 가치가 조직의 공통적 가치가 되기
위해서는 보편성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조직 구성원들의 재능과 열망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바로 이 개인적 가치를 공유 가능한 보편적
가치로 개념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때 우리는 문학적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오장육부와 뼛
속에 깊이 박혀 있는’ 단순하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명문화할 수 있을 때, 조직 구
성원 전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흡수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비전은 보편적이면서 또한 개별적인 특수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특수성은 기업이 종사하
는 산업 영역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예를 들어 디즈니랜드의 ‘모든 이들에게 행복을’이라는
비전은, 놀이를 통한 즐거움과 기쁨을 목적으로 하는 오락 산업이기 때문에 가슴에 와 닿는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정보 산업에 종사한다. ‘PC에서 모든 것을!’이라는 이 회사의 비전은,
바로 이 회사가 종사하는 산업 분야의 특수성에 기인한 기인한 것이다.
종사하는 산업의 특수성과 누구에게나 공유 가능한 보편성을 가진 분명한 메시지를 담은 문학
적 표현은, 직원이 자신의 개인 가치에 기업의 가치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언어는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변화를 만들어내는 문화적 이니셔티브이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은 비전이 표현되는 문학적 감수성을 통해 흥분하고, 출근한 이유를 확인하고, 업무의 기
준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비전으로부터 자신의 비전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이러한 공유 과정이 제대
로 이루어질 수 없다면, 즉 기업의 가치와 개인의 가치가 공유될 수 없는 경우라면, 가능한 빨리
새로운 직장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실제로 미국의 노드스트롬(Nordstrom)사는 환상적인 고객서비스로 유명하며, 여러 에피소드를
만들어낼 만큼 고객 중심적인 백화점이다. 판매 담당 직원들은 다른 백화점의 평균보다 2배 정도
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통 신입 사원의 반 정도는 1년 이내에 노드스트롬을 그만둔다. 퇴직의 이유는 노드스
트롬의 가치관과 제도가 심한 압박감을 주었기 때문이라 한다. 적응하지 못하는 직원은 노드스트
롬을 싫어하게 되고, 결국은 비참한 실패로 이곳에서의 경력을 끝내게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의 세계적으로 유수한 기업들은 창업자와 그를 계승하는 경영자들
이 고수하는 핵심 가치를 직원 모두에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다른 가치 체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 속에서 견뎌내기가 쉽지 않다. 바로 비전을 통해 경영자의 핵심적 개인 가치
체계가 직원들과 공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믿음을 공유하는 사교집단과 비슷하다.
매우 다행스러운 것은 이 핵심 가치와 신념이 인류에게 필요한 가치라는 점이다. 위에서 나열
한 여러 기업들의 핵심적 가치와 신념은 매우 유익하고 고무적이며, 또한 공감될 수 있는 가치들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고통 받는 사람을 돕는 제약 회사, 기쁨을 주는 놀이 동산, 생활의 여유를 주는 가전 제품 회
사, 여성에게 아름다움을 주는 화장품 회사, 부자처럼 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기쁨을 주는
유통 회사 등은 경영 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고 있다.
어느 기업을 선택할 것인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어떤 기업을 만들어갈 것인지 역시 당신에
게 달려 있다. 기업 역시 개인과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인격을 가지고 있다. 어떤 가치 체계를 가
지고 있는 기업을 선
택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당신의 개인적 가치관에 달려 있다.
삶은 매 순간마다 선택의 연속이 아닌가? 개인의 일관된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판단기준에 따라 선택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의 비전으로부터 공감과 흥분을 얻을 수 있을 때,
그리하여 당신의 개인적 비전 역시 고양될 때, 기업은 당신에게 훌륭한 기여의 장이 될 것이다.
삶은 그저 ‘생존하는 것’이상이다. 생존이 우선적 문제가 될 때, 우리는 비참해진다. IMF는
우리를 경제적 생존이 문제가 되는 수준으로 끌어내렸지만, 또한 우리가 근시안적인 경제적 집착
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계기이기도 하다.
부동산 투기가 기업의 전문 분야가 아니듯이, 외식의 빈도가 삶의 질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적
당한 소비를 통한 만족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은 일이다.
진정한 실업은 청춘을 바친 직장에서 쫓겨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위해 하고 싶고, 할 수 있
는 일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당신은 평범한 사람인지 모른다. 그러나 모든 위대한 사람 역시, 모
두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던 시절을 가지고 있다.
나는 당신의 1인 기업이 개인적이고 보편적인 당신의 신념을 기업 이념으로 가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당신과 협력 관계에 있는 회사와 함께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한 당신
의 고객이, 바로 그 살아 있는 신념에 대한 당신의 믿음을 보고, 당신과의 관계를 신뢰할 수 있기
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