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에서 떨어져나온지 어느덧 10년이 넘은 증평.
전역자들도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후방의 중요한 군사 요충지이기도 한 곳이다.
충주와 청주를 잇는 교통의 핵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는 곳이고,
따라서 이 두 도시를 잇는 노선을 위주로 많은 것들이 발달했다.
증평에 있는 한 군사시설은 말할 필요도 없는 증평의 밥줄이고,
증평역과 증평터미널을 대표로 하는 교통 시설물은 이를 알리는 증거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입대 직전, 제대 직후 두 번에 걸쳐 방문한 곳이기에 같은 분위기에 다른 시선을 볼 수 있었다.
더욱이 하필이면(?) 증평에 도착하자마자 일행에게 걸려온 군인의 전화.
이래저래 무언가와 인연이 많은 땅인가 싶기도 하다.
처음 갔을 때는 2011년 6월, 두 번째가 2013년 9월이었다.
공교롭게 달만 바꾸면 입대, 전역과 겹치는 시기이다.
두 번 모두 해질녘 저녁에 갔던 것까지 똑같다.
하지만 처음엔 혼자 왔다가 지금은 일행과 같이 차를 끌고 온 것 등 세세한 것이 달라졌다.
두 번째로 갔던 날의 사진이 거의 사라지는 바람에 대부분의 사진을 2011년차, 처음 갔던 사진으로 대체했다.
그렇다고 해도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는 없다. 워낙 규모가 작은 시골마을인지라 큰 변화가 없기 때문.
길 한복판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만큼 고요하고 한적'해 보인'다.
하지만 이 곳은 엄연히 증평의 중심이며, 2차선 좁은 길 따라 수많은 가게가 있고 버스·차가 쉴새없이 지나가는 곳이다.
인구 3만명. 많지는 않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기에 미래도 꽤 밝은 지역.
실제로 지나다니는 사람도 적지 않게 있고 이 정도면 읍내치고는 꽤 큰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아마 증평이란 동네가 살아나는 것이 괴산으로부터의 독립 - 사단 확장 - 중부고속도르이 영향 등이 있지 않을까 싶다.
가장 번화하고 원래 중심축이었던 만큼 버스터미널 맞은 편엔 군청까지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군청과 버스터미널이 도로를 맞대고 나란히 있는 경우도 흔치 않은데,
공교롭게도 30여년 전까지는 이 두 시설물을 철길이 나란히 관통했다고 한다.
저 증평군청 자리가 옛날 증평역이 있던 자리라지만 복선화로 외곽에 쫒겨난데다 증평읍내가 꾸준히 커버린 탓에
지금은 흔적도 없다. 증평군청 자체도 전형적인 낡은 군청의 모습으로 자리잡아 더 그렇다.
군청 옆에는 증평군을 알리는 '도로원표'도 있다.
여기가 증평의 기점이자 종점이기 때문에 모든 고속도로, 국도에서 증평까지의 거리는 여기를 기준으로 측정된다.
버스를 운전하시는 버스기사 분들이나 군청에 근무하시는 분들에게는 더할것 없이 편할 것이다.
내비게이션에 '증평' 두 글자만 쳐도 기준으로 뜨는 곳이 바로 여기일테니.
반대로 군청 쪽에서 바라본 증평터미널의 모습.
80년대 초반 지어진 건물답게 낡았지만 나름 웅장한 3층 건물이다.
어느 정도 장사가 되고 있는지 3층까지 상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데,
왠만한 시급 되는 곳에서도 윗층까지 영업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충분히 잘 돌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많지는 않지만 택시들도 어느 정도 대기하고 있다.
새로 단 듯한 노란색 간판.
이미 2011년 갔을 때도 바뀌어 있었고 지금도 그대로 쓰고 있다.
양 옆으로는 인근에서 유명한 올갱이국 가게와 슈퍼가 자리잡고 있다.
다만 장사가 잘 안 되는지 저녁 5시쯤 되어서도 단상에 누워 TV보고 잡담을 나누시는 듯 하다.
아직 간판만 바꿔 달았을 뿐 내부는 몇 십년 전 그대로다.
조명도 무척 어둑어둑해서 낮에 가도 그다지 밝은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꽤 넓직하고 카드는 안 되는 슈퍼도 두 개 있고, 나름대로 사람이 어느 정도 있어 그럭저럭 장사는 되는 것 같다.
2011년 당시의 매표소는 이렇게 생겼다.
지금은 아예 시간표를 갈아내서 저런 모습은 구경할 수 없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아직도 똑같아서 저기서 표를 살 수 있다.
주로 청주, 서울가는 수요가 많고 충주, 괴산, 대전이 그 다음.
사실상 이들이 증평터미널의 대부분을 책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6월 당시의 시간표. 직접 인쇄해서 붙여놓은 듯한 글씨체가 인상적이다.
알다시피 증평의 밥줄인 동네는 청주와 동서울. 이 둘의 배차간격은 비슷하지만...
청주는 25~30분이라고 대충 붙여놓은 반면, 동서울은 매시 20, 50분 정각이라고 세세히 알려주는 차이가 있다.
시간표가 바뀐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아 여전히 20~30분 간격으로 뭉뚱그려 붙여놓았다.
도로 사정에 따라 언제 버스가 들어올지 모르므로 정확한 시간을 붙여놓는게 어려운 듯 하지만,
막상 배차가 훌륭한 편은 아니기에 정확한 시간에 버스를 타기엔 애로사항이 꽃 핀다.
음성-충주간 고속도로가 뚫린 지금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겠다.
2011년 6월 당시의 유리창 시간표.
청주방면과는 다르게 세세히 안내해 놓은 것이 눈에 띈다.
충주 → 청주 방면은 뭉뚱그려서, 청주 → 충주 방면은 세세하게...?
잠깐 머릿 속에 혼란이 오는 순간이었다. 괴산행의 경우도 마찬가지.
(시내버스가 따로 있지만 동서울 - 증평 - 괴산, 청주 - 증평 - 괴산행 시외버스 시간표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청주행의 경우 105번 좌석버스가 더 청주시내 곳곳을 뚫어주기에 자세하게 안내할 필요까진 없을 것도 같다.
괴산은 배차가 좋지 않기에 반드시 붙여놔야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 뭐 이런 이유가 있을 것도 같다.
한 때 같은 밥을 먹었던 괴산이었던지 지금도 배차 시간이 상세하다.
연풍이나 감물, 목도같은 일개 면 지역도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다.
땅은 분리되었지만 여전히 왕래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표다.
증평터미널 승차장은 역시나 오래된 터미널들 상당수가 갖추고 있는 전형적인 비주얼이다.
음성에서도 보았고 괴산에서도 보았고 보은에서도 보았던 것 같은 익숙한 냄새.
상대적으로 중간 경유차가 많아서인지 버스가 정말 자주 들락날락 거린다.
그에 비해 주차된 차들은 구경하기 쉽지 않았다. 충북리무진 간판을 달고 있는 버스 두 대가 전부.
서울고속, KD의 대다수 차들은 이웃 동네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는 것만 잘 보인다.
크게 변한 것 없이, 바뀔 것도 없이 유유자적 자신의 역할을 이어가는 작은 버스터미널.
증평터미널의 시간은 어제도 오늘도 같은 흐름에 맡기고 있다.
중간에 걸려온 군인의 전화. 쉴 새 없이 얘기를 나누다가 작은 명소를 추천해줬지만,
벌써 해가 떨어지고 있어 어둑어둑하다. 날씨는 너무 좋지만 출발을 너무 늦게 한 탓이다.
명절 아닐까 경부고속도로는 이미 신탄진부터 쭉 주차장이었고,
시간은 촉박해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집에 돌아갈 것도 걱정되는데 아직 갈 곳이 남아있어 지방도에서 쓸데없이 속력을 올렸다.
그 것이 재앙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는데....
- 8부에서 계속♬-
첫댓글 제 고향의 소식을 알려주어 감사합니다. 제가 활동하는 고향 카페에 소식좀 전하고 싶어서 그러는데 자료를 활용하여도 될련지요? 2008년도 전라도 지역입니다
출처를 밝혀주시고 가져가시는 카페를 알려주시면 흔쾌히 허락해드리겠습니다. 증평이 고향이신가 보군요. ^^
@Maximum ㅎㅎ 전라도 어느 지역 아닌가요?? 같은 고향일 듯~~
증평도 잘 보고 갑니다...
수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
괴산군 증평읍에서 분리되어 나와 지금은 괴산보다 더 큰 동네가 되었네요. . 잘보구 갑니다.
분리되기 전부터 컸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괴산과는 비교도 안 되게 교통이 편하긴 하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