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4 충북 청주시 상당구 수동 충북도지사 관사
작년에 개방된 도지사관사입니다.
도심 주택가에 있어도 숲이 우거졌죠.
나무들이 커서 그늘이 많아요.
개발했더니 생각보다 들르는 사람이 적어서 활용방안을 궁리중이죠.
숲만 보고 살기엔 집이 좀 서글프거든요.
이 그늘엔 숲속에서 자라는 야생화를 심어 도심 공원을 만들면 제격일 거 같습니다.
제가 봐도 그닥 살고싶은 집 모양은 아니구요.
지금처럼 풀이 자라도 손도 안대면서 사람이 오길 바라면 안 되구요, 손은 좀 더 써야 할 겁니다.
아수라장으로 어두운 숲바닥도 좀 정리해내고 손을 봐야 합니다. 남겨둘 건 선별하구요.
먼저 녹음의 게절동안, 또 낙엽 이후에 어디까지가 햇빛이 드는 자리인지 파악합니다.
예를 들면, 여긴 도청 정원입니다. 커다란 나무들이 덮고 있죠.
지금쯤이면 잎들이 얼추 다 피었으니 그늘이 드는 부분과 그 심도를 측정해 둡니다.
그런 다음 광량에 맞게 식물을 배치합니다. 그러면 저 그늘에 철쭉을 심는 만행은 안 저질렀겠죠.
산간지역에 사는 식물들의 상당수는 반그늘식물입니다. 그래서 그늘은 그늘대로 강점이 있습니다.
야생화공원을 만든답시고 이런 식물들까지 타는 뙤약볕에 심어두는 건 식물학대죠.
광량과 그늘의 심도에 따라 식물을 배치하고 새들의 둥우리가 될 고사목과 인공새집을 설치하고
숲해설가협회처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학습이 가능한 단체를 활용하면서
어차피 봉사점수가 필요한 농업고등학교 학생들의 손을 빌려 관리하면 쓸만한 도심공원이 될 겁니다.
무엇보다 원예식물과 자생식물들의 4계절 생리를 훤히 꿰고 있는 사람, 퇴직하신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이순영소장님 같은 사람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