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미국발 신용위기의 타지역
확산 우려와 수요 우위의 실수급 영향으로 10년 2개월래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7일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전일보다 59.10원 오른 1,328.10원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2년 4월12일의 1,332.00원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의 이날 하루 상승폭인 59.10원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6일의 70.0
0원 이후 10년2개월만에 최대폭이다.
달러화 폭등은 미국발 신용위기가 유럽을 필두로 전 세계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
고, 국내 달러자금 시장 내 불안심리 역시 상존한 영향이 컸다.
독일은 히포리얼에스테이트(HRE) 은행에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개인예금에 대한
지급을 보증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포르투갈과 아이슬란드도 예금에 대한 무제한 지
급보증을 선언했다.
지난 달 30일 아일랜드가 향후 2년간 6개 대형은행의 모든 예금에 대한 지급보
증을 발표한 데 이어 그리스와 독일, 덴마크, 스웨덴, 오스트리아가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또 호주 중앙은행은 금융시스템에 13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정부의 은행권에 대한 외화유동성 지원 계획에도 국내 스왑시장에서 1개월물 스
왑포인트는 전일의 마이너스 7.00원과 비슷한 마이너스 6.00원 수준에 머물렀다.
수요 우위의 업체수급 상황은 이날도 지속됐다.
조선업체를 포함한 수출업체들은 대은행 거래 신용라인 한도과 은행권의 네고
관련 금융지원 축소 영향으로 네고 물량을 적극 내놓지 못했다.
반면 수입업체들은 장중 꾸준히 매수에 나섰고, 이로 인해 은행권이 자체 포지
션 구축에 소극적이었음에도 달러화는 초강세를 이어갔다.
한편 이날 서울환시엔 10억달러 안팎 수준의 외환당국 실개입 추정 달러 매물이
등장했다.
딜러들은 오전 중 달러화가 1,350원까지 상승했던 시점과 장 막판 1,330원선 아
래로 내려섰을 때를 포함해 당국 매물이 꾸준히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8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280원에서 1,365원 사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
봤다.
달러화가 지난 2001년 4월4일 종가기준으로 1,365.20원에 고점을 찍고 수년간
하락 흐름을 탄 점을 감안할 때 익일 달러화가 갭업 출발할 경우 1,365원이 저항선
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달러화가 해당 레벨을 뚫고 올라설 경우 곧바로 외환위기 당시 환율 수준으로
복귀하게 되는데 현재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이는 지나치다는 견해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런 관측에 기대 뉴욕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역외 환율이 하락할 경
우 주 등락 범위는 1,280원에서 1,350원으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의 시장 안정대책이 구체화되는 모
습"이라면서 "따라서 추가로 대외 악재가 불거지지 않는다면 달러화가 고점을 치고
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심리와 수급이 위쪽으로 쏠렸지만 당국은 미세조정 위주
로 시장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편하게 롱을 들 수는 없지만 아직은 위쪽으로 룸이
더 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환율 폭등 영향으로 전일보다 61.10원 높은 1,330.
10원에 개장한 후 곧바로 1,350원선까지 상승폭을 확대했다.
달러화는 이후 당국 등장 관측 속에 1,320원부근으로 몸을 낮지만 수요 우위 속
에 1,340원으로 상승폭을 확대한 후 정체 양상을 보였다.
점심 시간 중 달러화는 모 외국계은행의 매도에 당국 매물까지 등장하면서 다시
1,320원대 초반으로 몸을 낮췄지만 이내 1,330원대 초중반 레벨로 올라섰다.
달러화는 장 막판엔 당국의 종가관리성 매물이 공급되면서 상승분을 소폭 반납,
결국 1,328.1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달러화의 장중 저점은 1,320.00원이었고, 고점은 1,350.00원이었다.
시장평균환율은 1,334.70원에 고시될 예정이며,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
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55억6천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은 102.88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290.29원
을 각각 나타냈다. 이로써 엔-원은 지난 1998년 2월24일의 1,294.92원 이후 10년7개
월여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외국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천137억원어
치와 27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