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마~! 목마~! 화이팅~~!!!"
하프 출발을 앞두고 - 늘 봐도- 늘 반가운 얼굴들이 출발선에 모였다.
회장님이 클럽 화이팅을 제안한다. 모두 한데 손을 모아...
간만에 들어보는, 그리고 외쳐보는 화이팅이다.
2016년 1월 10일 일요일 아침,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여수 엑스포 대회장에 모였다.
전남 지역에서 열리는 새해 첫 마라톤 대회인 여수 마라톤 대회이다. 지역적으로 경상도와 전라도의 중간지점이며, 코스가 힘들기로 소문난, 소위 "전국 3대 악코스"라고 불리우는 덕분인지, 아니면 한 겨울에 개최가 되면서도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씨때문인지, 올 해에도 전국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여수를 찾았다. 특히, 풀과 하프 주자들의 수가 10k와 5k 주자들의 수보다 많은, 몇 안 되는 대회인듯 싶다.
그만큼 고수들의 참가도 많고, 10키로만 달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대회이다.
우리 클럽에서도 20여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단체 대회를 제외하면,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참가자 수.
난 개인적으로 하루 전 토요일에 가족들과 함께 여수 본가에 도착, 일요일 아침엔 여유로이 대회장으로 갔지만, 당일 목포에서 출발한 팀들은 일요일 새벽부터 서둘렀음에 틀림없다. 이번에도 훈련부장이 "초울트라슈퍼그레이트럭셔리"한 대형버스로 수고를 했다. 덕분에, 중간에 휴게소에 들렸음에도 1시간 40여분만에 여수 엑스포 대회장에 잘 도착. 따뜻한 버스 안에서 여유롭게 대회 복장으로 갈아입고 출발을 준비한다.
9:40 요즘 날아다니는(^^) 경문 형님 가족들(+아리아리, 마훈)과 함께..
9:50 "아리아리와 함께 하는 즐거운 준비 운동" (아따 사진 잘 찍었다..ㅎㅎ)
단체 접수하면서 혹시 필요할 지 몰라 천막 하나를 주최측에 부탁했더니, 30명 이상만 가능하단다.
제가 여수가 고향이고 어쩌고 저쩌고....막 우겼더니, 고려는 한 번 해본다고 하더니 고맙게도 목마클 부스가 준비되었다. (별로 쓸 일은 없었지만....^^;;)
일기예보상 오늘 여수 날씨는 영상 2~7도.
바람이 불지 않아 실제 기온보다 따뜻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여수 대회만 벌써 4번째인데, 올해가 가장 따뜻한 듯 싶다.
그래도 겨울은 겨울. 봄, 가을 대회보다 챙겨야 할 물건이 많아 다들 바쁘다. 장갑은 꼭 챙겨야 하고, 바세린도 곳곳에 발라주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덜 추운탓에 어떤 복장을 입고 달려야 되는지 고민이 많아 보인다. 난 얇은 긴팔에 반바지(여수 대회에선 처음 입어보는...)로 낙점. 슬슬 풀 주자들이 출발선으로 모여든다.
9:55 다들 바쁜 탓에 단체 사진을 못 찍어 아까비....그나마 이 사진으로 만족...ㅎㅎ
(경문 형님 아들내미가 참 잘 생겼다. 어렸을때 나를 보는 듯...ㅋㅋ)
10:00 풀 코스 출발
여수 풀 주자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하프 코스도 결코 만만치 않은 난이도지만, 하프 3차 반환점 이후로 풀 주자들이 달려야 하는 코스에 비하면 평이한 정도?! ^^ 예전에 한번 답사삼아 풀 코스를 차로 가본 적이 있는데, 어떤 오르막 구간에선 차도 빌빌댄다. ^^;; 그런 코스를 42.195를 뛰다니..헐;;. 우리 클럽에선 현익형과 덕인이가 풀 참가. 힘!
10:10 하프 코스 출발
하프 코스 주자들만 약 천 여명. 이번 참가한 대부분의 클럽 식구들이 하프를 뛰는데, 관전 포인트가 다양하다.
먼저, 불타는 30분대 주자들.
먼저 슈퍼 루키 박성철군과 작년 혜성같이 등장해 동생들을 바짝 긴장시킨 Two문(경문, 태문)형님들 ^^. 관록의 승희형과 준이형, 요즘 한참 맹훈중인 김진호. 그리고 오만원 빵 조주성 ㅋㅋ. 누가, 또 어떤 놀라운 기록으로 맨 처음 들어올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 여수대회는 반환점이 많아 오며가며 실시간 경기 시청 가능. 결코 지루하지 않은 대회가 될 것 같다. ^^
그 밖에 관전 포인트로는...
뭇 남성 회원들을 낙담시키다 못해 좌절(ㅠㅜ) 시키는 올 재무님. 오늘은 또 어떤 기록으로 절 "OTUL" 하게 하실지...ㅋㅋ
간만에 함께 뚸보는 상남이나 마훈은 어떤 기록으로 들어올지...늘 꾸준한 모습 보여주시는 정민형과 정수형, 그리고 병관형이 여수 코스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기대 만땅. 어떤 분들은 누가 맨 꼴찌로 들어오는지 맞추는 것도 빅 재미라고 하시는데....그건 절 너무 과대평가 한 것.. 난 타고난 꼴찌다. ㅎㅎ
난 개인적으로...
마음 놓고 꼴찌로 들어 올수 있는 핑계거리가 많다. ㅎㅎ
작년 춘천 대회때 입은 무릎부상 덕분(?)에 한 석 달을 푹 쉬었던 것이 하나. 연말부터 새해 정초까지 술 독에 푹 빠져 살았던 것이 둘. 대회 하루 전날, 고향 친구들과 회포를 찐하게 풀었던 것도 좋은 핑계중 셋..ㅋㅋ.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뛰어 보고 무릎 상태를 봐서 올 해 동마를 갈지 말지를 결정. 해서 일부러 항상 무릎에 바르던 멘솔레담도 바르지 않고 뚸보기로 했다.
회장님 선창으로 힘찬 화이팅을 하고 출발을 한다.
1차 반환점은 오동도 분수대 앞. 엑스포장내 도로를 따라 오동도로 향한다. 어린 시절을 보냈던 동네라 매번 감회가 새롭다.
페이스는 천천히, 천천히...대략 6분 페이스에 맞추고 모든 신경을 왼쪽 무릎에 맞추고 뛴다. 오동도 입구에서 벌써 1차 반환점을 돌고 나오는 풀 주자들과 오동도로 진입하는 하프 주자들이 엉킨다. 그러고 보니, 대회 주관이 바뀌었나? 매년 여수 육상연합회에서 주관, 대회가 매끄럽게 진행되었었는데... 작년엔 이렇게까지 주자들이 마주보고 뛰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그러고 보니 거리 표시판도 없는 것 같다. ㅡ.ㅡ**
오동도 다리 입구에서 벌써 돌아나오는 클럽 식구들을 만난다.
30분대 주자중 선두 그룹은 주성군이 이끌고 있다. 진호, 태문형, 준이형, 경문형, 성철군 등 거의 차이없이 우루루 간다.
후반 그룹은 조인형 전회장님과 재무님, 그리고 상남이와 훈이가 거의 동반주 모드로 힘차게 반환점을 돌아 나온다. 아는 사람이 많다 보니 화이팅 하는 것도 일...ㅎㅎ 시원한 바닷길을 돌아나와 이번엔 돌산 제2대교로 넘어가는 약간 오르막의 고가를 탄다. 아직 초반이라 다리도 가볍고 호흡도 좋아, 편안하게 다리위로 올라간다.
여수 자산공원과 돌산공원을 잇는 돌산 제2대교에서 보는 경치가 정말 좋다.(야경은 더 멋지다던데... ^^)
왼쪽으로 오동도와 남해섬을 가르는 푸른 바다와 오른쪽으론 여수 구항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다리 끝부분에서 10k 반환. 늘 이 지점을 지나다보면 느끼는 아쉬운 점 한가지. 다리위 여기저기 날리는 종이컵들. ^^;;
청소야 나중에 하겠지만 바람이 많은 지역이라 바다위로 떨어지는 것도 많을 텐데...급수대 몇 미터 후방에 쓰레기봉투라도 하나 두었어도 괜찮을텐데...쓸데없는 오지랖인가...^^;;
다리위에서 누가 "수현아!" 부르길래 봤더니, 풀 뛰는 현익이 형이 벌써 2차 반환점을 돌고 나왔다. 빠르긴 빨라...ㅎ
돌산 초입 작은 오르막을 넘어가 돌산으로 접어든다. 2차 반환점까지는 2개의 작은 오르막이 있는데, 알고 가는 길이니 힘듬없이 넘어간다. 그나저나 거리 표시판이 없으니 당췌 페이스를 알 수가 없다. 나에 몇 번 뛰어봐서 대략 몇 키로 지점인가 감이 오지만, 오늘 처음 뚸보는 주자들은 페이스 조절하는데 조금 힘들겠다 싶다.
그런데 저 멀리 거리표지판이 보이네??!!
"간장 게장 직배송"
아놔....입간판이네... ^^;;
나중에 한 번 더 속았다. "돌산 갓김치 직판"......ㅎㅎ
2차 반환점 가는 길에 정민이형, 병관이형, 정수형도 화이팅 해주고...
근데. 내 뒤론 아무도 없으니 내가 돌아 나올땐 화이팅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네...음, 꼴찌는 이게 안좋군...ㅎ
워낙 설렁설렁 관광 모드로 뛰니, 마주오는 주자들 면면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따라 풀 메이크업 젊은 언냐들이 많네...^^
좋은 일이다. 맨날 40,50대 아저씨들 뛰지말고, 남녀노소 다 함께 즐기는 운동이 되었으면 하고..또 쓰잘떼기 없는 생각을 ㅋ
다시 돌산대교로 넘어올때, 코스 두번째로 힘든 3, 400미터 오르막을 하나 넘고는...
고가도로 초입(대략 12k 지점)까지는 계속 내리막이다. 다행히 왼쪽 무릎이 멀쩡해서 내리막에 조금 빨리 뛰어본다.
마래터널 입구까지 다시 짧은 오르막. 터널앞에서 급수대가 있는데, 14k 지점이란다. 얼핏 시계를 보니 1:22분. 대략 6분 페이스에서 2,3분 정도가 남는 시간. 그러고 보니 오만원빵 조주성 선수가 들어올 시간이네...조선수(ㅋㅋ)랑 내기한 시간이 1시간 30분. 조선수 페이스로 대충 계산해보니,
" 터널 초입에서 조선수를 만나면 피같은 오만원이 날라가고..터널 후반에 만나면 채선수 승...ㅋㅋ"
이러고 있는데....
터널 막 들어가자마자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이 씩씩대고 지나간다. 아놔...조주성. ^^;;
그 뒤를 김진호, 그리고 그 바로 뒤를 박성철 선수가 바짝 쫒고 있다. 태문이형이나 준이형도 보일 시간인데, 내가 미처 못 봤나 보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구간이 나온다. 오른쪽 절벽 아래로 레일 바이크가 지나가며 관광객들이 화이팅을 해주고, 그 아래로는 푸르른 남해 바다가 남해섬까지 펼쳐진다. 눈 앞으로는 검은 모래로 유명한 만성리 해수욕장, 조금 더 눈을 들어 보면 3차 반환점이 있는 오천 산단 고개. 그 뒤로는 풀코스 주자들이 넘어가는 소치고개로 이어지는 길고 가파른 도로가 산허리를 가르고 있다. 저길 넘어갔다 오다니...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신기하게 만성리 파출소 앞만 지나면 화장실엘 가고 싶다. ^^;;
파출소 화장실에 들렀다 나오는데, 상남, 마훈, 그리고 조인형 회장님이 연이어 지나간다. 재무님은 벌써 지나간 듯..^^;;
하프 코스의 하이라이트, 오천 산단 고개를 가볍게(ㅎㅎ) 오르니, 전에 벳부 대회에서 친해진 현대삼호 조능옥 형님이 화이팅을 해준다. 그리고 다시 내려와 철길 앞 눈물 고개를 넘어, 마래터널을 막 들어갈때만 해도 2시간 안에 들어가나 싶었는데, 남은 구간이 이외로 길다. 2시간 6분, 꼴등으로 골인ㅎㅎ. 딱 처음 예상한 대로 6분 페이스. 이런 정확한 친구...ㅋㅋ
맨 나중에 들어오다 보니, 다른 사람들 사진 찍어줄 여력이 없다.
벌써 어떤 분들은 떡국 한그릇에 막걸리까지 한 병 다 비우시고 파장 분위기...^^;;. 얼른 가방만 찾아서 훈련부장 버스로.
경기는 예상 밖(?)으로 조선수가 1등으로 들어왔단다. 근데, 32분에...ㅋㅋ 오만원의 힘!!! ㅋㅋ 2등은 경기 후반 거의 1키로를 따라 잡았다는 박선수가 진호와 거의 비슷한 시간에 들어왔나 보다. 둘 다 대단. 그나저나 버스에 올라보니 케익이 딱 놓여있고 파뤼 분위기. 김가영양 귀빠진 날이라나...축하축하. 대회 나와서 생.파 해보기는 처음. 대형 버스가 있어서 가능했지 싶다. 지나가는 참가자들도 다들 부러운 듯 쳐다본다. 목포 마라톤 클럽은 전용 버스도 있다며...ㅋㅋ
12:47 생일상 준비. 다들 신난...ㅎ
12:49 케익 점화. 생일 케익옆 수북한 막걸리 병이 정겹다..ㅋㅋ
12:51 광속 건배. 늦었지만, 가영양 생일 축하함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그 많은 막걸리를 거의 다 마시고 케익까지 잘 먹었으니 이제 2차를 가야지....ㅎㅎ
예전 단골 식당(예전엔 포장마차였는데...ㅎ)에 전화를 해보니 마침 20명분 자리가 있단다. 바로 출발.
3시간 초반대 풀 고수들이 하나둘씩 들어온다. 그럼 현익이형이랑 아리아리도 들어올때가 되었는데..하는데...
13:19 반간 맘에 버선발로 뛰어나가 사진 찍어줌...ㅋㅋ 42키로를 넘게 뛰었는데 표정과 발걸음이 밝다..
원래 예정대로 1시에 경기장 출발, 뒷풀이 장소에 도착했다. 삼치회로 유명한 여수 여서동 황금마차.
우리가 운이 좋았다. 그날 여수 수협 경매에 삼치가 겨우 두 박스 나왔다는데, 그 중 한 박스를 우리 팀을 위해 받아왔단다. 여수 식당들이 대부분 곁들이 찬이 좋다. 삼치도 좋았지만, 맨 마지막 나온 삼치조림은 정말 술도둑.ㅋㅋ
그리고는...
다들 대회때보다 더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다...ㅎㅎ
13:49 달리기 시작
14:22 앞에 보이는 간장양념과 김, 그리고 마늘대 묵은지와 함께 먹으면 환상 궁합이다. 캬~
14:42 그 어렵다는 써브 4 했다고 어찌나 자랑을 하던지...ㅋㅋ 아리아리와 후발팀
4인 기준 6만원 상이라 밥값은 예상 경비 안이였는데, 술값이 "조~금" 오바되었다. ㅎㅎ
부족한 부분은 신임 회장님이 쾌척하셨다. 회장님,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
즐겁고 유쾌하게...2016년 첫 대회가 마무리 되었다.
물론, 목포로 돌아오는 길은 더 즐거웠다는 소문...^^
증거사진 1,2,3 : 저건 대체 무슨 댄스인지...대단히 궁금 ㅋㅋ
즐거운 마라닉이였습니다. 함께 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끝. (아, 힘들다...ㅋㅋ)
|
첫댓글 읽어내려가다 끊겨 아쉬움이남네~분명 바쁘기보단 한잔하기위함에 끊김이 확실 하다~~ㅍㅎㅎ
글쓰다말고 와서 나 잡팔체불고 가요^^ 비몽사몽!!!
나라 팔아묵으라고 서류 꾸미고 있나~궁금한데 후기 뒷애기 왜 ? 안올려~~C
ㅠ ㅠ
수고 했쓰~인자셔~ㅍㅎㅎ
풀코스 뛴다고
함께 버스 타지 못한것이 조금 아쉬움이 남네요~~
이번 여수마라톤여행은 조주성 훈련부장님과 회장님, 총무님 , 재무님의 활약이 큰거 같습니다.
여수풀은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려 하프뛰신분들에게 너무 오래기다리게 하면 민폐가 될꺼 같아 일부러 풀은 따로 움직인거니 따로 움직였다고 별나다고 혹시나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풀코스 기다려주고 운전 자봉해준 훈이에게 감사해요
장흥에서는 7분이상 많은 분들이 확실하게 풀 뛸걸로 예상됨에 따라 이번 여수처럼 풀주자들이 외롭지 않을꺼 같습니다.ㅎㅎ
풀코스 뛴다고
함께 버스 타지 못한것이 조금 아쉬움이 남네요~~
이번 여수마라톤여행은 조주성 훈련부장님과 회장님, 총무님 , 재무님의 활약이 큰거 같습니다.
여수풀은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려 하프뛰신분들에게 너무 오래기다리게 하면 민폐가 될꺼 같아 일부러 풀은 따로 움직인거니 따로 움직였다고 별나다고 혹시나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풀코스 기다려주고 운전 자봉해준 훈이에게 감사해요
장흥에서는 7분이상 많은 분들이 확실하게 풀 뛸걸로 예상됨에 따라 이번 여수처럼 풀주자들이 외롭지 않을꺼 같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