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최신 IT 용어
AhnLab / 2016-06-22
지난 상반기에는 ‘알파고’를 필두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 관련 내용이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AI가 화제가 되면서 머신러닝, 딥러닝, 체스 챔피언을 꺾은 딥블루와 퀴즈쇼 챔피언을 이긴 왓슨 등 연관 용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했다. 이젠 제법 익숙한 용어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알아보고 싶은 IT 용어들을 간략하게 풀어본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 IT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복합현실(MR)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AI)
인공지능이란 인간의 사고, 학습, 추론, 지각, 언어 이해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을 말한다. 영어로는 Artificial Intelligence, 줄여서 AI라고 부른다. AI는 ‘약한 AI’와 ‘강한 AI’로 나뉘는데, 약한 AI는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할 수는 없지만 주어진 조건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형태를 갖는다. 강한 AI는 지각력과 자아를 갖고 있으며, 주어진 과제에 대해 자의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약한 AI를 구현할 때 머신러닝(기계학습)을 사용한다. 딥러닝과 머신러닝은 흔히 혼용되어 쓰이지만 명확히 말하면 머신러닝이 상위개념이다.
머신러닝 (Machine Learning)
머신러닝은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을 말한다. 컴퓨터가 주어진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자동으로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모든 기술 영역을 일컫는다. 사람이 일일이 기준과 답을 알려주지 않아도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컴퓨터 스스로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점에서 빅데이터 분석과 유사하지만, 컴퓨터 스스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 및 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번역기, 음성인식,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자동 완성 기능 등이 머신러닝을 응용한 예다.
딥러닝 (Deep Learning)
딥러닝 기술은 컴퓨터가 마치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인공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 기계 학습 기술을 말한다. 딥러닝은 인간의 두뇌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 뒤 사물을 구분하는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해 컴퓨터가 사물을 분별하도록 기계를 학습시킨다. 딥러닝 기술은 구글의 알파고(AlphGo)가 대표적이다.
알파고 (AlphaGo)
구글 소속 연구기관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 프로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과의 공개 대국에서 최 종전적 4승 1패로 승리해 전세계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알파고는 단일 컴퓨터로 구동되는 단일 버전과 네트워크에 연결된 여러 대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분산 버전 두 가지가 있다. 구글은 알파고 알고리즘을 활용해 기후변화 예측, 질병진단, 무인 자율 주행차, 스마트폰 개인비서 등의 서비스 사업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알파고라는 이름은 구글의 지주회사 이름인 알파멧과 그리스 무나의 첫 번째 글자로 최고를 의미하는 알파(α)와 기(碁)의 일본어 발음에서 유래한 영어 단어 ‘Go’가 만나서 지어졌다.
▲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 로고 (*출처: 위키피디아)
딥블루 (Deep Blue)
바둑계에 알파고가 위상을 떨치기 전, 체스에서도 이와 비슷한 존재가 있었다. 세계 체스 챔피언 그랜드마스터 가리 카스파로프를 시간 제한이 있는 정식 대국에서 이긴 최초의 컴퓨터인 ‘딥블루’가 그것이다. IBM이 8년간 심혈을 기울여 만든 체스 전용 컴퓨터인 딥블루는 1초당 2억 번의 행마를 검토할 수 있으며 과거 100년 간 열린 주요 체스 대국의 기보와 대가의 스타일이 저장돼 있다. 1996년 2월 열린 대국에서는 딥블루가 첫 승을 한 뒤 나머지 5번의 대국에서 카스파로프가 3번 이기고 2번 비기는 바람에 카스파로프가 최종 승리했으나, 이후 엄청난 성능 향상 작업을 거쳐 1997년 5월 다시 맞붙은 대국에서 딥블루가 승리했다. 이로써 시간 제한이 있는 정식 체스 토너먼트에서 세계 챔피언을 꺾은 최초의 컴퓨터가 됐다.
왓슨 (Watson)
인간이 자연어로 묻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다. 사람의 목소리를 인지하고 인간이 묻는 질문의 답을 찾아 몇 초 안에 말로 답한다. 왓슨은 2011년 2월 16일 미국 ABC 텔레비전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이 퀴즈쇼의 최강자들인 켄 제닝스(Ken Jennings)와 브래드 러터(Brad Rutter)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면서 인간과 벌인 대결에서 승리했다. 왓슨은 1초에 책 100만 권 분량에 해당하는 500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왓슨의 이름은 IBM의 초대 회장인 토머스 왓슨(Thomas Watson)에서 이름을 따왔다.
가상현실 (Virtual reality, VR)
현실이 아닌데도 실체처럼 생각하고 보이게 하는 현실을 말한다. 영어로는 Virtual reality, 줄여서 VR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을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도 그 환경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보여주고 조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가상현실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38년. 이후 195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돼 1960년대에 한차례 바람을 일으켰다. 그 후에도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대중적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이내 사라지곤 했다. 최근 다시 각광을 받는 이유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따른 가상현실 기기의 확산과 관련이 있다. 삼성은 오큘러스와 공동으로 제작한 ‘기어VR’을, LG는 ‘G3VR’을, 구글은 ‘카드보드’를 내놓으며 가상현실 시장을 다시금 확장하고 있다.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AR)
증강현실이란 사용자의 눈에 보이는 현실 세계에 가상의 물체나 이미지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종종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혼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둘은 명백히 다른 개념이다. 가상현실(VR)은 배경, 환경 모두 현실이 아닌 ‘가상의 이미지’를 사용하는데 반해, 증강현실(AR)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또 다른 이미지나 영상을 보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기기가 구글 글래스(Google Glass)다. 이 스마트 안경을 일반 안경처럼 착용하면 안경을 통해 인터넷 검색이나 사진 촬영, 길 안내, SNS 사용 등이 가능하다.
복합현실 (Mixed Reality, MR)
일반적으로 증강현실(AR)은 다른 말로 복합현실이라고도 불리지만,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가 홀로렌즈(Hololens)를 선보이며 증강현실이 아닌 ‘복합현실(Mixed Reality)’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복합현실이란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 정보를 결합해 두 세계를 융합시킨 공간을 구축하는 기술을 말한다. 증강현실(AR)을 구현하는 구글 글래스와 가상현실(VR)을 구현하는 오큘러스 리프트 사이에 홀로렌즈가 위치한다.
여전히 복합현실에 대한 개념이 잘 서지 않는다면 홀로렌즈를 통해 이해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홀로렌즈는 홀로그램 렌즈를 중심으로 구성된 웨어러블 기기로, 사용자의 손짓과 시선 등을 추적해 화면에 3차원으로 보여준다. 구글 글래스는 단순한 텍스트와 지도 등의 정보가 나타나지만 홀로렌즈는 3차원 입체 홀로 그래픽이 더해진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또한 구글 글래스는 스마트폰과 연결해야 필요하지만, 홀로렌즈는 자체적으로 동작한다.
▲ 홀로렌즈 (*출처: 마이크로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