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동갑 커플(13~18)

================================================================== * 작가 : ♡수련성현♡ (<a href="http://go.daum.net/bin/go.cgi?relative=1&url=/Mail-bin/login_f.cgi%3Ferror%3Dlogin%26lu%3D/Mail-bin/send_mail.form.cgi%3FTO%3Daminang@hanmail.net">aminang@hanmail.net</a>) * 창작실 : 20대 planet l * 제 목 : 띠동갑 커플 * 편수 : 총 37편 ================================================================== 결국 그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 데려다 줘서 고맙습니다.” 난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고는 차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덜컥, 덜컥... 잠겨 있습니다. “저기, 현승씨.... 문...” “내가... 부담스러운가?” 오잉? 겨우 한다는 말이 뭐 저래?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에? 무슨...” “내가 전화하고.. 찾아오는 것이... 싫냐고 묻는거야.” 에.... 그러니까... 음, 생각해 본적 없는데... 하지만 날 보는 그의 표정이 심각해서 난 잠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 아뇨. 생각을 해봤는데, 싫지 않아요. 오히려 현승씨는 내가 귀찮지 않아요?” “아니.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렇잖아요. 난 현승씨가 차로 집에도 데려다 주고, 밥도 사주고. 그런데 난... 현승씨한테 해주는게 하나도 없이 받기만... 진짜로... 그런 것 같아. 나... 나쁜 애죠? 현승씨가... 귀찮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도 않고... 미안해요.” 한참 말을 하던 난... 끝내 울고 말았습니다. 말을 하다보니 정말 현승씨에게 미안해져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는 하는 일도 있는데 말이죠. “뚝!!” 헛. 갑작스런 그의 말에 놀라서 울음을 그쳤습니다. 그러자 그가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울지마라. 넌... 울지 않고 옆에서 웃고만 있으면 돼. 미안해 할 것도 없어.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하지만...” “하지만은 무슨... 해주는 내가 좋다는데.” 그가 부드럽게 웃어 줍니다. 헤~, 그가 웃어주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말이지...” “응?” “아까 그... 친구말야.” “친구?” “그... 남자말야.” 왠지 그가 굉장히 뜸을 들이며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윤재?” “그래... 많이 친한가? 어떻게 만난거지?” 그게 궁금한가? “윤재랑 연희가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둘이 친구가 됐어요. 그래서 연희랑 만나면 가끔씩 보게 되고... 그러다 친해졌어요. 친하다? 음... 남자치고는 많이 친하죠. 왜요?” “음... 그럼, 안만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 만나지 말라는 건가? 음... “하고 싶은 말이 뭐지요?” 내가 묻자, 갑자기 당황하는 표정이 됩니다. “아, 그러니까. 그... 좋아하나?” 누굴?.... 윤재를? 누가?... 내가? “말도 안돼. 윤재랑은 그냥 친구에요. 만나면 편하고, 재미있고.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래?...” 내 말을 들은 그가 잠시 웃는 듯 하더니... 이내 다시 굳어집니다. 아니 또 왜 그러는데??? “나는? 나는 만나면 어떤데?” 음... 현승씨는... “만나면 편하고... 재미있고..... 좋아.” “그래.... 뭐?” “좋아. 만나면 좋아. 안돼요? 그럼 안되는건가? 음...” 그의 표정이 다시 바뀝니다. 지금까지 중에서 제일 표정의 변화가 많은 날인 것 같습니다. 사실... 나에게 그가 얼마나 잘해주는지 나도 알고 있습니다. 아까 사무실에서 더 확실히 알았지요. 그렇게나 담배냄새가 심하도록 담배를 피는 사람이... 나를 만나면 안피고... 사무실... 음... 그러고 보니 뭔가 찝찝해. 뭔가를 잊어버린 것 같단....... 아!!! “생각났다.” “응? 뭐가?” “후후... 아까 내가 사무실에서 한 질문에 대답을 안하셨군요. 뭐든지 다 들어준다고 약속하고는... 남아 일언이 중천금이라 했거늘... ” “그... 무슨 질문이었지?” 당황하는 그의 표정... 역시 재미있습니다. “현승씨의 나이가 몇이냐고요.” 자, 얼른.. 얼른 대답해조요. 내가 반짝반짝 눈빛공격을 하며 쳐다보자, 고개를 돌립니다. “얼른~~.” “그렇게 궁금한가?” “네.” “... 놀랄텐데.” 헛, 무섭게 왜 겁은 주고 그러시나요... “........32.” ................. ??? 32? “히엑~!.” “그건... 무슨 반응이지?” 헛, 화났나부다.... “아니, 난... 30도 안넘어 보여서... 설마... 아니죠?” “믿기 싫으면 믿지 말고.” “진짜?” “... 안늦었나?” “으악~. 난 몰라.” 벌써 12시가 다 되어가다니... 난 서둘러 차에서 내려 집으로 향했습니다. 12시만 되면 마법이 사라지는 신데렐라도 아니고... * #시간이 지나 금욜. “앗.” 강의실에서 나오다 누군가와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사과를 해도 조용한 상대방. 고개를 들어 상대방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 윤재야!” 그렇습니다. 나와 부딪친 사람은 바로 윤재였습니다. “안녕.” “응. 여긴 어떻게? 아, 수업?” “아니, 너 만나러.” “나?” “응. 같이 밥먹자.” “그래~.” 나야 같이 밥먹자는데 좋지~. * 윤재와 교내 식당에서 맛나게 밥을 먹고 자판기 커피를 손에 들었습니다. 강의까지 아직 30분정도 남았습니다. 햇살도 좋고, 내일은 토욜인데... 현승씨한테 어디 놀러가자고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이빈아.” “응?” “나.. 너 좋아해.” 음... 좋아한다라... “나도 그래. 역시 친구는 서로 맘이 통하나봐.” 어라... 그 눈빛은 뭐니? “네가 피하려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말할게. 나... 너 사랑해.” 아.... 이런 얘기는 싫은데. “내가 널... 여자로 보고 있다. 너한테 부담이 될까봐 말을 안했었는데... 아무래도 말을 해야겠어. 네 옆에 널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 그러니까 그런... 남자 만나지 말고...” “자.. 잠깐. 그런 남자라니?” “네가 만나는 남자말야. 그 남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 “몰라. 하지만 나한테는 무지 잘해주고,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알아.” “너...” “그리고... 그렇게 말하지마. 현승씨도 너 맘에 안들어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말 안해. 너... 이상해.” “이빈아!” 췌, 왜 다들 현승씨를 나쁘게만 보는거야? * “오늘은 이상하군.” 응? 어라? 언제 집에 왔지? “뭐라고 했어요?” 내가 되묻자 날 쳐다보는 그. 그렇게 쳐다보구 그래... “나랑 있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그는 문이 있는 쪽을 뒤지더니 사탕을 건넵니다. 어라... 왠 사탕? 난 얼른 받아서 입에 넣었습니다. “헤, 맛나다.” 내가 기분이 좋아서 그를 쳐다보니, 그도 날 보며 웃고 있습니다. “근데, 왠 사탕이에요?” “이빈이 주려고 샀지.” 에.... 방금 왠지 팔이 가려웠어. “그래, 내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한거지?” 아.... 음... 우물우물.. “현승씨, 나쁜 사람이에요?” 내 말에 눈이 커지는 현승씨. “내 친구들이 다 현승씨를 나쁘게 말해요. 아.. 연희는 아니다.” 연희는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었지... “그래? 친구들이 그러던가?” 어라... 화 낼 줄 알았는데... 왠지 시무룩해지는 것 같습니다. “현승씨.” “그래.. 이빈이는 어떻게 생각하지?” “나? 난... 몰라요.” “.........” “난 그런거 생각해 본적 없어. 현승씨가 나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정말로... 그런거는 생각해 본적 없는데...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그의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아, 맞다. “현승씨~.” “응? 왜?” 아니 왜 놀라고 그래요?? “내일 토요일인데...” “응?” “나 내일 수업도 없는데...” “그런데...?” 췌. 눈치도 없네. 흥. “... 엄마가 또 잔소리 하겠다. 나 갈게요.” “어? 이빈아.” 나를 따라 내리며 그가 날 부르지만... 무시 했습니다. * “다녀왔습니다.” “좀 일찍 다녀라.” 집에 들어가자마자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우~~~. “네.” 방으로 들어온 나는 그대로 침대에 다이빙~. 털썩. 부비부비... “아... 씻어야는데...” ♬♪♩♪♬~~~~~ “여보세요~?” -뭐하나? “현승씨?” 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래. “어? 왜요? 할말 있어요?” 금방 헤어졌는데 왜 전화를...?? -그렇게 가버리면 내가 맘이 편할 것 같아? “엥???” 아..하 하 하 .... “어디에요?” -... 내일 놀러갈까? “어? 정말? 안바빠요?” -낮엔 괜찮아. “진짜루? 진짜? 어디로 놀러 갈거에요?” -그렇게 좋아? “헤...” -아침에 전화하지. 잘자. “응. 현승씨도 잘자요.” 헤.... 아까 눈치 없다고 한거 취소!!!!!!!! * #토욜... 아침(?)부터 울려대는 핸드폰 벨소리......... 더듬더듬.. “여보.. 세요?” -아직 자나? “응...........” -계속 자면 못 놀러가는데? “응...........” -... 놀이 공원 안가? “응...........” -.... 후회 안하는거지? 일어나면 전화해. “응.........." * 현승씨..... 놀이공원......... 음.......... 놀이... 공...원....... 현... 헛! 벌떡. 아... 오늘 놀러가기로 했는데... 내가 졸라서 현승씨가 시간 낸건데... 으악!!! 몇시.... 몇시.... 11시??????? 난 서둘러 핸드폰을 들고 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여.. 여보세요?” -일어났나? “아.. 예... 미안해요.” -됐다. 얼른 준비해. “응.” * 난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너 왠일로 벌써 일어나니?” “나 바빠~~.” 서둘러 세수하고, 머리 감고, 말리고... 청으로 된 멜빵바지에 모자도 쓰고... OK!!! 준비 끝~~ * 이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기만하면... 아!!! 전화도 안하고 그냥 내려왔네. 전화를............ 할 필요는 없네. “현승씨~!!!” “늦게 일어나면서 어딜 놀라가겠다고..” “헤헤... 미안해요.” “타.” 투덜거리는 것 같아도 그의 얼굴은 웃고 있습니다. 베이지색의 니트에 갈색바지... 그러고 보니 주말에는 언제나 머리에 힘을 주지 않는군요. “왜?” 쳐다보는 내 눈빛이 부담스럽습니까? “어디로 갈거에요?” “어디로 가고 싶은데?” “... 실은 나 놀이기구 못타거든요. 그러니까... 동물원 가자.” “그래.” * 그는 자상하게도 군것질거리와 음료수까지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너무 행복하답니다. 냐하하하하하~~~~~~ “훗. 카메라는 가져왔나?” “카... 카메라!!!!!!!” 이궁. 난 언제나 이렇게 덜렁댑니다. “거기 열어봐.” 그가 내 앞을 가리키며 말합니다.(어딘지 아시죠? 조수석의 앞에 뭔가를 넣는 곳) 그의 말에 열어보니... “어? 디카다.” “그걸로 사진 찍어.” “에헤... 현승씨는 참 꼼꼼해.” “그런가? 사용법은 알아?” 내 것도 아니고 처음 쓰는 건데 알 리가 있나요? “거기 사용설명서도 있을거야.” “정말?” 과연... 어디보자... 음.... 이러니까.... 음.... 그렇군. 어디? 난 운전을 하고 있는 현승씨를 찍었습니다. “뭐해?” “잘 되나 시험중이에요.” “그래?” 참... 부드러운 웃음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 어느새 날은 벌써 어두워졌습니다. “헤~, 오늘 정말 재미있었어. 사자랑 넘넘 귀여워.” 난 지금 아까 찍은 아기사자와 아기호랑이의 사진을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좋아?” “응. 넘 귀여워. 키우고 싶어.” “그럼, 강아지라도 키워.” “그러고는 싶은데.. 우리집 아파트잖아요. 그리고 엄마가 별로 안좋아해요.” 정말 키우고 싶은데... “좋아. 내일은 내가 좋은 곳에 데려가지.” “좋은 곳???” “그래. 멀지 않으니까, 늦게 일어나도 돼. 일어나면 전화해.” “어딘데요?” “글쎄...” 얼레? 얼마나 좋은 곳이길래 저렇게 웃는거지? * #일욜... “으음...” 정말 푸욱~ 잔 것 같습니다. 음... 뭔가 잊어버린 기분인데... 치카치카........뭐지??? 우물우물.. 냠냠......음... 뭐지??? 근데 지금 몇시지??? 엥? 2시? “암튼 넌, 네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인지 아냐? 뭔 잠이 그리도 많냐?” “엄마 닮아서 그래.” “이게 어딜... 어제는 하루종일 어딜 가셨었나요?” “아, 동물원. 사진도 찍었어. 보여... 아, 맞다.” “왜 또?” 으악~~~~~. 일어나면 전화하라고 했는데... “여보세요?” -이제 일어났나? “아하하하...” -준비하고 나와. “응.” 에헤헤.... 근데 좋은 곳이 어디지? “소이빈!!” 헛, 엄마가 언제 왔지? “응?” “방금 전화 누구니?” “아... 왜?” “남자니?” “몰라. 내가 누구랑 전화하는 것까지 엄마한테 말해야해?” “애인이면 엄마한테 먼저 소개를... 시켜야지?” 꽈악-. 내 볼을 잡아당기는 엄마의 손. “아야~~. 아포. 아직... 그런거 아냐.” 애인이라... 글쎄, 좋기는 하지만. 문제는 그도 나를 좋아하냐가 아니겠어??? “그렇단 말이지??? 그럼, 그 남자가 너한테 뽀뽀를 하면 엄마한테 소개시켜라.” “엥? 뽀... 뽀? 무슨 소리야?” 뽀뽀라니....... 뽀뽀라니...... 엄마 맞아? “뽀뽀를 하는 것은 애인사이가 된다고 볼 수 있으니까. 딸...” “응?” “열심히 노력해.” “엥? 뭐야~. 나가.” 난 엄마를 밀어서 내쫓았습니다. 난데없이 뽀뽀라니........ 다른 엄마들은 그런 짓은 하지 말라고 하지 않나?? 암튼 주책이야. 별나다니까...... * 음... 엄마 때문에 괜히 신경이 쓰이잖아. “어? 딸~, 오늘 신경 좀 썼네?” “뭐야, 또...” “오늘 해버릴라고?” “하긴 뭘 해~???” 도대체가...........휴.. “소이빈!!” “왜 또???” “화이팅!!!” “엄마!!!!” * 내 옷차림은 원피스에 자켓. 신경 쓴 것도 없는데 뭐야... 현승씨 나이가 32이래잖아. 난 20인데. 거기다 내가 동안이라서 또 조금 어려보이니... 그래서 그를 만날 때면 옷차림이 조금 신경이 쓰이긴 합니다. 그는 언제나 먼저 와서 날 기다립니다. 어쩌면... 내게 일어나라고 전화를 하는 곳도 저 차안이 아닐까요? “현승.... 와!!!” 나를 보고 차에서 내리는 그에게 인사를 하려는데... 차안에서 불쑥 올라오는 저 머리는??? “와, 누구에요? 너무 귀엽다. 아, 부드러워.” “내가 키우는 개야.” “정말? 개 키웠어요? 근데 왜 말안했어요? 내가 개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나쁘다.” 음... 순간 굳어지는 그의 얼굴.....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지금 뒷좌석에서 머리를 내밀고 나를 보는 것은 바로... 개. 커다랗고, 부드러운 털. 약간 매서운 눈이지만... 내밀고 있는 혀 때문에 귀엽습니다. “이름이 뭐에요?” “쫑.” 헛. 이름이 쫑? 그렇게 안생겨서 참... 작명센스하고는... “쪼옹~? 쫑아. 반가워.” 난 우습게도 개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어머? 지금 악수에 응하는거야?” 내가 내민 손에 앞발을 내미는 쫑. “교육 시킨거야.” “정말? 와, 쫑이 머리 좋구나?” “... 후, 차에 안타나?” 얼레? 그 한숨은 뭐래요? “타야지요. 쫑아, 같이 앉자.” * 운전하는 내내 말이 없는 그. 하지만 난.......... 신경쓰고 있지 않습니다. 왜?? 난 지금 뒷좌석에서 쫑과 놀고 있거든요. 알래스카 말라뮤트라는 종으로 덩치는 큰데, 참 귀엽고 사람을 잘 따릅니다. “아, 현승씨. 어디 가는 거에요?” “.............” 어머? 못 들었나? “현승씨, 어디 가냐구요.” “나한테 묻는건가?” 오잉? 뭐야? “그럼, 현승씨한테 묻지 누구한테 물어봐요?” “거기 쫑한테 물어봐.” 엥? 저건 뭔소리다냐? “쫑이 내 말에 대답을 어떻게 해요? 그것도 훈련시켰어요?” “허허...” “어디 가는거에요?” “........ 가보면 알아.” 흐음.... 왜 저래? 대답도 잘 안해주고... 내가 쫑이랑 놀아서 삐졌나? 에이, 설마.... * 드디어 차가 멈추었습니다. 지하주차장인데... 쫑도 같이 내려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보이는 곳은... “어?? 어??” 내가 현승씨를 쳐다보는데... 이 남자 그냥 들어가버립니다. 췌, 정말 삐졌나? 여기는 애견카페입니다. 와... TV에서만 봤지, 진짜 오기는 첨인데... 개도 많다. 가게로 들어가니 다른 개들이 있는 곳으로 가버리는 쫑. 난 두리번거리다 창가에 앉아 있는 그를 보았습니다. “현승씨~.” 얼레? 쳐다보지도 않아? 난 그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현승씨~. 왜 그래요? 화났어요?” 췌, 그래도 말이 없습니다. 뭐야. 화났으면 말로 하지. 췌. 난 더 이상 말도 건네지 못하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개들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런데... 내 어깨에 올려지는 손.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지만, 여전히 얼굴은 창밖을 향해 있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후훗. “아!!” 내 어깨에 올려진 그의 손을 물었지요. 이제야 나를 쳐다봅니다. 하지만... 이젠 내가 삐졌다구요. 그가 쳐다보고 있는데 그대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러자 내 어깨에 올려진 그의 손이 그대로 나를 잡아당겨 내 몸이 그에게로 쏠렸습니다. “읏...” 버텨야 합니다. 그대로 몸을 기대면... 아니되오~~~. “훗. 지금 뭐하는거야?” “흥. 내가 말 걸었는데 대답도 않하고. 나도 삐졌어요.” “정말?” “흥.” “진짜 삐진거야?” “.........” 삐지긴 했지만... “흥. 내가 한번 봐줬다. 담에도 대답안하면 정말 삐질거에요.” “그래그래. 후훗.” “웃지마요.” 다시 한번 내 어깨를 잡아당기는 그의 손. 이번엔 못이기는 척 그에게 기대었습니다. * “쫑~, 이제 헤어져야겠다. 담에 또 보자.” “거참. 나한테는 인사 안하나?” “나... 부탁이 있는데.” “뭔데?” 이거 말하면 또 삐지려나? 나이 값 좀 해주세요~. “주말마다 쫑도 데리고 나와요.” 윽.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나~, 쫑이 넘 좋아. 그니까 자주 데리고 나와요. 응? 응?” “...........” 또 대답이 없습니다. “그럼, 나 현승씨네 집에 놀러가도 돼요?” “뭐?” “쫑이 만나러 갈거라구요.” “그렇게 좋아?” “응.” “....... 그럼, 난?” 이건.... 질문이 좀... “나보다 쫑이 더 좋아?” 저기... 질문이 좀 유치하다는 생각은 안드나요? “췌. 현승씨.. 이제 보니까 바보잖아.” “뭐?” “현승씨, 바보!!! 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날 보는 그를 그대로 두고 난 차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가다가... 다시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는... 아직도 그 표정 그대로 앉아 있습니다. “쫑~! 바바이~, 담에 또 보자.” “..어? 이빈아!” 그렇게 돌아서는데, 이번엔 그가 차에서 내려 따라옵니다. “왜요?” “그렇게 가면...” “바보한테는 인사도 안할거야.” “뭐??” 돌아섰지만... 이대로 가면 정말 화를 내겠지요? 혹시 쫑이한테 화풀이를?? “어?” 난 그에게 다가가 그의 팔을 양쪽으로 벌렸습니다. “무...” 그리고... 그리고?? “고개 좀 숙여봐요.” 그는 어리둥절해하며 살짝 고개를 숙입니다. 헤~. 이제야 팔이 닿습니다. 그는 나보다 훨씬 키가 크거든요. 난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귀에 속삭였습니다. “현승씨는 바보. 이유는... 숙제. 이건 힌트에요.” 난 그의 볼에 쪽~ 소리가 나도록 뽀뽀를 해주고.......... 냅다 뛰었습니다. * 헉헉..........휴..... 입구까지 뛰어간 나는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는 뒤로 돌았습니다. 그는.... 아직도 그 자세 그대로 있습니다. 양 팔은 벌리고 당황한 얼굴로 나를 봅니다. 헤~, 바보. * #월욜... 학교에 가기위해 집을 나서는 나는... 지금 몸이 좋지 않습니다. 일어나면서부터 왠지 머리가 무겁고... 어쨌든 오늘은 몸이 좋지 않습니다. * 오늘은 수업이 3시간이나 있는데... 겨우 1시간만 하고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내 방 침대를 본 나는... 그대로 누워 잠이 들었습니다. * * <이빈이 잠든 사이에...> 벌컥-. “우리 딸 많이 아파?” 이빈이 자고 있는 방 문을 열고 들어서며 말하는 사람은... 이빈의 아버지. “자고 있어요.” 뒤따라 들어오는 사람은 이빈의 엄마. 걱정스런 얼굴로 이빈을 쳐다보는 두분. “병원에 안가도 될까?” “요즘 많이 흥분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더라구요. 괜찮을거에요. 열도 많지않고..” “음... 그런데 이건 무슨 소리야?” 이야기를 하는 아버지의 귀에 들리는 음악소리. 그리고 같이 귀를 기울이던 엄마는 가방에서 들리는 소리라는 것을 알았다. “이빈이 핸드폰 벨소리네.” 이렇게 말하며 부엌으로 가는 엄마. 가만히 있던 아버지는 이빈의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었다. “여보시오.” -.............. “이빈이 핸드폰이오. 말을 하시오.” -당신 누구야? 낮은 음성의 남자가 대뜸 누구냐고 묻는다. 잠시 당황하는 아버지. “그러는 당신은 누구요?” -당신 누군데 이빈이 핸드폰을 가지고 있어? 상대의 말에 아버지는 잠시 당황하여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다시 방으로 들어온 이빈의 엄마. “어머, 당신 뭐하는거에요? 이리줘요. 누구세요?” -............ “나 이빈이 엄만데, 누구니?” -아... 저기, 이빈이는 어디 갔나요? 제법 예의바른 목소리를 들은 엄마는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남자의 목소리. “어머, 이빈이가 지금 많이 아파서 자는데 어쩌지요?” -많이... 아픈가요? 상대방의 걱정어린 목소리를 들은 엄마의 얼굴에 미소가........ “이빈이가 열도 많이 나고.. 식은땀도 흘리고, 끙끙 앓고 있네...” -저기... 약은..? “걱정되면 한번 와요. 와서 얼굴이라도 보고.. 여기 XX아파트 3동 507호에요.” 이렇게 말을 한 엄마는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묘한 웃음을 짓고 있는데... “당신, 뭐하는거야? 누구를 오라고 하는거야?” “어머, 집에 먹을게 있나 모르겠네~.” “이....” 부들거리는 아버지를 무시하고 부엌으로 가버리는 엄마. * <현승의 이야기> 전화를 끊은 난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하하...” 난 얼른 일어나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래도... 처음 만나는 이빈의 부모님인데, 깔끔한 인상을 줘야지... 그런데... 좀 찝찝하군. * 지금 난 과일바구니를 들고 이빈의 집, 현관문 앞에 서 있다. 조금 긴장이 되는군. 후우... 심호흡을 한 난 초인종을 눌렀다. 띠리리리리~~ -누구세요? “아, 저... 이빈이네 집입니까?” -어머, 잠깐만요. 찰칵, 덜컥-. 문이 열리고 나오는 사람은.... 이빈의 어머니? 딱 알겠군. 이빈과 많이 닮은 중년부인. “아까 통화했죠? 어서와요.” “안녕하십니까?” “어머, 뭐 이런걸... 들어와요.” 난... 아직 건네지도 않았었는데... 이빈의 성격과는 조금 다른 것도 같고... 아, 술에 취한 이빈이... 거실로 들어서니 날 노려... 보는 중년남자. 이빈의 아버지군.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하지만... 역시 대답이 없다.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여전히 말이 없이 굳은 얼굴로 쳐다보신다. “저.. 이빈이는..” “아, 이리와요. 여기가 이빈이 방이에요.” * 정말... 천사처럼 자고 있다. 그런데... 식은땀은...? 앓고 있다더니...? 이마를 짚어보니... 열은 좀 있는 것 같다. “어머, 이제 좀 괜찮은 것 같네? 이리와서 차 좀 들어요.” “예.” 조금... 적응이 되지 않는군. 이빈이가 엄마를 닮아서 동안인가보다. 거실 소파에 앉았는데... 여전히 내게 날아와 박히는 따가운 시선. 큰일이군. 제대로 미운 털이 박힌 것 같은데... “우리 이빈이랑 만난지 얼마나 됐어요? 요즘 우리 이빈이랑 만나는 사람 맞죠?” “예. 그리고 말 편하게 하세요.” “어머, 그럴까? 호호호...” ...........휴. “자주 놀러와요. 저녁 먹고 갈거지?” “예? 아 저...” 옆에서 저렇게 쳐다보는데 밥을 먹으면... 체하지 않으려나... “급하게 준비해서 반찬은 별로 없어요. 다음에는 맛있는거 많이 해놓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