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대학 동기 6명과 함께 인천 앞바다에 있는 무의도라는
섬으로 MT를 갔습니다.전철을 타고 인천역에서 모여, 306번 버스를 타고
무의도 입구까지 가서 배를 타고 오분 정도 들어가니 목적지인
무의도가 나오더군요.중간에 갈매기들한테 새우깡도 주고 재밌었습니다.^^
무의도에 도착하자 선착장 앞에, 회나 조개를 파는 많은 음식점들과
두세개 정도의 슈퍼가 보였습니다.슈퍼마다 낚시대나 족대 같은것이 즐비하게
있더군요.족대가 반가웠던 저는 바닷가에서도 이것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주인 아주머니께 여쭈었습니다.물이 좀 빠졌을 때 사용을 한다
하시더군요.그래서 족대를 구입하려던 찰나, 같이 MT에 갔던 남자애들 두명이
족대보다는 낚시를 사자고 설득하는 바람에 다수결에 의해 낚시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엄청 싸더군요, 낚시대가 3000원이고 갯지렁이가 한통에 1000원이었던 것
같습니다.낚시대 두개와 갯지렁이 두통을 사서 목적지인 해수욕장을 향해
이동을 했습니다.방을 잡자마자 바로 낚시를 하고 싶은 충동에 시달려
먼저 혼자 가려 했지만, 아이들이 점심을 먹으라고 자꾸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라면 몇점 먹는 척 하고 바다로 나섰습니다.
낚시대를 들고가긴 했지만 물이 너무 빠져서인지 갯벌이 너무 넓어 낚시를
하기는 힘들어보이더군요.낚시대를 백사장에 두고 근처에서 누가 버려놓은
사발면 용기를 씻어들고 맨손으로 탐어를 시작했습니다.^^
갯벌 아니랄까봐 정말이지 너무 많은 생명체들이 있었습니다.그리고 그 중에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것은 조그마한 게들이었죠.처음에는 게를 잡아
주워 담다가 맘먹고 잡으면 천마리 이상 잡을 수 있다는걸 깨닫고 게는
그만 잡았습니다.좀 모양이 이쁜 소라게나 특이한 모양의 게들만 사발면 용기에
집어넣고 갯벌을 누비고 다녔죠.징그럽게 생긴 투명하고 몰캉몰캉한 이상한
것들이 사방에 기어다녔는데 징그러워서 그 녀석은 만져보지도 않았습니다.
바퀴벌레랑 삼엽충의 중간정도 되 보이는 녀석들도 많더라구요.
갯벌에 물이 다 빠져나가긴 했지만 중간중간 골이 패인 곳에는 물이 조금씩
남아 있었습니다.그래서 그 쪽을 조심스럽게 뒤지다 보니까 망둥어 비슷한
조그만 녀석들이 있더라구요.세마리를 잡았는데 두마리는 같은 종이었고
한마리는 다른 종이었습니다.셋다 가슴팍에 흡판이 있어서 벽에 붙는 습성이
있더군요.
그러저러하게 생포한 것들을 갖고 숙소로 돌아가서 친구들과 즐거운
한때를 갖었습니다.오후 다섯시 반 쯤 다같이 나와서 바닷가를 찾아갔더니
빠졌던 물이 많이 차 있더군요, 그래서 낚시를 할 수 있을거란 생각에
대를 챙겨서 바지를 걷어붙이고 바다로 들어갔습니다.근처에 있는 분들이
그런 식으로 낚시를 하시더라구요~^^ 그 분들을 따라서 한참동안 낚시를
해봤지만 단 한마리도 낚지를 못했습니다.그리고 그 분들도 한마리를
낚아내질 못하는 걸 보고 초보라는 걸 깨달았죠.
이제 살짝 맥이 빠진 저는 역시 해수욕장에서 바다낚시는 불가능이구나.
상술에 걸려들었던거다.라는 생각에 이르고 아이들이랑 물장난을 치고서
놀기 시작했습니다.첨에는 물을 그냥 뿌리고 간단하게 하다가 결국 장난이
심해져서 한나밖에 없는 옷을 다 적시기에 이르렀죠.더군다나 긴바지를....
놀다보니 6시 반쯤 되더라구요.다들 추워하고 전 손음 보라색으로 입술은
푸른색으로 변해 얼른 물에서 빠져나왔습니다.
다들 추워하며 숙소로 들어갈 때, 이제 물이 많이 차서 낚시 하기가 좋아보이는
갯바위가 보이더라구요.뭔가 오기같은게 생겨서 그대로 들어가기가 싫었습니다.
해질녘까지만 해보자 생각하고 옷이 젖은채로 바닷바람 맞으며,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혼자 갯바위에 가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갯바위라는게 상당히 위험하더군요.더군다나 손에 짐이 있다 보니까, 조심조심
해서 바다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싸구려 낚시대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낚이질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그나마 다행히 심심풀이로
조그마한 게들이 갯지렁이를 물고 올라오더군요.요런 것들만 올라와도 어디냐
생각하고 미끼를 고쳐달으며 계속 던졌습니다.십오분 정도 지났었나, 아이들이
슬슬 그리워지고, 날도 살짝 어두워져 가는 것만 같고 비는 부실부실 내리는데
정말 들어가고 싶어지는 그 때 낚시대의 줄이 팽팽 해졌습니다.
뭐가 잡힌건 아닐거라고 생각했습니다.바위에 바늘이 걸렸거나, 아니면 뭔가
다른 것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정도 묵직한 느낌만 손에 전해주며 순순히
끌려오더군요.
가까이 나가오는데 실루엣만 봐도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삼십센티가 조금 넘는 상어였습니다.갈색에 조금 엷은 갈색 줄무니가
있는 횟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어였습니다.처음 해보는 바다낚시라
정말 신기하더라구요.아무것도 잡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담아갈 용기를
갖고가지 않은게 막 후회되면서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시작했습니다.
상어입에서 바늘을 빼지 않은 채 갯바위에 고여있는 조그마한 물웅덩이에
상어를 퐁당 담궈두고 근처 백사장에서 쓰레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간신히
노란색 조그마한 비닐봉다리를 하나 구해서 갯바위로 가 상어 입에서 바늘을
빼내고 조심스레 상어를 비닐봉투 속에 넣었습니다.그런데 이놈의 봉투가 물이
새더군요.
어떻게든 살아있는채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물이 새는 봉투를 들고
바닷가를 뛰다가 물이 다새면 다시 받고 다새면 다시 받고 그런 식으로 하며
삼백여미터를 뛰어서 숙소로 갔습니다.방문 앞에서 상어 잡았다고 아이들한테
나와보라니까, TV를 보던 아이들은 사기치지 말라며 아예 무시를 해버렸습니다.
정말이라고 몇번 강조를 하니, 낚시에 관심이 있던 남자애 두명과 호기심 많은
여자애 한명만 나오더군요, 세숫대야에 상어를 풀어놓고 아이들에게 보여줬더니
정말 놀라워했습니다.^^멍청한 여자애 한명은 메기라고 주장하더군요.
시키지도 않았는데 남자애 두명이 신발을 신고 낚시대를 챙겨 나와 그 장소로
가자 해서 거기가서 낚시를 했지만 더 이상 낚지는 못했습니다.^^
첫댓글 횟집에가면 십만원은 호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회를 얇게뜨고 곤을 꺼내 같이 먹으면 고소한데.. 살려줬나보군요...
엄청나게 운이 좋으시군요. 바다 낚시 좋아하는데 상어는 한번도 못잡아봤지요...정말 부러운걸요!!!
바퀴벌레와 삼엽충중간쯤 되는 벌레라면 갯강구겠군요......바다쓰레기들을 먹는 환경미화원 역활을 하는녀석이죠..^^
아..갯강구구나..저두 방파제같은 곳에서 많이 봤는데..바퀴라면 잠도 못자는 성격이라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고 했던 기억ㅇ..^^..근데 그 상어 어떻게 됐나요?
히야...상어..무슨상어인지는 알아보셨나요?
아뇨 사진은 있는데, 자료실에 올리기가, 민물고기가 아니라서.^^;; 한번 올려볼테니까 뭔지좀 알아내 주세요~
아마 괭이상어일거에요,소형종에다가 횟집에서 흔히 볼수있고 얼룩줄무늬가 있죠..
메....메기라 주장한분 보고싶군요 ㅡㅡ;;
천하의 상어가 메기라.....
아무튼 퍼갈께요..글이 재미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