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
모레인(Lake Moraine)과 센티넬 패스 (Sentinel
Pass)
Aug.
02. 2013
정 창 균
레이크
루이스가 웅장한 아름다움이라면 레이크 모레인은 섬세한 아룸다움이다. 레이크
루이스가 지리산 이라면 레이크
모레인은 설악산이다. 옛날 캐나다
돈 20불짜리 지폐 뒷면에
나오는 그림이 모레인이다.
열개의
높은 산 봉우리가 나란히 늘어서서 호수를 지키는 수호신처럼 위엄을 부리고
있다.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사이마다 만년설에 덮혀 있고, 여기서
흐르는 실날같은 물줄기가
모여 호수를 이룬 것이다.
물빛은 루이스보다 더 짙고 곱다.
모레인의
대표적인 트레일인 센티넬 패스로 가는 길은, 산등성이를 넘어가면서 호수와
산들을 계속 보게 되는 경치
좋은 길이다. 오를수록 물빛은
깊어지고 오를수록 산 높이는
낮아진다. 두껍게 깔린 빙원이 옥처럼 푸르고 그 위에는 흰눈이 덮혀있다. 이 지역은 곰이
많이 서식하는 곳이므로
반드시 4명이상이 함께 행동해야 한다. 간식 시간에 과일 껍질은
동물들의 먹이가 될 수 있으므로 안보이도록 숲속에 버렸더니 지나가던 다른
팀 여자
가이드가 질겁을 하며 핀잔을 준다.
곰 먹이가 된다는 것이다.
곰이 과일 껍질 냄새를 맡고
내려올 정도라면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를 생각 한다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곰이 사는 동네를 무단으로 지나다니면서
곰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사람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곰의 생명도 중요하다.
산을
오르다 수정공주 스틱이 부러져 버렸다. 내려올
때 가져올 생각으로 나무밑에 잘
보이도록 놓아두고 갔는데, 내려오면서 찾아 보니 누군가가 잘 고쳐서
벤치위에 올려 놓았다.
세상엔 고마운 사람도 참 많다.
오르막 길이 끝나면 넓은 평원이 펼쳐지면서 열개의 봉우리들이
한꺼번에 모두 시야에
들어온다. 옅은
안개 구름을 허리에 두르고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산들, 대원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 찍기에 바쁘다.
여유를
부리며 평원을 지나면 그림같이 아름답고 맑은 호수가 있고 그 앞을 높은 벽이
가로막고 있다. 벽에는 선명하게 “ Z “ 자가
씌여 있는데 우리가 올라야 할 길이다. 가장
걱정했던 미경공주가 남편이 앞에서 끌어주는 스틱을 붙잡고
제일 먼저 벽을 오른다.
지나가던 어느 백인이 이를 보고 감동섞인 목소리로 이름을 붙여준다. “러브 스틱” 산을
잘
오른다 했더니 이유가 있었다.
중턱에
아직 녹지 않은 눈밭이 있어서 헤집고 한 주먹 눈을 쥐어 먹어보니 입안이 시원하고
갈증이 가신다. 여기에 커피를 타서 마시면 ‘스노우
커피’ 가 된다. 정상은 나무 한 그루 없는
돌산이지만, 그림같은 신천지가 눈 앞에 전개 된다. 레이크 루이스를 싸고 있는 높은 산들이
모두 건너다 보이고, 아래에 있는 푸른 계곡이 파라다이스 계곡, 각양 각색의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라 붙인 이름이겠지만 사실은 곰의 파라다이스이다. 계곡 끝 폭포밑에
캠핑장이 있지만
곰이 많을 때는 페쇄되기도 한다. 바로 발 밑에는 마치 절집의 탑처럼 생긴
바위들이 키재기를 하며 서
있다. 그래서 여기 있는 산 이름이
마운트 템플 (Mount
Temple,
3543m), 이 근처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대원들은 이 절경을 카메라에 담기
바쁘지만, 산이 높아 바람이 거세기 때문에 금방 추위가 느껴져 오래 머무를 수가 없다.
산을
다 내려와 평원을 걸을 때 비구름이 몰려왔다.
록키는 산들이 높아 지나가던 구름이
산마루에 걸릴 때마다 한 줄기 비를 뿌리고 지나간다. 말 그대로 어느 구름에 비 올지 모르니
항상 우의를 준비 해야 한다. 구름만 지나가면 금방 햇빛이 다시 나와
젖은 옷을 말려 주니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푸른 하늘이 더욱 푸르렀고, 몸은 노곤 했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첫댓글 사진 클릭하시면 크게 볼수 있는거 아시죠
작게 나온 사람도 크게 자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모두들 "컴"문제 없이 잘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