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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 270장 ‘변찮는 주님의 사랑과’
성막 본체와 성막 내부 기구 작업을 마친 브살렐은 오늘 본문에서 성막 외부 기구를 만듭니다. 성막과 내부 기구는 금을 주재료로 만들었지만 외부 기구에는 놋을 사용한 것은 공사가 중요도 순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늘 본문은 성막 외부 기구 3가지에 따라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1-7절까지의 번제단, 8절의 물두멍, 그리고 9-20절까지의 성막 울타리입니다. 본문 흐름대로 번제단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번제단을 만들다(1-7절)
번제단은 희생제물을 태워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단으로서 일반인과 제사장 모두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번제단은 성막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성물이었습니다. 즉, 번제단에 희생제사를 드림으로 번제단을 통과해야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번제단의 모양은 가로, 세로 모두 다섯 규빗 즉, 2.28m의 정사각형이었고, 높이는 세 규빗 즉, 1.36m였습니다.
(1) 그가 또 조각목으로 번제단을 만들었으니 길이는 다섯 규빗이요 너비도 다섯 규빗이라 네모가 반듯하고 높이는 세 규빗이며
번제단은 건조한 광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카시아 나무의 일종인 조각목으로 제작했습니다. 나무 널판으로만 제작하면 불에 쉽게 타버리기 때문에 조각목에 놋을 입혔습니다.
(2) 그 네 모퉁이 위에 그 뿔을 만들되 그 뿔을 제단과 연결하게 하고 제단을 놋으로 쌌으며
놋은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열에도 녹지 않기 때문에 제단 소재로 적합했습니다. 이처럼 번제단을 놋으로 둘러쌌기에 놋제단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특별히 제단 모양 중 눈여겨 봐야할 곳은 네 모퉁이에 달린 뿔입니다. 뿔은 희생 제물을 묶어두는 목적으로 사용했지만 신적인 힘을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고대 근동에서는 제단에 뿔을 만듦으로 제단과 신을 동일시했습니다. 따라서 사죄와 화목의 기능을 담당했던 성막 제단의 뿔은 죄를 사하는 하나님의 권세를 나타냈기에 제단에서 가장 거룩한 부분이었습니다.
이러한 뿔을 잡는 것은 곧 하나님만을 의지한다는 뜻이었고, 하나님께서도 제단 뿔을 잡는 자의 생명을 보호하여 죽지 않게 하셨습니다(왕상1:50). 이처럼 뿔은 구원을 나타냈기에 다윗도 ‘구원의 뿔’이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시18:2). 우리에게도 구원의 뿔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분은 자신을 의지하는 모든 자에게 구원의 뿔이 되어주십니다. 아무리 다급하고 해결이 어려운 난제여도 구원의 뿔이신 예수님을 붙잡을 때 우리도 다윗처럼 찬송하게 될 것입니다.
제단에서 희생제사를 집전할 때 필요한 5가지 기구 또한 놋으로 만들었습니다.
(3) 제단의 모든 기구 곧 통과 부삽과 대야와 고기 갈고리와 불 옮기는 그릇을 다 놋으로 만들고
5가지의 부속기구로는 첫째, 희생제물을 태울 때 발생하는 재를 담는 통, 둘째, 제단의 재를 긁어내어 제단을 청소하는 부삽, 셋째, 희생제물의 피와 기름을 담는 대야, 넷째, 희생제물이 불에 잘 타도록 고기를 배열하는 삼지창 모양의 고기 갈고리, 다섯째, 번제단의 불을 성소의 분향단으로 옮길 때 쓰는 불 옮기는 그릇이 있었고, 모두 놋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를 한글 성경에는 단수로 번역했지만 원문에는 복수로 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여러 개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단의 구조는 희생제물을 불에 태우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석쇠 기능을 하는 놋 그물과 불이 바람에 꺼지지 않도록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는 조각목 때문이었습니다.
(4-7) 제단을 위하여 놋 그물을 만들어 제단 주위 가장자리 아래에 두되 제단 절반에 오르게 하고 그 놋 그물 네 모퉁이에 채를 꿸 고리 넷을 부어 만들었으며 채를 조각목으로 만들어 놋으로 싸고 제단 양쪽 고리에 그 채를 꿰어 메게 하였으며 제단은 널판으로 속이 비게 만들었더라
7절과 같이 제단은 속이 텅 비어있었습니다. 텅 빈 중간에 고기를 올려놓는 놋 그물만이 제단의 절반 높이에 끼워져있었습니다. 이로써 공기가 원활히 공급되어 고기가 잘 탈 수 있었습니다. 놋 그물 네 모퉁이에 고리를 만들어 제단에 끼웠는데 어떤 방식으로 끼웠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네 고리 중 각 2개에 놋을 입힌 긴 막대기인 채를 끼워 이동에 용이하게 했습니다.
우리는 성막이 거룩한 곳이기에 고요한 곳이리라 막연히 추측합니다. 그러나 현실 속 성막은 정반대였습니다. 성막은 번제단에서 태우는 고기 냄새와 연기로 자욱했습니다. 성막은 제사 드리러 온 사람이 자신의 짐승을 침으로 짐승의 비명 소리가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이처럼 번제단에서 드려지는 성막의 제사는 거칠고 원시적이었습니다. 이러한 번제단을 통과해야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거칠고 야만적인 번제단의 희생제사를 보며 십자가에 야만적으로 못 박혀 희생당하신 어린양 예수님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과할 때만이 성부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음을 기억합니다. 죄인인 우리가 하나님과 화목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의 고통과 죽음이라는 대가 때문입니다.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을 믿음으로 붙잡아 하나님과 깊이 만나기를 바랍니다.
놋 물두멍을 만들다(8절)
번제단이 일반인과 제사장 모두를 위한 성물이었다면 번제단을 지나 만나게 되는 물두멍은 제사장만을 위한 성물이었습니다.
(8) 그가 놋으로 물두멍을 만들고 그 받침도 놋으로 하였으니 곧 회막 문에서 수종드는 여인들의 거울로 만들었더라
물두멍은 번제단에서 제사를 집전하던 제사장이 손과 발에 묻은 짐승의 피와 이물질을 씻기 위해 마련된 성물이었습니다. 제사장이 물두멍에서 손과 발을 씻고 성소에 들어와야만 죽지 않았을 정도로 씻는 것은 중요했습니다(출30:17-21).
출처를 밝히지 않았던 다른 놋 기구들과 달리 물두멍은 그 놋의 출처가 회막 문에서 수종드는 여인들의 거울임을 밝혔습니다. 이로 보건대 얼굴을 비추는 거울의 기능처럼 제사장 또한 물두멍에서 손과 발을 씻으며 심령의 정결함을 비추어 봤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여인에게 있어 거울은 미모 관리를 위한 필수품이었을 것입니다. 이미 회막 문에서 수종들며 노동으로 헌신했음에도 자신의 아름다움에 필요한 물건까지 하나님께 헌납했던 여인들은 시편 84:10의 고라 자손처럼 하나님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혔던 것 같습니다.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시84:10)”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자기 인생을 가장 가치롭게 쓰는 것이라 여겼던 여인들의 지혜가 우리에게도 있기를 바랍니다.
성막 울타리를 만들다(9-20절)
성막 공사는 성막 울타리를 만듦으로 마칩니다. 성막 울타리는 사람, 짐승 등이 접근하여 거룩하신 하나님의 성소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 세계와 구별하여 쳤습니다.
울타리는 5규빗 즉, 2.28m 높이의 기둥을 일정한 간격으로 세우고, 거기에 흰 세마포 포장을 둘러 만들었습니다. 울타리 높이는 10규빗이었던 성소 높이의 절반이었지만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었습니다. 만드는 순서는 남북서동 순으로 진행했는데 남과 북은 100규빗인 45.6m, 서와 동은 그 절반인 50규빗으로 22.8m였습니다. 그래서 성막 전체는 2:1 비율의 직사각형 모양이었고, 넓이가 약 314평 정도인 풋살장 크기였습니다. 먼저 긴 면인 남과 북을 살펴보겠습니다.
(9-11) 그가 또 뜰을 만들었으니 남으로 뜰의 남쪽에는 세마포 포장이 백 규빗이라 그 기둥이 스물이며 그 받침이 스물이니 놋이요 기둥의 갈고리와 가름대는 은이며 그 북쪽에도 백 규빗이라 그 기둥이 스물이며 그 받침이 스물이니 놋이요 기둥의 갈고리와 가름대는 은이며
100규빗의 길이에 20개의 기둥을 세웠기에 기둥 간 간격은 5규빗 즉, 2.28m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둥은 받침, 갈고리, 가름대, 기둥 머리 싸개로 구성됐습니다. 받침은 놋으로 만들었고, 땅에 묻었습니다. 갈고리와 가름대, 기둥 머리 싸개는 모두 은으로 만들었지만 정체가 불분명했습니다. 갈고리는 흰 세마포 포장을 기둥에 연결하는 데에, 가름대는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여 서로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가로대였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17절에 나오는 기둥 머리 싸개는 기둥 머리를 보호하며 외관을 장식하는 용도로 쓰였을 것입니다.
바람과 먼지가 많은 광야에서 흰 세마포 포장으로 울타리를 친 것은 비실용적이고 비효율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성막 가장 깊숙한 곳에서부터 외부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제사장의 거룩한 의복 재료도 흰 세마포를 쓴 것은 성막 전체가 거룩하고 성결한 처소임을 확실히 보여줍니다.
남북쪽에 이어 서동쪽을 공사합니다. 서동쪽의 길이는 남북쪽 길이의 절반인 50규빗이었는데 이중 동쪽 작업은 마지막에 나올 뿐만 아니라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이는 동쪽에 출입문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12-20) 서쪽에 포장은 쉰 규빗이라 그 기둥이 열이요 받침이 열이며 기둥의 갈고리와 가름대는 은이며 동으로 동쪽에도 쉰 규빗이라 문 이쪽의 포장이 열다섯 규빗이요 그 기둥이 셋이요 받침이 셋이며 문 저쪽도 그와 같으니 뜰 문 이쪽, 저쪽의 포장이 열다섯 규빗씩이요 그 기둥이 셋씩, 받침이 셋씩이라 뜰 주위의 포장은 세마포요 기둥 받침은 놋이요 기둥의 갈고리와 가름대는 은이요 기둥 머리 싸개는 은이며 뜰의 모든 기둥에 은 가름대를 꿰었으며 뜰의 휘장 문을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베 실로 수 놓아 짰으니 길이는 스무 규빗이요 너비와 높이는 뜰의 포장과 같이 다섯 규빗이며 그 기둥은 넷인데 그 받침 넷은 놋이요 그 갈고리는 은이요 그 머리 싸개와 가름대도 은이며 성막 말뚝과 뜰 주위의 말뚝은 모두 놋이더라
남북쪽 길이의 절반으로 짧은 면인 서동쪽은 기둥도 그의 절반인 10개만 세웠습니다. 서쪽은 10개의 기둥을 일렬로 세우고 바깥에 흰 세마포 포장을 둘렀지만 동쪽은 출입문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동쪽에는 10개의 기둥 중 출입문이 있는 가운데에 4개, 나머지 양쪽에 각 3개씩 세웠습니다. 출입문은 동쪽 총 길이 22.8m중 9.12m나 되어 상당히 넓게 만들어졌습니다. 게다가 출입문의 휘장은 지금껏 사용한 흰 세마포 포장이 아닌 청색, 자색, 홍색 삼색 실과 가늘게 꼰 베 실을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이 재료들은 모두 성소와 지성소 출입문에 동일하게 사용했던 것입니다. 하늘의 색을 상징하는 이 실들은 세 문 모두 모두 하늘로 들어가는 문임을 보여줍니다.
분명 성막은 울타리를 침으로 닫힌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출입문은 9m가 넘을 정도로 열려있었습니다. 하나님 자체가 이 세상과 구별된 거룩하신 분이기에 그분이 임재해 계시는 성막 또한 외부 세계에 닫힌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성막은 이방인이든 여인이든 하나님께 나오기 원하는 모든 사람이 나올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이었습니다.
이처럼 교회는 닫혀있지만 동시에 열려있어야 합니다. 교회는 피조물을 우상으로 모시는 세속적 가치관에 철저히 닫혀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강도 맞은 우리 이웃에게는 활짝 열려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일상 중 구별된 시공간을 내어 구별된 하나님을 만날수록 우리 삶은 세상을 향해 하나님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세속적 가치관에 열려있다면 정작 손과 발을 열어야 할 강도 맞은 우리 이웃에게 닫힌 채로 살 것입니다. 이처럼 구별됨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생명입니다.
말씀을 맺겠습니다. 번제단, 물두멍, 성막 울타리 모두 하나님의 디자인으로부터 시작하여 하나님의 능력으로 완성됐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죄인 된 우리가 거룩하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하나님 편에서 주어진 은총이었습니다. 이로 보건대 우리를 만나고 싶어하시는 하나님의 열망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습니다. 이러한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도 우리의 구원을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행동을 그저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땅에 떨어져 불에 던져질 날을 기다리던 마른 나뭇가지와 같던 우리를 농부 하나님께서 주우사 포도나무이신 예수님께 접붙여주셨습니다. 농부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자비로운 접붙여주심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뿐입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상대는 과소평가하며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 찼던 죄인이었습니다. 이런 우리를 성막을 지으면서까지, 십자가에 매달리면서까지 구원하러 오신 하나님의 열정을 향해 눈을 드십시다. 의지하는 모든 이에게 친히 구원의 뿔 되어주시는 예수님을 붙잡으십시다. 그리하여 묵은 것 내어버리고, 변화된 새 포도주의 사람 되어 세상을 새롭게 하는 오늘 하루 보내기를 축복합니다.
기도
사랑의 하나님, 우리를 만나기 위해 하나님 편에서 행하신 일들을 보았습니다.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혀 남은 물론 나 자신도 올바로 대하지 못했던 우리를 번제단에서 사르고, 물두멍에서 씻고, 울타리로 구별지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 편에서 행하신 구원의 십자가를 단단히 붙듦으로 닫힘과 열림을 올바로 실천하는 새 포도주의 사람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사죄와 화목을 위한 번제단을 통과해야 합니다. 나는 요즘 십자가의 예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과 얼마나 친밀히 지내고 있습니까?
2. 여인들은 회막 문에서 수종드는 봉사를 넘어 귀한 청동 거울까지 헌납했습니다. 기쁨으로 헌납했던 여인들처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기뻐했던 적은 언제였나요?
3. 성막은 울타리로 가려져 있었지만 출입문은 넓게 만들어져 오고자 하는 사람 모두에게 열려있었습니다. 요즘 나는 무엇에 닫히고 무엇에 열려있나요?
4. 오늘도 나를 찾아와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행동을 향해 눈을 들기 위해 무엇을 결단하시겠습니까?
(작성 : 강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