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지성무식(至誠無息)
지극할 지(至), 성실할 성(誠), ‘지성(至誠)’ 이라함은 ‘지극한 정성’을 뜻하고, 없을 무(無), 쉴 식(息), ‘무식(無息)’ 이라함은 ‘쉬지 않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지성무식’ 이라함은 “지극한 정성은 결코 쉬는 법이 없다”라는 의미아다.지성감천(至誠感天)이라는 말은 귀에 익은데, 지성무식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무식은 ‘알지 못한다’라는 무식(無識)과는 의미가 다르다. ‘쉬지 않는다’는 의미의 무식(無息)이다.
중용(中庸)에 이르기를 성은 하늘의 길이요(誠者天之道也:성자천지도야),
성을 실행하는 것은 사람의 길이다(誠之者人之道也:성지자인지도야)라고 했다.
천지자연은 거짓이 없다. 콩을 심으면 콩이 나오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나온다. 많이 심으면 많이 나오고, 적게 심으면 적게 나온다. 이렇듯 자연은 절대로 속이지 않는다. 사람은 이러한 자연을 본받아 참되게 살려고 노력해야한다. 그것이 사람이 가야하는 길이다. 그것이 성(誠)을 실현하는 길이다.
옛날 어떤 마을에 아이들이 장난을 하다가 한 어린아이가 커다란 물독에 빠졌다. 어른 키 만한 항아리에 물이 가득 채워져 있었는데, 그 속에 빠진 것이다. 아린아이가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아이들은 당황하고 겁에 질려 도망치기도 했다. 그 가운데 한 아이가 아무소리 안하고 뒷담 대나무 숲으로 갔다. 그 아이는 큰 돌을 들고와서 항아리를 향해 힘껏 내리쳤다. 항아리 물독이 깨지고 어린아이가 독 속에서 기어나와 살았다. 돌을 가지고 와서 물독을 깬 아이가 신동(神童)으로 소문난 사마광(司馬光)이었다. 자라면서 학문을 익혀, 북송(北宋) 때 자치통감(資治通鑑)이라는 유명한 역사책을 저술한 대유학자가 되었다. 어느날 사마광에게 제자 한 사람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 지 글자 한 자만 골라주시면 마음에 새기겠습니다.”하고 물었다.
사마광은 서슴없이 대답했다
“그것은 성(誠)자이다”
“선생님 그러면 성(誠)이란 무슨 뜻입니까?“
“그것은 허망한 말을 하지않는 것이다(不妄語 :불망어) ”
허망한 말을 하지않으려면 사람이 진실되어야한다. 거짓이 없어야한다.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이 성실할 수는 없다. 한 입 가지고 두 말하는 사람 역시 성실과는 거리가 멀다. 둘러대다가 증거를 들이대면, 기억에 없다라고 하는 발뺌하는 사람 역시 불성실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성 자(誠)는 말씀 언(言)과 이를 성(成)이 합쳐진 글자이다. “말이 이루어졌다” 라고 하는 것은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는 것을 말한다. 언행(言行)이 일치하는 사람이 성실한 사람이다.
일생동안 애국애족(愛國愛族)만을 위하여 성실한 삶을 사셨던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죽더라도 거짓이 없어라. 꿈에라도 성실을 잃었거든 참회하라. 큰 일이건 작은 일이건 네가 하는 일에 정성을 다 하여라”라고 역설했다.
지성(至誠)이란 자기 정성을 다하는 것을 뜻한다. 이 세상의 위대한 업적은 모두 정성이 낳은 산물이다. 지극한 정성은 하늘까지도 감동시킨다. 이를 지성감천(至誠感天)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이 땅의 어머니들은 자식 잘 되라고 장독대에 정안수를 올려놓고 치성(致誠)을 들여왔다. 이러한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 속에 자식들이 자라서 수출의 역군이 되어 한강변의 기적을 이루었다. 대한민국이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그 뒷면에는 이 땅의 어머니들의 지극한 정성과 노력이 크게 뒷받침 되었던 것이다.
사람의 성실함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성실을 추구한다면 인위적인 성실일 뿐아다. 이익만으로 성실함에 접근했다면 이익이 없으면 결국 성실함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大信)의 사시(社是)가운데 첫 번째가 지성봉공(至誠奉公)이다. 지성으로 공공에 봉사한다는 것은, 성실하게 일해서 사회전체의 이익에 기여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불가(佛家)에서 자비를 베풀어 널리 중생을 구제하는 것과 흡사하다. 창업자의 인생관과 마음가짐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 어구라고 생각된다.
지성무식(至誠武息), 지극한 성실은 쉬지않고 지속되어야 한다.
해는 매일 뜨고, 일년 사계절은 끊임없이 운행한다. 이런 자연의 법칙을 본벋아 쉬지않고 행하는 것이 성실이다. 제아무리 똑똑하고 학력이 좋아도 성실한 사람을 당할 수는 없다. 신념을 가지고 묵묵히 쉬지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성공하는 법이다.
요즘 지하철이건 버스건,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열심히 들여다본다. 심지어 길에 다니면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걷는 사람도 있다. 스마트폰 들여다보는 것을 좀 줄이고, 그 대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았으면 한다. 자기가 과연 어떤 사람인 지, 그리고 자기가 얼마나 거짓없는 성실한 생활을 해나가고 있는 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2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