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와 국가 소멸 ④
사우디아라비아, 凸형 인구지도
한편 자연환경이 인구증가에 친화적이 아닌 국가들도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사막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구증가 정책을 성공시킨 나라라고 볼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가 있어 종교적인 종주이자 막강한 석유자원으로 부국을 이루어 경제적 맹주임을 자타가 인정하는 나라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50년대 당시 인구가 312만 명에 불과했다. 그 후 1970년대 유가인상과 석유산업의 국유화 과정과 산업다각화를 통하여 이룩한 부국의 위상에 걸 맞는 역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구증가정책을 실시하였다. 1970년 580만 명에 불과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구는 1985년 1000만 명, 2000년에는 2000만 명, 그리고 2015년에는 3000만 명을 각각 돌파하면서 2018년 약 334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2018년 GCC 6개 국가 전체인구 중 사우디아라비아 인구가 약 60%를 차지하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민이 약 2076만 명, 외국인이 약 1264만 명을 차지한다.
최근의 현황을 보면 2022년의 거주 인구는 368만 명으로 중동에서 사우디의 국력과 영토 면적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이 중 외국인 비율이 33%이며 그 중 인도인이 250만 명으로 가장 많다. 중동 지역에서는 이란(8898만 명)과 이라크(4520만 명)에 이은 규모이며 1950년대 당시 인구가 300여만 명에 불과했던 것을 생각하면 인구 증가율이 엄청난 나라다. 1인당 평균 식구 수가 6.3명으로 세계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인구 밀도는 11.5명/km²으로 아라비아 반도 나라들처럼 매우 낮으며 인구 절반정도가 25세 이하인 젊은 나라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구가 희박한 특징 외에도 인구의 밀집형태가 독특하다. 전체 국토에서 凸(ㅗ)자 모양으로 선을 그으면 그 지역에서 전체인구의 80%가 몰려있다. 그 이유는 사막 지역의 특이한 기후환경 때문인데 서쪽 홍해의 해안선을 따라 산맥이 길게 뻗어 있는 홍해안 축은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산지에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편하고, 또 이슬람 성지인 메디나와 메카가 있고, 경제의 중심지인 '제다'가 있기 때문이다. 홍해안 축의 중간에서 내륙을 가로 지르는 축은 내륙의 중앙에는 행정수도인 리야드가 있고, 동쪽지역에는 산업도시인 쥬바일, 담만이 있어서 걸프만으로 연결된다. 이처럼 홍해북단의 추진 중인 네옴시티를 따라 홍해안 연안지대로 이어지고 홍해안 중간에서 중부의 리야드를 거처 동부의 만안 공업지대를 잇는 凸(ㅗ)자형 인구집중형태를 이루고 있다.
[202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