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死に水(임종수)
일본말에
* '시니미즈 (死に水 / 死水,しにみず)' 또는 '마츠고노 미즈(末期の水, まつごのみず)'라는 말이 있다.
'(임종 직전의) 입을 축이는 물' 또는 '(생전) 마지막 물, 임종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즉
임종 직전, 입회한 사람들이 돌아가시려는 분께 한 모금 올리는 물(또는 임종 후 즉시 망자/亡者의 입안에 물을 머금도록(혹은 헹구어 내는) 을 가리키는 말인데, 일본 장례의식 중 최초로 하는 의식이다
주변에 문의해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옛 어른들은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경우 이러한 류의 풍습이 있다고 하는데, 각 지방에 따른 차이 등은 잘 모르겠다(자력으로 마시기 힘든 경우, 물을 한 모금 숟가락으로 떠넣어 드리는 등 입안을 적시게 한다고..).
이러한 일본의 '시니미즈' 풍습의 유래가 바로, 부처님께서 춘다의 공양을 받으신 후 고통에 겨워 하실 최후의 순간에 아난에게 물을 청한 데서 온 것이라고 한다.
...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아프고, 목도 마르구나. 네가 가굴차(迦屈嗟, '카쿠타/Kakkutha')강에 가서 깨끗한 물 좀 떠오너라."
又告阿難 “我今患渴 汝可往至迦屈嗟河 取淨水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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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北枕(きたまくら/기타마쿠라,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눕는 것) 기피 풍습
(망자를 머리가 북쪽으로 향하게 안치하는 풍습에 기인하여, 북향은 죽은 자의 향방이므로 생시에는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는 것을 기피하는 습속)
...전에 니시혼간지(西本願寺)였던가,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였던가... 법문 들으러 갔다가 나눠주는 퀴즈문제지를 받아본 적이 있다.
앞뒤 10개씩의 20문항이었던 것 같은데 정토진종 신자로서 가져야 할 생활 자세를 OX로 자가진단 체크하는 것이었다.
그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문항이
"이삿날은 손없는 날로 해야 한다"(정답은 X)
"잠 잘 때는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면 안 된다."(정답은 X)
두 가지였다.
왜 정답이 X냐 하면, 진종(眞宗, 일본에서는 정토진종을 통칭하여 '진종'이라 한다) 신자라면 저런 관습적인 터부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날 법문의 요지였다.
부처님빽보다 더 큰 빽이 없거늘, 적어도 진정한 진종신자라면 달력 속의 손 있는 날(友人, 도모비키)은 무엇무엇을 피한다, 손없는 날로 길일을 잡아 이사나 집안 대소사를 정한다... 등등 일상생활에서 점집에 가서 길흉을 점친다거나, 손있는 없는 날을 가리는 등의 금기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매우 감동적인 법문이었다.
그때 이후 일본불교, 특히 진종이 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각설하고
저 북침(北枕)의 풍습은 부처님께서 춘다의 공양을 받고 복통과 하혈로 고통스러울 때 제자인 아난에게 머리를 북쪽으로 향하게 누울 수 있도록 하고...... 승가리의(令頭北首 僧伽梨衣, 五條袈裟)를 네 번 접어 깔아라,고 하신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석가모니부처님의 고향 룸비니는 열반하신 쿠시나르의 북쪽에 위치해 있다. 일설에는 부모님 앞으로 발을 뻗을 수 없으니, 입멸시에 머리를 북향하도록 누우셨다고 한다(그런데 예부터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고사에, ...,.여우도 죽을 때는 머리를 제 살던 굴쪽으로 향해 죽는다...는 의미의 수구초심/首丘初心이나 호사수구狐死首丘란 말이 있지 않던가?)
딱히 불교관련이 아니라, 고대 중국에서도 북침 풍습이 있어서 '生者南枕 死者北枕'(산 사람은 베개를 남쪽에 두고 자고(머리가 남향하도록), 죽은 사람은 북쪽으로 머리를 둔다(머리는 북향, 발은 남쪽에)의 고사가 있다.
이러한 습속의 영향이었던지, 일본에서는 고분(古墳)시대에 정착(시신의 머리쪽을 북쪽으로 향하도록 안치)되고 풍습으로 굳어졌다는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