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4.1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01년도에 상일여고를 졸업한 장윤조라고 합니다.
98년도에는 상일여중도 졸업했어요..^^
고3때 13반 2학기 반장이었는데 저희반에 박혜원도 있었고
선생님들께는 그다지 튀지 않던 학생이어서 기억이 못하실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제가 선생님을 기억하기에..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검색어에 상일여중을 치니 선생님의 홈페이지가 나와서
들어오게 됐습니다.
이곳에 들어오니 선생님과 함께한 작문시간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집니다.
음..지금 기억에 나는건요..
뜻을 알기 어려운 글자는 가운데 선을 그어서 각 글자의
한자 뜻을 알면 알기 쉽다고 하시면서
그런 글자가 나올 때마다 칠판에 쓰시고 가운데 선을 죽 그으셔서
설명해주시던 모습..
삶이 힘들고 지칠때 동대문 시장에 가셔서 그곳 상인들을 보면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신다면서
저희에게 그곳에서 사신 물건들을 이야기해주셨던 기억..
수업시간 중 화장실 가고 싶을 때는 손을 들고
선생님께 반드시 해야만했던 질문들..^^
(지금은 교장선생님이셔서 이 방법을 못쓰시겠어요..^^덕분에 졸음을 이길 수 있었죠..)
그리고 스승의 날 운동장 조회시간에
저희 반이 너무 떠들어서 선생님께 무진장 혼났던 기억도
있어요..(그때 정말 죄송했습니다.)
고3이란 시간이 힘든 시간이기도 했지만
좋으신 선생님과 친구들이 있어서
저에게는 가장 즐거운 시간으로 남아있어요..(친구들은 특이하다고 하죠..)
밑에 주미경이 글을 남겼던데..
저도 미경이 처럼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국가고시도 보고 올해안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게될 예비간호사에요.^^
간호사가 힘든 직업이란건 잘 알지만
선생님 말씀대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되서 기쁘고..
또한 전문직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도와주고
줄 수 있는 직업을 갖게되서 행복합니다.
항상 열심히 노력하고 발전하는 ..
꾀를 내지 않고 정도를 걸어가는
상일여고의 부끄럽지 않는 졸업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다음에 또 방문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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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조, 오래간만에 네 미소 띤 얼굴 보니 내 마음도 따뜻해 진다.
식목일이 가까와서 며칠 동안 꽃도 심고, 땅도 파고, 리어카에 흙을 실어 나르느라 지쳤는데 - 선생님 부지런한 건 여전하다고 웃지 말아라 ^^^ - 네 글 보고 피로를 잊는다. 고맙다.
너는 평범한 얼굴이라서 내가 너를 기억하지 못할까 걱정할까봐 너희들 졸업앨범을 찾아 펼쳐 보니 '까무잡잡했던 정가희 옆에 네가 살며시 웃고 있어서 정말 반가왔다.
사복사진에는 안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교복사진에는 안경 쓰고 있어서 달랐지만 내 기억 속에 항상 '따뜻한 미소'를 띠고 있었던 '착한 장윤조'의 얼굴과 함께 모습을 보니 참 기쁘구나.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윤조가 간호사가 된다니 당연히 네 살아갈 길을 잘 찾아 가는 것같아 축하 인사와 함께 고맙다는 말도 보태고 싶다.
나는 여전히 열심히 살아 가고 있다. 내가 들려준 대로 황학동 시장에도 자주 들르고 있고 - 지난 달부터 청계천 복원공사 때문에 동대문운동장 안으로 자리를 옮겨 장사를 하는데 사람은 더 많이 몰리고 있지- , 올림픽공원에 나가 매일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고 있단다. 친구들 만나면 내 홈페이지 방문도 권하고, 글도 올리라고 안부 전해 주기 바란다.
내가 방학 때면 제자들에게 종합병원 응급실 구경을 한번 가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만큼 위급한 환자들이 많다는 이야기고, 바꿔 말하면 건강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이야기겠지.
병원에 입원해서 제일 부러운게 병원 창문아래로 내다보이는 거리를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것인데 남들처럼 건강한 삶을 되찾아야 하겠다는 간절한 소망이라고 본다.
이제 얼마 안 가 간호사가 되면 환자들을 '따뜻한 손길'로 보살펴줄 착한 장윤조로 오래 사람들 마음 속에 남는 사람이 되기를 기원한다.
네가 맞는 사람들은 모두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니까 누구보다 사람을 사랑하는 윤조가 선생님 말을 잊지 않을 거라 믿는다.
모처럼 봄비가 많이 오고, 너와 나의 대화도 저 봄비처럼 날로 새로워지기를 기대하마.
또 보자.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