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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카니스탄 반군인 탈레반 지휘자를 제거하기 위해 레드윙 작전에 투입된 미군 특수부대 네이비씰 대원 6명은 산속에서 양치기소년 일행과 조우한다. 대원들은 이들을 죽일지 말지를 놓고 격론을 벌인다. 살려두면 대원들의 생명이 위험해지고 살해하면 비무장 양민을 죽였다는 죄책감과 교전수칙을 위반했다며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비난에 시달릴것이 뻔하다. 진퇴양난의 막다른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대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실화를 바탕으로한 피터버그 감독의 ‘론 서바이버’는 윤리와 의무라는 의미있는 질문을 제기한다.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할 수 밖에 없다. 영화가 허구였다면 미군을 비현실적으로 미화시켰다거나 미국우월주의라는 지적을 받을수도 있다.
실제로 베트남전쟁과 중동과 아프리카 내전에 투입된 미군들의 양민학살은 끊임없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이 영화 주인공인 마크 웰버그는 2007년작 '더블타켓‘에서는 아프리카내전에 참전했다가 양민학살 후유증에 시달리는 미군특수부대 전직 저격수로 등장했다>
대원들의 이견이 계속되자 소대장은 결단끝에 양치기 소년 일행을 풀어준다. 그러나 그 댓가는 참혹했다. 탈레반의 총공세로 처절한 사투 끝에 6명의 대원중 소대장을 포함해 5명이 목숨을 잃는다. 또 이들을 구출하러온 네이씰 대원 16명도 헬기 불랙호크에서 내려오지도 못한채 탈레반의 로켓포를 맞고 추락해 전원 전사한다.
이쯤되면 과연 어떤 선택이 옳은것인지 고민스럽다. 마이클 샌델교수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의 한 대목이 떠오를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것인지, 절박한 현실에서 찬성해야 할지 반대해야 할지, 엇갈린 대립과 갈등이 때론 물밑에서 때론 거칠게 맞부딪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어떤 사람은 테러 용의자를 고문하는 행위는 반인류적인 범죄행위라며 반대하지만 또 다른사람은 테러를 예방하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찬성하기도 한다. 과연 무엇이 옳은 행동이고 무엇이 옳은 판단인가. 공공의 이익과 대원들의 목숨을 위해 무엇이 더 소중한 선택인지 고뇌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긴 마이클샌델교수조차 正義가 무엇인지 정확한 정의를 내놓지는 않는다.
재밌는 것은 유일한 생존자인 마커스 러트렐(마크윌버그분)는 교전수칙에 따라 양치기소년 일행을 풀어주자고 주장해 수십명의 동료들을 死地로 몰아넣지만 결국 그는 탈레반의 살해위협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종족의 규범을 존중하는 아프카니스탄 마을주민들의 보호로 목숨을 구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줄거리지만 마치 실제 전투현장을 직접 지켜 보는것처럼 생생한 총격씬을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특히 대원들이 바위산에서 굴러떨어지는 장면은 너무 리얼해 보는내내 심장 박동이 높아질 정도다. 네이비씰 대원들은 강철을 담금질하듯 숨이 막힐만큼 거칠고 살벌한 훈련과정을 극복했지만 막상 전투에서 손가락이 떨어져 나가고 총알이 머리를 스칠 때 이성을 잃고 헛소리를 지르는 광경에선 전쟁의 狂氣가 드러난다.
/네이버 블로그<박상준 인사이트> 영화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