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를 뒤로 하고 이번엔 에스토니아 국경을 통과하여 휴양도시 페르누에 도착해
발트해변가로 갔다.
철 지난 바닷가엔 한여름의 번잡함 대신 한가롭게 따사로운 가을볕을 만끽하는 현지인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지나온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가 내륙국이어서 산림과 호수 등을 즐길 수 있었던 것과 달리 발트해와 접해있는 에스토니아에 들어오며 바다를 보자 우리들은 환호하며 물로 뛰어들었다.
수온은 아직 차지 않았으며 한참을 나아가도록 수심은 낮았고 뜻밖에 아주 작은 섬에 다다를 수 있었는데 그곳서 일행중 '개띠 오총사'와 리나님은 며칠전부터 함께 하던 라인댄스 한마당을 흥겹게 펼쳤다.
발트해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소오마국립공원 인근 통나무숙소로 이동했다.
일반적인 호텔도 좋지만 자연속에 파묻혀 지낼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숙소에 다들 좋아라 하는 모습들..
특히나 한국서부터 한 두가지씩 챙겨온 밑반찬과 고추장,숙소로 오는 길 장봐온 야채를 곁들여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로 저녁을 먹는 맛이란, 그것도 멀리 발트의 나라에서..
여행내내 우리모두가 반해버린 발트 맥주에, 라트비아에서 가져온 '블랙발잠'도 빼놓지 않았다.
다음은 미리 준비부탁해놓은 사우나를 즐길 차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사우나 전체를 우리일행이 접수해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몸이 많이 더워질라치면 문열고 나가 작은 연못 위 밤하늘 올려다보고 시원한 공기 천천히 호흡하며 열기 식히던
힐링의 시간...
그 안에서 펼쳐놓는 여인들의 수다는 덤~
북유럽 여행에서 빼놓으면 섭섭한 아이템,'사우나즐기기', 다시 한번 공감한다.
한결 가뿐함을 느끼며 일어난 다음날 아침, 대학도시 타르투로 향했다.
도시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벌거벗은 부자의 동상','키스하는 학생'등을 지나 타르투대학교,악마의 다리,천사의 다리를 둘러보고 세토마의 또 다른 통나무숙소로 가 짐을 풀었다.
이번엔 세토마 전통식에 역시 50~60도수의 독주인 '한자(Hansa)'라는 깔끔한 맛이 특색인 전통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마치고 사우나를 추가해 또 즐겼다.
전기가 아닌 통나무로 불을 땐 사우나 실내에서 뜨거운 자갈에 물을 끼얹어 습한 열기를 더하고 자작나무잎 묶음으로 서로 몸을 두드려주며 한층 익숙하게 말이다.
탈린으로 올라가는 길, 습지 트레킹을 했다.
지천에 깔린 블루베리 따먹으며 천천히 걸어 들어가자 넓은 습지가 눈 앞에 펼쳐졌다.
이끼 등으로 덮힌 호수로 가는 길, 나무다리를 걷다 머리를 드니 파란 하늘엔 작은 구름들이 우릴 보고 반갑게 손짓한다.
아무렇게나 신발을 벗어던지고 물에 발 담구니 시계가 멈쳐 버린다.
아~ 이런시간 얼마나 그리웠던가.
더구나 맘 맞는 친구들과 함께인 지금,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다 느껴진다.
첫댓글 아!어쩌란 말이냐? 다시 못올 그시간들이여!! 발트해서 추던 노란샤츠나.뜨겁게 몸 달구던 사우나며.꿀들어간 흑맥주.블랙발잠의 향긋함이여~~뭣보다도 함께 웃고 즐기던 여행친구들이 더욱 그리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