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해당화 피는 백령도^^
2018.6.15. ~ 6.17.
서해 먼 바다 연평도 지나 소청도와 대청도에서도
더 북쪽으로 우리 땅 백령도가 있습니다.
동래역 6.15.(금) 23:10,
부산에서는 외국 가기보다 더 힘들다는
백령도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부산에서 640여 km, 거리도 멀지만
안개가 자주 끼고 날씨도 워낙 변화무쌍해서
인천항까지 올라가서도 발길을 되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그러니까 하늘이 허락해야만 갈 수 있는
우리 땅 백령도입니다.
버스는 밤새 달려 6.16.(토) 05:30경
인천항 앞 횟집, 아침을 해결하고서
인천항 여객터미널 대합실
여행의 시작은 바로 설래임...
07:50 출발 하모니플라워호,
우리 나라에서 제일 길다는 인천대교
(18.4km)도 보입니다.
선상에서 시원한 바다를 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합니다.
겨우 두세평 정도 개방되는 곳은 애연가들 차지...
선실에서 지루하게 앉아있었는데
배는 소청도에 기항한다고...
일기예보에서 자주 듣던 그 소청도,
반가움에 선상으로 나왔습니다.
연이어 대청도에도 기항합니다.
지도에서는 점으로 표기되는 대청도가
저리도 클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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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에서 서북 뱃길로
네 시간만에 북위 37도 52분,
백령도 용기포항에 내립니다.
점심 식당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우리 기사님,
여기가 진촌리인데 백령도의 명동이라고...
차창 밖으로 '롯데리아' 간판이
ㅎㅎㅎ
꿀맛 점심식사 후 두무진으로
유람선 타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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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적 황해도에 살던 선비와 사또의 딸이
사랑을 하게 되었으나
사또는 선비를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계속 만나자
딸을 몰래 아주 멀리 보냈고...
애를 태우던 선비에게 꿈에 백학이
그녀가 있는 곳을 알려 줍니다.
훗날 사람들이 '백학이 알려줬다'하여 '백학도'라 부르다가
오늘날 흰 백(白)과 날개 령(翎)을 써서
백령도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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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가는 버스 안에서 보이는 해안 바다에는
쇠갈구리 같은 게 계속해서 보이는데
북한 잠수함이나 선박의 침투를 막기 위해서라고...
새삼 백령도가 우리 땅 최고 서북단임을 실감합니다.
인천에서는 228km인데 북한 황해도 장연군과는
불과 17km 떨어져 있으니 말입니다.
두무진에서 유람선을 탑니다.
기암들이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두무진(頭武津)은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웅장미가 뛰어나고
다양하고 기묘한 기암괴석들이
이렇게 펼쳐져 있습니다.
그 두무진 위에 해병초소가 있습니다.
백령도가 서해 섬으로는 최북단이고 이곳이
섬 최서북쪽 끄트머리쯤 되니까
명승지라도 지켜야하니까요,
여기 어느 장군 바위는 갈매기 배설물을
뒤집어 쓰고도 늠늠합니다. 충성!
죄송한 표현이지만 양주병 같이 생긴
가운데 바위가 '선대암'입니다.
광해군이 얼마나 감탄했으면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했겠습니까?
아래는 무슨 바위일까요? 말바위라고요?
보는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은 유명한 '코끼리바위',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코끼리가 가까이 가니까
그만 코뿔소로 변합니다.
기암괴석을 좀더 가까이 보니
세월의 흔적이 보입니다.
수억년 켠켠이 쌓아 절경을 만든...
멀이 보이는 연화리 해안,
콘크리트 장벽이 쳐저있습니다.
조금 더 가면 천안함이 피격된 바다...
늠늠한 장군바위 앞에서 유람선은
턴을 해서 되돌아 갑니다.
심청이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 백령도 앞바다
깊고 푸른 인당수에 몸을 던지게되지요
그런데 용궁에서 어떻게 육지로 왔냐고 하니까
저기 보이는 잠수함을 타고 왔노라고...
심청이 용궁에서 타고 온 잠수함바위에는
지금 물새만 노닐고 있습니다.
아까 본 코뿔소는 하마로 변한 같기도 하고...
물범바위,
지금은 썰물때라 몇마리만 보일 듯 말듯 한데
이근처에 300여마리의 물범이 살고 있다합니다.
똑딱이 디카로는 잡지 못했는데,
물범 두마리가 잠시 머리를 내밀고서 잠수했는데
암수가 같이 다닌답니다.
그 중 어느 게 숫놈인지 아무도 모르는데
이곳 해녀분들 만은 너무 잘 아신다고...
해녀분들이 잠수를 하면 은근이 다가와서
엉덩이 쪽만 비비대는 놈이 있는데
이 놈이 바로 숫놈이랍니다. 글쎄!
하마는 꼬끼리로 변하고
코끼리는 다시 코뿔소로 변하고...
해병은 절벽에도 초소를 만들고 보초를 섭니다.
이 곳 백령도에는 도둑과 신호등
그리고 귀신이 없답니다.
바로 귀신 잡는 우리 해병이 해안 절벽까지
이렇게 철통 같이 지키고 있으니까
귀신은 얼씬도 못하는 게 당연하지요
말은 순한 양으로 변신한 것 같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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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올려다 보면 기암절벽 사이로도
길은 나 있습니다. 초소도 보입니다.
이 서해 바다를 지키는 신경계 같은...
우리는 이 바다를 보통 서해(西海)라고 하는데
학술적으로나 국제적으로는
황해(Yellow Sea)라고 한답니다.
황하와 요하 등에서 흘러나간 황톳물 때문에
바다가 비교적 누렇다 하여...
사해( Dead Sea, 소금바다), 홍해(Red Sea),
흑해(Black Sea) 와 같은 논리인가 봅니다.
두무진, 유람선 타고 한바퀴 돌고 왔습니다.
그리고는 두무진 관람로를 걸어서 한바퀴,
입체적으로 제대로 한번 음미하는 겁니다.
먼저 만나는 '통일기원비'
이곳을 지키는 흑룡부대 장병들이
통일염원의 혼을 담아 건립한 기념비입니다.
유람선에서와는 다른 분위기들입니다.
설명을 듣긴 들었는데 오른쪽 바위가
유람선 타고 못 본 형제바위인가요?
두 형제가 서로 껴안고 있는 듯...
이건 두꺼비 바위, 맞죠?
이 걸 보면 애주가들 군침 돌겠습니다.
아까 본 선대암은 갈바람 온다고
이쪽으로 돌아 앉아 있습니다.
이 두무진 일대 기암절벽에는
바다에서 쌓이는 물결무늬 자국과
폭풍에 의해 생기는 작은 구릉
퇴적구조가 관찰되므로
수심 50m 이내의 얕은 바다에서
퇴적된 것으로 추정된답니다.
10억년 전쯤에 모래가 퇴적되어
깊은 바다에 묻혀서
강한 압력을 받아 규암으로 변한 다음
다시 지상으로 올라 온 것이라고...
그리고서 다시 오랜 세월에 비바람을 비롯한
다양한 변화를 겪어오면서도
퇴적 당시의 모양과 특성을 간직하고 있고
경관이 아름다워
우리나라 '명승 8호'로 지정되었답니다.
카렌다, TV 에서나 만나던 명소들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이 시점에 모델님들이 빠지면 안되죠!
단, 모델료는 없습니다. ㅎㅎㅎ
우리 모델님들,
이 비경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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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형제바위와도 점점 멀어집니다.
영원히 머물고 싶은 명승 두무진,
이생에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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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곶해변(천연기념물 3491호)
언뜻 보면 모래로 이루어진 듯 하나 사실은
규암가루가 두껍게 쌓여 이루어진 해안으로
지금처럼 썰물 때면 길이 2㎞,
폭 200m의 사빈이 이렇게 나타난답니다.
사곶 사빈은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는 사빈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단 두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아주 특수한 지형이랍니다.
6.25 전쟁때 부터 군사 비행장으로 사용하면서
1989년 초까지 군사 통제구역으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통제가 해제되어 하계 휴양지로 널리 알려지게 되어
지금은 해수욕장으로만 사용되고 있답니다.
세계에 단 두 곳 밖에 없는 사곶해변,
무대를 펼쳤으니 춤을 빼놓을 수가 없지요?
근데, 도데체 무슨 춤인지요?
누가 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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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사빈에 그리운 그 이름 하나 써 봅니다.
지금도 알 수 없는 당신의 마음...
타고 온 버스도 척하고 세우니
멋진 배경이 되고
함께 하는 박수에 서해 물결이 따라 일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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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동굴 등대해안
해안초소 내려가니 바닷가 오른쪽으로 바위 동굴,
그 옆으로 가니 또 다른 동굴이 있는데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성궤(聖櫃)라도
숨겨졌을 법한 분위기입니다.
혼자서는 못갈 그런 분위기의 동굴인데
함께하니 자신만만 하기만 합니다.
완전 보물찾기하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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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각
오천년의 백령도
여기와
저 심청 인당수위 수평선을 보아라 ...
효녀 심청 공양비 300석에...
인당수가 바로 앞 저깁니다.
망원경으로 바라보니
초소 사이를 북한 병사들이 보입니다.
NLL(북방한계선) 부근에는 중국 어선들로
보이는 선박이 떠 있고...
비록 전시물이기는 하지만 큼직한 대포는
저 북쪽을 응시하고...
심청전이 전부가 아닌 서해 인당수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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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삼가 국화 한송이 바칩니다.
영원히 꺼지지않는 불꽃이시기를 기원합니다.
함께 묵념합니다.
이곳에서 2.5km 해역, 바로 저 앞바다에서
가슴이 먹먹해옵니다.
지금 살았더라도 모두 동생 또래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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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겠냐고 하면
석양처럼 살겠다고들 하지요
그래요, 마지막이 가장 아름다운 삶을...
석양처럼 아름다운 생을 꿈꾸며
백령도 석양을 만나기위해
이른 저녁으로 회를 배불리 먹고
19:30 연화리 해변입니다.
석양을 보겠다고, 그것도 백령도...
아름다운 호강을 다 누립니다.
서해에 지려는 해를 손바닥에 올려도 보고...
그런데 갑자기 구름이 해를 가리고 맙니다.
비록 석양은 보지 못했지만
백령도 바닷가에 나란히 바라보던 이 모습,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추억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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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팬션인 줄 알았는데 도착해보니
'백학팬션'이었습니다.
백령도의 어원과 관계있는 백학...
그 백학에 불이 켜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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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7.(일) 06:30
단잠에서 깨어보니 눈앞에 붉은 장미가
환하게 웃어줍니다.
중화동교회
1896년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세워진
장로교회입니다.
박해를 받던 시기니까 이 백령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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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트림바위
용이 승천하는 듯한 모습이라는데
해안 절벽에는 가마우지와 갈매기가
모여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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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돌해변(천연기념물 392호)
자갈 파도 소리는 이내 감성을 자극합니다.
쏴아 사그락 사그락....
주머니에 안움큼 넣어 가고 싶습니다.
안되요, 안돼!!!
그러면 액운이 따라 온답니다.
절대 안됩니다.
해당화 곱게 피는
콩돌해변에서 추억 만들기가 한창입니다.
조개탕에 막걸리 한사발씩 나눕니다.
ㅇㅇ님, 나 죽거든 아무것도 필요 없고
제삿상에 조개만 한바가지 올려 달라고...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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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우리 기사님,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대교는 인천대교!
그럼, 백령도에서 제일 긴 대교는?
바로 백령대교인데,
지금 막 건넜답니다. 약 10m!
여기가 바로 '서해 최북단 백령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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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짠지떡 하나에 메밀국수 한그릇씩...
고봉포구 앞 사자바위
파도가 세차면 마치 용맹스런 사자가
바다로 뛰어드는 듯한 모습이라는데
지금은 이구아나 바위입니다.
12:20 용기포 선착장
12:50에 출발하는 하모니플라워호를 타고
올때와 꺼꾸로 먼저 대청도에 한번,
그리고 소청도에 한번 들러고서
인천항으로 향합니다.
점점 짙어지는 해무에
승조원들이 갑판 위 선두에 나와
진행 방향을 살피는 모습이 보입니다.
16:40 지루하리만큼 달려 인천항 여객터미널
하모니플라워호에서 내립니다.
떠날 때 그 식당에 다시 들러 해물탕으로
백령도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부산까지 5시간은 버스로 더 달려가야 하는데...
버스를 타면 금새 골아 떨어질 줄 알았는데
머리가 더 맑아집니다.
처음으로 만난 우리 땅 백령도의 절경들,
다시 한번 더 갈 수 있을까?
그때는 아름다운 석양도 볼 수 있을까?
벌써 과거 속에 자리 매김한 1박 3일,
지기님들과 함께한 백령도 절경들이
눈앞에 생생히도 그려집니다.
진한 그리움과 함께...
감사합니다.
갈바람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