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의 희망 '윙크왕자' 이용대(21·삼성전기)가 마침내 세계정상에 우뚝 서게 됐다.
팀선배 정재성과 짝을 이룬 남자복식의 세계랭킹에서 한동안 부동의 1위였던 인도네시아의 마르키스 키도―헨드라 세티아완 조를 밀어내고 선두로 올라설 것이 확실해졌다. 한국 선수가 세계배드민턴연맹(BWF)에서 발표하는 세계랭킹에서 1위로 올라서는 것은 지난 2004년 남자복식의 김동문-하태권 조 이후 무려 4년5개월여 만이다.
이전까지 이용대-정재성 조의 세계랭킹은 2위(7만5456점)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키도-세티아완 조(7만7402점)에 1946점 뒤져있었다. 하지만 21일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자체적으로 산출한 득점포인트에 따르면 22일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이용대-정재성 조는 7만8216점이 돼 키도-세티아완 조(점수변동 없음)를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드민턴의 세계랭킹 순위는 최근 1년간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얻은 포인트 가운데 상위 10개 대회의 포인트만 합산해 점수를 매기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순위에 따라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특히 많은 포인트가 부여되는 슈퍼시리즈의 경우 점수를 올리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이용대-정재성 조의 경우 베이징올림픽 직후만해도 5위에 머물렀지만 이후 3개의 슈퍼시리즈를 석권하면서 순위가 급상승했다. 중국, 홍콩오픈을 잇따라 제패한 뒤 올해 첫 슈퍼시리즈인 말레이시아오픈까지 거머쥐어 2위까지 치고 올랐다. 또 지난 주 막을 내린 코리아오픈에서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7600포인트를 획득한 반면 키도-세티아완 조는 16강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포인트를 얻지 못해 순위 역전이 가능했다.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후 '살인 윙크' 한방으로 한국 배드민턴에 르네상스를 불러온 이용대는 이효정과 짝을 이룬 혼합복식에서도 2위에 올라있어 2개 종목에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를 날도 머지 않았다.
유인근기자 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