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에서 디자인, 소재 경쟁으로
개성과 차별화 앞세운 신규 회사들 속속 등장, 천연보석 사용도 점차 대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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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차별화, 다양성, 올해들어 확실히 달라진 시츄에이션이다. 몇년동안 성장동력을 잃고 주춤했던 업계가 새로운 활력을 얻은 듯하다.
샤마임, 레몬, 수지앤빛, 루비나, 허브스톤, 예가, 아침 등의 회사들이 잇따라 도매매장을 오픈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또한 그동안 좋아질 때를 바라고 움츠렸던 회사들도 현재의 상황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이들 회사들은 지난 2003년과 2004년에 한 때 반짝했던 앤틱 주얼리의 유행에서 한단계 성숙된 분위기와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들 업체들은 모두 천연보석을 활용하고 있다. 이제 천연보석 주얼리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확실한 대안으로 보인다.
결국 90년대의 천편일률적인 웨딩주얼리,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모조보석과 명품 카피를 앞세운 패션주얼리를 거쳐 이제 천연보석 주얼리는 업계의 또다른 큰 조류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디자인의 참신성, 차별성, 기획력, 다양성 등이 내재되어 있지만 무엇보다도 캐스팅에 의한 기존 대량생산 체제의 한계를 극복해 보자는 의지의 표출이다.
실제로 최근 두각을 보이는 업체 오너 중 캐스팅 업계의 세공기술자 출신은 거의 전무한 듯 하다. 유통업계 출신이거나 유색보석도매 경력의 소유자이거나 적어도 핸드메이드의 경력의 소유자가 대부분이다.
이는 그동안 캐스팅 업계의 대량생산 체제가 경기위축으로 제기능을 하지 못할 뿐더러 저가 가격경쟁의 제품으로는 새로운 소비자의 구매욕구을 충족시킬 수 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캐스팅의 대량생산 시스템에 익숙해 있는 업체는 이미 지난 2003년과 2004년 동안의 일부 회사들의 시행착오로 한계가 있음을 잘 보아왔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패션주얼리 제조를 했지만 천연보석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케이스도 물론 있다. 골드뱅크에 위치한 샤마임은 패션주얼리 제조회사로 유명한 “L”사를 운영해왔던 경력이 있다.
그러나 샤마임은 올해 런칭하면서 전제품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천연보석을 사용하는 특단의 전략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는 천연보석은 구색이 아니라 전체적인 회사의 색깔과 이미지가 중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지난 2003년과 2004년 앤틱주얼리가 유행을 했을 시에 많은 패션주얼리 업체들이 천연보석을 시도했지만 성공한 회사가 거의 없었던 것은 자기만의 색깔이 없었던지, 천연보석의 소재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거나 소재에 대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젠 원스톱 쇼핑 전략이 아닌 차별화와 분업화 전략이 시대에 적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저가의 물량판매보다 고부가가치의 다품종 소량생산이 경기불황의 시기에는 적합하다는 논리이다.
국내 시장에서 천연보석과 디자인을 앞세운 회사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지난 2002년 하반기부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주얼리 산업이 침체기가 시작된 것 또한 이맘 때 부터이다.
2002년 홍콩 9월쇼에서는 특히 코아주얼리, 젬브로스, 금정, 미꼬주얼리와 같은 수출회사들이 천연보석 제품을 대거 출시하면서 국내시장에 상당한 자극제 역할을 하였다. 2003년도에는 앙쥬, 엔디아나, 페르마레 등의 회사들이 앤틱과 천연보석을 소재로 한 제품을 소개하면서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이 업계의 선국자적인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지만 아직 소매상의 성숙도가 낮아 당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무렵 경기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 또한 시기적인 불운이었다.
2003년부터 2004년은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주얼리 업계가 어떤 대안도 없이 한마디로 복지부동한 때이다. 앤틱주얼리와 웨딩 주얼리가 좀 빤짝했고, 비즈공예, 이니셜, 실버주얼리가 인기를 끌었거나 새롭게 대두되었다. 그러나 업계의 대세를 이끌만한 성장 동력은 아니었다.
수년동안의 천연보석의 시도는 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제서야 결실을 맺는 듯 하다.
지난해부터는 렉스가 중장년층을 겨냥한 하이엔드 주얼리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독특한 디자인과 차별성은 순식간에 시장에 큰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 2005 무역협회 주최 주얼페어에서는 렉스주얼리를 비롯한 한보주얼리, 젬브로스, 지니문, 나비아, 실크주얼리, 유로글로벌 등 개성이 뚜렷거나 천연보석을 소재로 한 회사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현재 종로 업체 중 가장 천연보석의 활용도가 높은 회사는 황금송아지 상가내의 루비나와 봉익동 엄지상가 인근의 허브스톤이다.
이 두 매장은 현재 태국에 보석 연마공장과 주얼리 세팅 공장을 운영하며 매우 독창적인 주얼리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지껏 선보인 적이 없는 스타일의 주얼리들이다. 허브스톤은 현재 미주쪽으로도 수출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 독특한 아이템은 내수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먹히고 있다.
수출시장에 있어서는 기존 전통적인 수출기업들이 많지만 그래도 제품에 있어서 눈에 띄는 업체들은 코아주얼리와 금정, 한보주얼리 등과 같은 품질과 디자인, 아이템이 독특한 업체들이다. 이들 업체가 모두 지난 7월 뉴욕에서 열린 JA쇼에 참가했다.
현재 수출시장에서는 수출실적 20위까지의 업체 중 무려 12~13개 업체가 해외로 공장을 이전한 업체든지 이들 업체에서 물건을 받아 수출을 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그러나 역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해외로의 공장 이전과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한 단가싸움이 아니라 이태리와 필적할 수 있는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세계 최고의 위치에 서는 것이다.
불과 10년전만해도 후진성을 면치 못했던 우리였다. 단기간에 이만치 올라왔다는 것은 역시 대단한 한국인의 저력이다.
이미 한국의 패션 경향과 수준은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성장해 있다. 주얼리 시장에서도 비록 우리가 그동안 늦게 시작했고 각종 세제의 불리함 속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이제 우리의 실력도 조만간 세계 시장에서 발군의 실력을 내보일 때가 되었다.
따라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력,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업체들이다. 단가경쟁, 카피, 큐빅제품, 동네가다... 아직도 이같은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한 회사들은 한번쯤 이들 회사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개성과 스타일이 있는 업체는 특히 황금송아지 상가에 밀집되어 있다. 우선 가장 먼저 종로시장에 앤틱주얼리를 소개한 ‘앙쥬’를 비롯해‘마리오’,‘아침’등과 함께 올해 런칭한 ‘수지앤빛’과 ‘루비나’에도 관심을 가질만하다.
이밖에 골든타워의 ‘예가’가 독특한 아이템으로 최근 런칭했으며 천연보석의 아이템은 아니지만 골든타워내에서는 팬시제품의 ‘파스텔’과 레이스체인으로 유명한 ‘실크주얼리’, 웨딩주얼리의 ‘쥬얼리아트’가 눈에 띈다.
골드뱅크에서는 최근 태극기상가에서 이전한 ‘샤마임’이 특히 두드러진다. 올해로 3년차인 삼영주얼리상가의 ‘레몬’ 또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명품주얼리 상가의 유로글로벌은 초창기 수입장식 위주의 사업에서 최근 앤틱스타일의 귀걸이와 목걸이로의 영역을 넓혀 굉장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명품주얼리 상가 3층에 위치한 ‘부치’와 로얄상가내의 ‘나비아’, 티파니상가의 ‘제노비아’, 엄지상가의 ‘토마토’ 등이 관심을 끌만한 업체들이다. 특히 ‘나비아’는 지난 무역협회 주얼페어에서 나비 소재 하나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소재의 독특함으로 따지면 지난 7월 뉴욕 JA쇼에 참가한 ‘젬스코리아’도 실제 네잎클로버를 이용한 주얼리로 주목을 받은 업체이다. 대광상가 2층에는 ‘바이런코리아’가 수출업체 ‘금정’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한번 들를만하다.
이밖에 금은상가 내에는 과거 모 브랜드의 협력업체였으며 현재 국내에 들어온 명품브랜들의 A/S를 대행 해주고 있는 ‘비오로’가 있다. 또한 성창상가 내의 비앤비와 동양귀금속상가내의 솜씨방 또한 국내 주얼리 시장의 패션화를 선도한 선구자적인 회사들이다.
다이아몬드 제품 분야에서도 올해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골든듀와 같은 일부 백화점 회사들이나 DTC 행사 업체들이 심플다이아몬드 펜던트 등을 소개했었으나 그다지 대중화 시키지는 못했다. 특히 커플링 업체들에서 몇차레의 시도가 있었으나 마진 확보가 쉽지 않고 다이아몬드 구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천연 유색보석의 활성화와 때를 같이해 GP다이아몬드와 같은 다이아몬드 전문회사들이 본격적으로 다이아몬드 제품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특히 GP다이아몬드의 경우는 도매판매와 함께 자체 백화점 소매 브랜드인 ‘루첸리’의 전제품을 다이아몬드 완제품과 천연보석 제품으로 꾸며 타 업체들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골든타워에 위치한 ‘유레버’는 유색보석 제품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엔디아나가’가 전신이다. 유레버는 여지껏 업계에서는 시도한 적이 없는 다이아몬드 커플링으로 아이템을 바꾸고 다이아몬드 커플링의 대중화에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패션주얼리 업체인 ‘티나’ 역시 올해 초부터 4만원대의 다이아몬드 커플링을 출시하며 다이아몬드 커플링의 시장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일반적인 커플링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홍보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다이아몬드 커플링 뿐만이 아니라 전체 다이아몬드 제품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커플링 전문회사인 청옥골드도 다이아몬드 커플링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전체 매장에 진열된 커플링 중 다이아몬드 커플링의 비중은 3%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지속적으로 다이아몬드 세팅 상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금정귀금속상가에 위치한 피노키오 역시 최근 60여 세트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커플링 제품을 출시하고 다이아몬드 제품의 대중화에 동참했다.
/ 김태수 편집장 나승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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