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전에 만날 때마다 보이던 생기 있던 모습은 사라지셨습니다. 눈은 더욱 깊이 들어갔고, 얼굴에 살이 빠지면서 광대뼈는 더욱 튀어 나와 보였습니다. 저희를 보면서 웃으시지만 이미 그 웃음 속에 활달함은 없었고 악수 하는 손에 살이 빠져 앙상해 보였습니다. 지난번에 뵐 때는 조금 나아 보였는데, 이번에 볼 때는 더욱 안 좋아 지셨습니다. 사람이 몇 개월 사이에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교장에서 은퇴하시고 저의 직업훈련원 일을 도와주셨습니다. 그러면서 파출소장과의 마찰이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흔히 그렇듯이 없는 문제도 만들면 생기는 곳이 인도네시아이기에, 있지도 않는 그 문제의 책임을 혼자 교장 선생님이 파출소장에게 일방적으로 당하신 것이지요.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교장선생님이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희가 병문안을 갔을 때에 간단한 병처럼 보였고 며칠 후에 퇴원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좀 더 큰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본래 심장병이 있었는데 아마 그것이 문제가 된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몇 번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셨고, 완치되어서 나오셨지만 몸이 전 같지 않았습니다. 심장병으로 하루에 물 마시는 것도 제한을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정년퇴직하면서 오는 마음의 문제, 그리고 경찰과의 문제 ......., 이런 것들이 병으로 발전한 것이겠지요. 오늘도 뵈니 몸이 많이 수척해 지신 것 같아서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저며 옵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그 전처럼 교장선생님이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해 드리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시면 원기가 회복되고, 새로운 삶의 기쁨을 느끼면서 몸이 건강해지시리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장선생님과 함께 그 지역 도서관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바자회를 통하여 모은 돈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이 돈이 종자돈이 되면 가능하겠지요. 도서관을 통하여 그 지역 아이들이 책을 읽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무엇보다 그것을 통하여 교장 선생님이 건강하신 모습을 뵙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