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위장관질환’이란 오심, 구토, 복통, 소화불량 등 각종 위장관 증상들이 뚜렷한 기질적 원인 없이 나타나는 질환이라 할 수 있다.
기능성위장관질환은 정의에서 기질적인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들이지만 몇 가지 병태생리들이 제시되고 있는 있는데 과도한 소화관의 운동성, 지나치게 예민한 내장신경, 중추신경과 내장신경 사이의 부조화, 감염에 의한 과감작 상태, 정서적 요인 등 여러 기전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어려서의 좋지 못한 사회적 환경, 중추신경 및 내장신경간의 연결 문제, 개인적 소인(체질), 정서적 불안상태 등이 모두 관여해 발생한다는 설이 힘을 얻고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기질적 원인을 배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경제적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반드시 각종 검사들을 해봐야 하는 경고증상들로 고령에서 처음 나타난 증상, 체중감소, 혈변, 빈혈, 야간에 수면을 방해할 정도의 심한 증상, 기질적 질환의 가족력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지체 없이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상담과 검사를 요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기능성위장관질환 가운데 두 번째 그룹인 기능성위십이지장질환의 네 가지 아형가운데 하나로 식후불편감증후군 (Postprandial distress syndrome, PDS)과 심와부동통증후군 (Epigastric pain syndrome, EPS)으로 나눠진다.
식후불편감증후군의 경우 정상적인 식사 후에 발생하는 식후 불편감이나 조기 포만감이 적어도 1주일에 수 차례 정도 있으면서 이 증상을 설명할 만한 다른 질환이 없는 경우 진단 할 수 있으며 심와부동통증후군의 경우 심와부에 느껴지는 통증이나 열감이 적어도 1주일에 1회 이상 간헐적으로 존재한다. 이는 다른 위장관기능성질환의 범주에 들지 않아야 하고 통증이 심와부 외의 다른 부위로 방사하지 않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경고 증상들이 동반되지 않으면 간단한 병력청취와 검사만 시행하고 투약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으나 우리 나라처럼 위암의 유병률이 높고 상부위장관 내시경 비용이 저렴한 경우 우선적으로 상부위장관내시경은 시행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되며 40세 이상에서 2년마다 시행하는 국가암 검진에도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가 포함돼 있으므로 해당되는 경우 빠지지 않고 시행받는 것이 권장된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기능성위장관질환 가운데 세 번째 그룹인 기능성장질환의 다섯 가지 아형가운데 하나로 ‘배변과 관련있는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기능성 위장관 질환’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장에 염증, 궤양, 또는 종양 등 육안적으로 관찰되는 이상 소견은 없이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이 있으면서 이러한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이 대변을 보고난 후 좋아지거나 변비나 설사 등 배변 횟수의 변화나 대변 굳기의 변화와 동반되어 발생하는 장의 만성적인 기능 장애를 의미한다.
과민성 장증후군이 발생하는 기전 역시 앞서 언급한 일반적인 병태생리와 유사하며 특정한 내과적 질환이라기 보다는 정신 상태와 내장 기능의 부조합(disharmony)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왔거나 특정한 음식물 섭취 후 심한 장염에 걸려서 굉장히 고생을 했다거나 특정한 음식 복용 후 소화 장애로 굉장히 고생한 경우를 경험한 사람의 장은 신경계나 호르몬계를 통해 작은 자극에도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민감한 상태로 되고 이후에도 비슷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게 되면 장의 운동성이 과도하게 증가한다든지 장을 지배하는 신경이 쉽게 자극을 받든지 등의 경로를 통해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증상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이 대변을 보고난 후 호전된다거나 평소에 정상적으로 나오던 변이 갑자기 횟수가 늘거나 줄면서 혹은 무른 변이나 딱딱한 변이 동반되면서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이 나타나는 경우가 전형적인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진단은 역시 암, 궤양, 대사성 질환 등의 기질적 질환들을 배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기질적 질환에서도 앞에서 언급된 과민성 장증후군과 거의 같은 증상들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직장 내시경 검사 또는 대장내시경 검사, 혈액 검사, 분변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등을 공통적으로 시행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특히 50세 이후에 처음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라든가, 증상이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심해지는 경우,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체중감소가 동반되는 경우, 배변 시 출혈이 있는 경우, 기름기가 둥둥 뜨는 대변을 보는 경우 등은 기질적 소화관 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훨씬 크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서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겠다.
대부분의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은 자신들의 증상이 암이나 기타 심각한 질환에 걸렸기 때문에 나타난다는 잘못된 확신을 갖고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근심을 털기 위해서라도 위와 같은 증상이 보이면 일단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 기초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심각한 기질적 질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에 증상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마땅한 예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민성 장증후군은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상황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정신적으로는 모든 일들을 긍적적으로 바라보며 어떤 상황에 반응함에 있어 한 순간만 더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겠다.
육체적으로 역시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등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길일 것이다. 또한 특정한 음식물 섭취라든가 기타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 전후에 대한 기록을 하게 되면 증상을 유발하는 상황 자체를 회피함으로써 증상의 발생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