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가 처음으로 소개할 장미는 에이브라함 다비예요.
오스틴 장미중 하나로 꽃과 잎이 이런식으로 생겼죠.
피는 건 이렇게 핍니다.
장미는 균에 약하고 벌레가 많이 꼬여 잘 키우기도 어려운 식물이라는 평이 자자한데,
요즘 육종되는 장미들은 미모도 미모지만
그런 면역성이나 내한성 같은 쪽을 중점적으로 보강해서 육종 되나 봐요.
하지만 그래도 제 생각엔 아직 다른 식물들에 비해선 꽤 약한 편이죠.
그래서 잘 키우려면 꽤 부지런하게 공을 들여야 해요.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 치고는 사실 전 장미를 그리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볼 만큼은 심어두고 있고, 나름 잘 키우려고 애를 쓰고 있어서,
제 장미들은 어디 내놔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썩 인물이 빠지는 편은 아닌데,
작년엔 꽃 가지가 자랄 때 광풍이 몰아치는 바람에 피해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이 녀석은 기둥에 묶은 굵은 가지가 풀어지면서 꽃 달고 부러진 가지가 16개나 되었다고
제가 기록해 놓았었네요.
그렇게 피해가 컸는데도
가지들을 정리해 주고 다시 묶어 올려놓으니 이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자리를 잡아 꽃을 피웁니다.
그래서 이렇게 세력이 좋은 녀석들은 우리에게 실패할 여지를 주지요.
바람이 불어서,부러지고,
옆집 개가들어와 부러뜨리고,
서툰 주인이 전지를 한다며 잘못해서 엉뚱한 가지를 잘랐다해도 뭐 그냥 씩씩하게 다시 자라난다구요.
사진을 보면 꽃송이가 엄청나게 큰 장미는 아니지만,
꽤 튼실한 꽃봉오리를 고르게, 여러 개 달고 있는 것은
제가 전정을 확실하게 해서 제대로 프루닝을 해 줬기 때문이어요.
그리고 이 정도 사이즈의 덩굴을 위로 올리려면 아랫부분은 이렇게 확실하게 쳐 올려야 합니다.
아무리 세력이 강하다 해도 쓸데없는 가지에 힘을 뺄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전 커다란 줄기를 두 개만 남겨 키웠고,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위해 가시도 다 따주었습니다.
아랫 부분에 잎이 많이 남아 있으면 비 한 번 오고 나면
영락없이 검은점 무늬병에 걸리는데, 이게 아랫잎부터 시작해서 잠깐 사이에 위로 번져 버려요.
하지만 이렇게 해두면 아래에서 흙이 튀어 바이러스가 번져 병에 걸릴 잎이 없으니, 그런 걸 좀 방지할 수 있죠.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렇게요.
보기에 안좋은 앙상한 가지는 아래쪽을 분홍조팝으로 가려주었습니다..
이게 정확히 실제 사이즈입니다.
제가 화면의 손바닥에 제 손을 대고 사이즈를 맞췄거든요.
원래는 이 정도까지는 아닌데 거름을 잔뜩 줬더니만 꽃송이 꽤 커다래졌어요.
이 다비는 향은 중간 정도지만 데이빗 오스틴씨가 육종한 장미들 중 추위를 가장 안타는 편에 속해요.
내한성은 끝내줍니다.
가지가 잘 뻗고 세력이 강해서그런지, 1월의 영하의 추위에도 꽃송이를 달더군요.
물론 제대로 피우진 못하지만 말이죠.
위의 사진은 6월인데
아래 사진 8월 말이어요, 색이 좀 다르죠?
물론 사진을 아침에 찍어서 진하게 나온 걸 감안한다 해도 꽤 다릅니다.
재미있는 건 제 마당의 이 다비 장미는 가을에 색이 진해졌지만,
아래 라디오 장미는 봄 꽃 쪽이 색이 진한 걸 보면 색의 변화가 온도 때문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지 싶습니다.
전 향이 강한 라디오 장미를 울타리 쪽에 몇 주 심었는데
꽃이 너무 빨리 져 버려서 5월 이후엔 거의 매일 손질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어요.
아래 사진의 왼 쪽이 5월 장미, 오른 쪽이 9 월인데,
원래 이 장미는피고 나면 색이 많이흐려지긴하지만,
두 사진 다 피고 난 다음 날 아침에 찍어서 같은 시간이 지난 상황이라 색이 바랬다고 보긴 어려워요.
저 가을 장미는 제가 집안의 우환으로 서울 다니느라 거름을 제대로 안춰서 꽃 잎도 몇 개 없네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피어난 꽃이 색이 바랜다는게 무슨 뜻인지 알아채시리라 믿습니다.
햇살에 색이 바래서 피어난 지 얼마 안 된 젊은 꽃잎은 주황색이었던 꽃이
사흘이 지나자 살몬색이 납니다.
젊은 꽃은요,
꽃술이 위 사진의 두 꽃처럼 진 노랑이지만,
아래 사진에 보이듯이 시간이 지나면 꽃술이 말라서 갈색이 나지요.
그렇다면 모든 장미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흐려지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장미는 스펙트라라는 이름인데 사계 장미중 한 종류이고 나름 튼튼한 장미죠.
얘는 보시다시피 이렇게 노란색으로 피어납니다.
그렇지만 햇살을 받으면 꽃잎이 데어서 붉어져요.
마치 지나치게 일광욕한 백인처럼 해를 많이 받은 쪽은 이렇게 살몬색으로 붉어져서
점점 색이 흐려지는 라디오 옆에 두었더니,
꽃이 질 때쯤엔 두 종류의 장미가
라디오는 흐려지고 스펙트라는 진해져서
나중엔 어느게 어느건지 헷갈릴만큼 색이 비슷해져 버리더군요.
별 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래는 또 다른 오스틴 장미 토마스그라함이어요.
이녀석은 이런 식으로 핍니다.
향기가 아주 좋지만 제가 보기엔 다비보다는 면역성이 떨어지는지,
바이러스가 돌면 늘 이 녀석이 제일 먼저 시작을 해서 전 항상 이 녀석을 눈여겨보고 있어요.
뒷 마당에선 이 녀석이,
앞 마당 에서는 로산나가 제일 먼저 검은 점 무늬병에 걸리기 때문에
저는 늘 이 두 녀석을 눈여겨 보다가 뭔가가 생겼다 하면 즉시 모든 장미를 전부 약을 칩니다.
예방이 제일이죠.
그라함 장미는 꽃도 중간 크기. 꽃사이즈는 연분홍 장미인 윌리엄 모리스와 비슷해요.
아래는 엄청나게 튼튼하고 세력이 좋은 데다 꽃도 잔뜩 다는 안젤라예요.
찔레의 피가 흐르는 장미라서 그렇습니다.
5월부터 11월까지 쉴새없이 피는데,
아주 대식가라 거름을 많이 먹어서 거름이 모자라면 꽃잎이 몇 장없는 볼품없는 꽃을 피웁니다.
아래 사진은 5월 말에 막 피기시작한 안젤라예요.
6월 2일의 안젤라.
거름이 넉넉하면 이렇게 예쁘게 꽃을피우지요.
하지만 보시다시피 9월말쯤 거름이 모자란 상태에서는 이 지경으로 피어요.
완전히 서로 다른 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8월엔 꼭 거름을 넉넉히 줘야하는데
아버님께서 편찮으신 바람에 제가 그만 정신이 반 쯤 나가서 거름은 커녕 제때 물주기도 힘들어서,
불쌍한 안젤라가 먹을게 모자라 이렇게 가난하게 피어나도록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런데도 비록 꽃잎은 모자랄지언정 이렇게 수많은 꽃들을 피워내는,
이름만큼 천사같은 장미가 안젤라죠.
이녀석은 면역력도 강한 편입니다. 착한 장미예요.
자, 이제 저는 내일을 위해 자야 겠어요.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