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정치인이 이 시대의 예수라고요?
최광희 목사
그를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다. 혹은 무관심할 수도 있다. 그가 자살했다는 소식에 비통한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고 잔치국수를 먹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사람이 죽었다는데 잔치국수를 먹는 것은 나름대로 연유가 있다고 한다. 며칠 전에 자살한 고, 노회찬 국회의원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쩌다보니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정치 이야기를 하면 절친(切親)도 자칫 원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에 공식석상에서 정치와 정치인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목사와 교수가 그에 관해 언급한 내용 중에는 성도의 영혼을 책임진 목사로서 내가 반드시 짚어주고 넘어가야할 대목이 있다.
김동호 목사는 노회찬 의원을 언급하면서 다윗을 생각한다고 했고 김용옥 교수는 그를 우리시대의 예수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사 제목은 보았지만 기사 제목을 클릭하지 않아서 구체적 내용은 알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 행복한교회 가족 중에는 김용옥이 노회찬을 예수라고 언급한 것에 이래도 되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성도도 있다.
물론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는 헛소리이다. 밤에 고라니가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으면 상당히 시끄러운 괴성이다. 그런데 고라니가 소리를 지른다고 사람이 일일이 대꾸하거나 대답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고라니 소리에 맞대응하는 사람이 더 이상하다. 그런 면에서 김용옥이 무슨 무가치한 소리를 했거나 말거나 굳이 상대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우리 성도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정리를 해 주는 것이 작금의 상황에서 목사의 사명이지 싶다.
도올이라고 불리는 김용옥은 직함이 한신대학교 석좌교수인 것을 보면 그의 신학 사상은 민중 신학인 듯하다. 민중 신학은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생겨났는데 간단히 말하면 예수가 억눌린 민중을 해방하려고 이 세상에 왔다고 주장하는 사상이다. 굳이 민중 신학자가 아니어도 그리스도인이면 누구라도 부당하게 억압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는 것이 옳다. 또한 자신이 손해를 보면서도 불쌍한 사람을 돕는 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선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예수님의 성육신의 목적을 민중 해방이라고 왜곡해 버리는 것은 예수님을 향한 모독 그 자체이다.
예수님이 살던 시대에는 주리는 사람, 아픈 사람, 억압받는 사람이 참 많았다. 예수님은 그들을 볼 때마다 도와주고 치료해주셨다. 그러나 예수님은 더 많은 불쌍한 사람이 몰려오는 것을 보면서 그들을 피하여 다른 마을로 전도하러 가신 분이시다. 예수님 시대에는 로마에 억압받는 민족을 해방하겠다고 나서는 ‘메시아’들이 많이 있었지만 예수님은 더 뛰어난 반란군 지도자가 되어 유대인들이 원하는 메시아가 되신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는 메시아가 되시기 위하여 십자가의 길을 가신 분이시다.
우리가 지금까지 예수님을 구주(救主)와 주(主)님으로 믿는 이유는 그가 우리의 현세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요술램프의 지니(Genie)같은 분이거나 어디서나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타나서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짱가 같은 분이어서가 아니다. 우리 예수님은 우리를 죄와 사탄의 결박에서 풀어 주셨고 지금도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살도록 인도하시고 격려하시며 마지막에 재림(再臨)하셔서 우리를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서 살게 해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것이다.
이런 우리의 성경적인 믿음, 개혁주의 신앙에 의하면 자살한 사람을 이 시대의 예수라고 하는 말을 듣고 엄청난 모욕감으로 치를 떠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사람이 고라니 소리에 일일이 대등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만 이번에 소리를 지른 고라니는 좀 유명하고 영향력이 있는 개체여서 신경이 좀 쓰이는 것뿐이다. 그럼에도 그것은 사람의 소리가 아닌 짐승의 소리일 뿐이다. 어쩌다 교수라는 작자가 민중 신학이라는 독약을 마시고 저렇게 장애적 사고방식을 가지게 되었구나 하고 불쌍히 여겨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이다.
우리 행복한교회 성도들은 바른신학-바른교회-바른생활을 추구하는 교회에 속한 것이 참 다행하고 감사한 일이다. 어떤 유명인사가 예수님을 모욕하는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아 화를 내고 흥분할 수 있는 바른 가치관을 가진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러기에 우리에게는 바른 신학을 견지(堅持)하고 전파할 사명이 있다. 십자가 복음도 전해야 하겠지만 바른 신학을 전파하는 것도 귀중한 전도이다. 왜냐하면 예수님 이름을 부르지만 사람을 지옥으로 끌고 가는 것은 이단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병든 신학도 천국 문 앞에서 성도를 지옥으로 밀어내는 악역(惡役)을 하기 때문이다.
이제 정리하자면 자살한 정치인 뿐 아니라 성자로 추앙받는 어떤 종교인이 있다고 해도 그가 예수는 아니다. 예수는 모든 인류의 죄를 한 몸에 짊어지시고 2000년 전에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으셨고 삼일 만에 부활하여 승천하신 그분 한 분 뿐이시다. 그리고 그는 다시 오셔서 우리를 그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있게 하실 것이다. 이것만이 우리의 유일한 소망이다. 예수님의 이름을 모욕하고 자신이든지 다른 사람이든지 인간을 하나님 반열에 올리는 사람에게는 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