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호국영웅 심일소령 파동 - 국방부에 답함 [5] 끝

[박경석]

          가짜 호국영웅 심일소령 파동 

                     [5] 끝

                      +참고문헌 Daum뉴스. 경향신문 칼럼

5. 심일상 제정 및 동상 건립과 관련하여 알고 있는 사실

심일상 제정(2002년) 3, 4년 전에 미국 육군보병학교 유학 동기생인 손희선 예비역 장군이 나를 여러번 찾아왔다. 당시 나는 백선엽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실 맞은편에서 군사평론가협회 회장, 전우신문사 회장으로 제직하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손희선 장군은 나에게 "박 장군이 군사평론가협회 회장, 전우신문사 회장이니 태극무공훈장 수훈자인 고 심일 소령을 영웅화시키는데 앞장서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월남전 영웅으로 강재구 소령 동상이 육사에 세워졌고 재구상이 제정된 반면 6.25 전쟁 영웅의 동상과 상이 없으므로 6.25전쟁에 대한 인식이 멀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6.25전쟁 영웅에 태극무공훈장을 수여받은 심일 소령을 추대하고 심일상을 제정하자고 제의하는 것이었다.

 나는 반색(斑色)을 하면서 "이미 1981년 육군본부에서 심일 소령의 태극무공훈장이 잘못 수여된 것으로 결론이 났으므로 불가능하다"고 단칼에 잘랐다.

 그러나 손희선 장군은 정색을 하면서 내 사무실 맞은편에 위치한 백선엽 군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실로 안내하는 것이었다. 아마 백선엽 장군을 통해서 나를 회유하려고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백선엽 장군은 나를 반갑게 맞으며 나를 향해 국보(國寶)님이 오셨다고 추켜세우며 다음과 같이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설득하는 것이었다.

 "6.25전쟁 영웅으로 추대합시다. 박 장군 말도 일리 있지만 신이 아닌 이상 완전한 사람이 어디 있겠소. 일본의 '軍神 肉彈3勇士'도 알고보면 불학실하지만 국민계도(國民啓導)를 위해 전쟁영웅으로 추대하며 교과서에도 게재하였는데 태극무공훈장 수상자인 심일 소령 상을 제정하고 동상을 세우는게 뭐 그리 어렵게 생각하오"  라고 얼러대기에 나는 벌떡 일어나며 "저는 찬성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백선엽 장군실을 나왔다.

 몇 년이 지난 후 육사에 심일 동상이 세워지고 심일상이 제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나는 즉시 손희선 장군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대답인즉 자기가 뛰었으나 안돼 백선엽 장군이 직접 나서서 육군에 압력을 넣어 해결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심일상 제정과 동상 건립은 국방부와는 전혀 관계없이 백선엽 장군이 단독으로 추진 성사케 했으므로 이 일에 대해서 국방부가 나설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기술한 내용에 대해 본인은 무한 책임을 진다.

                                             군사평론가협회 회장

                                             박경석 (예) 육군준장                        

  참고 문헌

‘만들어진 호국영웅’ 진실은 숨길수 없다

               경향신문 2017.7.31 / Daum 뉴스

                          박경석 | 한국군사학회 명예회장·군사평론가협회 명예회장

해방 전 일제하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육탄3용사(肉彈三勇士)’의 영웅담이 게재돼 있었다. 육탄으로 적의 전차를 파괴하고 장렬히 목숨을 던졌다는 내용이다. 당시의 청소년들은 그 글을 읽고 감동한 나머지 혈서까지 쓰며 그들의 천황(天皇)에 충성을 다짐했다. 일본의 패전 후 그 글 내용이 조작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우리 육군에서도 육탄10용사니, 육탄5용사니 하며 일본군의 육탄3용사와 비슷한 영웅담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사실은 조작되거나 과장된 이야기였을 뿐이다. 그런 가짜 소동은 주로 일본군 출신 지휘관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었다. 부하의 죽음을 자신의 공적으로 미화하기 위한 얄팍한 속셈이 깔려 있었다.

그 가짜 소동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황당한 일이 아니겠는가.

내가 1981년 초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차장으로 있을 때 희한한 진정서를 받고 그 사연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6·25전쟁 당시 심일 소령이 인민군의 전차를 육탄으로 파괴하여 태극무공훈장이 수여됐는데 가짜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당시 육군의 당연직 공적심사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즉시 조사에 착수하였다. 당시는 관련자가 생존해 있었기에 반론의 여지 없이 가짜로 확인이 끝났다. 

1981년 초라면 어수선할 때였다. 전두환 정권 출범 초기라 광주 문제 등으로 육군본부는 경황이 없었다. 나는 정식 과정을 밟아 보고했지만 상부는 관심 밖이었다.

전역 후 나는 군사평론가협회와 한국군사학회를 창립하면서 전쟁기념관 4층에 사무실을 냈다. 이 무렵 도미유학 동기인 손희선 예비역 소장이 내 사무실로 찾아왔다. 그의 말인 즉 ‘월남전 영웅으로 강재구 소령이 있는데 6·25전쟁 영웅이 없으니 함께 신화를 창조하자’는 것이었다. 바로 태극무공훈장 수훈자인 심일 소령을 호국영웅으로 추대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단칼로 거절했다. 그러나 그는 바로 내 사무실 건너편 백선엽 군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실로 나를 끌다시피 데리고 갔다. 백선엽 예비역 장군은 반갑게 나를 맞았으나 그의 입에서 ‘손 장군과 함께 6·25전쟁 호국영웅을 만들어달라’는 말이 떨어지자 ‘본인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그 방을 나왔다. 

그로부터 3년 후, 육사에는 심일 동상이 세워지고 심일상이 제정되었다. 나는 깜짝 놀라 손 장군에게 어찌된 경우인가 문의하니 ‘백선엽 장군이 육군에 압력을 넣어 해결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육군본부는 심일상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정책회의조차 열지 않고 밀실에서 작업을 했다는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이대용 전 주월공사가 지난해 6월 심일 소령의 공적이 허위라고 다시 밝혔는데도, 자문위원장인 백선엽 장군을 업은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는 진실을 외면했다. 군사편찬연구소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방장관의 이름을 앞세우고 심일 소령 호국영웅 정착화 ‘알박기’에 광분하며 육군에 계속 압력을 넣었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만든 심일소령공적확인위원회는 36년 전에 심일 소령 공적 내용을 먼저 확인한 공적심사위원장이었던 나에게 사실 여부를 문의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정황을 확인하고 진실을 밝혀내려 홀로 국방부의 압력을 막고 불의와 싸우는 현대판 ‘조선명사관(朝鮮名史官)’이 육군군사연구소장 한설 장군이다. 역사학 박사인 그는 국방부로부터 ‘심일 소령의 전과는 사실’이라고 발표할 것을 지시받았으나, 이를 거부하고 오히려 심일 소령의 공적이 허위라고 반박했다. 나는 군 후배지만 한설 장군에게 고개가 숙여진다. 

새 정부는 심일 소령의 허위 공적뿐만 아니라 가짜 호국영웅으로 만들어진 배경과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도 해야 한다. 결론이 뒤집힐까 우려해 박근혜 정부가 끝나기 전에 심일 소령의 전과가 사실이라고 ‘알박기’했던 국방부 정책부서 장군들과 실무자들이 지금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은 부담일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다                                                                 

[Taehun Jun]

만시지탄이 있지만.... < 대한민국 육군의 명예>를 위해서 사기극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박경석]

바른 지적입니다.

[박경석]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번 일에 손을 떼야 한다.
육군의 고유 권한을 침범하고 있다.
심일상 제정과 동상건립 등 가짜 호국영웅 심일을 만든 장본인은 백선엽이다.
백선엽을 상왕으로 받들고 있는 한민구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