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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디아 국립공원에서의 여정을 마친 우리는 바 하버를 떠나 메인 주의 주요 간선도로인 인터스테이트 95번(I‑95)을 타고 남서쪽으로 포틀랜드(Portland, Maine)를 향해 달렸다. 포틀랜드까지의 거리는 약 181마일(290km), 제한 속도는 70마일이지만 대부분의 차량은 7580마일(120130km/h)로 빠르게 주행하고 있었다. 우리도 흐름에 맞춰 75마일 정도의 속도로 넓고 한적한 메인 주 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
흥미로운 점은, 이 정도 속도로 달리는 차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 순찰대(State Highway Patrol)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적발되면 벌금이 최소 200달러라고 알려져 있지만, 메인 주의 드넓은 숲과 바다 사이를 가르는 이 고속도로에서는 순찰차의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 덕분인지 도로는 한층 더 조용하고 평화롭게 느껴졌다. 포틀랜드는 메인 주의 중심 도시이자 많은 관광객이 찾는 활기찬 항구 도시다. 아케디아의 자연을 뒤로하고 도시의 새로운 풍경을 향해 달리는 길 위에서 여행의 다음 장면이 조용히 펼쳐지고 있었다.
출발한 지 약 4시간 만에 우리는 포틀랜드에 예약해 둔 호텔에 늦은 저녁 무렵 도착했다. 아케디아 국립공원 일대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국립공원 방문센터 같은 실내 공간에서만 마스크를 착용했고, 실외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오랜만에 마스크 없이 여행하니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듯한 해방감이 느껴졌다. 특히 마스크를 쓰면 안경 위로 김이 서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불편함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더욱 답답함을 느끼곤 했다. 그런데도 미국인들은 이제 마스크 착용에 꽤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우리가 거주하는 메릴랜드주는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니지만 특히 여성 고객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마스크를 쓰면 화장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비싼 화장품 비용도 절약된다는 실용적인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질병관리 당국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마음, 그리고 가족의 건강을 지키려는 책임감이 더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알고 보면 충분히 이해할 만한 행동이었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가족 간의 관계까지 모두를 서로 떨어뜨려 놓았다. 일상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조용히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포틀랜드 헤드 등대(Portland Head Light)는 메인주 케이프 엘리자베스(Cape Elizabeth)의 포트 윌리엄스 파크(Fort Williams Park) 해안 절벽 위에 자리한 미국의 대표적 등대입니다. 1791년 점등,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 중 하나이며 조지 워싱턴이 직접 건설을 승인한 역사적 건축물입니다. 등탑은 지상 80피트, 해수면 기준 101피트 높이에 서 있으며, 24마일(약 38km) 떨어진 바다에서도 불빛이 보일 정도로 강력한 조명력을 갖고 있습니다. 등대는 거친 바위 해안과 파도, 그리고 하얀 등탑과 붉은 지붕의 관리소가 대비를 이루며, 메인주의 해안 풍경을 상징하는 대표적 장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Cliff Walk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엽서·사진·영화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구도로, 하얀 등탑 뒤로 펼쳐지는 대서양과 검은 바위 절벽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마침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여행 중이던 메사추세츠 주립대학 학생들을 만나 서로 사진을 찍어 주며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보스턴에서 가까운 이곳을 처음 방문했다는 마스크를 쓴 미국 학생과 한국인처럼 보이는 여학생도 함께 있었지만, 출신을 묻는 것이 실례가 될까 싶어 굳이 질문하지는 않았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등대 앞에서 서로의 여행을 기록해 주는 그 순간이 묘하게 따뜻하게 느껴졌다. 포틀랜드 헤드 등대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인지 주차장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수백 대의 차량이 한꺼번에 들어올 수 있을 만큼 넓게 조성된 주차장은 이미 많은 관광객들로 가득했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해안 절벽 위에서도 사람들의 발걸음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만큼 이곳의 풍경이 누구에게나 잊기 어려운 인상을 남긴다는 뜻일 것이다.
Portland Head Light는 메인 주 케이프 엘리자베스(Cape Elizabeth)에 자리한 역사 깊은 등대이다. 라이트 스테이션은 카스코 베이(Casco Bay)를 지나 포틀랜드 항구로 들어오는 주요 항로의 입구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은 거대한 화강암 절벽과 파도가 어우러져 메인 해안 특유의 거칠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메인 주의 대서양 해안에는 현재 총 57개의 등대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55곳은 미국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가 유지·보수와 운영을 담당하고 있으며, 나머지 2곳은 지역 단체나 커뮤니티가 사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만큼 메인 주에서는 등대가 단순한 항로 안내 시설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여겨진다. 포틀랜드 헤드 라이트 역시 그 상징성 덕분에 메인 주를 대표하는 풍경으로 자리 잡았고, 수많은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도 바로 이 장엄한 자연과 역사가 한눈에 담기기 때문이다.
메인 주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인 Portland Head Light는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포틀랜드 항구로 드나드는 수많은 선박의 길잡이가 되어 왔다. 1791년에 완공된 이 등대는 메인 주 해안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지역 상인들은 이미 1784년경부터 매사추세츠 주의회에 등대 건설을 요청하는 청원을 제출했지만, 본격적인 움직임은 1787년 해상 사고 이후에야 시작되었다. 입법부는 등대 건설을 위해 석회로 만든 58피트 높이의 탑을 짓는 데 필요한 750달러의 초기 예산을 승인했다.
이후 1789년 Lighthouses Act(등대법)이 제정되면서 항로 안전에 대한 책임이 각 주에서 연방 정부로 이관되었고, 1790년에는 조지 워싱턴 대통령의 승인 아래 등대 완공을 위해 1,500달러의 추가 예산이 배정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1,500달러가 너무 적은 금액처럼 느껴지지만, 200년 전 당시에는 상당히 큰 건설비용이었다. 마침내 Portland Head Light는 1791년 1월 10일, 일몰 직전에 첫 불빛을 밝혔다. 현재 이 등대는 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 (국립역사보존목록)에 공식 등록되어 있으며, 등대의 타워, 비콘, 포그혼은 지금도 미국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가 관리하고 있다. 한편, 옛 등대지기 집은 Fort Williams Park 내의 해양 박물관으로 활용되며 많은 방문객들에게 등대의 역사를 전하고 있다.
우리는 공원 안에 잘 조성된 여러 트레일을 따라 조깅하며 많은 미국인들과 스쳐 지나고, 또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관광객들이 많은 줄 알았지만, 대화를 나눠 보니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아침저녁으로 이 공원을 찾아 조깅을 하거나 산책을 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일상의 큰 즐거움이라고 했다.
바다를 향해 열린 절벽길, 넓게 펼쳐진 잔디밭, 그리고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해안 트레일을 따라 누구나 자유롭게 뛰고 걷는 모습은 이곳 사람들이 얼마나 자연과 가까이 살아가는지를 조용히 보여주고 있었다. 여행객인 우리에게도 그 평온한 일상의 한 조각이 잠시나마 스며드는 듯한 순간이었다.
초기 포틀랜드 헤드 라이트는 고래 기름 램프를 사용해 불빛을 밝혔다. 그러다 1855년 Lighthouse Board가 조직되면서 등대에는 4차 프레넬 렌즈(Fresnel lens)가 설치되었고, 이후 더 강력한 2차 프레넬 렌즈로 교체되며 빛의 도달 범위와 효율이 크게 향상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조명 기술은 더욱 빠르게 발전했다. 1958년에는 프레넬 렌즈 대신 에어로 비콘(aero beacon)이 도입되었고, 1991년에는 이를 다시 DCB‑224 에어로 비콘으로 업그레이드하여 현대적이고 안정적인 조명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이처럼 포틀랜드 헤드 라이트의 불빛은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기술의 변화와 함께 여러 차례 모습을 바꾸어 왔지만, 그 역할만큼은 변함없이 대서양을 건너오는 수많은 선박의 길을 밝혀 주고 있다.
미국 남북전쟁 시기에는 포틀랜드 항구를 오가는 선박들이 습격을 당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 때문에 항해 중인 배들이 가능한 한 빨리 Portland Head Light의 불빛을 볼 수 있어야 했고, 이 요구에 따라 등대의 타워는 20피트(약 6.1m) 더 높아졌다. 그러나 이후 Halfway Rock Light가 건설되면서 Portland Head Light의 중요성이 다소 줄어들었다고 여겨졌고, 1883년에는 타워가 다시 20피트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약한 4차 프레넬 렌즈가 설치되었다.
하지만 이 변화는 곧바로 항해자들의 불만을 불러왔다. 빛이 약해지고 가시거리가 줄어들자 선원들은 위험을 호소했고, 결국 1885년에 등대는 다시 원래의 높이로 복원되었으며 더 강력한 2차 프레넬 렌즈가 재설치되었다. 전쟁, 항로 변화, 그리고 선원들의 요구에 따라 등대의 높이와 조명 장비가 여러 차례 조정되었다는 사실은 Portland Head Light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해상 교통의 변화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살아 있는 역사임을 보여준다.
오늘날 Portland Head Light는 지상 24m, 해수면 기준 31m 높이에 자리하고 있으며, 흰색 원뿔형의 등탑이 관리인의 주거지와 자연스럽게 연결된 구조를 이루고 있다. 등대에서 발하는 빛은 224개의 공항용 에어로 비콘(aero beacon)을 통해 무려 24해리(약 44km) 떨어진 바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명 장비는 400와트 메탈 할라이드 램프를 사용하며, 약 20,000시간의 수명을 갖고 200,000캔들파워, 36,000루멘의 밝기를 만들어낸다. 대서양의 거친 파도와 안개 속에서도 선박들이 이 불빛을 의지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등대 부지와 관리인의 집은 케이프 엘리자베스 타운(Cape Elizabeth Town)이 소유하고 있으며, 등대의 핵심 기능인 비콘과 안개 신호 장비는 여전히 미국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가 항해 보조 시설로서 책임지고 유지·관리하고 있다. 200년 넘는 세월 동안 기술은 바뀌고 장비는 여러 차례 교체되었지만, 포틀랜드 헤드 라이트는 지금도 변함없이 대서양을 건너오는 수많은 선박의 길을 밝혀 주고 있다.
1973년 4월 24일, Portland Head Light는 미국의 중요한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국립역사보존목록)에 공식 등재되었다. 200년 넘게 대서양을 비추어 온 이 등대가 단순한 항로 안내 시설을 넘어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지닌 기념물로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이후 2002년, 미국 토목공학협회(American Society of Civil Engineers)는 이 등대를 국가 역사 토목공학 랜드마크(National Historic Civil Engineering Landmark)로 지정했다. 이는 미국 전역의 토목 구조물 가운데 특별한 기술적·역사적 의미를 지닌 시설에만 부여되는 명예로, 포틀랜드 헤드 라이트가 미국 해안 항로의 발전과 해양 안전 역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오늘날 이 등대는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미국 해양 역사와 토목 기술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수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메인 주의 대표적 명소가 되었다.
포틀랜드 헤드 라이트 주변의 해안 절벽을 따라 걷다 보면 과거 이곳이 해안 방어의 요충지였음을 보여주는 옛 군사 유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포가 설치되었던 콘크리트 진지와 포대 자리, 그리고 해안을 향해 뻗어 있는 견고한 구조물들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당시의 긴장감과 역사를 조용히 전하고 있었다.
Fort Williams Park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한때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전략적 요새였다는 사실이 이 유적들을 통해 생생하게 느껴졌다. 지금은 잔디와 바람, 그리고 관광객들의 발걸음 속에 평화로운 풍경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그 아래에는 전쟁과 방어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이렇게 우리의 긴 여정은 무사히 끝나고 다시 메릴랜드로 돌아왔다. 아케디아의 숲과 바다, 포틀랜드 헤드 라이트의 장엄한 풍경,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작은 인연들까지— 모든 순간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건강 잘 지키시고, 오늘도 행복이 가득한 하루가 되시길 바란다.
사진/글 손영인

첫댓글 해안에 설치된 대포가 인상적이다.
자세한 설명으로 누구든 여행시 많은 도움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