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에는 아직 밥상에 올릴만한 싹들이 아직 물오르지 않습니다.아직 산과 들을 다니기에는 이르지요.
요즘 밥상이 어떤지. 궁금해합니다. 꽃샘추위까지 있는 이른 봄날은 간과 폐, 오장육부들이 기지개를 피기 때문에
밥상을 특별히 신경 쓸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니지요. 겨울 끝자락에 남겨둔 묵나물들이
줄줄이 오릅니다.
집짓느라 작년에 해놓고 제대로 먹지못했던 묵나물들이 밥상이 줄줄이 오릅니다. 약이 되는 밥상입니다.
돼지감자를 쌀 위에 얹어놓고 밥을 합니다. 돼지감자만 올려놓기 뭐해 쥐꼬리무 시래기도 한번 삶아 데친 것을 같이 넣고 밥을 합니다.
한줌도 안되는 쌀에 돼지감자와 시래기가 대부분인 밥에 조선간장+들기름에 양파를 굵게 썰어놓은 것으로 비벼 먹습니다.
들기름은 흰들깨+자소씨앗+기타 씨앗을 섞어 조금만 볶아서 기름을 내달라고 해서 기름을 낸 것인지라 향과 맛이 남다릅니다.
흑임자와 참깨를 같이 섞어서 먹습니다. 참깨는 1리터 정도만 수확하면 1년 내내 통깨로 잘 먹습니다. 참깨는 말 그대로 조금만
먹는 깨이기 때문입니다. 참기름은 먹지 않습니다. 참깨 수확량으로는 참기름을 내지 못하는데다가 굳이 참기름을 먹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원고료 대신 참기름을 받은 것이 있어서...1년 동안 그것 한병 먹었습니다.
뽕잎을 말려놓은 것입니다. 차로도 먹고 밥에 넣어 먹으려구요. 5월이면 뽕잎 새순도 올라오니 뽕잎은 밥상으로 갑니다.
우엉 말려놓았습니다. 대부분 우엉을 볶아서 차로 먹지만 저는 그냥 밥에 넣어 먹습니다.
곰보배추 말려놓은 것입니다. 역시 대부분 차로 먹습니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곰보배추 차를 자주 마시면 환절기 천식 특히
이른 봄 바람에 폐가 조금은 깔끔해집니다.
밤을 말려놓은 것입니다. 반쪽 갈라서 말리면 요렇게 잘 까집니다. 밤속껍질은 그냥 먹습니다. 요건 보약입니다.
밤이랑 우엉을 물에 담가놓고 반나절 불립니다.
말린 뽕나무잎이랑 곰보배추도 물에 담가놓습니다.
밤을 통째로 말린 겁니다. 이빨로 뿌드득하면 속알이 나옵니다. 밥에 넣어 먹으려는 것이지요.
요건 한선생님이 아들 먹으라고 줬는데...아들이 저 먹으라고...까기도 구찮을 터^^* 며칠전에 가져왔습니다.
사람들이 오면 틈틈이 라고 거실에 내다놓았습니다.
수세미 말린 것입니다. 요건 요즘 같은 날씨에 잔기침이 많은데 개다래 열매와 같이 넣어서 차로 끓여 먹습니다.
된장을 담갔습니다. 집짓느라 메주할 틈이 없어 길위에서님한테 메주 받아서 7년된 천연소금, 부랴부랴 아궁이에 불때서 만든
참숯, 곡성초, 대추를 한껏 넣고 담갔습니다. 물은 명산의 옹달샘물과 여기 산물을 섞었습니다. 현재 맛은 부드럽고 좋습니다.
기대할 만합니다.
불린 밤. 시래기. 뽕잎. 우엉.곰보배추를 현미쌀에 넣고 밥을 합니다. 밥을 하고 난 뒤에는 당연히 비벼서 먹는 거지요.ㅎㅎ
요건 개다래와 수세미 같이 넣고 2/3 되도록 센불-> 중간불->약불로 끓입니다.
향기 죽여주고 목이 간질간질할 때 먹습니다.
개다래는 신장활동에 수세미는 폐활동에 도움을 주지요. 단 맛을 원한다면 요기에 대추를 넣으면 됩니다.
첫댓글 흉년 들어도 양식걱정 없는 밥상이네요.^^
침이 스르륵~
천년만년 장수하시겠습니다 ㅋㅋ 저는 곰보배추 발효액 만들어 먹는 것이 최고입디다. 곰보배추의 유명세에 요즘 들판에서는 귀한 몸이 되어 수세미발효액으로 대체를 하지요. 발효액은 설탕물이다 뭐다 하지만 끓인물 보다는 발효효소 먹으면 금방 효과가 나타납니다.
무영님이시군요. 장수는 아니구요. 잔반처리라고 보시면 됩니당.ㅋ
요리강습까지... ^^* 최고입니다. ^^*
에고... 그런데요.. 재료가 없네요.. 돼지감자 빼고는요....ㅡ,.ㅡ"
저는 돼지감자를 밥할 때 그냥 썰어서 같이 넣고 했었는데요...쌀 조금 돼지 많이 넣는군요 .... ^^*
역시 음식은 여자손이 닿아야 제 맛을 내는 것 같네요.... ^^*
스크랩해서 숙지해야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얼굴살이 쏙 빠져서 마음이 아렸는데 밥상을 보니 걱정 뚝~ 입니다.
아프지마소~!
얼굴살? 몸이 안좋으면 살이 푸푹찌는데 요즘엔 겁나게 쩌요. 겨우내 집지은 후유증이 실로 크네요
구수한 내음이 봄향기와 함께 이곳 나주 봉황마을에 전해 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