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엘라 렘하겐 Ella Lemhagen
info : 91분 / 컬러 / 2000년 / 스웨덴 /35mm / 영화등급 ; 전체관람가
Intro
2000 베를린영화제 글래스베어 수상
2000 스웨덴 아카데미상 4개부문 수상 |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2000 스웨덴 비평가협회 선정 최우수영화
2000 스웨덴 박스오피스 NO.1
찐한 만남, 쿨한 굿바이, 그리고 짜릿한 사랑의 선물
그리스... 눈부신 지중해의 에머럴드빛 바다
햇볕에 그을린 멋진 구리빛 피부의 잠수부 청년, 뒤로 넘긴 긴 머리, 날씬하지만 수영으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 균형잡힌 몸매, 짙은 눈썹 사이로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미소.
이 늠름하고 섹시한 남자를 보는 순간, 첫 눈에 그냥 반해버린 19살의 스웨덴 아가씨,
아직 한낮의 햇볕이 감도는 따뜻한 밤바다에서 이 두 사람은 수영을 했대요
저 '차스키'는 그렇게 만들어졌답니다.
하지만 아빤... 내가 있다는 것도 몰라요. 왜냐면 엄마는 그 다음으론 그리스에 안 놀러갔으니까요
지금 엄마랑 난 아주 행복하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아빠를 만나봐야 할 것 같은데...
근데 그게 과연... 좋은 생각일까요?
1. 시놉시스
우린 깜깜한 밤에 수영을 했지. 그리고 널 가졌단다
그럼 아빠 얼굴은 어떻게 생겼어요?
기억 안나, 벌써 8년 전 일인데...
여덟 살 차스키는 엄마랑 단둘이 산다. 락밴드 보컬리스트인 엄마는 발랄하고 터프한 성격과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남자친구가 끊이지 않는다. 말로만 듣던 아빠는, 8년 전 지중해로 바캉스를 즐기러간 엄마를 한 눈에 사로잡았던 섹시하고 멋진 그리스 잠수부. 여름 바캉스를 함께 보내고 스웨덴으로 돌아온 엄마는 이후론 연락을 안 했다는데... 현재 락그룹 보컬리스트로 첫 앨범과 콘서트 준비에 푹 빠져있는 엄마에게 '아빠'의 존재는 8년 전 귀여운 로맨스의 주인공일뿐, 까맣게 잊어버린지 오래다. 게다가 엄마를 짝사랑하는 경찰관이 세들어 오면서 엄마는 남자친구인 베이시스트와 경찰관 둘 중에 누구를 택할지 행복한 고민 중.
여덟 살 꼬마의 폭탄선언!
"그리스에 갈 때까지 숨 안 쉴꺼예요"
차스키는 지금도 행복하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아빠를 보고싶다. 그래서 자신이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아빠를 보기 위해 그리스로 갈 계획을 세우고 아빠를 폼나게 만나려고 날마다 숨이 넘어가도록 잠수연습을 하는가 하면, 조금씩 모은 돈으로 오리발을 사려다가 엉뚱한 표범무늬 비키니를 사는 등 눈물나고 웃음나는 알콩달콩한 사건들을 벌인다. 그러나 "그리스에 가자"고 조르는 차스키에게 엄마는 "안 가면 안 될까"라며 조르고... 결국 차스키는 세면대에 얼굴을 담근 채 마지막 시위를 한다. "그리스에 데려갈 때까지 숨 안 쉴꺼예요!"
깜찍한 반전이 기다리는 그리스
"맙소사, 저렇게 변했는지 누가 알았겠니? #@%$!"
꿈에 그리던 코발트빛 파라다이스, 그리스로 엄마랑 바캉스를 간 차스키, 이제 마음 속에 그려오던 멋진 아빠를 찾는 일만 남았는데... 하지만 아빠는 엉뚱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나타나 차스키와 엄마를 깜짝 놀라게 하는데...
2. 여덟 살 꼬마의 달콤쌉싸름한 진실찾기
"차스키는 그래도 행복해요"
<사이더 하우스>로 다시 한 번 전문영역을 굳힌 라쎄 할스트롬의 성장영화의 고전 <개같은 내인생>, 베니스 최연소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프랑스의 네살바기 <뽀네뜨>, 성정체성의 문제를 어린아이와 가족의 이야기 속에서 따뜻하게 풀어낸 <나의 장미빛 인생> 등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예나 지금이나 꾸준히 영화팬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세상의 때가 아무래도 덜 묻은 순수함을 통해 기성세계를 들여다봄으로써 그들의 시선이 때로는 모순과 위선으로 가득찬 어른들의 삶을 고스란히 비추기 때문이지 않을까. 반대로 아이는 어른의 세계를 응시하는 가운데서 조금씩 인간을 배워가고, 삶을 익혀 나간다. 따라서 한편으론 많은 성장영화들은 슬프다. 순수한 영혼이 품고 있는 가능성들을 점차 줄이고 꿈을 포기해가는 과정이 어떤 의미에서 '성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스웨덴은 유난히 성장영화 전통이 강한 나라이고 그 대부분은 서정적이지만 어둡고 우울하다. 편모 슬하에서 자랐지만 그나마 엄마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친척들과 살아가는 소년 잉마르, 덴마크 이민노동자들 사이에서 세상을 배워가는 어린 펠레,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새 가정을 만난 화니와 알렉산더 남매 이야기처럼 얼핏 스웨덴의 성장영화라 하면 암울하고 우울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러나 <차스키 차스키>는 여느 스웨덴 성장영화들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어린아이가 꿈과 현실, 그리고 자신과 주변세계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삶에 눈떠가는 과정을 그리고는 있지만, 어린시절은 단지 우울하거나 아픈 기억만은 아니라며 싱긋 웃음을 지어 보인다.
'아빠'에 대해서는 엄마를 통해 수백 번도 더 들어 식상할 만도 한 8년 전 바캉스의 로맨스와 수족관 유리벽에 붙여놓은 구릿빛 피부의 잠수부 사진이 전부인 아이 차스키. 자신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아빠를 만나러 그리스로 가는 것이 지상 목표다. 날마다 잠들기 전 아빠에게 만나러 갈 것을 약속하고 그리스어 책을 읽는가 하면 잠수기록을 세우는데 몰두하고 오리발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는 등 차스키의 포커스는 늘 아빠에게 맞추어져 있다.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아빠에 대한 그리움은 일종의 자아를 찾기 원하는 간절한 바램이며 정체성에 대한 갈구다. 물리적인 여건으로는 결핍을 느낄만한 이유가 별로 없는 스웨덴 사회에서 구김없이 평안하게 살아가는 차스키라지만 그가 느끼는 이 '결핍 아닌 결핍'은 존재감의 상실. 공중에 떠다니던, 손에 잡히지 않던, 자신의 존재감을 실체화시킬 계기가 필요한 것.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은 강한 의지로 어린 차스키는 스스로 아빠를 만날 준비를 하고 계획을 세우는 적극성을 발휘한다. 기존의 많은 성장영화들이 거대한 힘으로 작용하는 주어진 기존환경에 반응하며 세상을 배워나가는 아이들을 다뤘다면 차스키는 다소 적극적으로 꿈을 찾아 스스로 행동하는 캐릭터다.
그러나 8년 동안 꿈꿔온 차스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엉뚱한 모습으로 나타난 아버지. 어찌보면 영화 속에서 가장 코믹한 부분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가장 가슴아픈 장면. 그러나 그러한 소박한 만남을 통해 고정관념 속에 전형적인 아름다움으로 포장되어 있던 모습을 통해서는 만날 수 없었던 '진실'을 만난 차스키는 "행복하다". 여기에서 차스키는 꿈과 현실의 도달할 수 없는 격차를 넉넉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지혜를 배우며 '아이'에서 '소년'으로 한층 성숙해간다. 역시 성장한다는 것은 현실과 이상을 조화시킬 줄 아는 방법을 배우는 것. <차스키, 차스키>는 이렇게 기존 스웨덴 성장영화와는 다른 길을 택하면서 발랄하고 귀여운 톤과 부담스럽지 않은 방법으로 영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일상에서 건진 소박한 캐릭터와 산뜻한 유머 "가슴으로 따뜻함이 전해진 다음, 머리가 깨닫지"
"내가 정말 영화관에서 보고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따뜻함과 유머, 진지함과 정이 골고루 담긴 영화.
영화 상영 내내 관객들이 웃고 우는 것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
바로 <차스키 차스키>에서 우린 그걸 만들어 낸 것 같다"
- 프로듀서 안느 잉바르 -
3. 스웨덴을 열광시킨 국민영화 <차스키 차스키>
박스오피스 NO.1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가족영화들은 양쪽 발을 다 걸치다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줄 때가 많다. 아이들에게는 다가가지 못하면서 어른들에게는 도덕교과서 같은 얘기로 보일 위험성이 바로 그거다. 그래서 이런 류의 가족영화들의 흥행은 어느 이상까지 올라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차스키 차스키>는 달랐다. 1999년 스웨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흥행에서도 대단한 성공을 거뒀으며 이와 함께 스웨덴 아카데미 4개 부문을 휩쓸면서 작품성 또한 인정을 받았다. 기존의 가족영화, 성장영화들이 주는 한계들을 모두 극복한 것이다. 잘 빚어진 동화 같은 영화도 왁자지껄한 귀여운 폭소가 터지는 헐리웃 키드무비도 아닌 <차스키 차스키>가 흥행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기존 스웨덴 성장 영화들이 주는 사회적인 요구나 무거움을 벗으면서 일상의 틈바구니 속에 숨겨진 진실을 위트있게 표현해 내 관객의 공감을 얻어냈기 때문. 가족영화들이 몰아가는 뻔하고 지루한 결말에서 솜씨있게 비껴가면서 쿨한 감동을 만들어 낸 것이다. 호들갑스럽지 않은 소박한 연출, 자연스럽고 따뜻한 정서... <차스키 차스키>가 큰 감동의 진폭을 우리에게 선물하는 건 이 때문이다.
5천대1을 뚫고 박스오피스를 사로잡은 맹랑한 꼬마 "사무엘 하우스"
영화 내내 시종 눈길을 끄는 건 역시 꼬마 주인공 "차스키"다.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발랄하지만 조금은 어른스런 여덟 살 꼬마 차스키. 이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주인공은 실제 여덟살 아이로 놀랍게도 연기경험이 전혀 없이 이번 영화로 데뷔한 꼬마신인 사무엘 하우스다. 스탭들에게 맹랑한 꼬마로 통했던 사무엘은 5000대 1이라는 경쟁을 뚫고 발탁된 보석.
'차스키' 성격에 맞는 아역배우를 찾지 못해 고민하던 스탭들이 3개월 동안 발로 뛰어다니다 스웨덴의 한 여름캠프에서 이 꼬마 배우를 찾아냈다. 촬영 내내 여덟 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감독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줘 스탭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사무엘.
이 어린 배우에게 지중해 잠수씬은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더구나 촬영 스케쥴이 여러가지 사정으로 약간 연기되어야 했는데 바캉스 기간 8월이 아닌 10월의 지중해는 수중 촬영을 하기에는 너무 추웠고 날짜가 지나가면서 일정은 더욱 빡빡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이 꼬마주인공은 불평 한 마디 없이 훌륭하게 연기를 해내 촬영 스탭들이 모두 감탄을 하기도. 심지어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지중해 바닷속에 들어갔다가 발이 빠지는 위험한 장면을 한 번에 해내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스웨덴의 국민소설, <차스키와 엄마> <차스키와 아빠>
<차스키 차스키>는 '모니 닐슨 브란스트롬'이라는 작가의 <차스키와 엄마>, <차스키와 아빠> 이 두 권의 소설을 각색해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1995년, 락스타를 꿈꾸는 발랄하고 당당한 엄마와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 차스키의 이야기인 <차스키와 엄마>가 먼저 발표되었는데 나오자마자 비평가와 젊은 독자들로부터 동시에 엄청난 사랑과 박수를 받았다. 1996년, 다시 '모니 닐슨 브란스트롬'은 그리스의 지중해변에 살며 자신의 존재도 모르는 아빠를 만나기 위한 차스키의 노력과 아빠와의 만남을 감동적으로 그린 <차스키와 아빠>를 발표했고 1997년엔 <꼬마 차스키>를 발표, 차스키 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세 권의 차스키 시리즈로 그녀는 스웨덴의 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실제 영화 <차스키 차스키>는 엄마와 차스키, 엄마와 경찰관, 아빠와 차스키의 만남이 주요 줄거리로 진행된다. 엄마와 차스키의 관계 속에선 아빠 없이도 행복한 바캉스 베이비와 엄마의 모습을, 엄마와 경찰관의 관계에선 자신의 행복을 소중하게 여기는 전형적인 스웨덴 여성을, 아빠와 차스키의 관계에서는 틀에 박힌 '미국식 가족주의'에서는 만날 수 없는 산뜻하고 깜찍한 엔딩을 보여준다. 이 모두 '차스키 시리즈'를 바탕으로 각색된 것. 따뜻하고 자유롭고 당당하며 위트있는 인물들과 어른들의 세계와 함께 공존하는 아이들만의 소박하고 자질구레한 일상들이 리얼하게 그려질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 원작 소설들이 바탕이 된 것이다.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 지중해에서의 바캉스
영화의 클라이막스, 차스키와 아빠의 만남을 빛나게 하는 건 무엇보다 바다다. 그 푸른 빛을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화가가 드물다고 말할 정도로 유명한 지중해의 바다 빛과 함께 애틋한 만남의 진실을 가슴으로 느끼는 아빠와 아들의 지중해 속 유영 씬은 가장 아름답고 시원한 장면.
실제 그리스의 여름도 너무나 매력적이다.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가며 대지를 태워버릴 것 같지만 그늘에 들어서면 별세계에 온 것처럼 금방 서늘해지는 한낮의 날씨, 오렌지 색 커다란 태양이 바다로 잠기는 저녁이 되면 석양을 등지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서너 시간에 걸친 저녁식사를 즐기는 낙천적이고 여유넘치는 사람들, 갓 잡은 생선과 싱싱한 푸성귀, 감미로운 와인 등 식탁 가득한 먹거리, 로즈마리 향기로 숨이 막힐 것 같은 소나무 숲, 네이비 블루의 바다를 더 빛나게 하는 하얀 백사장. 그리스 사람들은 실제로 이 여름을 위해 1년 내내 일한다고 한다. 그리고 여름이 돌아오면 한 달 이상의 휴가가 주어지고 푸른 파라다이스가 시작된다. 차스키 엄마와 아빠의 지중해 낭만은 이런 배경에서 시작된 것이다.
영화 속 그리스 장면은 그 중 그리스와 동유럽 사이의 에게해(Aegean Sea)에 점점이 뿌려진 섬들 가운데 가장 큰 섬으로 유명한 크레타(Crete) 섬에서 촬영되었다. 크레타 섬은 에게해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 그 중에서도 촬영지로 선택된 곳은 파헤아 아모스(Pahea Amos)라는 지역. 실제로 렘하겐 감독은 수 년간 그리스를 스무 번 이상 방문했을 정도로 그리스에 대한 애정과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영화 속 지중해 장면이 유난히 돋보이는 것은 이런 이유일 것이다.
4. 베리만과 할스트롬을 잇는 스웨덴의 신예감독.. 엘라 렘하겐
"나는 늘 내 자신이 성장하길 원한다.
그 점은 내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엘라 렘하겐 감독-
'제7의 봉인'의 영화철학자 잉마르 베리만, '엘비라 마디간'의 보 비더버그, '개같은 내인생' 등의 라세 할스트롬 등 명감독을 배출한 스웨덴. 엘라 렘하겐은 이런 스웨덴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여성 감독이다. 어둡고 철학적인 베리만과 독특한 색의 성장영화들을 만들어낸 할스트롬과는 그 색깔과 길이 다르지만 섬세한 시선, 자질구레한 일상을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녹여내는 솜씨는 비평가들과 관객들로 하여금 그녀를 가장 독창적이고 재능있는 영화감독으로 꼽게 했다.
1965년 스웨덴 웁살라(Uppsala)에서 태어나 스톡홀름과 파리에서 영화를 공부한 그녀는 일찍부터 시나리오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여왔고 실제로 자신의 시나리오로 제작한 단편영화 "13번째 생일"은 최우수단편영화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차스키 차스키>에서는 어린 소년이 자신의 존재도 모르는 아빠를 만나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면서 잔잔한 유쾌함과 감동을 만들어냈다. 또 가족영화로는 드물게 어린이와 성인 관객에게 모두 사랑 받은 작품으로 폭넓은 관객층 모두를 만족시키면서 헐리우드 키드무비를 비롯한 해외 어린이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영화적 소재를 극복했다는 평가도 함께 받았다. 실제 렘하겐은 틴에이저 영화들을 주로 제작했다. 이것은 그녀의 장점이자 색깔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1996년에 제작된 10대의 사랑을 그린 "꿈속의 왕자"는 스웨덴 아카데미의 대단한 찬사를 받으며 감독상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마침내 <차스키 차스키>로 스웨덴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다.
1992년 셰빌에서 열린 세계박람회에서 스웨덴을 대표하는 젊은 문화계 인사로 뽑힐 정도로 스웨덴의 유명인사인 엘라 렘하겐, 그녀가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나는 늘 성장하기를 원한다" 그녀가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성장의 의미를 <차스키, 차스키>와 같은 영화처럼 따뜻하게 담아낼 수 있었던 건 이런 이유일지도 모른다. 현재, 스웨덴에서 속편 <차스키 차스키 2>의 촬영이 진행되고 있어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Filmography>
2001년 "Tokyo Noise"
2001년 "If Not"
1999년 "Tsatsiki, Mum and the policeman"
1997년 "Welcome to the party"
1996년 "The Prince of Dreams" 스웨덴 아카데미 감독상 부문 노미네이트
1994년 "13th, birthday"
1992년 "Suicide Bridge"
5. 스텝 & 캐스트
- 스텝 -
제작 안느 잉바르 Anne Ingvar
감독 엘라 렘하겐 Ella Lemhagen
각본 울프 스타르크 Ulf Stark
원작 모니 닐손-브란스트롬 Moni Nilsson-Br nnstr m 의 2편의 단편소설
「차스키와 엄마 (Tsatsiki och morsan)」
&「차스키와 아빠 (Tsatsiki och farsan)」
촬영 안데르스 보흐만 Anders Bohman
편집 토마스 크리스텐센 Thomas Kristensen
- 캐스트 -
차스키 사무엘 하우스 Samuel Haus
티나 알렉산드라 라파포르 Alexandra Rapaport
욜란 야콥 에릭손 Jacob Ericsson
니클라스 요나스 칼손 Jonas karlsson
아빠 예오이 나카스 George Nakas
펄 삼 케셀 Sam Kessel
마리아 이사 엥스트룀 Isa Engstr m
마틴 마르쿠스 하셀 Marcus Hasselborg
제작 펠리시아 필름 Felicia Film
제작국 스웨덴
<원더풀 라이프 After Life>
감독 : 코레에다 히로카즈 Kore-eda Hirocaz
info : 118분 / 컬러 / 1998년 / 일본 /35mm / 영화등급 ; 전체관람가
1. Synopsis
행복한 순간에 영원히 머물게 해주는 림보역
죽고 나면 누구나 일주일간 머물러야 한다는 림보역에 도착했어. 매주 월요일이면 죽은 이들이 이곳을 찾아와. 이번엔 총 22명이 왔는데, 오자마자 면접이 시작됐어.
면접관들이 이런 얘길 해주더군.
" 앞으로 이곳에서 일주일동안 머물게 됩니다. 수요일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한 순 간만을 선택해주십시오. 저희가 그 순간을 그대로 재현해 영상에 담아드립니다. 마지막 토 요일, 여러분 모두는 각자 선택하신 순간을 영화로 보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가장 행복했 던 그 하나의 기억만을 가지고 영원의 시간 속으로 떠날 것입니다. "
가장 행복했던, 단 하나만의 기억을 선택해야 한다면...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냐. 그래서 이곳에 면접관들이 있는 거지. 사람들이 행복한 순간을 찾아내고, 그 가운데 한 가지 기억만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행복한 기억을 선택하지 못한 사람들...
드디어 촬영하는 날. 면접관과 스텝들이 우리를 스튜디오로 데려가서 무대를 만들고 소품을 준비하고 연기연습을 시키면서, 우리가 말한 행복한 순간들을 촬영해줬어.
근데, 아직 선택 못한 사람이 있었어. 와타나베라는 할아버진데, 특별한 기억을 찾지 못하는 거야. 그래서 면접관 모치즈키가 일생이 담긴 비디오 테잎을 건네줬지. 알고 보니 모치즈키도 와타나베처럼, 행복한 순간을 선택하지 못해 이곳에 남아있게 되었다는 군!
그것도 50년이나 넘게 말이야!
너무 늦게 깨달은 사랑, 너무 일찍 떠나온 사랑
와타나베의 기억을 도우려고 함께 비디오를 보던 모치즈키는 깜짝 놀랐어. 글쎄 그 할아버지 부인이 자기 옛애인이었지 뭐야! 20대 젊은 청년인 줄만 알았더니, 그 사람 사랑하는 연인을 남겨둔 채 2차 세계 대전에서 전사했다는군. 평생 아내의 마음 속에 남아있던 옛애인을 만난 와타나베. 결혼도 못한 채 떠나온 연인 '쿄코'의 남편을 만난 모치즈키. 서로가 만나기 전까지, 두 사람은 모두 삶에 대한 행복한 기억이 없었어. 하지만 림보역에서의 만남은 두 사람 모두에게 소중한 깨달음을 주었지.
와타나베에겐, 한 순간의 절실한 사랑보다 아내와 함께 했던 50년 넘는 세월 그 자체가 행복이었다는 걸. 또 모치즈키에겐, 자신이 누군가의 행복의 일부분이었다는 걸...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리는 토요일, 사람들은 그렇게 자기가 선택한 순간의 기억만을 가지고 영원의 시간 속으로 사라져...
2. Character
모치즈키 : "이제야 알게 됐어, 내가 누군가의 행복의 일부분이었다는 거."
제2차 세계대전에서 부상을 입고 20대 젊은 나이에 전사했다. 와타나베의 부인 '쿄코'가 평생을 못잊어한 남자. 죽은 이들이 행복한 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정작 본인은 선택하지 못해 면접관으로 남아있다가, 50년이 지나서야 행복한 순간을 선택하고 림보역을 떠난다. 이승에서의 행복한 순간이 아닌, 림보역에서의 추억을 안고 가는 특별케이스.
와타나베 : "아내 마음 속에 남아있는 당신을 질투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모치즈키의 옛애인 쿄코의 남편. 매년 기일이면, 모치즈키의 무덤을 찾아가는 아내를 보고도 아무말 없이 평생을 함께 살았다. 젊은 시절엔 살아온 증거를 남기겠다고 다짐하는 열혈청년이었지만, 죽어서 돌아본 인생은 공부도 직장도 결혼도, 모든 게 다 그만그만. 자신의 삶을 인정하지 못하다 림보역에서 모치즈키와 운명적으로 만나면서 지난 상처를 어루만지고 행복의 순간으로 승화시킨다.
시오리 : "선택하지 않을 거에요. 이곳에서의 일들도 다 잊게 될 테니까요!"
모치즈키를 짝사랑하는 면접관 파트너. 열 여덟 살 새파란(?) 나이에 림보역에 왔다.
와타나베로 인해 옛애인 쿄코를 추억하는 모치즈키의 감정을 질투하지만 결국 그의 행복을 찾아주고 떠나보내는 순정파. 그와 함께한 날들을 잊지 않기 위해 림보역에 계속 남아있길 선택한다.
3. 원더풀 라이프는..
사후(死後)가 들려주는 행복한 상상(想像)
'사후(死後)'에 대해 우리가 상상하는 많은 것들.
사람은 죽고 나면 또 다른 세계로 가는 것일까? 흔히 종교에서 말하듯 천국과 지옥이란 정말 있는 것일까? 만약 천국이란 게 있다면 그곳은 어떤 곳일까...
국내에서 <사후>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진 이 영화는 책이나 영화, 혹은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을 통해 나름대로 그려보던 그 어느 것보다 환상적이고 행복한 상상(想像)을 안겨준다. 죽은 이들이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한 순간을 선택하고, 영화로 만들고, 그 행복한 기억만을 가지고 영원의 시간 속으로 떠난다는 발상이 바로 그것!
이 영화 속에서 림보역의 스탭들은 말한다 -
'행복한 순간에 영원히 머무는 것, 그게 바로 천국입니다'라고.
하나의 선택, 그리고 다른 모든 기억을 잊는다는 것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한 순간을 선택하는 일이란 그리 쉽지 않다, 그 기억만을 가지고 영원의 시간으로 떠난다면 더더욱. 그것은 곧 다른 모든 기억을 지운다는 것과 다름없으니까. 그렇다면 이 영화 속에서 한 가지 기억만을 선택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영화는 다양한 사람들의 선택을 보여주다가, 마지막 날인 수요일까지도 선택 못한 와타나베와 그의 면접관 모치즈키로 그 중심이 모여진다. 모치즈키는 와타나베에게 일생이 담긴 비디오테잎을 건넨다. 아내 쿄코와의 첫만남에 대한 설레임조차 잊은 채 무미건조하게 살아오던 와타나베에게, 그 비디오는 새로운 기억을 끌어 올려준다.
까마득히 잊었던 첫 만남, 행복한 시간들, 그리고 감정들...
와타나베는 결국, 아내가 죽기 전 함께 앉은 벤치에서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새로운 마음을 약속하던 순간을 선택한다. 그가 남긴 편지에 이런 말이 적혀있다 -
'아내 마음 속에 남아있는 당신을 질투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그 모든 걸 극복할 수 있을 만큼의 세월을 우리 부부는 함께 보냈습니다...' 라고.
영원의 시간으로 떠난 그에게 모치즈키라는 존재는 이미 기억에서 사라져있다.
다만 사랑하는 아내 쿄코와의 추억만이 있을 뿐...
누군가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 한, 우리 모두는 행복하다...
와타나베와 쿄코처럼 서로에게 모든 걸 고백하고 상처받으면서도 서로를 받아들이며 살아온, 그런 깊은 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던 모치즈키는 와타나베로 인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상처받을까 두려워 와타나베에게 쿄코의 옛애인이었다는 걸 밝히지도 못하고, 또 쿄코의 사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부부의 삶을 질투했던 그.
괴로워하는 모치즈키에게 시오리는 말한다. '선배가 없는 자리에서 쿄코는 선배를 깊이 생각했을지도 모르잖아!' 두 사람은 쿄코의 필름을 찾으며 그녀가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순간을 확인한다. 필리핀 해전에 나가기 전 함께 앉았던 그 벤치. 둘의 마지막 만남의 순간을...
'나는 잊어도 누군가는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 내가 누군가 행복의 일부분이었다는 것'.
모치즈키는 와타나베와 시오리, 쿄코를 통해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까지도 사랑하는 법을 배웠을 것이다. 더불어 이 모든 만남을 갖게 해 준 림보역에 대한 소중함도 함께. 그는 결국 와타나베를 위해 만들었던 스튜디오 벤치에 앉아 이 모든 깨달음을 얻었던 순간을 선택한다.
감독은 모치즈키의 깨달음을 통해 우리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 한, 우리 모두는 외롭지 않다'고...
미국에서 10개월간 롱런 기록! 상상이 창조해낸 독특한 내러티브
중후반으로 갈수록 모치즈키와 와타나베, 쿄코, 시오리의 사각구도로 그 중심이 모아지는 영화 <원더풀 라이프>는 그들의 과거와 현재가 빚어내는 극적인 드라마로 인해 최루성 멜러와는 차원이 다른 절절함을 안겨준다.
세계 유수한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제작사들 사이에 리메이크 판권을 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붙는 등 상업적인 잠재력을 인정받은 영화 <원더풀 라이프>의 힘.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스토리와 감독이 보여준 풍부한 감성 덕분인데, 벤쿠버영화제 관객들은 열광한 나머지, 감독을 한 번이라도 만져보고 싶어할 정도였다고. 그 열기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져 호평을 받았으며, 외국영화 흥행의 불모지인 미국에서도 10개월간 롱런기록을 세우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죽음을 통해 바라본 기억, 그 마술적인 판타지
카메라는 현실을 담아주는 타임머신이다. 녹화버튼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 일상은 그대로 렌즈에 실려와, 보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시간을 초월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때 다하지 못한 옛이야기를 편안히 들려주는가 하면, 보는 이의 감정에 따라 또 세월의 변화에 따라, 가끔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어쩌면 영화를 만드는 작업 또한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게 아니었을까...
이 영화 속에서 사람들이 선택한 그 순간을 '메모리'로 만들기 위해 스탭들이 고증을 얻어가며 실재에 가까운 것을 찾아내고 영화로 만들어내는 동안, 거기엔 당사자의 감정과 반응, 스탭들의 감정적인 응원까지 포함돼 기억에 '+α'되는 훨씬 풍부한 이미지가 생긴다. 감독의 말처럼 '함께 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순간들'이 덧붙여지는 까닭이다.
행복한 순간을 재현한 영화를 보기 전날, 림보역엔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다.
그들이 선택하지 못한 다른 모든 기억을 덮어주려는 듯이...
림보역을 떠난 이들은 천국의 그 어딘가에서, 찍었던 필름을 보고 또 보며 각자가 선택한 그 순간이 던져주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있을런지도 모른다.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하는 모든 것, 그것을 가슴 가득 품어 안은 채...
아스라한 추억 속 교정 같은 사후 세계 이미지, 그 비밀은?
누가 사후 세계를 이렇게 포근하고 근사하게 그려낸 적이 있었던가! <원더풀 라이프>의 인터뷰 장면은 100편이 넘는 다큐멘터리 필름 촬영으로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진 야마자키 유타카에 의해 촬영되었다. 어렴풋하고 모호한 인간의 기억을 담아낸 씨퀀스는, <미스테리 트레인>에서 짐 자무쉬와 함께 작업했던 유명한 스틸작가 스키타 마사요시가 촬영했다. 그 결과, 흑백과 컬러촬영의 교차 속에 후 샤오시엔과 오즈 야스지로의 전통에 놓인 분위기있 는 영상과, 인상적이고 독특한 이미지를 창조해낼 수 있었다.
4. 감독..코레에다 히로카즈
기억 저편, 삶과 사랑의 가슴뭉클함을 전달하는 행복배달부
1995년 베니스영화제. 그의 첫 장편영화 <환상의 빛>이 상영되고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황금오셀리오니상(osella d'or)을 받았을 때, 이 일본의 신예감독은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남편의 알 수 없는 자살 이후 슬픔에 빠진 한 여인의 이야기를, 빛과 그림자가 일렁이는 맑은 수채화 같은 영상으로 그려낸 <환상의 빛>은, 일본영화계의 유망주 코레에다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서정적이고 따뜻한 감성으로 현대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에서 그는, 절망적인 일상 속 한줄기 빛과도 같은 구원을 찾아가는 여인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 벤쿠버 영화제 신인감독상, 시카고 영화제 작품상 등을 휩쓸며, 일본영화 부활의 신호탄을 세계에 쏘아올렸다.
이어 98년 코레에다 감독은 두 번째 장편 <원더풀 라이프>를 선보이며 포스트 뉴웨이브의 선두주자로서 국내외적 입지를 확립한다. 특히 기존 멜로드라마의 공식을 거부하는 내러티브를 통해, 영원한 사랑과 기억의 가슴 뭉클함을 선사하는 코레에다 감독의 감성은, 마치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감독을 연상시킨다. 「키네마 순보」 평론가 요모타 이누히코는 동시대적 감수성을 공유하는 작가로 일본의 코레에다 히로카즈, 이와이 슌지와 한국의 허진호, 홍상수를 꼽기도 했다.
일본 영화 르네상스를 주도하는 선두주자, 코레에다 히로카즈
1990년대 이후 일본 영화계는 독특한 개성을 지닌 신인 감독들의 등장 속에 과거의 영화(榮華)를 재현하는 용틀임을 개시하고 있다. 순정 감성으로 영상세대를 사로잡는 이와이 슌지, 분출하는 폭력과 절제의 아티스트 기타노 다케시, 파괴적인 스타일리스트 츠카모토 신야, 야쿠자에서 호러까지 섬짓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는 미이케 다케시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쟁쟁한 포스트 뉴웨이브 세대 감독 중에서도 코레에다 히로카즈는 삶과 죽음, 기억과 상실 속 인생의 의미를 성찰하는 진지한 시선으로 단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93년 대만의 거장 후 샤오시엔과의 만남을 통해 영화를 시작한 그는,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TV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일본에서 최초로 AIDS환자임을 공개한 게이, 스파이로 고발된 일본계 한국인 등 삶과 기억을 잃어버린 마이너리티의 세계를 특유의 사려 깊은 시각으로 관통하듯 보여주었다.
3년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의료사고로 뇌를 다쳐 기억을 상실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최근 다큐멘터리 'WITHOUT MEMORY'는 일본국영방송 NHK에서 방영되었고, 일본 내 TV 다큐멘터리에 주어지는 최고상의 영예를 안았다.
상실한 이들의 정체성을 파고드는 기억의 아티스트
1962년 동경 근처 시골지역에서 태어난 코레에다 감독의 유년시절에는 알츠하이머 병으로 사망한 할아버지의 이미지가 깊게 각인되어 있다. "할아버지는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채로 돌아가셨어요. 저는 그런 두려운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죽기 전에 모든 걸 잊어버리는구나. 삶에서 기억이란 자신을 인식할 수 있는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직접 쓴 각본으로 영화를 만들어 온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근 10년의 세월에 걸쳐 탐구해오던 주제를 영화 <원더풀 라이프>에서 발전시켰다.
<환상의 빛>과 에서 깊이 다뤘던 '기억'과 '상실'이라는 테마를, 우리 삶에 대해 아주 평범하지만 뭉클한 공감을 줄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낸 것이다.
5. 캐스트 & 스텝
아라타(모치즈키 役)..일본에서 컴백스페셜이 나올 만큼 인기 급부상중인 '아라타'는 수백 대 일의 경쟁을 뚫고 발탁된 신성. 모델로서는 '컴백스페셜'이 나올 만큼 많은 매니아를 거느리고 있다. <원더풀 라이프>로 데뷔한 후 코레에다 감독의 최근작 <디스턴스>에서 다시 호흡을 맞췄다. 미소년적인 얼굴에 슬픔을 간직한 듯한 눈빛으로 모치즈키 역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오다 에리카(시오리 役) : 언뜻 TTL 임은경 소녀를 연상시키는 외모의 그녀. TV 드라마와 모델 활동을 주로 해오다가 아라타와 더불어 <원더풀 라이프>로 데뷔.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고집스러운 성격이지만, 모치즈키를 향한 사랑의 순수와 열병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또 이별을 통해 성숙해지는 시오리역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자기 감정에 솔직한 그녀가 감정표현에 서투른 모치즈키와 빚어내는 사랑의 화학 작용은 첫사랑만큼이나 시리면서도 그리운 정서를 일깨운다.
자신의 삶을 인정하지 못하는 와타나베 역에는 '나이토 타카시'가, 와타나베의 부인 역은 거장 오즈 야스지로, 미조 구치 겐조와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들에 출연했던 '카가와 쿄코' 가 연기한다. 이 밖에도 기타노 다케시의 <소나티네 >와 <하나비>에서 낯익은 배우 '테라 지마 스스무'가 출연한다.
500명 인터뷰 끝에 진짜 배우를 찾아내다
이 작품을 위한 리서치 인터뷰에는 6개월이 소요됐다. 코레에다 팀은 일본 내 여러 경로원을 돌아다니면서 500명 이상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만났으며, 그들에게 '만약 당신이 지금 죽어서 인생을 돌아본다면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과정을 전부 비디오로 촬영했다. 결국 감독은 인터뷰한 노인들 중 일부를, 영화 속에서 실제로 연기하게 했다. 사실, 그 이상의 훌륭한 배우가 또 있을까!
감독/각본/편집 코레에다 히로카즈Kore-eda Hirocaz
출연 아라타 ARATA-모치즈키 役·오다 에리카Oda Erika-시오리 役
나이토 타카시 Naito Takashi-와타나베 役
카가와 쿄코 Kagawa Kyoko
테라지마 스스무Terajima Susu mu-스기에 役
프로듀서 사토 시호·시게노부 유타카Sato Shiho·Shigenobu Yutaka
촬영 야마자키 유타카Yamazaki Yukata
스키타 마사요시Sukita Masayoshi
조명 사토 유즈르Sato Yuzuru
제작국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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