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 후추의 향기와 두툼한 육질이 잘 어우러지는 뉴욕페퍼스테이크. 콩고기 식감이 놀라울 정도다.
- 고기 맛·식감과 별 차이 없어
- 스테이크, 불고기, 크림스파게티…
- 달걀·우유 전혀 쓰지않고도 맛있어
채식은 맛없고 풀만 먹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에도 불편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부산에서는 채식 레스토랑을 찾기 어려운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채식인이 아니어도 맛있게 채식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집을 찾아냈다.
재크와 콩나무(051-556-8777)의 이옥희 대표는 "사실 부산 서면에서 13년 간 음식점을 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다리의 모세혈관이 이유없이 터지는 병이 생긴 뒤 현미밥에 채소만 먹는 채식을 시작했단다. 채식을 시작하고 6개월 간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다가 6개월이 지나고 나서부터 차츰 다리에 모세혈관이 터지는 것이 줄어들더니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 대표는 "내가 해 보고 좋아서 보다 많은 사람들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음식점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재크와 콩나무에서는 불고기 덮밥과 스테이크 등 고기 메뉴도 먹을 수 있다. 물론 비건 레스토랑인 만큼 어떠한 유제품·육류도 쓰지 않는다. 앞에서 고기라 표현한 것은 콩, 버섯, 견과류, 글루텐 등을 넣어 만든 콩고기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채소는 GMO(유전자변형식품)를 쓰지 않고 기름도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만 쓴다. 해바라기씨유는 대두유에 비해 4배 비싸지만, 이 대표는 좋은 식재료를 고집한다.
이 대표는 "채식이 아주 발달한 나라가 대만이다. 채식 인구가 굉장하고 다양한 식재료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집에서 쓰는 콩고기도 대만 것을 가져다 쓴다"고 설명했다. 콩고기도 위에서 맛본 것처럼 쇠고기 같은 콩고기도 있고 닭 같은 식감을 가진 콩고기도 있다. 실제 이곳에서는 프라이드치킨도 내놓고 있다. "아이들에게 아무 말 하지 않고 먹이면 치킨인줄 알 정도로 똑같다"며 웃었다. 그래서 이곳에는 우유 알레르기가 있거나 아토피 등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데려오는 엄마들도 많다고 한다.
크림스파게티에는 본래 생크림과 달걀 노른자가 들어간다. 고소하고 녹진한 맛을 내는데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두유와 해바라기씨유로 이 재료를 대체한다. 뜨거울 때 먹으니 크림 스파게티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조금 더 담백하다고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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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콤한 콩불고기덮밥. |
뉴욕 페퍼 스테이크는 육질이 놀라웠다. 1센티미터 정도로 두툼한 데다 씹는 질감도 고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생후추와 죽염 등으로 양념을 해서 간도 잘 맞았다. 이 대표는 "일반 고기 다루듯이 이 콩고기도 양념을 재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냉동된 콩코기를 해동한 뒤 과일, 채소, 후추 등을 넣은 양념에 하루 정도 재어 둔다. 그리고 다음날 사용하면 콩고기 특유의 콩비린내 등도 제거할 수 있다. 쫄깃쫄깃하면서 통통하게 씹히는 감촉이 신기했다.
이와 다르게 콩불고기는 말려진 상태를 수입한다고 했다. 이것을 삶았다가 다시 말려 양념에 재서 쓰는 것이다. 콩불고기 덮밥의 양념이 매콤하면서 칼칼했다.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콩고기인줄 전혀 모르고, 색깔이나 식감 또한 놀라울 정도였다. 단지, 보통의 고기들보다 좀 부드럽다고 느껴질 뿐이었다. 게다가 콩불고기 덮밥의 양념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고추장 양념이라 더욱 인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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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식 치즈와 버섯의 조화가 좋은 피자. |
또르띠아를 두 겹으로 놓고 그 위에 소스와 채소, 콩햄 등을 올려 만든 피자도 일품이다. 보통 피자와 맛은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칼로리가 훨씬 낮고 느끼한 맛이 없었다. 또르띠아가 두 겹이라 축축해질 염려도 없었다.
가게 한쪽 벽면에는 비건 간식들이 즐비하다. 견과류, 냉동건조대추칩, 유기농 원당 등 다양한 제품들이 있었다. 이 대표는 "제가 다 먹어보고 맛있으면서도 몸에 좋은 성분들로 채워진 것을 골라놓았다. 사람들에게 채식을 하라고 말하기보다 괜찮은 채식 제품들을 소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싶었다"고 했다. 부산도시철도 금련산역 인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