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치성 태을도인 도훈
"초심을 잃지 말자"
2017년 6월 5일 (음력 5월 11일)
오늘은 망종입니다. 보리가 익어갈 때이고, 모내기를 할 때입니다. 아까 종장님이 ‘6시 내고향’ 얘기를 하셨는데, 많이 가물긴 가문가 봅니다. 비가 온 게 언젠가 제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너무 가물어서 보리도 잘 익지를 못한다네요. 모내기를 한 논바닥이 쩍쩍 갈라져 있는 게 텔레비전에 나오는데, 농부들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닐 겁니다. 지난 주말에 진산을 다녀왔는데, 다행히 그곳은 아직 물이 있어서 모내기한 논에 물이 잡혀있긴 하지만, 논의 물이 많이 줄어서 양수기로 개울물을 끌어올려서 물을 대고 있더라고요. 물을 대고 있으면서도 물 걱정이 대단하던데, 눈앞에서 모가 타들어가는 논바닥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안타까울 것입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가물면 위정자의 부덕으로 치부해, 왕이 직접 나서서 기우제도 올리고 했지요. 텔레비전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도 기온이 올라가서 그렇다고, 그래서 2014년도 가뭄때 저수율은 얼마였고, 2015년도는.., 2016년도..하면서 연도별 대비로 아주 과학적인 것같은 접근을 보여주더라고요. 올해만 그런 게 아니라는 의미로요. 물론 틀린 자료들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자료들을 보면서, 4대강 유역은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번 5월 월례치성 때 도인들이 모여서 도담을 나누는 중에, 4대강 사업을 했다고 하는데 그 유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서로 얘기를 좀 나눠봤더니, 부근 주민들은 하천정비사업 이후로 가뭄 걱정도 없고 홍수 걱정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88올림픽을 앞두고 한강을 대대적으로 했었는데, 그 이전에는 한강도 겨울에는 바닥을 드러낸 적도 있고 여름에는 범람하고 그랬다고 해요. 지금은 연중 수량이 풍부하지요. 생각해보니 요근래 저희가 수해의연금을 낸 기억도 가물가물하더라고요. 언론이 이런 부분들을 좀더 공정하게 보도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바닥이 갈라진 곳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말 많은 4대강 유역 주변의 논들은 어떤 상황인지, 그것까지 보여줘야 정말 언론의 공정한 태도라 할 것입니다.
각설하고요, 오늘은 ‘초심을 잃지 말자’ 라고 하는 제목으로 망종치성 태을도인 도훈을 하겠습니다. 저희 동네에 몇 년 전 도로 지하에 대형 주차장을 조성하면서 도로주변 환경까지 정비되고, 그런 가운데 아주 정갈한 쭈꾸미집이 개업했습니다. 보리밥과 쭈꾸미볶음이 주메뉴인데, 반찬도 그렇고 주인의 마음씀씀이가 세밀한 데까지 미쳐서, 갈 때마다 매번 기분이 좋았더랬습니다. 한 2년 남짓 이용한 것 같은데요, 최근에 갔다가 저희 앞에 놓인 쭈꾸미볶음을 보고 아주 불쾌했습니다. 보통 쭈꾸미볶음 하면 주로 쭈꾸미만 양념해서 나오지, 야채가 거의 들어가지 않거든요. 야채 등의 부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닭갈비와 달리, 쭈꾸미가 주인데 이 집도 당연히 그동안 쭈꾸미가 아주 실하게 나오는 집이었지요. 그런데 이 날은 양배추가 절반이나 되는 거예요. 얼핏 보기에 지나치다 할 정도로 양배추가 많아보여서, 제가 한번 쭈꾸미와 양배추를 젓가락으로 분류해봤어요. 그랬더니 진짜 쭈꾸미 절반, 양배추 절반인 거예요. 불쾌한 것도 불쾌한 거지만,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 하면, 가령 식자재 값이 올랐다고 하면 값을 올리든가 하지 이렇게 손님들의 눈을 속이는 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 다음에는 이집 주인이 가게를 처음 시작할 때의 초심을 잃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직후에 5월 월례치성을 대구 경산에서 가졌었고, 치성 올리기 전 점심을 경산에서 유명한 쭈꾸미집에서 먹었는데, 그 집은 문을 연지 꽤 되어보였는데도 정석을 지키고 있더라고요. 맛도 좋았지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변함이 없다는 것에요.
상제님께서 고수부님을 만나서 수부공사를 보실 때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 강증산과 태을도 130쪽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차경석의 사랑에 삼십여 명을 모아놓고 고수부님을 나오시게 해서 고수부님을 누우라고 하신 상제님께서는 고수부님의 배 위에 걸터앉아서 큰 장도칼로 고수부님의 목을 겨누십니다. 그리고는 “죽어도 나를 섬기겠느냐. 그리고 천지대업에 있어서 중도에 변개함이 없으렷다.” 다짐을 요구하십니다. 거기에 고수부님이 “어찌 변개함이 있아오리까.” 대답하시니, 상제님이 “그러면 그렇지.”하며 기뻐하십니다. 그러고는 반대로 상제님이 누우시고 고수부님이 상제님 배 위에 걸터앉아서 고수부님이 “나를 일등으로 정하여 주시렵니까.”하고 다짐을 받으십니다. 그러면서 상제님이 “일등수부로 정하리라.” 하시니까 “이 다짐을 변개함이 없어야 하오리다.”하고 고수부님도 역시 재다짐을 하시지요. 이에 상제님은 “대인의 말에는 천지가 쩡쩡 울려나가니, 오늘의 이 다짐은 털끝만치도 어김이 없으리라. 이것이 천지대도의 수부공사이니, 만민의 어머니가 되려면 이와 같이 공사를 맡아야 되느니라.” 확인해주십니다.
우리가 상제님신앙의 길을 걸어감에 있어서 상제님이 항상 우리에게 주목하고 계시는 것이 ‘초심이 변하느냐. 나에게 끝까지 믿음을 주느냐.’ 하는 것일 겁니다. 상제님께서 고부화란 때 보신 공사에서도 상제님의 기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증산과 태을도 194쪽에 나오는 구절을 좀 읽어보겠습니다.
@ 이 뒤에 천자신(天子神)과 장상신(將相神)을 모아들여 백의군왕(白衣君王) 백의장상(白衣將相) 도수를 보실 새, 사람 수효를 삼십삼 천(天)수로 채우신 뒤에 일러 가라사대 "만일 순검이나 병정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겁을 내어 도망할 마음이 있는 자는 다 돌아가라. 열 사람이 있다가 한 사람이 도망하면 아홉 사람은 그 해를 입어 죽나니, 그러므로 도망할 마음을 두는 자는 미리 돌아가고 마음을 지켜 도망하지 아니할 자는 굳은 다짐을 두라. 일을 하는 자는 화지진(火地晉)도 하나니라." 모두 대하여 가로대 "삼가 마음을 굳게 지켜 변함이 없겠나이다." 하여 다짐을 드리니, 모두 스물한 사람이라. (대순전경 p221)
상제님께서 ‘단주수명 우주수명’도 말씀하십니다. 단주가 상제님으로부터 천명을 받았는데, 천명을 받은 단주에게 우주수명이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단주가 상제님과 고수부님 마음을 받아내려서 그 마음에 변개함이 없이 단주가 그 명을 이루어낼 때, 선천이 무사히 후천으로 넘어갈 수 있고, 그래서 우주가 계속 이어져나가기 때문이지요.
우리 태을도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가 속육임 출범할 때 단주수명자에게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를 했습니다.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겠느냐.” 바로 아까 충양도인께서 말씀하신 순명(順命)의 문제인 것이지요. 그렇게 맹세하고 시작한 속육임입니다. 고수부님이 변개하면 안되듯이, 고수부님을 일등수부로 정하신 상제님의 다짐이 변개하면 안되듯이, 단주수명자 또한 그 마음, 그 믿음이 변개하면 안되듯이, 단주를 통해서 상제님 고수부님 마음을 이어받겠다, 그 마음을 받아서 내가 상제님이 되고 고수부님이 되어서 천하사를 해나가겠다, 다짐했던 속육임들의 초심도, 그 맹세도, 변하면 안되는 것입니다. 속육임을 통해 태을주 수꾸지가 돌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이 정말 대한민국을 위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했고 그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언론에 종사하는 언론인들이 신문이나 방송 일을 처음 시작할 때의 초심, 이 일을 통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순정을 바치고 모든 역량을 바쳐서 정론(正論)을 세우는데 이바지하겠다 생각한 그 초심을 잃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정치인과 언론의 야합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집으로 OO일보에서 재구독을 부탁하는 전화가 왔더라고요. “신문을 다시 보시죠. 이제 OO일보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세상 돌아가는 것을 좀더 지켜보고요.”하며 거절했습니다. 다음에 또 전화가 온다면 이렇게 얘기할 작정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 이전으로 돌려놓으세요. 그리고 OO신문이 그동안 저지른 잘못을 모두 사설(社說)을 통해 고백하세요. 그러면 신문을 다시 보지요.”
물론 바램이지요. 이미 상황은 벌어졌고, 되돌릴 길은 없습니다. 한번 잘못되면 되돌리지 못합니다.
상제님께서 물 샐 틈없이 짜놓으셨기 때문에 잘못될 일은 없을 거라고 저도 확신합니다. 종장님께서도 조금전 도훈에서 “믿고 나아가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매일매일 스스로 돌아보아 자기 자신을 점검하는 일을 게을리하면 안될 것입니다. 초심을 붙들고 가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그 초심을, 첫 순정을, 붙들고 가야 합니다. 상제님께서도 순결한 마음으로 천지공정에 임하라고 하셨고, 순전한 마음으로 의통을 알아두라고도 하셨습니다. ‘진심견수 복선래(眞心堅守 福先來)’도 말씀하셨습니다. 서로서로 격려하며, 그 초심을 잘 붙들고 갔으면 합니다.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상제님말씀으로 마무리짓겠습니다. 강증산과 태을도 156-157쪽에 걸쳐있는 말씀입니다.
@ 먼저 난법을 지은 뒤에 진법을 내이리니, 오직 모든 일에 마음을 바르게 하라. 거짓은 모든 죄의 근본이요, 진실은 만복의 근원이라. 이제 신명(神明)으로 하여금 사람에게 임감하여 마음에 먹줄을 잡혀 사정(邪正)을 감정하여 번개불에 달리리니, 마음을 바르게 못하고 거짓을 행하는 자는 기운이 돌 때에, 쓸개가 터지고 뼈마디가 튀어나리라. 운수는 좋건만은 목 넘기기가 어려우리라. (대순전경 p306)
감사합니다.
첫댓글 뜻을 세웠으면 일이관지하는 정성이 필요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