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셋째날
오늘은 말로만 듣고, 사진에서만 보았던 백두산 가는 날, 이른 새벽 5시30분 호텔 회의실을 빌려 미사를 하기위해 모였고 비오 축일이라 주임신부님을 위한 생미사로 집전, 봉헌되어 졌다. 인솔자, 가이드가 복도를 지키며 성가는 하지 말고 조용히 하라고 당부를 하여 그렇게 조심스레 미사를 드리는데 마치 한국교회 초기 선조들이 포졸들의 눈을 피해 드리는 공포와 기쁨이 교차되는 미사를 드리며 그들의 마음을 아주 조금 헤아려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각양각색의 등산복차림의 단체 관광객들로 붐비었다. 이곳은 일반차량의 출입이 제한되며 전용버스인 셔틀버스만 운행되는데 운행되는 버스의 수만 100대가 넘는다니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수를 짐작 할만하다.
서파에서 셔틀버스가 출발하고 점차 고도가 높아지며 굽이굽이 급회전을 하며 몸이 이리저리 쏠리면서 무서워 괴성을 지르다가 차창 밖에 펼쳐지는 백두산등성의 광활하고 웅장함은 짧은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관이었으며 탄성이 절로 난다.
정상에 오르니 천지개벽을 하듯 세찬 바람이 구름들을 거둬가며 새로운 맑은 하늘과 "백두산 천지"의 남성다운 힘찬 모습으로 눈앞에 장관으로 펼쳐졌다. ‘신비함’ ‘황홀함’ 그 자체였다. 가톨릭성가 2장 ‘주 하느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이곳에서 성가를 부르면서 하느님을 맘껏 찬미하고 싶었다.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은 중국 동부의 최고의 산맥인데 중국 청나라 때 ‘장백산’으로 불리워진 2744M의 사화산(250년 전에 활동을 멈춤)으로 전체 면적에서 1/3은 중국 령으로 2/3는 북한령이라는 안타까운 사연을 들었다. 북한의 김일성이 6.25남침 때 중국이 인민군을 파견해준 댓가로 백두산 1/3을 떼어 주었다는 것이다. 산정에는 거대한 화산호인 천지가 있는데 이 곳 역시도 5/3은 북한, 5/2는 중국 소유란다. 변화무쌍한 날씨여서 천지를 볼 수 있는 경우는 3대가 덕을 쌓아야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맑은 천지를 보기가 어렵다고 해서 전날부터 기도를 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화구인 천지는 백두산 최고의 자랑이다. 천지는 원형을 띠고 있으며 전체 면적은 10㎢, 총둘레 14.4Km, 최대수심 384m, 평균수심 204m에 이르는 거대호수 천지에 담긴 물의 비밀은 지하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용천수란다.
서파 주차장에서 전용차량을 이용하여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천천히 하산하면서 보니 백두산의 수목한계선은 해발 2,000m.. 그 이상이면 나무 한그루 찾을 수 없고 넓은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주변에 야생화 단지가 자연적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8월 중하순 경에 이곳 백두산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작은 꽃들을 감상 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이 정상에서 탄성을 지르며 맑은 천지를 확연히 보고 내려오는데 검은 먹구름과 빗방울이 간간히 내리고 있었음에 구름을 거두어 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렸다.
이어서 장백폭포를 보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천지에서 내려오는 물이 이룬 장백 폭포의 높이는 68M의 웅장한 폭포의 힘찬 물줄기의 영향은 인근의 자연생태계인 식물, 동물, 조류 등 헤아릴 수 없는 3-4천여의 다양한 종들이 풍성하게 분포되어 있는 근원이 되고 독특한 기후로 인해 자연계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고 한다.
백두산의 수목 한계선은 해발 2,000m이므로 그 이상이면 나무 한그루 찾을 수 없고 넓은 초원지대가 펼쳐지는데 그 주변에는 다양한 작은 야생화가 자연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선족 자치주의 주도인 연길로 이어지는 길은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역인 ‘도문(圖們)’으로 이동 중 북한의 함경북도와 두만강을 경계로 국경을 접하고 있고 오른쪽 두만 강변에 철조망이 세워져있고 건너편 강폭이 좁은 두만강이 유유히 흐르며, 다리 저 너머에 나지막한 북녘 땅이 지척에 보인다. 분단된 조국의 슬픔을 이국땅에서 느끼게 되어 창가로 사진이라도 찍기 위해 샷터를 연일 터트린다. 두만강(豆滿江) 칠백리...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을 흐르는 강으로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흘러가는 강으로 길이는 610Km, 한반도 5대강 중 하나이기도 하다.
북한의 어려운 현실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 있었는데 북한과 중국을 잇는 ‘두만강교’에 페인트가 칠해져 있는데 중국 쪽엔 붉은색 페인트, 북한 쪽엔 파란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어 그 색으로 국경 경계선이 된다고 한다. 페인트칠이 중국 쪽은 말끔하게 칠해져 있는데 북한쪽은 부식되어 있음이 반반으로 극명하게 대조되어 북한의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중국 도문시 강변공원에 도착하였다. 두만강 접경지역에 조성된 공원으로 북한과 중국의 경계를 나타내는 ‘중국도문변경(中國圖們邊境)’이 세워져 있으며, 남북 분단이 아니었으면 곧장 갈 수 있는 백두산을 타국인 중국으로 에둘러 멀리 돌아서 가야 볼 수 있는 지금의 정치적인 분단 현실에 가슴이 먹먹해 짐을 느낀다. 분계선 강 건너 바로 북한 땅을 바라보며 휴게소에서 북한 물품이라도 한 점 사고 싶었으나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사진만 커다랗게 찍혀있는 북한돈만 여기저기 판매되어 있었음이 안타까웠다.
다리저 너머에 보이는 북한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