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최학자라 불리던 欽齋 崔秉心선생은 1957년에 돌아가셨는데 저는 그분에게서 배운 일이 없으나 제 친구 몇명은 그분에게서 한문을 배웠고 지금도 그분을 "한벽당 최학자" 또는 "흠재선생"이라 부릅니다. 欽齋선생은 생존시에는 물론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주시민들 모두가 "흠재"로 불렀습니다. 그런데 제가 1999년 직장에서 퇴임하고 나서 어느 글에서 보니 "금재"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누가 잘 못 쓴 것이겠지하고 그때는 그냥 지나갔는데, 그후 어느날 전주박물관에 갔더니 원래 "흠재 최병심"이라 되어있던 자리에 "흠재"란 글자 위에 다른 종이를 덧붙이고 그 위에 "금재"라고 고쳐 써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최병심선생은 호가 "흠재"인데 왜 이렇게 "금재"로 고쳐놓았는가 직원에게 문의하자 그분은 처음에는 "흠재"로 써놓았었는데 최병심선생의 후손이 "금재"로 고쳐달라고 해서 고쳤다고 대답했습니다. "欽"은 공경할 흠 또는 굽힐 흠자로, 흠모(欽慕)하다 흠흠신서(欽欽新書)와 같이 "흠"으로 쓰이나 본음(本音)은 "금"이라고 자전(字典)에 나와 있으며 "금"으로 쓰는 단어는 하나도 없고 모두 "흠"으로 쓰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후 최병심선생의 증손 모씨(某氏, 1957.12월생으로 선생 사후 출생))를 만나 "당신의 증조할아버지의 호를 "흠재"로 알고있는데 왜 "금재"라고 고집하느냐? 생존시에도 흠재, 흠재선생이라 했고
4~50년전까지도 "흠재"라 했는데 어찌 이제와서 증손자인 당신이 할아버지의 호를 바꿔부르느냐?"라고 물었지만 그는 "할아버지한데 글을 배운 나이 많은 어른 한분이 계신데 그분이 "금재"라고 불러야 한다고 하더라"며 다른 속시원한 대답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선생의 직손은 아니지만 가까운 방손으로 1944년생인 친족 한분도 "글세요...살아계실 때 저도 흠재라고 보고 들었는데 그 조카(某氏)가 그렇다고 하니...하면서 대답을 못합니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또 있는데 "遯齋"라는 호를 가진 분의 후손들입니다. "遯"자도 본음은 "돈"이지만 "돈"자로 쓰는 글자는 없고 "다라날 둔"자로 씁니다. 둔세(遯世) 둔일(遯逸)처럼 말이죠.
밀양박씨 한 사람이 자기 족보를 나에게 보이면서 우리 밀양박씨 돈재공파...라고 하기에 족보를 보았더니 표지에 遯齋公派라고 쓰여있어 제가 둔재공파가 아니냐고 물었지만 "아니다. 돈재공파다"라고 합니다. 글쎄요. 저는 이정도에서 끝내겠습니다. 옛사람들의 호는 그 후손들이 불러달라고 하는대로 불러주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하여 잘 설명해 주실 분이 계시면 답글을 좀 달아주세요.
첫댓글 좋은글 늘 감사드립니다. 주옥같은 글을 통해서 정말 많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주의 최학자라 불리던 欽齋 崔秉心선생은 1957년에 돌아가셨는데 저는 그분에게서 배운 일이 없으나 제 친구 몇명은 그분에게서 한문을 배웠고 지금도 그분을 "한벽당 최학자" 또는 "흠재선생"이라 부릅니다. 欽齋선생은 생존시에는 물론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주시민들 모두가 "흠재"로 불렀습니다. 그런데 제가 1999년 직장에서 퇴임하고 나서 어느 글에서 보니 "금재"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누가 잘 못 쓴 것이겠지하고 그때는 그냥 지나갔는데, 그후 어느날 전주박물관에 갔더니 원래 "흠재 최병심"이라 되어있던 자리에 "흠재"란 글자 위에 다른 종이를 덧붙이고 그 위에 "금재"라고 고쳐 써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최병심선생은 호가 "흠재"인데 왜 이렇게 "금재"로 고쳐놓았는가 직원에게 문의하자 그분은 처음에는 "흠재"로 써놓았었는데 최병심선생의 후손이 "금재"로 고쳐달라고 해서 고쳤다고 대답했습니다. "欽"은 공경할 흠 또는 굽힐 흠자로, 흠모(欽慕)하다 흠흠신서(欽欽新書)와 같이 "흠"으로 쓰이나 본음(本音)은 "금"이라고 자전(字典)에 나와 있으며 "금"으로 쓰는 단어는 하나도 없고 모두 "흠"으로 쓰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후 최병심선생의 증손 모씨(某氏, 1957.12월생으로 선생 사후 출생))를 만나 "당신의 증조할아버지의 호를 "흠재"로 알고있는데 왜 "금재"라고 고집하느냐? 생존시에도 흠재, 흠재선생이라 했고
4~50년전까지도 "흠재"라 했는데 어찌 이제와서 증손자인 당신이 할아버지의 호를 바꿔부르느냐?"라고 물었지만 그는 "할아버지한데 글을 배운 나이 많은 어른 한분이 계신데 그분이 "금재"라고 불러야 한다고 하더라"며 다른 속시원한 대답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선생의 직손은 아니지만 가까운 방손으로 1944년생인 친족 한분도 "글세요...살아계실 때 저도 흠재라고 보고 들었는데 그 조카(某氏)가 그렇다고 하니...하면서 대답을 못합니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또 있는데 "遯齋"라는 호를 가진 분의 후손들입니다. "遯"자도 본음은 "돈"이지만 "돈"자로 쓰는 글자는 없고 "다라날 둔"자로 씁니다. 둔세(遯世) 둔일(遯逸)처럼 말이죠.
밀양박씨 한 사람이 자기 족보를 나에게 보이면서 우리 밀양박씨 돈재공파...라고 하기에 족보를 보았더니 표지에 遯齋公派라고 쓰여있어 제가 둔재공파가 아니냐고 물었지만 "아니다. 돈재공파다"라고 합니다. 글쎄요. 저는 이정도에서 끝내겠습니다. 옛사람들의 호는 그 후손들이 불러달라고 하는대로 불러주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하여 잘 설명해 주실 분이 계시면 답글을 좀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