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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3/2016
밥을 하기에는 너무 늦고 지쳐서 베이글과 율무차로 허기진 배를 채우려 물을 좀 데우려고 틀었더니 아기 오줌 같은 물이 쪼르르 하더니 뚝 그치고 말았다.
이마에 서치 라이트 등을 찾아 달고 부실한 다리로 사다리에 올라가 몇번이나 떨어질듯 휘청거리면서 fuse box의 water pump를 비롯해 온 스위치를 껐다 켜며 점검을 해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단순한 outlet이었다면 부품을 사다가 교체하면 되겠지만 오래
된 집이라서 전선과 아울렛 연결 방법이 묘해서 내 실력으로는 불가능. 설상가상으로 전력 공급이 몇시간 끊겨서 모터에 물을 채워 압력을 올려주어야 하는데 그 방법 또한 오빠가 전에 할 때 곁에서 도와주며 눈동냥한 기억 밖에 없어 나의 무모한 도전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었다. 오늘 밤은 포기하고 환한 날 도전하자 하고 쉽게 못했던 포기란 걸 해
보았다. 수건에 비싼 fiji 병물을 적셔 대충 얼굴과 발만 딲고 잠자리에 누우니 공연히
한숨만 푹푹~ 그러다보니 불면증은 위험 수치를 넘어 날밤을 새우다가 결국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외출복과 샤워 준비를 해서
병원 봉사를 해야하는 동생 베드로 집으로. 동생 집에서 샤워하고 올케 데리고 정형외과에 갔다. 가슴 조마조마 하며 기브스 잘라내는 것 구경하고, x-ray 찍고, 의사 설명 들은 뒤 부츠 맞추어 신고, 다시 동생 집으로. 물리 치료를 받으며 또 6주를 집에서 조심하며 쉬라는 의사 말에 둘 다 한숨만 쉬고 왔다. 수술 부위가 생각 보다 컸다. 나이가 들수록 골다공증 걸리지 않게 건상 관리 잘 하고 뼈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겠음을 절감했던 날이었다. 어머니를 모시고 나와 세모녀가 의기투합 했던 시간들. 오후 12시 30분 부터 밤 9시 30분 까지 세모녀 거하게 식사하고, 두군데서 장보고,
꽃집에서 봄꽃에 취하고... 바나나 케익, 민들레 뿌리 차를 가져다 주고 수다 좀 떨다가 언니까지 데려다 주고 오니 11시가 가까워왔다. 한밤중 우리집 뒷마당에 쪼그리고 앉아서 화려한 아기 자목련 꽃에 혼이 빠져서 사진 찍으며
헤롱헤롱~ * 연일 바빠서 물 없이 삼일을 동냥 샤워를 하고
식사는 씨리어와 과일로, 기분 내키면 외식으로 떼우며 버티다가
토요일인 오늘 아침 부터 부족한 연장으로(딱 맞는 스패너가 없어서)
"Oh ye~I have water.
Thank you my Lo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