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 / 김혜영
아버지의 이름은 A였다고 기억해요
아빠 팔베개를 베고
애국가를 불렀지요
한여름 밤에 평상에 나란히 누워
아빠와 세어보던 별들은
크리스털 모빌처럼 흩어졌다 모여들었죠
별자리에 아빠와 내 이름이 있다는
엉뚱한 소문을 들었어요
아버지의 이름이 X라는 비평을 읽었어요
아버지는 얼룩, 보이지 않는 시선
때로는 외로운 담배냄새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 다락방에 앉은 바둑판
엄마의 잠옷 밑으로 손을 넣는 사자
아버지는 속이 다 비치는 어항의 그림자
아버지의 이름이 X라면 내 이름도 X예요
무한하게 확장되는 숫자. 우주에 가득한 별처럼
X의 긴 행렬을 상상하다 입술을 닫아요
아빠, 퍼즐조각이 이어진 미로에서
출구를 찾지 마세요 헝클어진 길이
아빠의 집이었고 신발이었잖아요
—시집 『프로이트를 읽는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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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 김혜영
황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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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4
11.07.18 14:37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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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행 다녀와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더위에 지쳐도 우리 웃어요 함께 웃어요
황경숙 시인님 오랜만이네요...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
선생님 반갑습니다 아름다운 미소가 생각납니다 건강한 여름 나시길요..
함께 웃습니다. 더위를 이결려면 웃으면 되겠군요. 우하하하~~~
마른 태풍이 오는지 햇살아래 바람이 자지러지게 웃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