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의 죽음 이후,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21일 성명에서 “학생인권조례 등 서울교육의 모든 제도를 재검토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공교육을 되살리고,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는 방안을 흔들림 없이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학생인권 대 교권의 대치 구도로 호도하는 김현기 의장을 규탄한다. 지금 필요한 건, 서울의 교육 현장 문제를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일이다. 안전하고, 질 좋은 교육 환경 마련에는 과밀학급 해소와 교원 증원이 시급하다.
교육부의 ‘2022년 시군구별 학생 28명 이상 학급 수’ 자료에 따르면 서초구(39.7%)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과밀학급이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그리고 서울시교육청 2022년 상반기 학교현황을 보면, 서초구에서 학급당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초등학교가 서이초로 나타났다. 서이초의 학급당 학생 수는 30.4명으로, 교육부 기준 과밀학급 학생 수인 28명보다 많고, OECD 회원국 평균 20.3명과 비교하면 10명이나 더 많다.
과밀학급에서는 학습과 생활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학생과 교사 모두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과밀학급 교사는 맞춤교육, 생활지도 등 교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고, 학생은 배울 권리 및 참여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 그래서 교육부는 2024년까지 총 3조 원을 투입해 28명 이상의 과밀학급을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서울의 교육 특구라고 하는 강남구, 서초구, 양천구는 개선 속도가 특히 더디다.
서울시교육청은 2022년 초등학교 1학년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배치한 학교를 올해 70.1%로 확대하고, 2024년에는 90%까지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서이초 교사의 죽음으로 교육 현장의 문제가 대두된 지금에는 초등학교 1학년만이 아니라 초중고 전 학년 과밀학급 해소가 대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학급 수 증대에 맞춘 교사 증원, 민원 대처 체계 보완, 보조인력 확충도 필요하다.
서울녹색당은 서울시의회가 이틀 뒤인 27일에 긴급 개최하는 교육위원회에서 전 학년 과밀학급 해소와 교원 증원에 필요한 방안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교육 환경 개선 실질화에 적극 나서길 촉구한다.
2023년 7월 25일
서울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