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혈투, 우즈베크에 승리… GK 홍성민 ‘선방 쇼’ 펼쳐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승부차기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13년 만의 우승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 중국 선전의 유소년 훈련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8강전에서 전·후반을 3-3으로 비긴 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서 3-1로 어렵게 이겼다.
한국은 아시안컵 4강에 올랐다. 한국은 이번 대회 4강에 오르는 팀에게 주어지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U-20 아시안컵에서 통산 12회 우승을 차지한 최다 우승국 한국은 2012년 이후 13년 만의 정상 탈환에도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올해 U-20 월드컵은 9∼10월 칠레에서 열린다.
조별리그 2승 1무를 거둬 D조 1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전반 18분 일격을 당했다. 우즈베키스탄 아실베크 주마예프에게 헤더 선제골을 허용한 것이다. 한국은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신민하(강원)의 득점으로 균형을 맞췄다.
전반을 1-1로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 시원한 득점포로 전세를 뒤집었다. 후반 11분 윤도영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에 맞춰 문전으로 쇄도한 신민하가 정확한 헤더로 골망을 흔들어 앞서 나갔다. 후반 16분에는 캡틴 김태원(포르티모넨스)의 골로 격차를 더 벌렸다.
한국은 막판 집중력이 떨어지며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후반 45분 무캄마달리 우린보예프, 후반 추가 시간이 끝나기 직전 아브두가푸 카이다로프에게 연속 골을 내줘 3-3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전에서 골이 나오지 않아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한국은 첫 번째 키커로 나선 김태원이 성공한 직후 골키퍼 홍성민이 상대 올로베르간 카리모프의 슛을 막아내며 기선을 확실하게 제압했다.
양 팀 세 번째 키커까지 1-1로 맞선 상황에서 한국은 네 번째 키커 김호진(용인대)이 오른발 슛을 깔끔하게 넣었고, 이어 홍성민의 슈퍼 세이브가 나오며 2-1로 앞섰다. 마지막 키커 하정우(성남)가 골망을 흔들며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가져왔다.
승부차기에서 영웅적인 활약을 펼친 홍성민(포항)은 24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한 인터뷰에서 “준비를 잘하고 있었다. 승부차기 훈련할 때 10개 중 8개를 막아서 자신이 있었다. 승부차기 때는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요한 경기였는데 아주 기분이 좋다. 나를 믿고 해준 필드플레이어 형들, 친구들, 수비수들 모두 고맙다. 우승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 대표팀은 26일 오후 5시 15분(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이창원 감독은 “사우디와 4강전은 (월드컵 출전권을 따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낸 경기다. 부담 없이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모든 걸 잘 끌어내겠다. 더욱 철저히 준비하고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같은 경기를 보여드려 부담스럽기도 하고, 감격스럽기도 하다. 앞으로 MZ 세대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 또 도전하는데 많은 성원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