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연구 논문에는 '~수 있다'(can, could), '~일지도 모른다'(may), '~인 것으로 보인다'(appear), '관련된다'(linked), '상관관계가 있다'(correlated) 같은 약간 불편한 단어들이 산재해 있다. 애매해서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때 쓰는 표현들이다. 과학자들이 확신을 갖고 '~할 것이다'(will)나' ~한다'(does)라고 단정적으로 말해주면 좋을텐데 말이다.
한 가지 예를 보자. 싱가포르 연구팀이 600여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6년 동안 주기적으로 작성하게 한 식품 섭취 설문지와 인지 능력 검사를 분석하여 『알츠하이머병 학술지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발표한 연구에서, 버섯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경도인지장애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에 썼다. 연구 요약에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조리한 버섯을 섭취하는 경우(1회 ~¾컵) 경도 인지 장애 위험이 50% '낮아질 수 있다'며 '이런 상관관계는 놀랍고 고무적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수 있다'와 '상관관계'라는 표현은, 이 연구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단어들이다.
상관관계는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못한다. 버섯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과일과 채소도 더 많이 먹고, 활동 수준도 다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식품 섭취 설문지는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왜냐고? 우리는 무엇을 먹었는지 정확히 기억하기 어렵고, 양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며, 실제로 먹은 것보다 '먹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음식을 더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또 버섯 종류마다 화학 성분이 다른데, 느타리, 표고, 황금버섯, 양송이 중 어떤 것을 먹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 연구를 소개한 언론의 헤드라인이 '버섯 섭취, 인지 저하 위험 50% 감소'라고 대문짝만 하게 썼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유럽 암예방 학술지European Journal of Cancer Prevention』에 발표된 최근 연구는 버섯 섭취가 위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는 여러 연구를 종합한 것으로, 위암 환자들이 작성한 식품 설문 데이터를 암이 없는 사람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버섯을 가장 많이 먹는 집단은 가장 적게 먹는 집단보다 위암 위험이 0.82배, 즉 18% 낮았다. 얼핏 보면 상당히 의미있어 보이지만, 몇 가지 따져볼 점이 있다.
(1) 버섯을 '많이 먹는다'는 기준을 '주당 섭취 횟수'로 정했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1회 섭취량이 제각각이다. 게다가 각 연구마다 '많이 먹는다'의 기준도 달랐다. (2) 18% 감소라는 수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원래 위암 발생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평생 동안 남성의 경우 1,000명 중 10명 정도이고, 여성은 이보다 적다. 여기서 18% 감소했다면 1,000명 중 8명이 된다. 즉 1,000명이 버섯을 많이 먹으면 2명이 위암을 피하는 셈이다. 다시 말해, 버섯을 많이 먹는 식단으로 바꾸면 위암을 피할 확률이 '500명 중 1명' 정도라는 뜻이다. 게다가 버섯 섭취 외에 다른 식습관이 동일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게 다가 아니다. 버섯의 이점이 아시아 국가에서만 관찰되고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시아에서는 유럽과 다른 종류의 버섯을 먹기 때문일 수도 있고, 버섯 섭취가 단지 다른 생활 방식의 지표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일부 지역에서 버섯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위암 발생률이 낮다고 해서 그 이유가 버섯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버섯에는 스카브로닌, 에르고티오네인, 렌티난 같은 다양한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실험실에서는 이 물질들이 신경 성장 촉진, 항산화, 항염, 심지어 항암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효과는 과일, 채소, 곡물, 향신료에 들어 있는 수많은 다른 물질에서도 관찰된다. 또 인간의 몸은 거대한 시험관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험관(in vitro)에서 나타난 효과가 실제 인체(in vivo)에서 재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단에 버섯을 포함시키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고기를 대신하는 맛있는 재료가 될 수 있으며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